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이의 부탁에 도아린은 아무 말 없이 그저 미소를 지었다.그 온화하고 우아한 분위기는 마치 육하경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 율이는 순간 멍해졌다.도아린이 경찰서를 나서려 할 때, 경찰이 율이의 보호자인 듯한 사람에게 연락을 하며 아이를 데리러 오라고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도아린은 흠칫하다 곧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진씨 가문의 차가 경찰차와 스쳐 지나가는 순간, 도아린은 강렬하고 집요한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 도지현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너도 따라왔어?”“누나! 재민이 형이 말해주지 않았으면 우린 전부 누나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을 거야.”도지현이 그녀의 팔을 붙잡으며 눈가가 붉어진 채로 울먹였다.“난 이제 누나밖에 없는데...”도아린은 그의 짧은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미소 지었다.“그땐 상황이 너무 급박해서 나도 어쩔 수 없었어.”“딸, 혹시 누가 괴롭히진 않았어?”윤명희가 조수석에서 돌아보며 단호하게 말했다.“이 일, 네 아빠랑 나는 절대 가만히 안 있을 거야!”도아린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육하경의 시신도 못 찾았는데 더 이상 뭘 할 수 있을까?’한편, 주현정은 요양병원의 요청으로 병원으로 향했다.요양병원에서는 배지유가 다른 환자들과 TV를 보던 중, 단지 상대방이 동정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는 이유로 젓가락으로 한 남자의 목을 찔렀다고 했다.피해자의 아들은 지역의 악명 높은 불량배였고 요양원 측에 책임을 묻겠다며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주현정이 급히 차를 몰고 요양원으로 도착했을 때, 몇몇 불량배들이 병실을 가득 메운 채 배지유를 위협하고 있었다.“이년, 오늘 제대로 맛 좀 봐야 정신 차리지!”그 순간, 배지유는 사람들 사이에서 주현정을 발견했다.그러나 그녀를 향한 눈빛엔 반가움이 아닌 차가운 냉소가 서려 있었다.“잠깐만! 보상받고 싶으면 저기 뒤에 있는 우리 엄마한테 말해!”배지유가 손가락으로 주현정을 가리키며 목청을 높였다.“내가 바로 배씨 가문 딸이야! 모건 그룹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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