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조나연은 정말 혐오스러운 행동을 했지만 뱃속의 아이만큼은 무고했다. 게다가 그 아이는 임석진의 유일한 혈육이기도 했다.조나연이 떠나자 아줌마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지 손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강유형, 이 바보 같은 녀석! 저 여자한테 완전히 속아 넘어갔잖아. 평소엔 그렇게 똑똑한 애가 이번엔 왜 이렇게 정신을 못 차렸을까?”그러면서 내 손을 꼭 붙잡고 물었다.“지원아, 너 다 들었지?”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원아, 강유형은 완전히 저 여자한테 속아 넘어간 거야. 정말로 속았다니까.” 아줌마는 무언가를 설명하려 애쓰는 듯 보였다.나는 담담하게 말했다.“유형이가 미끼를 던졌으니 나연 씨가 덥석 물었겠죠.”내 말에 아줌마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잔인할 수가 있을까? 자기 남편까지 해치다니...”정말이지,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는 법이다.“유형이가 만약 저 여자와 결혼이라도 한다면 우리 집안이 다 무너질 거야. 나랑 네 삼촌도 제대로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줌마는 마치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나는 외부인이니 그 말을 받아칠 수 없었다.“안 되겠다. 당장 경찰에 신고해야겠어. 저 여자를 그냥 두면 안 돼. 경찰에 잡혀가면 강유형도 저 여자한테서 벗어날 수 있을 거야.” 아줌마는 갑자기 내 손을 잡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지원아, 이제야 알겠어. 내가 강유형이 잠적한 걸 단순히 화가 나서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저 여자가 유형이를 그렇게 몰아넣은 거였어.”아줌마는 점점 더 흥분하며 내 손을 꼭 잡고 말했다.“지원아, 네가 경찰에 신고해줘. 증거를 경찰에 넘기면 저 여자를 잡아갈 수 있을 거야.”아줌마의 간절한 눈빛을 마주하며 나는 고개를 살짝 떨구고 말했다.“아줌마, 제가 가진 증거는 없어요.”“증거가 없다고? 너 그렇게 많이 알고 있잖아! 도대체 어떻게 증거가 없다는 거야?” 아줌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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