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10년과 흔들리는 인연의 모든 챕터: 챕터 191 - 챕터 200

303 챕터

제191화

지석민이 재빨리 동의했다.성유리는 천천히 일어섰지만 서둘러 떠나지 않고 오히려 지석민의 상처를 바라보더니 시선을 천천히 아래로 향했다.지석민이 잘못된 것을 알아차리고 뭔가 하려고 할 때 성유리는 발을 들어 하체를 힘껏 밟았다!“이런 건 망가져야 해.”지석민이 아파서 기절하기 전에 들은 성유리의 마지막 말이었다.성유리는 더는 그를 보지 않고 걸어 나가다가 마침 맞은편 사람과 부딪혔다.“죽고 싶어? 너...”한 달 넘게 관찰했지만 성유리의 그 ‘남자친구’가 더는 오지 않는 것을 발견한 여자는 욕을 하려고 했다. 남자의 버림을 받은 여자라면 거리낄 것도 없다는 생각이었다.이때 욕을 하려고 입을 열었던 여자는 성유리의 몸에 핏자국이 있고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채 두 눈이 퀭해진 것을 보고는 소리 질렀다.“세상에! 당신 뭐 한 거야?”성유리는 대답없이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앞만 보고 걸어갔다.여자는 성유리의 뒷모습을 바라봤지만 그녀가 문조차 닫지 않았다는 걸 발견했다. 평소에 성유리는 문을 꼭 닫고 있었는데 이제 드디어 내부를 볼 기회가 생기자 여자는 거침없이 안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침실 바닥에 피투성이가 된 남자가 누워있는 것을 발견했다. 곧 여자의 비명이 뒤에서 들려와 성유리는 주춤했지만 상관하지 않고 아래로 계속 내려갔다.성유리는 겉보기엔 침착해 보였으나 밖으로 나와 보니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왔다. 그녀는 원래 경찰서에 가서 자수하고 싶었으나 갑자기 온몸의 힘이 다 빠진 것처럼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었다.그녀는 결국 휴대전화를 꺼내 떨리는 손가락으로 신고 번호를 눌렀다.“안녕하세요. 저... 자수할래요.”...박한빈은 최근 해외에 있었다.얼마 전에 지화 그룹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실은 모두 박한빈의 통제하에 있었다. 그는 오히려 이 기회에 불필요한 사람을 회사에서 내쫓았다.다시 금성에 돌아오니 이미 설이 다가오고 있어 공항에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았다.서훈이 마중을 나와 그의 짐을 들어주며 그동안 회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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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박한빈은 성유리가 구속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조금 믿기지 않았고 심지어... 어처구니없었다.그의 기억 속에서 성유리는 줄곧 다른 사람보다도 더 이성적이었다. 칼로 사람을 찌른다는 말은 그녀와 어울리지 않았고 심지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황당했다.하지만 박한빈은 차에 오른 후 태블릿을 켜고 이 사건에 관한 명확한 기사를 보았다.지석민, 이 부상자 이름을 본 박한빈은 조금도...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경찰은 CCTV에서 지석민이 먼저 성유리를 미행했고 그의 손에는 현장에서 발견된 다른 흉기가 들려있었다고 했고, 나중에 성유리의 몸에서 목이 졸린 흔적을 보았으며 당시 그녀가 자수할 때 머리카락과 옷은 모두 헝클어져 있었다고 했다.이런 흔적은 그녀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사람을 다치게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그런데도 지석민이 과다 출혈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진 것은 성유리의 탓도 있었다.이 뉴스는 성유리와 지석민의 과거도 언급했다. 그녀는 어릴 때 외진 시골로 유괴되었고 양아버지에게 성추행 및 강간당할뻔했는데 양어머니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식물인간이 되었다...성유리에 관한 과거는 낱낱이 모든 사람 앞에 드러나 온라인에는 그녀에 관한 토론이 대부분이었다.박한빈은 몇 번 본 후 휴대전화를 껐다. 성유정이 전화했지만 박한빈은 받기 싫어서 끊어버렸다. 성유정은 또 전화를 걸었지만 박한빈이 여전히 거부하자 문자를 발송했다.[난 지석민이 다친 이유를 알아. 오빠에게 알려줄게.]박한빈은 이 문자를 한참 동안 보다가 결국 전화를 걸었다.“너 어디야?”...박한빈이 변호사와 함께 올 줄 생각지도 못한 성유정은 일부러 호텔에 방을 예약한 후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그를 기다렸다.그녀의 옷차림을 본 변호사는 난처해하며 눈길을 돌렸지만 박한빈은 오히려 침착하게 물었다.“넌 뭘 알고 있어?”성유정은 악수한 후 웃으며 말했다.“알려줄 수 있지만 한빈 오빠, 난 오빠 한 사람에게만 알려줄 거야.”“이분은 변호사야.”“알아, 하지만 난 지금 오빠만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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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하지만 입술이 닫기도 전에 박한빈은 그녀를 힘껏 밀쳤다. 그에게 떠밀린 성유정은 몇 걸음 뒤로 휘청거려서야 겨우 똑바로 설 수 있었다.그런후 성유정은 고개를 들어 박한빈을 바라보았다.“한빈 오빠...”“보아하니 기억력이 나쁘네.”박한빈은 쌀쌀한 눈빛으로 성유정을 바라봤다.“다시 기회를 한 번 줄게. 말할래 말래?”성유정은 바닥에 앉은 채로 그를 쳐다보았지만 그 눈빛에는 두려움이 조금도 없었다.박한빈은 갑자기 피식 웃어버렸다.“좋아.”말을 마친 그는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성유정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아빠가 기획했어.”그녀의 말에 박한빈은 발걸음이 잠시 멈추더니 고개를 돌렸다.성유정은 두 눈이 붉어졌다.“엄마가... 상태가 좋지 않지만 언니가 기어코 이식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고집부려서 아빠가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어.”박한빈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안색은 순간 아주 흉측하게 변했고 옆에 늘어뜨린 손은 주먹을 꽉 쥐었는데 이마에는 핏줄이 솟아올랐다.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성유정을 힐끗 쳐다보고는 돌아섰다.변호사는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박한빈이 갑자기 방문을 열고 나오자 어리둥절한표정으로 바로 따라갔다.“박 대표님!”그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지만 성유정은 그 자리에 앉은 채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반대편에서 핀홀 카메라를 꺼내 화면을 캡처하기 시작했다.마침내 성유정은 만족스러운 사진 한 장을 찾았는데 바로 그녀가 발돋움해서 박한빈에게 키스할 때였다.이 각도에서 두 사람의 입술이 닿았는지는 제대로 찍히지 않았지만 키스하는 사진으로 보이기엔 충분했다.성유정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성유리는 아직도 면회가 허용되지 않았지만 박한빈은 많은 관계를 통해서 겨우 변호사와 함께 그녀를 만났다.뜻밖에도 성유리의 컨디션은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건 단지... 정서가 괜찮다는 것뿐이다.박한빈을 보았을 때 성유리는 의아해하지 않았고 심지어 고개를 끄덕였다. 박한빈은 그녀의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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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어쨌든 병원에 계신 양어머니를 생각해봐.”이것이 박한빈이 떠나기 전에 성유리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성유리는 그가 뭔가 잘못 생각한 것 같다고 느꼈다. 아마 자신의 모습이 너무 차분해서 최악의 상황을 각오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심지어 자살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까?이건 그가 오해한 것이 틀림없다. 성유리는 그저 차분하고... 정신을 차렸을 뿐이다. 만약 정말 자살해서 죽는다면 아마 성시원의 뜻대로 되었을 것이다.결국 성시원이 바란 것이 바로 성유리가 죽는 것이 아닌가?그들이 한 더럽고... 심지어 끔찍한 일을 생각하면 성유리는 저도 모르게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자신이 죽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 그녀의... 친부모일 줄 성유리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성유리는 침대에 앉아서 두 눈을 질끈 감았지만 이미 말라붙어 눈물을 한 방울도 흘릴 수 없었다.성유리는 변호사에게 성시원과 지석민이 한 거래를 알려주며 찾아보라 했다. 변호사는 직접 확인했지만 아무런 증거도 찾지 못했고 지석민이 혼수상태에 있어 인증도 없었다. 성유리는 이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시간은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교도관이 그녀에게 갑자기 떡만두국 한 그릇을 주었는데 그제야 성유리는 오늘이 설날임을 알게 됐다.성유리는 떡만두국을 보며 갑자기 작년 설날이 생각났다. 그날 성유리는 박한빈과 함꼐 박씨 본가에서 보냈는데 저녁 늦게까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느라 본가에서 밤을 지냈다.이것은 성유리가 그의 방에 머무를 수 있는 얼마 안 된 시간이었다.성유리는 박한빈에게 본가에 있는 그의 방을 좋아한다고 한 번도 말한 적 없다.그 방에는 그의 과거에 대한 물건이 많이 있었고 김서영은 기분이 좋으면 그의 사진첩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한빈이 초등학교부터 대학 졸업할 때까지의 사진, 대회에 참가해 수상받은 사진도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을 성유리는 애써 머릿속에 기억했지만 박한빈은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옛일에 연연하지 않았고 뒤돌아보지도 않았다. 성유리는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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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그런데 이 순간, 이 큰 도시에서 박한빈은 갑자기... 그녀가 보고 싶었다.운전대를 잡고 차를 천천히 길가에 세우고 있을 때 갑자기 휴대전화가 울렸다. 지석민이 깨어났다고 병원 사람이 알려줬다....병원.성시원은 병상에서 얼굴이 창백해지고 수척해진 아내를 바라보며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하필이면 지석민이 계속 소란을 피우고 있었고 박한빈이 이미 개입했다고 들었다.성시원은 박한빈이 왜 이 시점에 개입했는지 모르지만 관여할 수도 없었다. 어쨌든 그와 지석민의 거래가 명예롭지 못하기 때문에 관여하면 오히려 그 단서가 드러날 것이다.다행히 성시원은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았다. 지석민과 성유리의 주장만으로는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었다.성시원이 이 일을 생각하고 있을 때 성유리의 변호사가 갑자기 연락하여 성유리가 만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성시원은 성유리의 의도를 알 수 없었으나 거절하지 않았다.“엄마 상태는 어때요?”성유리가 그를 보고 한 첫마디였다. 성시원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그녀만 쳐다봤다.“늦지 않으면 제가 이식해주고 싶어요.”성유리가 갑자기 말하자 성시원은 어리둥절해졌다.“이젠 이해할 수 있어요.”성유리는 그를 향해 씩 웃으며 계속해서 말했다.“어쨌든 저의 어머니잖아요?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요.”성시원은 입을 벌리고 있다가 한참 후에야 말했다.“뭔데?”“저는 성리 그룹에 들어가고 싶어요. 이곳엔... 오래 있었어요.”성유리가 대답했다.성유리의 말이 끝났어도 성시원은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 현재 그녀의 상황은... 사실 나쁘지 않았다.지석민이 칼을 갖고 들어간 것도 사실이고 또 전과가 있으니 과잉방위를 했더라도 지석민이 죽지 않았기 때문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을 것이다.이 점을 성유리가 모를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수술에 동의한다고?“싫어요?”성유리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성시원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왜?”“이곳에 오래 있었다고 말했잖아요.”성시원은 쌀쌀하게 웃으며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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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설날 연휴가 끝나고 첫 출근 일.박한빈은 이날이 바로 성유리 사건의 첫 재판 날이라는 것을 기억했다. 하지만 곧 그쪽에서는 재판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성유리와 지석민 사이에 양해각서를 썼다고 했는데 박한빈은 믿을 수 없었다.지석민이 성유리에 대한 상처는 그날 칼을 들고 집안으로 들어온 것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에 나쁜 기억을 심어준 것도 있었다.박한빈은 그날 자신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지석민을 죽여버릴 수도 있었다고 생각했다. 비록 그는 냉철한 사람이지만 말이다.그래서 성유리가 반격한 것에 대해 그는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지석민 같은 사람은 응당... 지옥에 가야 한다.그런데 지금 성유리가 그와 화해했다고 하다니?박한빈은 믿지 않았고 심지어 처음에는 성시원이 그녀를 협박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성유리에게 또 무슨 약점이 있을까?박한빈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쨌든 그녀의 양어머니가... 병원에 잘 있으니 말이다.“박 대표님.”박한빈은 몇 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훈은 그의 맞은편에 서서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박한빈이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봤다.“방금 접한 소식에 의하면 성유리 씨는 이미 보석으로 풀려났고 다른 문제도 없을 겁니다. 내부 소식에 의하면 성시원 회장님은 이미 성유리 씨에게 주식 8%를 넘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연성 지사의 부대표로 임명되어 한 달 후에 정식으로 부임할 거라고 했습니다.”서훈의 말이 끝났지만 박한빈은 잠자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상황을 모두 종합해보니 그 이유가 매우 분명했다. 원래 성유리는 지석민을 용서할 필요가 없었지만 성시원과의 거래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러면 그녀가 이번 일로 성시원과 거래했단 말인가?아니... 이뿐만이 아니다.이번 사건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은 지석민인데 성시원이 왜 그를 위해 이런 희생을 했을까?그가 이렇게 할 수 있는 원인은... 하지만...박한빈은 다른 일이 생각나서 벌떡 일어섰다.“대표님...”서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한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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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성유리도 간병인의 동작을 보았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 박한빈을 본 성유리는 어리둥절했다가 곧 옆에 있던 간병인을 쳐다보며 말했다“먼저 나가주세요.”“아... 네.”간병인은 멍하니 대답했다. 비록 박한빈이 두려웠지만 잘생긴 얼굴에 간병인은 저도 모르게 몇 번 쳐다본 후 몸을 돌려 나가며 문을 닫아주었다.박한빈은 가만히 선 채 쌀쌀하게 성유리를 보며 아무런 말도 없이 움직이지 않았다.성유리는 잠시 그를 바라본 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박 대표, 다른 용건이 없으면 그만 나가주세요. 저는 휴식이 필요해요.”“너 미쳤어?”박한빈은 그제야 입을 열었는데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네가 무슨 짓을 하는지 알아?”“알아요.”성유리가 냉정하고 분명한 대답을 내뱉았다.“고작 성리 그룹의 쥐꼬리만 한 주식을 위해서야? 이 수술이 몸에 어떤 위험을 줄 수 있는지 몰라?”“알고 있어요.”“알면서도 왜 그래?”“대표님께서 말한 것처럼 그 쥐꼬리만 한 주식 때문이에요. 안 돼요?”성유리가 말했다.“돈을 갖고 싶다면 그때...”“당신 돈은 싫어요. 그리고 저는 성씨이고 저분은 엄마이니 이렇게 하는 게 당연해요.”성유리는 그의 말을 잘라버렸다. 박한빈은 그녀를 마주 보다가 피식 웃었다.“누구를 속이는 거야? 정말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면 넌 이미 이 수술에 동의했고 오늘까지 기다리지 않았을 거야.”“제 마음이 변했다면 안 될까요? 그리고 박 대표님, 박 대표님은 무슨 입장으로 저의 선택을 간섭하는 거죠?”박한빈은 말문이 막혔다.성유리는 그곳에 앉아 차분하게 그를 바라보았다.“우린 이미 이혼했고 더는 얽힌 게 없어요. 박 대표님, 여기에 나타나지 말아야 했어요.”그렇다. 박한빈은 그곳에 서 있었지만 성유리의 말은 마치 가늘고 긴 바늘처럼 그의 포만된 정서를 찔러놓는 것 같았다.그는 오기 전에 여러 가지 상황을 예상해 봤다. 만약 성유리가 성시원이 강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그는 그녀를 도와주려고 생각했다.그러나 성유리의 말은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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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박한빈이 성유리를 보고 간 다음 날 밤, 그녀는 병상에서 옆 병실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다.성유리는 침대에서 일어난 후에야 윤청하에게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았다.오늘 저녁 이후로 그녀의 상황이 나빠졌는데 지금은... 급격히 악화했다.성시원은 이미 도착했지만 성유정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구급실 밖에 앉아있는 성유리를 본 그는 달려들어 어깨를 잡으며 물었다.“뭐래?”성유리는 고개를 저었다.“응급 처치중이에요.”“어떻게 이럴 수 있어? 내가 갈 때까지 분명히 멀쩡했어! 혹시 네가 무슨 말을 해서 자극받은 게 아니야?”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성시원은 이 정서를 발설할 수 있는 사람을 먼저 찾았다.성유리는 덤덤하게 그를 바라봤다.“병실에 CCTV가 있죠? 직접 확인해 보세요.”차분히 말하는 성유리를 보며 성시원은 말문이 막혔다.곧 응급실 문이 열리자 성시원은 쏜살같이 뛰어갔다.“환자분이... 저희는 최선을 다했습니다.”선생님의 말씀에 성시원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무슨... 무슨 뜻이에요? 이식할 수 있다고 했잖아요? 이미 동의했으니 당장 하세요!”말을 마친 성시원은 성유리를 앞으로 힘껏 밀쳤다.그의 힘이 너무 커서 성유리는 앞으로 몇 걸음 휘청거리다가 겨우 옆에 있는 간호사의 손을 잡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회장님, 진정하세요. 저희가 살펴본 바로 환자의 지금 상태로는 이식수술을 해도 별 의미가 없어요. 오히려 이식수술에 따른 거부반응이 고통을 가중할 수 있으므로...”성시원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녹초가 되어 걸상에 털썩 주저앉았다.이때에야 성유리는 그도 많이 늙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는 아내를 많이 사랑하는 것 같았고 이런 사랑은 옆에 있는 사람도 감동하게 했다.성유리는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의료진도 감동하는 것을 보았다.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의 결과물’인 성유리는 외부인처럼 그곳에 덤덤히 있었을 뿐 가슴속에는 아무런 미동이 없었다.이때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아빠, 엄마...”성시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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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성유정은 분노와 원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성유리를 바라보며 날카롭게 말했지만 성유리는 그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성유리의 차분한 모습과 비교하면 성유정은 날뛰는 어릿광대처럼 보였다.안색이 더 나빠진 성유정이 뭐라고 말하려 하자 성유리가 계속해서 말했다.“내가 너라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볼 거야.”“무슨 뜻이야? 뭘 하라는 거야?”“너를 보호하는 그분이 죽어가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고민해봐야 하지 않겠어?”성유리가 천천히 말했다.성유정은 저도 모르게 반박하려고 했지만 입가에 맴도는 말을 삼켜버렸다.성유리가 말한 사람은 당연히 윤청하였다.지난 몇 년 동안 비록 성시원이 성씨 가문의 주인 노릇을 했지만 성유리와 성유정 사이의 일에서는 줄곧 윤청하의 태도가 더 중요했다. 성시원은 줄곧 윤청하의 뜻에 따라 두 사람을 대했다.그런데 지금 윤청하가 곧 죽게 되었고 이는 성유정의... 유일한 우세였다.여기까지 생각한 성유정은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진 채 다시 고개를 돌려 성유리를 바라보았다.“무슨 뜻이야? 아빠는 너의 말을 믿지 않을 거야. 아빠는...”“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그리고 내가 아빠의 딸이라는 것은 사실이니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어.”성유리의 말을 들은 성유정은 잠자코 있었다.성유리는 멍해진 성유정을 보며 귀띔했다.“진무열이 곧 퇴원할 거지? 너희는 약혼한 지 꽤 됐는데 이참에 정식으로 결혼하게 되면 아마 기뻐할 거야.”‘그 사람?’성유정은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성유리가 옆을 지나갈 때야 문득 깨달았다.“장난해? 그 사람은 이제 얼마 남지도 않았어! 하지만 이건 내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이야.”성유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성유정은 성시원이 대뜸 허락할 줄 생각지도 못했다.진씨 가문에서도 다른 의견이 없자 그녀와 진무열의 결혼식은 이렇게 준비하기 시작했다.맞춤 웨딩드레스도 없었고 로맨틱한 세기의 결혼식은 더더욱 불가능했다.심지어 결혼식장도 임시로 만들어져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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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이번 결혼식은 비록 급하게 치렀지만 초대할 사람은 모두 초대했다.성유리는 언니로서 성시원과 함께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오늘 샴페인 색 롱 드레스를 입고 긴 생머리를 올려 하얗고 늘씬한 목덜미를 드러냈고 단아한 메이크업으로 세련미를 더했다.그녀의 옷차림은 매우 점잖았지만 얼마 전 일로 인해 주위에는 여전히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그들은 성유리의 앞에서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그 이상한 눈빛은 여전히 예리한 칼처럼 사람들을 뚫고 그녀에게로 향했다.오기 전에 이런 상황에 대해 충분히 예상했던 성유리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그저 웃으며 인사했다.이때 원유진이 나타났다.원유진은 오늘 화려하게 차려입었다. 신부의 눈치를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는 은은한 하얀색 드레스를 입었고 화장도 여느 때보다 더 정교하고 화려했는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신부를 보기도 전에 오히려 먼저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성유리는 다른 사람을 대할 때와 같은 태도로 그녀에게 웃으며 인사했다.“무슨 염치로 여기에 있어? 살인범이 여기에 손님 맞이하다니? 재수 없어!”원유진이 쌀쌀하게 웃었다.그녀의 말에 성시원은 안색이 어두워졌지만 성유리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원유진, 말을 가려서 해.”“내 말이 틀렸어? 얼마 전 뉴스에서 보도된 사실이잖아.”원유진은 그녀를 힐끗 훑어보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리고 소문에 의하면 너 또 박한빈에게 차였다며? 불쌍하네. 하지만 이 세상은 원래 그래. 네 것이 아닌 물건은 네가 갖은 수단을 써서 얻으려고 애써도 여전히 네 것이 아니야.”원유진의 목소리는 낮은 편이 아니었고 마침 문 앞에 서 있어서 주위에서 이 말을 들은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렸다.원유진은 더 의기양양해서 턱을 쳐들고 성유리를 바라봤다. 이런 상황은 여자라면 다 참을 수 없기에 그녀는 성유리가 반드시 화를 낼 것으로 생각했다.하지만 의외로... 성유리는 차분했다.성유리는 여전히 웃는 표정으로 원유진을 바라봤다.“난 오히려... 가졌다가 잃는 것이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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