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신지태에게 조사를 부탁한 건, 진정우의 결론만 믿고 기다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결국 당시 사고 차량을 운전했던 건 그의 아버지였으니까.하지만 지금 와서 보니, 내가 너무 많이 생각한 것 같았다.“그때 브레이크 고장이었다는 걸 의심하고 있는 거지?”진정우가 내게 물었다. 이제 우리 관계는 공식적으로 확립되었으니, 그에게 거짓말하고 싶지 않았다.“맞아. 난 진실을 알고 싶어.”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부드럽게 물었다.“지원아, 만약... 만약에... 그 사고의 브레이크 고장이 우리 아버지와 관련이 있다면, 너는... 날 떠나겠어?”그 말은 심장을 찌르는 듯 아팠다. 목이 바짝 타들어 가며 마치 누군가 내 목을 움켜쥔 것 같았다.그가 왜 이런 질문을 했는지 나는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런 상황을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기에 대답하기 두려웠다.“모르겠어.”내 마음속 한구석에서는 설령 그 사고가 그의 아버지와 관련 있다고 해도 그는 그이고 그의 아버지는 그의 아버지일 뿐, 그 잘못을 진정우에게 돌릴 수 없다는 목소리가 들렸다.하지만 그런 생각이 논리적으로 맞다 해도,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였다.나는 자세를 조금 바꿔 그의 품에서 더 편안한 위치를 찾았다.“정우야, 만약 정말 그렇다면 넌 어떻게 할 거야? 너는... 너희 아버지의 잘못 때문에 나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날 떠날 거야?”그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는 그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그 역시 답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난 단 하나만 알아. 널 잃을 순 없다는 거야.”‘날 떠나겠냐’는 질문과 ‘널 잃을 순 없다’는 그의 대답은 내 마음을 숨 막히게 했다.“진정우, 그런 일은 없을 거야. 하늘이 우리에게 그렇게 잔인하진 않을 거라고 믿어.”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의 입술이 부드럽게 내 피부에 닿으며 점점 더 깊이 나를 삼켜갔다.그 순간, 다른 생각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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