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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지금까지도 주현이는 회사 이익만 생각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눈앞의 남자는 더 이상 기억 속 십 대 소년이 아니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기 전, 민하는 가방에서 선물 박스를 꺼내 내 앞에 놓았다.

“은지 언니, 이건 임 사장님께서 어제 특별히 언니를 위해 골라준 선물이에요. 화내지 마세요. 사장님도 가정을 위해 일을 하고 있어요.”

말이 끝나자 민하의 움직임을 따라 손에 끼고 있는 반지를 발견했다. 선물 상자와 같은 브랜드였다.

화가 난 나는 박스를 멀리 던졌다. 안에 있는 물건도 바닥에 떨어졌다. 큰 소리에 놀란 주현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유은지, 오늘 왜 이래? 아들이 너한테 뭐라고 했어? 아이의 말을 믿어? 어젯밤 실검 때문에 언제까지 이럴 거야?”

눈을 들었을 때 내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아직까지도 실검 때문인 줄 알고 있다. 심지어 아들의 생사를 신경 쓰지도 않는다.

“아들의 말이 필요해? 내가 눈이 멀었어? 내가 볼 줄 몰라? 임주현, 내가 널 사랑해서 날 가지고 놀아도 된다고 생각해? 아들이 네 사업을 방해했다고 생각해? 당장 사인해, 다시는 네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 그럼 넌 벗어날 수 있어!”

민하는 급히 내게 달려와 손을 뻗어 내 팔을 잡으려 하자 나는 손을 뿌려쳤다.

“유은지, 다시 말할 기회를 줄게.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

이를 악물고 나를 바라보는 주현의 눈앞에서 짐을 들고 일어섰다. 그 모습을 보자 주현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

“좋아, 이미 정리도 다 했어? 꺼져, 앞으로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 오늘 이 문을 나가면 평생 돌아오지 마!”

주현이 이런 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주현은 전처럼 내가 질투를 해서 삐진 줄 안다. 잠을 자고 일어나 저녁 준비를 하면 사과를 하지 않고도 싸움을 끝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이번이 마지막이었다.

나와 주현은 연애 10년, 결혼 6년차이다. 결혼 전 우리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커풀이었다. 함께 공부하고, 시험을 치고, 함께 입학을 했다.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노력하는 사랑이 정말 존재했었다.

당시 6시에 자율 학습이 시작된다. 나와 같이 가려고 5시에 일어나 씻고 나의 아침을 챙겨주었다. 그리고 집 밑에서 우연히 만난 척하며 함께 학교를 갔다. 주현은 내 짝꿍이 되려고 주동적으로 선생님과 요구했다.

나와 가까워지기 위해 주현은 10등까지 오르겠다고 약속했다. 선생님은 망설이더니 주현을 요구를 들어주었다. 그 후 주현은 밤낮으로 공부를 했다. 시험 결과가 나온 후, 성적이 급격히 오르자 연애에 대한 선생님의 걱정도 사라졌다.

우리는 최고의 공부 파트너가 되었고, 시험에서 전우가 되었다. 그리고 전교생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마지막 큰 시험을 앞두고 주현은 우리 집 밑에 서서 나를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우리 집 형편이 좋지 않다는 거 알아. 하지만 너를 위해 최선을 다할게. 유은지, 날 기다려.”

어린 마음에 이 말에 흔들렸다. 나는 가족 몰래 주현과 사랑에 빠졌고, 졸업하자마자 주현을 부모님께 소개했다. 주현과 결혼을 하기 위해 생애 처음으로 부모님의 말씀을 거역했다.

결혼식에서 우리 가족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 주현은 나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말했다.

“앞으로 내가 네 가족이야. 언제든 내가 곁에 있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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