나는 팬층이 두터운 편이었다. 게다가 70세 고령에 이렇게 높은 성과를 냈으니 팬이 아닌 사람도 내 사연에 공감했고 팬이 또 한 번 급증했다.댓글 창에는 전부 나를 대신해 연놈을 처단하는 댓글이었다.진우진과 윤아도 그동안 쌓아왔던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졌고 이어진 악플에 SNS를 중단했다.그렇게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진우진의 노트북이 망가지면서 고치러 갔다가 엔지니어가 전에 봤던 그 파일을 발견했다엔지니어가 마침 내 팬이었기에 그 영상을 인터넷에 전부 올려버렸다.인터넷이 다시 뜨겁게 달구어졌고 진우진과 윤아에 대한 악플 공격이 다시 시작되었다.진우진이 다니던 직장에서 이를 알고 전에 수여했던 영예를 전부 회수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이 진우진을 데리고 다시 집으로 찾아왔다.두 사람의 손에는 쇼핑백이 잔뜩 들려 있었다. 진우진은 내게 선물할 금팔찌와 금가락지, 금목걸이를 꺼내 보였다.“여보, 내가 잘못했어. 한 번만 용서해 줘. 당신이 얼마나 좋은 여자였는지, 내겐 얼마나 중요한 사람이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아.”콩깍지가 벗겨지자 내 눈엔 진우진이 그저 날아다닐 힘을 잃은 똥파리 같았다. 그가 하는 말을 듣고 있노라니 정말 토가 나올 것 같았다.“노을아, 나 당신 없으면 안 돼. 우리 한평생을 같이 살아왔는데 이렇게 헤어지는 게 어디 있어. 당신이 없으니까 며칠째 밥도 못 먹고 있어. 밥 같은 밥을 먹은 지가 언젠지도 몰라.”진우진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그러면 굶어 죽으면 되잖아요.”“노을아, 그동안 나한테 잘해줬잖아. 왜 갑자기 이렇게 매정해진 거야?”“그걸 말이라고 해요? 한평생 잘해준 거 맞아요.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했는데요? 나를 아이 낳는 도구로 생각하고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를 속였어요. 사람마다 인생은 한 번뿐이에요. 사람의 탈만 쓰고 있다고 다 사람인가? 무슨 낯으로 찾아온 거예요?”“차라리 그냥 벽에 머리 박고 죽어버리지.”“엄마, 엄마도 아빠가 사람이 아니라며. 그러니 사람이라면 못 할 짓까지 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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