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리영이 웃으며 말했다.“좋아, 그렇게 하자.”“어머, 이렇게 쉽게 대답한다고? 구 교수님한테 물어보긴 했어?”나는 장난스러운 말투로 물었다.“물어볼 필요 없어.”안리영이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나는 순간 깨달았다.“설마 내일 둘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한 거 아니야?”“뭐, 그런 거지. 그래도 네 명이서도 괜찮아.”안리영은 윙크하며 돌아섰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속으로 웃었다. 구 교수가 떠나는 걸 아쉬워하지 않을 리 없지만 안리영은 절대 티를 내지 않았다.“내일은 제대로 대접해야겠어. 그리고 이벤트도 준비하자.”나는 진정우에게 작게 속삭였다.“이벤트? 뭔데?”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나는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럭셔리 스위트룸.”진정우는 스위트룸 대신 저녁 식사를 해동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호텔로 정했다.“이런 호사를 누리다니, 두 분 덕분에 과분한 대접을 받네요.”진정우가 청혼한 이후, 안리영은 나를 이미 진정우의 아내로 대하고 있었다.“구 교수님은 소영이를 살려주신 분입니다. 이 정도는 대접해야죠.”진정우는 공손하게 대답했다. 흰 가운 대신 세련된 정장을 입은 구 교수는 더욱 빛났다. 오늘 진정우 역시 평소와 달리 정장을 차려입었는데 드라마 속 재벌 2세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정우 씨, 이렇게 멋지면 반칙 아니에요? 비주얼로 제대로 군기 잡는데요?”안리영이 감탄하며 말했다.“내가 고른 거야.”나는 자랑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저녁 식사는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나와 안리영은 먹고 마시며 분위기를 띄웠고 구 교수는 친근하고 유쾌하게 사람들을 대했다.진정우는 평소 조용한 이미지와 달리, 구 교수와 학술적인 대화를 나누며 놀라운 지식 면을 보여줬다.“너희 집 진정우, 진짜 보물이네. 모르는 게 없어.”화장실로 가는 길에 안리영이 감탄하며 말했다.“그럼, 내가 온 우주를 돌아다니며 찾아낸 보물이거든.”나는 손을 씻으며 농담처럼 말했다.그 순간, 남자 화장실에서 강유형이 나왔다. 그는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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