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후, 거센 눈보라가 잦아들었다.소욱은 이미 조정의 업무를 마무리한 상태였고, 더 이상 궁에서 그녀를 기다리며 애를 태우느니 직접 동행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장주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한편, 약쟁이 매매 사건의 관련자들은 모두 수도로 압송되었으며, 그들과 함께 발견된 약쟁이 또한 황성으로 보내졌다.봉구안과 소욱은 그 약쟁이를 직접 확인했다.얼굴이 심하게 손상된 그는, 허름한 천을 몸에 두른 채 골목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그의 눈동자는 흐릿했고,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마치 살아 있으나, 살아 있지 않은 존재와도 같았다.그런 상태에서 그가 제대로 된 진술을 할 리 없었다.……장주까지는 최소 보름이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그러나 소욱은 그 시간을 단순한 여행으로 보내지 않았다.그는 곳곳을 돌며 백성들의 삶을 직접 살피고, 민정을 조사했다.과거, 여러 나라가 남제를 공격했을 당시 북쪽의 몇몇 성은 일부러 적을 유인하는 데 사용되었다.미리 피신한 백성들은 목숨을 건졌지만 집과 터전을 버리고 떠나야만 했다.이에 반해, 북연 군대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자 분풀이하듯 마을을 불태웠다.지금 남제 조정에서는 백성들의 재정착과 피해 복구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소욱은 문서상의 보고만으로는 신뢰할 수 없었다.그의 예상은 정확했다.길을 가며 직접 확인해보니, 조정에서 할당한 복구 비용이 백성들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않았다.더욱이, 몇몇 관리들은 지주들과 결탁하여 땅을 빼앗고 있었다.전란으로 혼란스러운 틈을 타, 가난한 백성들을 더욱 착취하고 있던 것이다.풍양현.한밤중, 풍양현 관아에서는 불빛이 일렁였다.몇몇 관리들이 급히 장부를 불태우고 있었다.그들의 얼굴엔 땀이 송골송골 맺혔고 손놀림에는 불안이 묻어났다.“황제는 서쪽으로 갔다더니, 왜 갑자기 북쪽으로 온 거야?!”“지금 그걸 따질 때냐? 빨리 태워!”“이게 들키면 우리 목이 남아나지 않을 거야!”쾅!그 순간, 문이 거칠게 열리며 찬바람이 방 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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