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리자 안에서 요란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방 한가운데 앉아 있던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그 남자... 낯이 익었다.신지태가 먼저 소개했다."같이 당구치는 준호야."나는 그의 얼굴을 유심히 살피다가 이름이 떠올랐다. 용준호, 바로 용진표의 아들이자 현재 용진 그룹의 대표였다.한 번 그의 정보를 찾아본 적이 있었다. 그는 스누커를 좋아해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이력이 있다. 하지만 신지태와 이런 친분이 있을 줄은, 게다가 이렇게 가까운 사이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이분이 그 유명한 지원 씨?" 용준호가 웃으며 말했다.그의 부드러운 말투와 친근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나는 등을 타고 흐르는 차가운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그의 기사가 아무리 깨끗하다 해도, 그의 아버지가 했던 일을 생각하면 그 역시 완전히 결백할 수만은 없을 것 같았다.이래서 사람은 겉모습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법이다."지원아, 앞으로 준호 오빠라고 부르면 돼. 혹시 어려운 일 있으면 말하고."신지태가 내 옆에 있는 의자를 빼주며 말했다.나는 의자에 앉으려 했지만 용준호가 갑자기 나섰다."지태야, 네가 이쪽으로 앉고 지원 씨를 우리 사이에 앉히자. 그래야 좀 더 친해질 수 있지 않겠어?"그 말에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는 낯선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편이었다. 하물며 그 상대가 용준호라면 더더욱 그랬다.나는 자연스레 신지태를 바라봤다. 그는 고개를 들지도 않고 내 앞에 식기를 정성스럽게 세팅하며 말했다."이 자리에서도 충분히 얘기할 수 있어."그의 말에 안도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지태 오빠, 나를 곤란하게 만들지 않네.이때 용준호는 웃으며 말했다."지태야, 네가 이렇게 누군가를 챙기는 건 처음 보네."신지태는 내 앞에 정돈한 식기를 내려놓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지원이는 내 동생이야. 보통 사람과는 다르지."그의 말에는 분명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나는 그 말에 살짝 감동했다.신지태가 그렇게까지 말하자 용준호도 알아들
최신 업데이트 : 2024-11-28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