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석지훈에게 전화를 걸기도 전에 고현성이 조수석의 문을 열었다. 나는 서둘러 핸드폰을 가방에 숨기며 불안하게 말했다.“나 집에 가고 싶어요.”고현성은 눈썹을 추켜세우며 물었다.“집에 가서 뭐 하려고?”“현성 씨, 뭔가 현성 씨가 좀 달라 보여요.”“응? 난 여전히 나야.”고현성의 눈이 살짝 가늘어졌다.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석지훈에게 건 전화가 연결됐을까?’만약 연결됐다면 나는 당장이라도 전화를 끊고 싶었다.내가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려 했지만 고현성은 강제로 나를 차 밖으로 끌어냈다.고현성의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웠다.“아니면 우리 지금 한 번 해볼까?”나는 두려움에 입술을 떨며 물었다.“무슨 뜻이에요?”나는 갑자기 고현성이 건네준 음료수가 떠올라 경악하며 물었다.“혹시 약을 탄 거예요?”“맞아.”고현성은 강한 힘으로 나를 차 밖으로 끌어냈고 나는 저항조차 할 수 없었다.나는 다급하게 고현성을 노려보며 말했다.“이거 놔요.”“허. 네가 자초한 거 아니야? 내 형을 유혹하고 반경우를 유혹하더니 이제는 석지훈이야? 연수아, 넌 내가 너한테 잘못했다고 말하겠지만 실제로는 네가 나한테 잘못한 거 아이야? 난 단지 네가 살아있길 바랐을 뿐이야. 근데 넌 나를 원망하면서도 한 번도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잖아.”고현성은 내 옷을 재빨리 벗겨냈고 나는 순식간에 그의 앞에 나체가 되었다. 나는 순간 공포에 휩싸여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제발 놔줘요.”만약 고현성이 오늘 밤 이런 짓을 저지른다면 나는 석지훈과 다시는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는 걸 알기에 두려움이 밀려왔다.“고현성 씨, 제발 나한테 이렇게 잔인하게 하지 마요. 당신의 이런 행동을 원망하지 않을게요. 차라리 나를 바다에 던져줘요. 날 건드리지 말고, 고현성.”고현성은 비웃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네 몸은 아주 솔직한데? 이 약은 효과가 강해서 남자와 관계를 맺지 않으면 네 몸이 견디지 못해 자궁에 손상을 줄 거야.”고현성은 악마처럼 웃었다.“이건 너를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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