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세상 사람들 눈에 악귀와도 같았다.하지만 석지훈은 또 깨끗하고 순수한 사람이었다. 지금까지 여자를 가져본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그는 정말 너무 완벽한 존재라서 사람들은 감히 그를 더럽힐 수 없었다. 나는 입술을 꾹 깨물고 고개를 숙여 석지훈에게 다가갔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그저 그에게 입을 맞추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아무것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키스를 하고 싶었다.하지만 나는 그럴 용기가 없었다.석지훈과 나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큰 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내가 고개를 돌려 빠져나가려던 순간, 석지훈이 갑자기 눈을 떴다. 우리는 그렇게 눈을 마주쳤고 서로를 응시했다.순간, 내 마음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내가 입을 맞추려고 했던 걸 석지훈도 눈치챈 것 같았다. 내가 이 상황을 모면할 핑계를 찾으려 할 때, 석지훈이 담담하게 물었다.“윤아야, 그렇게 나랑 키스하고 싶어?”그의 표정은 아주 진지했다. 나는 그런 석지훈의 모습에 끌리기 시작했다.내가 본능적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이게 뭘 의미하는지는 알고 있어?”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지금 그와 키스를 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 있던 그 어떤 경계선이 깨질 것이란 걸 말이다.두 사람은 더 이상 가족 같은 사이라고 칭할 수 없는 관계로 될 것이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두 사람이 아직 서로의 마음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나는 자신이 석지훈을 사랑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저 그에게 다가가고 싶은 충동이 있을 뿐이었다.하지만 분명 그는 나한테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내가 멍하니 생각에 잠기자 석지훈이 깊게 한숨을 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내 뒤통수를 가볍게 어루만지더니 고개를 숙이면서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그의 얇은 입술이 나에게로 다가왔다.우리는 서로의 숨결을 느끼며 점점 가까워졌다. 나는 그의 입술을 살짝 핥았다. 그제서야 달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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