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은 의아했다. 이 상황에서 불을 지르면 오히려 더 쉽게 들키지 않을까?하지만 오랜 세월 봉구안을 따라온 그였기에 금방 의도를 깨달았다.“마마, 혹시 일부러 일을 키워 상황을 파악하시려는 겁니까?”사방에 불을 내면, 중요한 곳일수록 많은 사람이 몰려들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움직임을 보고 어디를 조사해야 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한편, 비무대회장에서는… 최근 강호에서 급부상한 신검종이 연이어 두 번 승리를 거머쥐었다.“신검종 승리!”“신검종 두 번째 승리!”소욱은 여전히 미동 없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지금 그가 나서면 너무 일찍 경기가 끝나, 구안에게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없기 때문이었다.신검종이 세 번째 승리를 가져가자, 다른 문파들은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비설산장이 다시 제자를 내보내 겨우 한 판을 가져왔다.다음 상대는 운산파의 제자였다.운산파 장문 구학은 경기 승패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자기 방에 침입한 도적이 더 마음에 걸렸다. 철통같이 경비했건만, 결국 방어를 뚫리고 만 것이었다.구학의 표정은 한겨울의 얼음처럼 차가웠다.비무가 한창 진행되던 중, 한 제자가 급히 달려왔다.“장문! 큰일났습니다. 불이 났습니다!”구학이 즉시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어디에 불이 난 것이냐?”제자는 숨을 헐떡이며 대답했다.“너무 많아서… 부엌, 동쪽 뜰, 뒷마당까지 여러 군데에서 불이 났습니다. 다 세지도 못했습니다.”구학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졌다.그 순간, 비무대 위에서 경기를 치르는 두 사람을 제외한 모두의 시선이 운산파 장문에게 쏠렸다.“구 장문, 이렇게 불이 났는데 괜찮겠소?”“산에 불이 번지면 큰일이오! 얼른 가서 불부터 끄는 게 어떻겠소?”“구 장문, 제자들을 보내 불을 끄시오. 비무대회는 걱정 마시오.”이들은 겉보기엔 걱정해주는 듯했으나, 실제로는 운산파가 빠져 경쟁 상대가 줄어들길 바라고 있었다.운산파가 어찌 그들의 뜻대로 움직이겠는가?장문 구학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태연히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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