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신은 느긋한 태도로 차를 따랐다.찻잔을 들어 한 모금 머금고는 아무렇지 않은 듯 입을 열었다.“저는 홍련초가 어디에서 자라는지 알아내고, 그곳에서 놈들을 기다릴 생각이었습니다.”“비록 어리석은 방법일지라도, 굳이 따지지는 마십시오.”그는 마치 남의 일을 이야기하듯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소탁과 열무신의 솔직한 증언을 통해, 봉구안은 홍련초라는 중요한 단서를 얻게 되었다.그녀는 곧장 물었다.“남제의 다른 지역에서는 홍련초가 자라는 곳이 없습니까?”이번에도 두 사람은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동시에 답했다.“없습니다.”소욱의 눈빛이 깊어졌다.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만약 홍련초가 약쟁이의 독을 만드는 필수 재료라면, 그 독을 만들어 온 배후 세력은 절대 죽산진을 포기할 리가 없었다.하지만 소탁과 열무신은 한참을 이곳에서 지켜봤음에도, 단 한 번도 적을 잡아내지 못했다.이건 분명 이상했다.그는 다시 한 번 확인하듯 물었다.“정말로, 홍련초가 필수 재료라는 것이 확실하느냐?”이번에는 두 사람 모두 순간적으로 머뭇거렸다.열무신은 찻잔을 들어 다시 한 모금 마셨다.그의 짙은 속눈썹이 검은 눈동자를 가렸다.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필수인지, 그건 장담할 수 없습니다.”그 말이 떨어지자, 객잔 안은 일순간 정적에 휩싸였다.소욱은 천천히 시선을 들었다.그리고 문득, 열무신에게서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그는 그를 다시 한 번 찬찬히 바라보았다.‘이 느낌은…?’그런데, 열무신도 마주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폐하, 황후마마도 계신데 그렇게 뚫어지게 바라보시면 어찌합니까?”봉구안은 순간, 소욱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소욱은 흠칫하며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그 순간…“!”그의 동공이 급격히 좁아졌다.그는 굳은 얼굴로 봉구안을 향해 저음으로 말했다.“굳이 동방세를 부를 필요 없겠다.”“내가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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