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도 주현이는 회사 이익만 생각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눈앞의 남자는 더 이상 기억 속 십 대 소년이 아니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기 전, 민하는 가방에서 선물 박스를 꺼내 내 앞에 놓았다.“은지 언니, 이건 임 사장님께서 어제 특별히 언니를 위해 골라준 선물이에요. 화내지 마세요. 사장님도 가정을 위해 일을 하고 있어요.”말이 끝나자 민하의 움직임을 따라 손에 끼고 있는 반지를 발견했다. 선물 상자와 같은 브랜드였다. 화가 난 나는 박스를 멀리 던졌다. 안에 있는 물건도 바닥에 떨어졌다. 큰 소리에 놀란 주현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유은지, 오늘 왜 이래? 아들이 너한테 뭐라고 했어? 아이의 말을 믿어? 어젯밤 실검 때문에 언제까지 이럴 거야?”눈을 들었을 때 내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아직까지도 실검 때문인 줄 알고 있다. 심지어 아들의 생사를 신경 쓰지도 않는다.“아들의 말이 필요해? 내가 눈이 멀었어? 내가 볼 줄 몰라? 임주현, 내가 널 사랑해서 날 가지고 놀아도 된다고 생각해? 아들이 네 사업을 방해했다고 생각해? 당장 사인해, 다시는 네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 그럼 넌 벗어날 수 있어!”민하는 급히 내게 달려와 손을 뻗어 내 팔을 잡으려 하자 나는 손을 뿌려쳤다.“유은지, 다시 말할 기회를 줄게.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이를 악물고 나를 바라보는 주현의 눈앞에서 짐을 들고 일어섰다. 그 모습을 보자 주현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좋아, 이미 정리도 다 했어? 꺼져, 앞으로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 오늘 이 문을 나가면 평생 돌아오지 마!”주현이 이런 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주현은 전처럼 내가 질투를 해서 삐진 줄 안다. 잠을 자고 일어나 저녁 준비를 하면 사과를 하지 않고도 싸움을 끝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이번이 마지막이었다.나와 주현은 연애 10년, 결혼 6년차이다. 결혼 전 우리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커풀이었다. 함께 공부하고, 시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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