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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폭군의 장군 황후: Kabanata 961 - Kabanata 970

1107 Kabanata

제961화

봉 부인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여 눈물이 고였다.그때 원 아주머니가 조용히 계속 말했다.“작은 마님께서 대인의 아이를 가졌어도, 대감 마님은 결코 물러서지 않으셨습니다.”“대감 마님은 유가에게 많은 은전을 지급하며 두 가지 조건을 내걸었지요.”“첫째는 유영이 아이를 없애고 더 이상 봉가 문턱을 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원 아주머니가 봉 부인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부인과의 모든 왕래를 끊는 것이었습니다.”봉 부인은 이 충격적인 사실에 어안이 벙벙해졌다.그때 봉구안이 대신 말을 이었다.“그때 지급된 은전은 유가가 안락하게 지내기에 충분한 금액이었습니다.”“그러나 유가의 아들은 방탕한 삶을 살며 재산을 탕진했죠.”“이모 역시 봉가의 요구대로 아이를 지우지 않았고, 대신 아이와 많은 지참금을 안고 지방 상인과 재혼했습니다.”“그 후 유가는 도박 빚으로 인해 강주에서 도움을 요청했지만, 끝내 거절당했습니다.”이 모든 것은 봉구안이 강주에 사람을 보내 조사한 결과였다.봉 부인은 이 모든 전말을 알고 나자 가슴이 답답해지고 귀가 멍멍해지며, 주위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그녀는 가족과의 단절이 억지로 이루어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제 보니 가족들이 봉가의 돈을 선택하고 그녀를 버렸던 것이었다.자신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여긴 부모와 형제들의 배신에 그녀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다.봉구안은 크게 놀라며 소리쳤다.“여봐라! 어서 어의를 불러라!”그녀는 곧장 어머니를 침상으로 옮기며 바쁘게 움직였다.원 아주머니는 이 모습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한 손으로 부인을 들어올리다니… 힘이 정말 대단하시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어의가 도착했고, 뒤이어 소욱도 나타났다.장모님이 쓰러졌다는 말을 듣고 일이 심각해질까 걱정되어 서둘러 내전으로 향했던 것이었다.그는 어의가 침을 놓는 모습을 보며, 곁에 서 있는 봉구안을 발견했다.그녀는 침상 곁에서 조용히 서 있다가 소욱이 다가오자 몸을 낮춰 인사했다.“폐하…”소욱은 재빨리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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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참장부.봉 부인은 한 시간 전에 깨어났으나, 궁에서 휴식을 취하라는 황후의 권유를 끝내 거절했다. 봉 부인은 동생 유영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아니, 꼭 전해야 하는 말이 있었다.궁에서 돌아온 봉 부인의 얼굴은 창백했고, 기운도 없어 보였다. 며느리 주씨가 부축해 침대에 앉힌 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어머님, 괜찮으세요? 궁에서 쓰러지셨다고 들었습니다.” 주씨는 궁에서 어머님이 기절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번 입궁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봉 부인은 손을 들어 그녀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괜찮다. 잠시 후 손님이 올 테니, 오면 바로 이리 데려오너라.” “네, 알겠습니다.” 조금 뒤, 유영이 도착했다. 주씨는 유영에게 가볍게 예를 갖춘 뒤 봉 부인에게 말했다. “어머님,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그녀는 두 살 된 딸을 보러 잠시 자리를 비웠다. 요즘 딸은 무척 보채는 시기였다. 봉 부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나갈 때 문은 꼭 닫아주렴.” 문이 닫히자, 방 안에는 두 자매만 남게 되었다. 유영은 봉 부인 옆에 앉아 다급히 물었다. “언니, 황후마마께선 뭐라고 하시던가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유영은 이미 마음 속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황후의 생모인 언니가 나섰는데, 황후가 그 말을 따르지 않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황후가 친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그건 불효라는 것이 그녀의 논리였다. 봉 부인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유영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그때 두 자매는 어찌나 가까웠던지, 서로 숨기는 일 없이 모든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러나 지금 두 사람은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유영아, 너와 대인이 오래전부터 그런 사이였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이니?”봉 부인의 질문에 유영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미소를 지었다. “언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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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참장부. 유영은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려 눈물로 호소했다. "언니, 그때 저는 너무 충동적이었고 너무 어리석었어요." "언니가 봉가에 시집가는 걸 보고 질투가 났었어요. 정말 받아들일 수 없었죠." "제가 먼저 봉 대인을 알았고, 이미 봉 대인과 은밀히 혼인을 약속까지 한 사이였잖아요." "어째서 봉 대인이 갑자기 마음을 바꿔 언니를 아내로 맞으려고 하는지 수도 없이 생각했어요." "어떻게 그런 엄청난 수모를 견딜 수 있었겠어요?" "부모님과 언니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제가 이런 일을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어렸어요. "그리고… 그 당시 봉 대인을 정말로 좋아했어요. 그래서… 그래서 그런 일을 저지르고 말았던 거예요." 봉 부인은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어릴 적부터 유영은 집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이였다. 가장 아낌을 받고 자란 유영이 갑자기 버림받고 배신당했으니, 황당한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봉 부인은 유영이 잘못한 것도 아니고, 자신이 잘못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잘못한 것은 바로 봉 대인이었다. 그가 자매를 망쳤다! 유영은 고개를 들어,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봉 부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언니! 언니는 항상 절 아껴주고 보호해주셨죠. 그런데 제가 언니를 끝내 배신했어요." "이제야 모든 것을 깨달았어요. 정말 깊이 후회하고 있어요… 언니, 제발 절 용서해주세요…""정말 딱 한 번이었어요. 단 한 번의 실수로 아이를 가지게 되었을 뿐이에요." "맹세할게요. 그 이후로는 절대로 그런 일이 없었어요." "언니, 부디 절 용서해주세요. 제가 지금 봉가에 시집가려는 것도 딸 아이에게 안정된 가정을 만들어주고, 더 나은 삶을 살게 하고 싶어서예요." "만약 이게 언니와 제 사이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봉가에 시집가지 않을게요! 아니, 안 갈게요. 네? 언니가 원한다면, 딸 정희를 데리고 강주로 돌아가서 다시는 언니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요!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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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정희는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니, 이걸 어쩌죠? 도대체 누가 우리를 이런 지경에 몰아넣었나요?" "분명 질투심에 사로잡힌 누군가가 이모님께 험담을 퍼뜨린 게 틀림없어요!" 유영은 차가운 표정을 지었지만, 노련한 상인의 날카로운 눈빛이 번뜩였다. "다른 사람이 아니야. 바로 황후지." "황후라고요?" 정희는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우리가 황후마마께 무슨 잘못을 했다고요? 왜 황후마마는 우리를 조사하고 다니시는 거죠?" 유영은 확실한 증거는 없었지만, 자신의 추측이 거의 확실하다고 믿고 있었다. "네 이모가 궁에서 나오자마자 그동안의 일을 물으셨단다. 틀림없이 황후마마께서 알려준 게야." 정희는 마치 퍼즐이 맞춰지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황후마마가 아니라면 누가 이런 일을 벌일 수 있겠어요?" "어머님, 그럼 이모님께서 뭐라고 하셨나요? 우리를 아예 외면해버리시겠다고 하셨나요?" 유영은 냉소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난 네 이모의 친동생이야. 친정에서 유일하게 남은 가족인데, 누가 우리 사이를 그렇게 쉽게 갈라놓을 수 있겠니?" "아무도 나만큼 언니를 잘 아는 사람은 없어. 언니는 마음이 여린 편이야. 오늘 아침 내가 무릎 꿇고 눈물을 보였으니, 언니의 마음도 분명 흔들렸을 거야." 정희는 어머니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에 한결 안도하며, 어머니의 팔짱을 끼고 애교를 부렸다. "어머니, 정말 대단하세요! 그럼 우리 추석 궁중 연회에는 그대로 참석할 수 있는 거죠?" 유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궁중 연회에 참석하는 일은 잠시 미뤄야겠다." "오늘 네 이모가 경계를 조금 내려놓게 만든 것만으로도 충분해. 너무 욕심 부리지 말자." 정희는 이 말을 듣고 실망한 표정으로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러면 어쩌라는 거예요, 어머니? 이번에 궁에 못 들어가면 전 대체 언제 황제 폐하를 만나고, 또 언제 그분의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건가요?" 유영은 딸의 입을 급히 막으며 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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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아침 햇살이 은은하게 퍼지는 가운데, 봉 부인이 마차에서 내리자 유영의 얼굴에 즉시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그녀는 서둘러 다가가 상냥하게 불렀다."언니."봉 부인은 부드러운 걸음으로 다가가 유영과 함께 마차에 올랐다.마차 안, 봉 부인은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채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유영아, 황후께서는 겉으로야 엄해 보이시지만, 속정이 깊은 분이야. 우리 모두 한 가족이니만큼, 너희 모녀를 잘 보살펴 주실 거란다."유영은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가 없었다.과연 황후가 자신을 진심으로 받아들였을까? 아니면 단순한 시간 끌기에 불과한 걸까?만약 후자라면, 황후는 그녀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은 속내를 감춘 인물이었다.머릿속이 복잡해진 유영은 봉 부인의 말이 이어지고 있었음에도 더 이상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어차피 그녀에게는 모두 쓸데없는 이야기일 뿐이었다.……참장부.봉안진이 막 업무를 마치고 돌아오자, 아내 주씨가 기쁜 얼굴로 그를 방 안으로 끌어들였다.그녀의 얼굴엔 숨길 수 없는 환희가 서려 있었다."서방님, 어머님께서 조만간 장주에 가신다고 들었어요."봉안진이 순간적으로 미간을 좁혔다."네? 부인, 정말입니까? 이렇게 갑자기 떠나신다고요?"주씨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황후마마의 뜻이래요."황후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가 무엇이든, 참장부에는 오히려 좋은 일이었다.봉 부인이 떠나면, 자연스럽게 그 귀찮은 이모도 발길을 끊을 터였다.주씨는 지아비가 너무 깊이 고민하지 않도록 덧붙였다."서방님, 저야말로 어머님께서 오래 계셨으면 좋겠지만… 그 이모라는 분이 계속 찾아와서 집안일에 간섭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그분과 마주칠 때마다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봉안진은 아내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다.사실, 그 자신도 같은 생각이었다."부인, 우선 어머니를 좀 도와주세요. 먼 길을 가시려면, 필요한 짐들을 많을 겁니다."주씨는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야 당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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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참장부 문 앞에서 호위병이 유영에게 서신을 건넸다."큰 마님께서 서신을 남기셨습니다."유영은 재빨리 서신을 받아 들고, 지체 없이 봉투를 뜯었다.[유영아, 일이 갑자기 결정되어 오늘 장주로 떠나게 되었다. 여정이 길어, 추석을 위해 장미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면 지체할 수가 없어 너와 작별인사도 하지 못하고 떠난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면, 망설이지 말고 궁에 가서 황후를 찾으렴. 황후께서 너와 정희를 잘 돌봐주실 거란다.]서신을 읽는 순간, 유영의 얼굴이 굳어졌다.이렇게 갑자기 떠난다고?뭔가 이상했다.마치 일부러 자신을 피해 도망치는 것처럼 말이다.심지어 이 서신이 정말 봉 부인이 남긴 것인지조차 의심스러웠다.하지만 유영은 이내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호위병을 향해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이제 내가 누군지 잘 알겠지? 언니 방에 두고 온 물건이 있어서 잠시 들어가야겠다."그러나 호위병의 태도는 단호했다."주인 어르신의 허락 없이는 들여보낼 수 없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작은 마님께 여쭙고 오겠습니다."유영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눈빛은 싸늘하게 빛났다.잠시 후, 보고를 마친 하인이 돌아와 말했다."작은 마님께서 지금 추석 연회 준비로 바쁘셔서 손님을 맞이할 여유가 없다고 하셨습니다.""남기신 물건이 있으시면, 큰 마님께서 돌아오신 후 찾아오시든지, 아니면 어떤 물건인지 정확히 말씀해 주시면 시녀를 시켜 찾아 드린다고 하십니다."유영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이 주씨라는 여인, 정말 독하구나. 언니가 없다고 감히 나를 무시하는 건가?’‘산중에 호랑이가 없으니 원숭이가 왕 노릇을 하는구나!’겨우 한낱 며느리에 불과한 주씨 따위가 감히 그녀의 길을 막는단 말인가?그녀가 참장부에 들어가려 했던 이유는 단 하나.봉 부인이 정말 장주로 떠난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자신을 피하고 있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그런데 이제 그마저도 확인할 길이 막혀버렸다.유영은 속으로 이를 악물었다.어미가 불쾌함을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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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어머니!"정희가 가게 밖에서 손을 흔들며 유영을 불렀다.그러나 유영은 어딘가 신경이 곤두선 듯한 표정으로, 무심하게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정희는 그녀의 팔을 붙잡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어머니, 이모님은요? 오늘 같이 오신다고 하셨잖아요!"그러나 유영은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일단 여관으로 돌아가자."정희는 당황했다."하지만…!"그녀의 시선이 금류의로 향했다.이렇게까지 애써 찾아온 옷을 그냥 포기하라고?정희는 어머니의 손을 더욱 꽉 붙잡으며 애원했다."어머니! 가기 전에 저 주인장한테 말씀 좀 해 주세요.""이 주인장이 우리가 황후마마와 가족 관계라는 걸 믿질 않아요. 저에게 저 금류의를 팔지 않겠대요!"유영은 딸이 이 옷을 왜 사려 하는지 알고 있었다.추석 연회에서 황후 앞에 당당히 서기 위해서였다.그리고 그녀도 딸에게 연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약속했었다.하지만…누가 알았겠는가?봉 부인이 갑자기 장주로 떠나 버릴 줄은 말이다!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유영은 순간적으로 딸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꼈다.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서 모든 걸 말해 줄 수는 없었다."내 말 들으렴, 일단 여관으로 돌아가자."정희는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다."어머니, 이모님은 대체 어디 계세요?"유영은 더 이상 감출 필요가 없다는 듯 단호하게 말했다."네 이모는 여기에 오지 않는단다.""뭐라고요?!"정희의 얼굴이 단숨에 굳어졌다.이모가 이 곳에 오지 않는다고?순식간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그때, 가게 주인이 조소를 머금은 표정으로 말했다."이제 자리를 비켜 주시겠어요? 다른 손님들도 계시니…"짝!손이 올라갔다.정희는 단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가게 주인의 뺨을 후려쳤다."건방지게 어디서 말대답이야?!"갑작스러운 따귀에 가게 주인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이… 이게 무슨 짓입니까?! 어떻게 아무런 죄 없는 사람을 때릴 수가 있는 거죠?!"정희는 콧방귀를 뀌며 도도하게 턱을 치켜들었다."내 말을 못 믿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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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황궁.봉구안은 추석 연회 전에 장공주의 혼처를 정하기로 했다.이것은 황제 소욱이 직접 그녀에게 맡긴 일이었다.이를 위해 봉구안은 자녕궁을 찾아 태후와 논의하기로 했다.태후 역시 딸이 다시 혼인하는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일찍이 혼인을 하고, 후사를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었다.그렇지 않다면, 홀로 지내는 세월이 너무도 외롭지 않겠는가.하지만 봉구안은 태후의 말에 단호하게 반박했다."장공주께서는 거느리는 시녀와 하인들도 많고, 사교성이 좋아 벗도 널리 두고 계십니다.""결코 외롭지 않으실 것입니다."태후는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이 아이, 지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그야말로 다 외부 사람들이 아니냐? 그런 이들이 어찌 진정으로 공주를 위할 수 있단 말이냐..."그때, 계 상궁이 다가와 공손히 알렸다."태후마마, 황후마마, 장공주께서 오셨습니다."자신의 혼인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장공주는 지체 없이 황궁으로 달려왔다.혹시라도 조금이라도 늦으면, 황제가 제멋대로 혼인을 정해버릴지도 모르지 않는가!장공주는 천천히 전각으로 들어서며, 두 사람에게 예를 갖췄다."어머니, 평안하셨습니까? 황후도 계셨군요."태후는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맞았다."잘 왔다. 마침 황후와 네 혼인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단다."이때, 계 상궁이 나서서 덧붙였다."공주마마, 황제 폐하와 황후마마께서 공주님의 혼처를 신중히 정하기 위해, 궁중에서 특별히 아집을 열어 배필을 고르기로 하셨습니다."그러나 장공주는 피식 웃으며 자리에 털썩 앉았다."나는 그런 갓 쓰고 글만 읽는 남자들 전혀 취향이 아니다."태후는 혀를 찼다."너는 이 나라의 공주다. 순종적이고 예의 바른 부마가 가장 좋단다.""그런데 검과 창을 휘두르는 무관이라도 골랐다가, 혹여 너를 다치게 하면 어쩌려고 그러느냐?"장공주는 마치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를 들은 듯, 입을 가리고 웃었다."어머니, 만약 정말 그런 사내가 있다면, 저는 오히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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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봉구안은 어머니에게 유영 모녀를 잘 돌보겠다고 약속하였다.그렇기에 유영이 봉 부인의 서신을 들고 찾아왔을 때, 그녀는 내칠 수 없었다.그녀는 시종 오백에게 명령했다."두 사람을 영화궁으로 데려오도록 해라."오백은 공손히 예를 갖추며 답했다."명 받들겠습니다!"유영 모녀에게는 이번이 첫 궁궐 방문이었다.성벽만 보아도 압도될 만큼 웅장한 황궁. 그러나 성문을 넘어서니, 더욱 광활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규칙적으로 배치된 궁전들, 끝없이 이어지는 회랑과 정원, 곳곳에서 어른거리는 금빛 장식들…한 걸음만 잘못 디뎌도 길을 잃을 것 같은 미궁과도 같았다.선두에서 길을 안내하는 내시를 따라, 모녀는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강주에서 살던 시절, 돈만큼은 부족함이 없던 유영이었다.그녀가 머물던 저택은 그 지역에서 가장 화려했으며, 정원이며 누각이며 온갖 명장들이 정성을 다해 조각한 곳이었다.하지만… 이곳, 황궁과 비교하면 그녀는 그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와 같았다.정희는 자연스레 주눅이 들었다.그녀의 두 눈은 놀라움과 동경으로 가득 찼다.‘왜 다들 궁에 들어가길 원하는지 알 것 같아…’이곳은 마치 구름 위의 천궁과도 같았다.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지상의 모든 것 위에 군림하는 존재임이 분명했다.그녀 역시 이곳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야 했다.그러려면… 황자를 낳아야만 했다.머릿속으로 야망을 키우던 정희는, 조심스레 어머니에게 속삭였다."어머니, 황제 폐하는 어디 계신가요?"유영은 즉시 눈매를 날카롭게 바꾸며 딸을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 입을 좀 다물거라. 궁 안에서는 항상 입을 조심해야 된다는 걸 잊은 게냐?’눈빛 하나로 경고를 보내는 그녀였다.궁중은 규율이 엄격한 곳이다. 감히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그렇게 모녀가 길을 따라가던 중, 한 무리의 사람들과 마주쳤다.그중에서도 단연 화려한 장신구로 장식된 여인에게 눈길이 갔다.그녀의 뒤에는 수많은 시녀와 내시들이 따라붙어 있었다.내시가 발걸음을 멈추며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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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영화궁.유영 모녀뿐만이 아니었다. 봉 대인 역시 황후가 갑자기 자신을 부른 이유를 알고 싶었다.하지만 궁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불안감이 엄습했다.왠지 모르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그러다 영화궁 안에서 유영과 정희를 마주한 순간, 그의 심장은 철렁 내려앉았다.두 모녀가 또 무슨 사고를 친 게 분명했다!이럴 줄 알았으면 하인을 데려올 걸 그랬나? 누가 그 대신 뺨이라도 맞아줘야 할 텐데 말이다!!그러나 그는 곧 마음을 다잡았다.어디까지나 자신은 황후의 친부이다. 황후가 아무리 거침없는 성격이라도, 친부에게 손을 댈 수는 없을 터. 그는 서둘러 몸을 숙였다."황후마마를 뵙습니다!"봉구안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예를 면하십시오."몸을 일으키자마자, 봉 대인은 본능적으로 유영을 향해 눈길을 돌렸다.그는 분노 섞인 표정으로 두 모녀를 바라보았다.'저 여인이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거지?'유영 역시 봉 대인의 시선을 느끼고 속으로 비웃었다.'황후가 그를 부른 목적이 뻔하지 않은가.'하지만 그녀는 결코 위축되지 않았다.오랜 상업 경험으로 단련된 그녀에게, 위기란 그저 넘어서야 할 또 하나의 장애물일 뿐이었다.남제의 율법을 어기지만 않는다면, 설령 황후라도 자신에게 사적인 처벌을 가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하였다.그녀는 태연한 얼굴로 봉구안에게 서신을 내밀었다."황후마마, 이건 언니께서 제게 남긴 서신입니다.""아직 읽어보시지 못했을 텐데, 먼저 확인해보시는 게 어떠신지요?"궁녀 만추는 그 말을 듣고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이 유씨 부인이라는 자, 고작 서신 한 장으로 마마를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녀는 은근히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황후를 흘깃 바라보았다. 하지만 봉구안은 서신을 볼 생각조차 없는 듯,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제야 만추는 다시 시선을 바로 하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조용히 서 있었다.봉구안은 그저 찻잔 뚜껑을 살짝 열어 찻잎을 저으며 나직이 말했다."내가 듣기로, 봉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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