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폭군의 장군 황후: Chapter 981 - Chapter 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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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1화

성동에 있는 한 주점.완부옥은 미리 조용한 별실을 예약하고 봉구안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동방세와 그의 일행이었다.항상 여유로운 미소를 띠고 있던 동방세였지만, 이번에는 눈빛이 날카로웠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곧장 완부옥을 향해 경고했다."들었소. 원래는 소환 혼자만 부르려 했다지?"그의 시선이 가볍게 그녀를 훑었다."완부옥, 벗으로서 하는 말이오.”“지금 소환의 신분은 예전과 다르오. 무슨 일을 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신중하게 생각하는 게 좋을 것이오."완부옥은 여유로운 미소를 유지한 채, 아무렇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네 걱정이나 하는 게 좋겠어. 요즘 동방가의 '거미줄' 개편 덕에 명성이 자자하지. 너를 노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각국에서 네게 현상금을 걸었더군.”“우리 남강왕께서도 너를 초대하고 싶어 하시던데?”“사람이 너무 유명해지면 탈이 많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지 않겠어?"동방세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여유롭게 웃었다."날 잡을 수 있다면 말이지."그가 가벼운 어조로 말했지만 그의 자신감은 허울뿐이 아니었다. 그는 이 나라 최고의 무인 중 하나였다.그때, 배고픔을 참지 못한 범진이 식탁 위의 음식에 눈을 반짝이며 재촉했다."소환은 아직 안 온 것이오?"그들은 소환이 황후가 된 이후에도 예전처럼 그녀를 '소환'이라 불렀다.그녀 역시 사적으로는 그렇게 불러도 된다고 했으니, 굳이 형식을 차릴 필요는 없었다.완부옥도 무심코 문 쪽을 바라보았다.'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설마… 저 개 같은 황제가 그녀를 궁 밖으로 내보내지 않은 건 아니겠지?'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초조해하던 찰나, 문이 열렸다.완부옥의 눈빛이 밝아지며 기대감에 차오른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는 곧 사라지고, 그녀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다."여긴 어떻게 오신 겁니까?"그녀의 음성이 차가웠다.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서왕이었다.그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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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완부옥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초조하게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그녀가 정성껏 준비한 정충.단 한 번만 먹이면, 소환은 절대로 그녀를 떠날 수 없을 터였다.하지만… 그 중요한 독이 사라졌다.오늘 같은 기회를 다시 잡기란 어려울 것이다.한 가지 계책이 실패하자, 완부옥은 즉시 다른 방법을 궁리했다.‘술을 마시게 하자.’취하게 만들면, 그다음은 쉬울 터였다.결심이 서자, 바로 행동에 옮겼다."이렇게 마시기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우리 놀이를 하는 건 어때요?""좋지!"범진이 반색하며 손뼉을 쳤고, 분위기는 빠르게 무르익었다.곧이어 사람들은 술 놀이를 시작했다.완부옥은 봉구안에게 술을 먹이려 했지만, 정작 그녀가 먼저 몇 잔을 들이켰다.그녀의 시선은 오로지 봉구안에게만 쏠려 있었기에, 자신의 곁에서 서왕이 이상하게 굴고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서왕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초조한 듯 몸을 뒤척이고 있었다.몸이 달아오르는 듯 불안하게 자꾸만 그녀에게 다가갔다.……한편, 소욱은 창가에 앉아 안에서 이어지는 술자리 풍경을 보고 있었다.봉구안이 저들에게 술을 강권당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신경이 쓰였다.하지만 그녀의 흥을 깨고 싶지 않아 섣불리 개입하지 못했다.그런데 봉구안이 문득 시선을 들었다.무공이 뛰어난 그녀는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즉시 감지했다.봉구안은 무심한 듯 작은 술병을 들고 창가로 걸어갔다.몸을 창틀에 걸터앉더니, 한쪽 다리를 올려 느긋하게 굽히고, 다른 한쪽 다리는 자연스럽게 늘어뜨렸다.달빛이 그녀의 몸을 감싸 안았고, 창틀이 마치 그녀를 그림처럼 담아냈다.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칼, 하얗게 드러난 목선.그야말로 매혹적인 한 폭의 풍경이었다.봉구안은 한 손으로 술병을 들고 고개를 젖혔다.술이 투명한 궤적을 그리며 입술로 흘러들었다.겉보기에는 단순히 바람을 쐬며 술을 깨는 듯했지만, 그녀의 다른 손은 보이지 않는 곳에 감춰져 있었다.그리고 그 손 안엔 암기가 쥐어져 있었다.슉!반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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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3화

봉구안은 먼 서쪽을 바라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강주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보이면 즉시 보고하거라. 그리고 장주에 사람을 보내 어머니와 장미를 보호하게 하거라. 아무도 그분들을 방해할 수 없도록 말이다."오백은 단호하게 고개를 숙였다."알겠습니다, 마마!"역시나, 주군께서는 항상 한 발 앞서 움직이신다.그런데 오백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마마, 또 한 가지 소식이 있습니다. 서여국의 황제께서 병세가 심각해지셨습니다. 아무리 길어도 앞으로 두세 달이 고작일 듯합니다.""그리고 얼마 전 그들이 점령한 정국과 소주국이 내통하며 반란을 도모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여국 내부가 심상치 않습니다."봉구안은 미간을 좁혔다.서여국의 황제는 단순한 군주가 아니었다.그녀는 진정한 여걸이었다.그녀가 세상을 떠난다면, 서여국은 내부 혼란에 휩싸일 게 뻔했다.봉구안은 그녀의 처지가 안타까웠다.하지만, 삶과 죽음은 인간이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그녀가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 서여국 황제의 마지막 바람을 들어주는 것. 하루빨리 숙연을 찾아 그녀의 한을 풀어주는 것뿐이다.그때 소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길래 그렇게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느냐?"소욱이 세수를 마치고 다가왔다.그는 방금 오백이 무슨 보고를 했는지 듣지 못했다.봉구안은 천천히 몸을 돌려, 그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눈빛은 깊고, 얼굴에는 묵직한 기운이 서렸다."폐하, 서여국이 곧 내란에 휩싸일 것 같습니다."그녀는 한쪽 손을 자연스럽게 늘어뜨리고, 다른 한 손을 들어 서쪽을 가리켰다."서경군을 비상 대기시키는 것이 좋겠습니다. 서여국이 정국과 소주국을 제대로 제압하지 못한다면, 저희가 그들을 삼켜 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소욱은 말문이 막혔다.‘이른 아침부터 이 사람의 야망은 하늘을 찌를 기세구나.’……서여국 왕궁.황제는 병상에 누운 채로도 정무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모신 상궁이 그녀를 부축하여 허리 뒤에 받침을 두고 기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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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소욱은 봉구안과 함께 무애산으로 떠날 준비를 마쳤다.출발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그는 떠나기 전, 서왕에게 조정을 맡기고 몇 명의 보정 대신을 임명했다.그리고 외지로 파견될 관료 명단이 발표되었고, 그 안에 봉 대인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그런데 그가 봉 부인에게 보낸 서신이 감감무소식이었다.봉 대인은 속이 타들어 갔다.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골칫거리가 등장했다.막내아들 봉명헌이 허둥지둥 뛰어와 다급하게 외쳤다."아버지! 아버지! 들었습니까? 아버지가 외지로 떠난다면서요! 강주는 어딥니까? 다시 돌아오실 수 있는 거 맞죠?!"봉 대인은 혈압이 솟구쳐, 봉명헌의 뒤통수를 한 대 시원하게 후려쳤다."내가 돌아올지 말지 네놈이 한 번 맞혀볼래?!"‘아니, 이놈이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봉명헌은 머리를 감싸며 울먹였다."아버지, 왜 때려요! 그냥 물어본 거잖아요! 당연히 아버지가 빨리 돌아오셨으면 좋겠죠! 참… 저 장가를 가게 되었습니다.""뭐?"봉 대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이 녀석이 장가를 간다고?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들이 혼인 할 나이는 됐지만, 혼처를 알아봐 줄 생각조차 한 적이 없었다.항상 바쁜 나날을 보내다 보니 막내아들의 혼사는 뒷전이었던 것이다.봉 대인은 잠시 죄책감을 느꼈다.하지만 아주 잠깐이었다.이놈이 멀쩡한 혼인을 할 수 있을까?덩치가 둥글둥글하고, 어딘가 멍청해 보이는 얼굴에, 허술한 말투까지…이렇게 덜떨어진 놈을 누가 좋아하겠는가?"혼담은 개뿔! 아직 결정된 것도 없는데 무슨 장가 타령이냐?!"봉 대인은 따귀라도 한 대 더 날릴 기세였다.그런데 봉명헌이 씩 웃으며 말했다."아버지, 걱정 마세요! 이미 다 결정됐어요! 저랑 제 정인은 서로 좋아한 지 오래됐거든요. 그 집안 사람들도 이미 허락하셨어요! 이제 상견례만 하면 돼요!"봉 대인의 눈이 커다래졌다."뭐?!"이 망할 자식이… 몰래 혼인을 추진하고 있었다고?!"어디 집 규수냐?"봉 대인이 이제야 아버지다운 태도를 보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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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황궁.봉구안이 어전에 들어서보니, 봉명헌이 소욱의 다리에 매달려 울고 있었다.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된 모습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누님!"봉명헌은 그녀를 보자마자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 기를 쓰고 더 매달렸다."제발 좀 도와주세요! 전 정말 그 아이를 사랑합니다! 누님께서 제발 절 좀 도와주세요!"그의 간절한 요청은 결국 그 창관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고 싶다는 것이었다.소욱은 피곤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봉구안을 바라보았다."이건 황후가 알아서 하거라."그의 눈빛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하지만 봉구안의 표정은 무미건조했다.그녀는 전혀 감정의 동요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일단 일어나거라.""싫습니다! 누님과 황제 폐하께서 제 혼사를 허락해 주지 않으시면, 전 여기서 무릎 꿇은 채 죽을 겁니다!"봉구안은 코웃음을 쳤다."흥, 제법 끈기는 있군."그녀의 눈빛이 차갑게 번뜩였다."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하나뿐이다."봉명헌의 눈이 반짝였다."무엇입니까?!"봉구안의 목소리는 여전히 단호했다."봉가는 명문가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가문의 규율을 함부로 어길 수 없다.유일한 방법은 봉가와 연을 끊는 것뿐이다.""네?"봉명헌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그녀는 농담하는 게 아니었다.봉구안의 눈빛에는 진지함과 냉정함이 서려 있었다."그렇게 되면, 네가 누구를 아내로 맞이하든 상관없다. 네가 기방의 여인을 맞이하든, 거지가 되든, 더 이상 봉가와는 무관한 일이 되겠지.""안 돼요!!"봉명헌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그럴 순 없습니다! 봉가는 제 본가인걸요! 아버지, 어머니가 계신 곳인데 어찌 봉가와 연을 끊을 수 있단 말입니까!!"봉구안의 눈빛이 더욱 서늘해졌다."방금 전까지는 뭐든 할 수 있다고 큰소리치지 않았더냐? 지금은 네게 봉가가 더 중요해진 것이냐?"그녀는 차분하지만 강한 어조로 말했다."봉명헌, 잘 듣거라. 세상에 그냥 얻을 수 있는 건 없다.”“이것도 갖고 싶고, 저것도 포기할 수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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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유영 모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강주로 돌아가는 길에도 누군가가 계속 뒤를 밟고 있었음을 말이다.더군다나 황성에 다시 발을 들이는 순간, 바로 포박당할 줄이야…"이게 무슨 짓이냐?! 감히 나한테 손을 대?! 내가 누구인지 알고 이러는 것이냐!"유영이 격렬하게 소리쳤다.그러나 그녀의 입은 곧바로 거칠게 틀어막혔다.그렇게 그녀들은 반항할 틈도 없이 그대로 끌려갔다.영화궁.봉구안은 영화궁에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그때, 만추가 한 상자를 공손히 바쳤다."마마, 유영의 몸에서 나온 것입니다."봉구안은 별다른 반응 없이 상자를 받아 들었다.뚜껑을 열자, 그 안에는 반으로 쪼개진 옥비녀 한 조각이 놓여 있었다.봉구안은 여전히 태연한 표정이었다.하지만, 그 손길은 묘하게 신중했다.그녀는 자신의 옥비녀 반쪽을 꺼내어, 두 조각을 조심스럽게 맞춰 보았다.딱! 정확하게 들어맞았다."…!"만추는 입을 떡 벌렸다."마마, 이게 정말 그때 찾으시던…?"봉구안은 감정이 담기지 않은 차가운 눈빛으로 단호히 말했다."즉시 감정하게 하라.""예!"황궁에는 명장이 많다.이 옥비녀가 한 세트인지 아닌지는, 그들이 확인하면 바로 알 수 있었다.잠시 후, 여러 명의 장인들이 감정한 결과가 나왔다."마마, 확인해 본 결과… 이 두 조각은 본래 하나의 비녀였습니다."만추는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그렇다면… 이걸 통해 서여국 황제의 잃어버린 여동생을 찾을 수도 있다는 말인가요?"봉구안은 여전히 담담했다.그녀는 두 개의 옥비녀 조각을 손에 쥐고, 차분하게 지시했다."유씨 가문의 두 딸에 대해 조사하거라. 그들의 출생과 가계까지 모두 조사해서 보고해라. 특히 그들의 고향을 샅샅이 뒤져라.""예, 마마!""그리고, 서여국 황제께 서찰을 보내라. 단서는 찾았다고 전해라.""예!""유영 모녀는 당분간 가둬두고 심문하거라. 이 옥비녀를 어디서 구했는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알겠습니다!"봉구안은 조용히 시선을 들어, 창밖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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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서여국 황제는 어떤 일이든 한 가지 방법에만 의존하지 않았다.봉구안이 유영을 체포하고 옥비녀를 찾아낸 것은 분명 고무적인 성과였다.그러나, 그녀는 모든 걸 봉구안 한 사람에게 맡길 생각이 없었다.그래서 미리 심복들을 남제에 파견했다.일부는 암암리에 사람을 수소문했고, 일부는 봉구안의 행보를 감시하며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이들은 단순한 정탐꾼이 아니었다.최정예 요원들이었다.그들은 봉구안이 유영을 체포하고 옥비녀를 확보했다는 소식을 접한 순간, 즉각 행동에 나섰다.지체할 시간이 없이, 그들은 사신의 신분으로 입궁했다.목표는 단 하나, 유영을 데려가는 것이었다.영화궁.봉구안은 상석에 앉아 있었고, 서여국 사신들이 그녀를 향해 예를 올렸다.그녀는 손짓으로 자리를 권하며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 옥비녀가 유영이 가진 것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그녀의 눈빛이 차갑게 번뜩였다."이 문제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의문점이 있다.""옥비녀 하나만으로 유영이 숙연이라는 확증을 얻을 수는 없다."사신들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황후마마, 저희도 그 점은 이해하고 있습니다."그들 중 한 명이 나직이 말을 이었다."하지만 황제께서는 현재 위중한 병환을 앓고 계십니다.""오래 기다릴 여유가 없습니다."또 다른 사신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그 분이 가진 옥비녀, 그리고 그 분의 나이… 이 모든 것이 숙연 대인과 완벽히 일치합니다.""그렇습니다!"세 번째 사신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설령 그 분이 폐하의 친동생이 아닐지라도, 폐하는 하루가 다르게 병세가 악화되고 계십니다. 이제 와서 가족을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될 것입니다.""그러니, 황후마마… 부디 허락해 주십시오!"세 명의 사신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깊이 허리를 숙였다.봉구안의 얼굴에는 여전히 감정이 없었다.서여국 황제가 위독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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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영화궁.소욱은 유영이 서여국 사신들에게 넘겨졌다는 사실을 듣고, 봉구안에게 물었다."그들이 이미 출성을 했단 말이냐?"그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그에게 중요한 것은 숙연이 누구인지가 아니었다.그가 신경 쓰는 것은 서여국 황제가 봉구안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그녀는 황성에 정탐꾼을 심고, 봉구안이 찾은 숙연을 직접 데려가려 했다.‘그들이 황후가 숙연을 찾아내면, 숙연의 귀국을 방해할 것이라 생각한 건가?’그는 눈을 가늘게 떴다.이건 명백한 불신이었다.봉구안은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지금쯤이면 성을 벗어났겠지요."소욱은 그녀의 손을 잡아 단단히 맞잡았다."이제 그들은 우리와 무관하다.""너도 이 일에서 손을 떼고, 나와 함께 무애산으로 가자구나."봉구안은 그의 눈을 올려다보았다.소욱의 깊고 어두운 눈빛 속에는 어떤 초조함이 서려 있었다.그녀는 잠시 생각한 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다만…""왜 그러느냐?"소욱의 눈빛이 순간 날카로워졌다.그녀가 또다시 떠나는 일을 미루려 하는 것은 아닌가?봉구안은 단호하게 말했다."시작한 일은 끝까지 마쳐야 합니다.""숙연에 대한 조사는 계속 진행할 것입니다."첫째, 그녀는 다른 사람의 부탁을 끝내 저버릴 수 없었다.둘째, 의문점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사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녀의 청렴한 성격으로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소욱은 그녀를 말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만은 반드시 자신과 함께 무애산으로 가야 했다.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좋다. 너의 뜻대로 하거라.""그러면, 내일 떠나도록 하자구나."봉구안은 짧고 간결하게 답했다."알겠습니다."그러나 곧 그녀는 그에게 물었다."그런데… 아직도 무애산이 어떤 곳인지 듣지 못했군요."소욱의 시선이 멀어졌다.그의 눈빛은 과거로 향하고 있었다."그곳은, 내가 무술을 배우며 자란 곳이다.""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선제께서 나를 그곳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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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봉구안은 바닥에 엎드려 있는 여인을 내려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봉명헌이 너에게 직접 혼인을 약속했느냐, 아니면 네 스스로 정실 부인의 자리를 바라는 것이냐?"영이의 몸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봉구안을 바라보았다."도령께서 직접 말씀하셨습니다."봉구안은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그 아이가 널 정식으로 아내로 들일 수 없더라도, 널 바깥에 거처하게 할 수도 있다.""그것도 싫은 것이냐?"영이의 표정이 얼어붙었다.그녀는 한동안 망설이다가, 마침내 조심스럽게 물었다."마마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외실을 뜻하는 것입니까?"봉구안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그러나, 영이의 얼굴은 순식간에 격렬하게 일그러졌다."아니요! 저는 외실이 되는 건 원하지 않습니다!"그녀는 목소리를 높이며 단호하게 말했다."황후마마, 저 역시 한때는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여인이었습니다.""제가 원하는 것은 정실 부인의 자리입니다!""남몰래 숨겨지는 외실 같은 신세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만추는 이 말을 듣고 속으로 혀를 찼다.'이 여자는 야심이 너무 크군…'단순한 청루의 여인 주제에, 정실 부인의 자리를 탐내다니.봉구안은 깊은 눈빛으로 영이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천천히 말했다."봉명헌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그 아이가 봉가의 후계자로 남고 싶다면, 너를 정식으로 맞이할 수는 없다.""그러니, 네가 그를 고발한 이유가 무엇인지 말해 보아라."영이는 단호하게 대답했다."소녀에게는 도령께서 친히 인장을 찍은 서약서가 있습니다. 도령께서 제게 직접 혼인을 약속한 증거입니다!""이 문서를 절대 무시할 순 없습니다.""만약 오늘 이 자리에서 소녀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그녀는 바닥을 머리로 내리치며 외쳤다."소녀는 이곳에서 목숨을 끊겠습니다!"만추는 즉각 앞으로 나서며 호통쳤다."감히 황후마마를 협박하는 것이냐?!"영이는 눈물 젖은 얼굴로 봉구안을 바라보았다."마마, 협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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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0화

오백은 유씨 가문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봉구안에게 보고했다.“마마, 유씨 가문의 사람들은… 마마의 모친과 이모를 제외하면 모두 세상을 떠났습니다.”“게다가, 그 분들은 원래 초상화를 남기는 습관이 없었다고 합니다.”“아무래도 초상화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봉구안은 차분하게 말했다.“동방세를 데려가라.”“유씨 가문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에게 구체적으로 묘사하게 하도록 하여라.”오백은 순간적으로 깨달았다.'맞다!'왜 이 방법을 떠올리지 못했을까?“즉시 실행하겠습니다, 마마!”……궁 밖.봉명헌은 영이를 바라보며, 마치 원수를 보듯 이를 악물었다.“너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졌어!”하지만 영이는 후회하지 않았다.그녀는 조용히 말했다.“우리가 함께라면, 무슨 일이든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도령께서 봉가의 후계자가 아니어도, 전 상관없어요.”“저는 봉 도령이 좋습니다. 평생 도령 곁에 있을 거예요.”그녀의 눈빛에는 가족이 함께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서려 있었다.“아아아아아…!!!”그러나, 봉명헌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그대로 주저앉았다.봉부.임씨는 울상으로 돌아온 아들을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아들아, 궁에 가서 무얼 했느냐?”“혹시 황제 폐하께서 너를 등용하시려는 것이냐?”그러나, 봉명헌은 이를 악물며 모든 진실을 털어놓았다.“뭐라고?!”임씨는 충격을 받아 그대로 기절해버렸다.궁 안.다음 날이면 무애산으로 떠나는 일정이었다.소욱은 출발하기 전까지 남은 국정을 정리해야 했다.그날 밤, 어전의 등불은 새벽까지도 꺼지지 않았다.그는 봉구안이 봉명헌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듣고 한쪽 눈이 떨렸다.'이렇게 강직한 사람이…'그녀는 혈육이라 해도 공정함을 잃지 않았다.그런 사람이, 과연 무애산의 '규율'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소욱은 왠지 불안해졌다.다음 날.조정의 아침 회의가 끝난 후, 소욱 부부는 무애산으로 향했다.그들을 배웅하던 서왕은 어딘가 근심스러워 보였다.그는 왕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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