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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거절의 모든 챕터: 챕터 411 - 챕터 420

488 챕터

제411화

“누가 누구를 불렀는지는 CCTV를 확인하면 알 수 있죠.”강재민은 줄곧 도아린의 곁에 서 있었다.그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도아린의 의사에 대해 물었다.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강홍련은 급히 강재희를 바라보며 말했다.“어제 손님이 그렇게 많았는데 혹시라도 누가 귓속말이라도 한 게 찍혔으면 어쩌려고. CCTV를 보는 건 곤란해!”“재민아.” 강재희가 입을 열었다.그녀는 강홍련을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단지 도아린을 겨냥한 자신의 음모를 들킬까 두려웠다.“누가 누구를 불렀든 상관없어요. 아무리 약혼이 되어 있다고 해도 여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강압적인 겁니다.”강재희는 단호하게 말했다.“만약 민아 씨가 동의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결혼을 강요할 수 없어요. 아린 씨가 증거를 가지고 있다면 고소 여부는 아린 씨 마음대로 하세요.”강재민은 큰누나의 처리 방식이 불만스러웠는지 냉소적으로 비꼬았다.“집안 CCTV를 못 본다면 바깥 CCTV를 보면 되겠네.”그는 도아린에게 고갯짓하며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도아린이 대문 밖에 나오자마자 차 문 옆에 서 있는 배건후가 눈에 들어왔다.그한테서는 술 냄새가 진하게 풍겼다.도아린과 강재민이 나란히 걸어나오는 모습을 본 배건후의 눈빛은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도아린, 너랑 할 말 있어.”그는 손을 뻗어 도아린을 잡으려 했지만 그녀는 피해버렸다.“할 말 있으면 여기서 하세요.”배건후는 강재민을 의식한 듯 그를 힐끗 쳐다봤다.강재민은 전혀 피해줄 생각 없이 얼굴에 미소를 띤 채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건후 씨, 아버님께서 비행기에 타셨어...”손보미는 마치 이제야 도아린을 본 것처럼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는 배건후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버님께서 좋아하시는 요리가 있으시면 미리 준비해 달라고 할까?”강재민은 흥미롭다는 듯 일을 더 크게 만들었다.“건후 씨는 약혼 얘기를 전하러 오신 거예요?”배건후는 눈동자가 흔들리더니 강재민을 때리고 싶은 마음이 머리끝까지 치솟았다.그는 원래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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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둘이 정말 약혼하나 봐요.”차가 강씨 가문을 떠난 후에야 강재민은 도아린과 거리를 조금 벌렸다.그는 조용히 도아린을 바라보며 미세한 표정 변화조차 놓치지 않았다.“속상하면 울어도 돼요.”“제가 왜 울죠?”도아린의 눈에는 슬픔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았다.“전 기뻐 죽겠는데요.”그녀는 되레 이혼 숙려기간이 지난 뒤 배건후가 자신을 놓아주지 않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그런데 지금 손보미와 약혼하게 되었으니 그녀는 진정으로 자유의 몸이 되었다.도아린은 백미러를 힐끗 보며 물었다.“강씨 가문의 차들은 모두 원격 조종이 가능하다던데요?”강재민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며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에 메시지를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뒤따라오던 차는 멈춰 섰다.배건후는 화가 나서 핸들을 주먹으로 내리치자 날카로운 경적 소리가 울려 퍼졌다.그는 비상등을 켜고 차에서 내린 뒤 근처에 삼각대를 설치했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다시 차로 돌아왔을 때 차는 다시 작동했다.다만 강재민의 차는 이미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강재민은 도아린을 바라보며 물었다.“제가 어디서 증거를 가져왔는지는 왜 묻지 않아요?”“재민 씨가 말하는 게 도유준의 증거에요? 아니면 배지유의 증거에요?”도아린이 되묻자 강재민은 잠시 멍해 있다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저으며 애써 웃음을 참았다.강씨 가문의 차들은 모두 블랙박스가 설치되어 있어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까지 녹화되었다.그는 메모리 카드를 꺼내 도아린에게 건넸고 그녀는 조심스럽게 받았다.30분 뒤 강씨 가문의 차는 해남 병원에 도착했다. 도아린과 강재민은 약국을 하나씩 방문하며 찾아다녔다.비록 그들은 CCTV를 마음대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문제도 아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배지유가 약을 샀던 약국을 찾아냈다.“이 약은 어떤 용도의 약인가요?”도아린은 같은 약병을 들고 물었다.“이건 우울증 치료제입니다.”새로 출시된 약으로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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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우리 딸이랑 결혼할 거야?”“...”진옥경은 급히 남편의 손을 붙들며 진정시키려 했다.진씨 가문과 강씨 가문은 오랜 세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고 이런 일이 생기기를 누구도 바라지 않았다.강씨 가문의 배려가 부족했던 건 맞지만 진씨 가문도 딸을 연회에 데리고 와서 신경 쓰지 못한 책임이 있었다.양쪽 모두 책임이 있었지만 모든 걸 강재민에게 떠넘길 순 없었다.강재민은 진심 어린 태도로 말했다.“죄송합니다. 전 민아 씨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민아 씨와 결혼해도 행복하게 해 줄 자신이 없습니다. 원하신다면 경제적인 보상을 하겠습니다만...”“네 돈 따위 필요 없어!” 안준휘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분노에 차 소리쳤다.“난 정의를 원해!”도아린은 가방에서 메모리 카드를 꺼내 테이블 위에 놓더니 안준휘 앞으로 건넸다.“모든 게 기록되어 있을 거예요.”도아린은 잠시 멈췄다가 계속해서 말했다.“민아가 고소를 원한다면 반드시 돕겠습니다. 만약 민아가 추궁하고 싶지 않다면 제가 제대로 보상을 드리겠습니다. 다만 도유준과 결혼하는 것은 신중하게 결정하셨으면 합니다. 도유준은 허영심 많고 탐욕스러운 인간이라 좋은 배우자가 아닙니다.”안준휘는 메모리 카드를 노려보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진옥경은 망설이며 카드를 집어 들고 말했다.“이 일은 민아에게 맡기도록 하죠.”그녀는 2층으로 올라가며 강재민을 다시 한번 쳐다봤다.만약 안민아가 강재민과 결혼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상의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진범준은 안준휘와 단둘이 이야기하겠다고 도아린에게 눈짓했다.그녀는 핑계를 대고 강재민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갔다.“이건 뭐예요?”강재민은 책상 위에 놓인 자수 손수건을 향해 손을 뻗으려는 순간 도아린은 그의 손을 세게 쳐냈다.“만지지 마세요!”“...”강재민은 눈을 깜빡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도아린은 서둘러 손수건을 서랍 속에 집어넣었다.“저 연성으로 돌아가고 싶어요.”“사모님을 구하러?”“네.” 도아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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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조직의 규율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다.그래서 도아린은 두 후보의 제안을 거절하고 디자인 업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도아린은 머리를 간단히 틀어 올리고 비녀로 고정한 뒤 거울을 통해 강재민을 바라봤다.“재민 씨의 스카이 빌딩에서 라윤주를 위해 작업실을 하나 준비했다면서요?”“준비했죠.”강재민은 애정 어린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다만 디자이너분께서 받아들일지 모르겠네요.”“만약 재민 씨가 라윤주를 홍보 수단으로 이용한 걸 알게 된다면 저주라도 걸지 않을까요?”강재민은 크게 웃으며 뒤돌아 아까 서랍을 가리켰다.“이런 거요?”도아린이 부정하려던 찰나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려왔다.안민아의 방에서 울려 퍼진 것 같았다.도아린과 강재민은 빠르게 안민아의 방으로 향했고 그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도아린 혼자 방에 들어갔다.그녀는 침대에 엎드린 채 목 놓아 울고 있었고 진옥경은 손에 플레이어를 들고 말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그들은 이미 메모리 카드에 담긴 내용을 들은 듯했다.진옥경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도아린을 바라봤다.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그 내용, 너는 들어봤니?”“아니요.” 도아린이 고개를 저었다. 안민아의 허락 없이는 듣지 않았다.“그래.” 진옥경은 헤드셋을 벗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민아의 일은 우리가 알아서 처리할게.”“...”도아린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진옥경은 한참 만에야 안민아를 진정시킨 뒤 함께 일 층으로 내려왔다.집을 나설 때, 안민아는 강재민을 한 번 쳐다봤다.진범준이 안준휘를 어떻게 설득했는지 표정이 아까보다는 조금 풀린 것 같았다. 아내와 딸이 내려오자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진옥경은 딸의 손을 꼭 잡은 채 복잡한 표정으로 진범준을 바라보며 말했다.“민아는 내가 데려갈게. 그리고 우리가 알아서 처리할게.”그녀는 안준휘에게 그만 떠나자고 눈짓했고 그의 분위기가 단번에 바뀌었다.안씨 가문은 해남에서 거주하지 않았기에 매번 해남에 오면 진씨 가문에서 머물렀고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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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저 먼저 돌아갈게요. 소식 있으면 바로 알려줘요.”도아린은 강재민을 배웅하자마자 대문 앞에서 배건후와 마주쳤다.그는 자동차 앞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발치에는 담배꽁초가 여러 개 떨어져 있었고 꽤 오래전부터 와 있었던 것 같았다.발소리가 들리자 배건후는 고개를 돌려 강재민을 바라보았다. 희미한 조명 아래 그의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강렬한 압박감이 느껴졌다.배건후는 몸을 일으키더니 싸늘한 눈빛으로 강재민을 내려다보았다.강재민은 얼굴에 미소를 띠며 인사를 건넸다.“이 시간에 공항에 있어야 할 텐데 웬 일로? 호텔이라도 예약해 드릴까요?”“필요 없어요.”강재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도아린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그가 떠난 뒤 도아린도 그만 들어가려는 순간 배건후는 성큼 다가와 그녀 앞을 가로막았다.“난 손보미랑 결혼하지 않을 거야.”“그게 뭐가 중요하죠?”배건후의 검은 눈동자에는 복잡한 감정이 어렸다.“너 분명히 신경 쓰고 있잖아. 왜 인정하지 않는 거야?”도아린은 두 걸음 물러서며 거리를 벌렸다.“예전엔 신경 썼었죠. 하지만 제 감정 따윈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잖아요. 이제는 당신이 손보미랑 결혼하든 누구랑 결혼하든 신경 안 써요. 근데 왜 이제 와서 못 받아들이는 것처럼 구는 거죠?”“...”배건후는 주먹을 꽉 움켜쥔 채 가슴이 조여왔다.한참 동안 감정을 가라앉히고 나서야 겨우 입을 열었다.“배씨 그룹이 땅 하나를 입찰하고 있어. 강씨 가문에서 도와주겠다고 했고, 손보미와 약혼은 임시방편일 뿐이야. 땅을 얻으면 그 자리에서 약혼을 깰 거야.”도아린은 가볍게 비웃음을 흘렸다.“건후 씨가 성공하고 싶든, 누구의 도움을 얻고 싶든 간에 건후 씨의 선택이에요. 강씨 가문은 그 땅을 포기하면서까지 건후 씨와 손보미를 이어주려는 걸 보면 손보미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건후 씨도 알겠죠. 전 더 이상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고 알고 싶지 않아요. 굳이 여기까지 찾아와서 저한테 해명할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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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이틀 후, 도아린은 연성으로 돌아왔다.진경수는 원래 동행할 예정이었으나 강재민이 이른 아침부터 그녀를 데리러 왔다.그는 진경수에게 한정판 시계를 선물하며 즉시 호감을 얻었다.연성에 도착한 후, 두 사람은 먼저 지희와 율이를 만나러 갔다.율이는 도아린 옆에 또 다른 멋진 아저씨가 나타난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그는 육하경의 우아한 분위기와도 진경수의 매혹적인 분위기와도 달랐다.냉랭하고 말수가 적었지만 유독 도아린을 바라볼 때만 강재민의 눈에는 온화한 빛이 스쳤다.“이제 멋진 아저씨를 버린 거예요?”율이는 도아린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도아린은 그녀를 끌어안은 채 웃으며 설명했다.“네 보미 언니가 곧 멋진 아저씨와 결혼할 거야. 그러니까 이제 언니 앞에서 그런 말 하지 마.”“...”율이는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듯했다.그녀는 전보다 조금 살이 올랐고 얼굴색도 훨씬 좋아졌다.도아린은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좋은 소식 하나 알려줄게.”율이는 강재민을 힐끔 쳐다보며 입을 삐죽였다.“저 아저씨랑 결혼하려고요?”강재민은 그 한마디에 고개를 돌렸다.그의 맑은 눈동자에는 온화한 빛이 가득했지만 율이는 조금 겁이 난 듯 본능적으로 도아린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결혼 안 해. 지금은 누구하고도 결혼 안 할 거야.” 도아린이 말했다.“지금은 누구하고도 결혼 안 한대.”강재민은 지금이라는 두 글자를 강조하며 말했다.“만약 언젠가 결혼하게 된다면 제일 먼저 나를 고려하겠지.”“그럼 다른 언니랑 만날 거예요?”율이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어른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아린 씨 외에는 누구하고도 만나지 않을 거야.”율이는 눈을 깜빡이며 작은 손가락을 내밀었다.“약속해요! 만약 아린 언니를 괴롭히면 내가 귀신이 돼서라도... 으읍!”도아린은 재빨리 그녀의 입을 막으며 말했다.“누가 그런 말 가르쳤어!”율이는 도아린의 진지한 표정에 겁먹은 듯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재민은 두 사람이 서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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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걱정마요. 결국엔 다 해결될 거예요.”육하경은 무릎 위에 올려놓았던 손을 천천히 움켜쥐며 몸이 굳어졌다.도아린은 긴장하는 그의 모습에 코웃음을 쳤다.“율이의 생모 외에 또 무슨 일이 하경 씨를 이렇게 긴장하게 하죠?”“건후 씨랑 보미 씨가... 약혼했어요.”육하경은 망설이며 말했다.“알고 있어요.”육하경은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조금이라도 슬퍼하는 기색이 없자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몸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좌석에 기댄 채 축 처졌다.배씨 가문은 어제 세인트존스 호텔에서 약혼식을 열었고 배건후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배석준은 그의 친구들과 기자들을 초대했다.소문에 따르면 손보미는 강씨 가문의 큰딸과 의자매를 맺었고 강씨 가문에서도 두 사람의 혼사를 지지하며 스스로 땅 입찰 경쟁을 포기했다고 한다.이 소식은 순식간에 상업계에 퍼지면서 원래 배씨 가문과 경쟁하려던 상대들은 경계심을 가졌고 전에 협력을 취소했던 이들도 관계를 회복하기에 바빴다.그 결과, 배씨 그룹의 주가는 하룻밤에 안정되었다.“전 건후가 보미 씨를 좋아한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육하경은 담배를 꺼내 피우려다 도아린을 흘겨보더니 다시 집어넣었다.“상관없어요.”도아린은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연성 상업계의 상징적인 건물인 엠파이어 빌딩의 대형 스크린에는 손보미가 인터뷰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거리가 멀어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표정으로 봐서는 엄청 행복해 보였다.배씨 저택에 도착하자 육하경이 먼저 문을 두드렸다.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문을 연 사람은 손보미였다.그녀는 육하경을 보고 잠시 멍해 있더니 뒤따라온 도아린을 발견하고 어느새 눈에 혐오가 차올랐다.“아린 씨, 난 네가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 줄 알았어. 그래서 어제 약혼식에도 초대하지 않았어.”“도아린?”곧이어 강홍련이 나오더니 비웃으며 말했다.“그날 신경 쓰지 않는다더니, 뭐야? 안달이 나서 연성까지 따라온 거야?”강홍련은 강씨 가문의 신분으로 돌아왔고 말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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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도아린의 눈빛은 사늘하게 식어버렸다.“무슨 짓을 한 거죠?”“내가 뭘 했겠어? 내 아들이 한 거지."강홍련은 우쭐하며 말했다.“모든 걸 잃거나 아니면 우리 외손자랑 결혼해서 강씨 가문의 인맥을 함께 누리거나 둘 중 하나지. 그러나 안씨 가문 사람들은 너보다 훨씬 똑똑하더라.”도아린의 얼굴은 굳어지다 못해 잔뜩 일그러졌다.육하경은 전화를 끊고 나서 도아린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여기서 이렇게 소리치며 난리를 피우면 사모님께 방해되지 않겠어요?”“그 병약한 사람이 무슨 방해를 받는다고...”강홍련은 무언가 잘못된 것을 눈치채고 서둘러 입을 다물었다.“보미야, 얼른 답례품 사러 가자. 배 대표님께서 곧 이혼 수속을 끝내면 너희도 결혼식을 올리게 될 거야.”“당신도 수속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으면 지금 아린 씨가 여전히 배씨 가문의 사모님이라는 것도 알겠네요.”육하경은 단호하게 말했다.강홍련은 참지 못하고 비웃음을 흘렸다.“배 대표님께서 도아린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이혼하지도 않았겠죠. 결국 도아린이 문제에요. 3년 동안 애 하나도 못 낳고.”“그러게요.”도아린은 비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아줌마가 대단하죠. 결혼도 안 한 채 도유준같은 종자를 낳다니.”“도아린! 그 입 다물지 못해?”강홍련은 미친 듯이 화를 내며 도아린에게 달려들었다.그러나 일북에게 단숨에 제압당했다.손보미는 강홍련이 곁에서 오히려 방해된다고 생각했지만 강재희의 체면을 생각해 어쩔 수 없이 참았다.“그만하세요.”“도아린이 사람을 너무 괴롭히잖아요!”“이게 괴롭히는 거예요?”도아린은 강홍련이 발광하는 모습을 담담히 바라보며 말했다.“언젠가는 도유준을 보지 못하게 될 거예요.”“너 따위가 감히?”이들의 다툼 속에서 아무도 배씨 가문의 대문이 열리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건후야!”육하경이 소리쳤다.“...”강홍련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손보미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배건후는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본 뒤 도아린이 무사한 것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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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금방 잠들었어요.”배지유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요즘 많이 바빴어요? 오랜만에 얼굴 보네요.”그러면서 부엌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아줌마, 전복 상자 좀 가져오세요... 제가 특별히 하경 오빠를 위해 산 거예요.”“아주머니는 그만뒀어요.”손보미는 아까 말했던 이유를 다시 반복했다.배지유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아까까지만 해도 저한테 맛있는 저녁을 차려주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왜 그만둔 거예요?”손보미는 어색하게 입을 비틀며 말했다.“내가 해줄게.”배지유는 굳이 그녀와 격식을 차리지 않고 단번에 알겠다고 했다.순간, 도아린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말했다.“가서 사모님 좀 보고 올게요.”배지유가 거절하기도 전에 배건후도 따라서 자리에서 일어섰다.“가자.”주현정은 전보다 안색이 더 나빠졌고 살도 많이 빠진 상태였다. 식사량도 적고 자주 구토를 했다고 한다.약국 직원이 말한 증상과 일치했다.“먹는 약을 봐야겠어요.”그녀는 단호한 태도로 말했다. 부탁이 아니라 통보였다.배지유는 즉시 흥분하며 외쳤다.“도아린! 엄마가 깨어났다고 네 편을 들어줄 거라고 생각하지 마! 보미 언니가 다 말해줬어. 전에 강씨 가문에서 우리 오빠가 보미 언니랑 결혼해도 전혀 신경 쓰지 않겠다고 했잖아. 지금 와서 무슨 짓이야?”“입 다물어.”배건후가 차갑게 꾸짖었다.“오빠! 지금도 도아린을 옹호하는 거야? 도아린이 이간질하지 않았으면 엄마 아빠는 싸우지 않았을 테고 엄마의 병도 악화되지 않았을 거야!”배지유는 이를 악문 채 소리 질렀다.곁에 있던 육하경은 참다못해 말했다.“아버지와 어머니가 싸운 건 네 아버지 개인적인 문제 때문이야. 아린 씨와 아무 상관 없어.”“...”배건후는 이내 육하경을 쳐다봤다.그 역시 아버지와 김지민의 일에 대해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하경 오빠, 오빠도 도아린 편이에요? 도대체 도아린이 무슨 마법이라도 부렸어요? 왜 모두 도아린 편을 드는 거냐고!”배지유는 눈가가 촉촉해진 채 입술을 파르르 떨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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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배지유는 눈을 휘둥그레 뜨며 말했다.“하경 오빠, 왜 도아린 대신 사과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혹시 오빠도...”그녀는 입술을 깨문 채 배건후를 힐끔 쳐다봤다.배지유는 오빠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비록 오빠가 좋아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소유물에 다른 사람이 손대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배건후의 눈에서 날카로운 살기를 보았지만 그는 육하경을 난처하게 하지 않고 문밖에 있는 도우미에게 말했다.“약 가져와.”“오빠!” 배지유가 놀라서 외쳤다.“만약 가져온 약에 문제가 없다면 도아린이 나한테 사과하는 거예요?”“물론이지.”“그럼 도아린과 완전히 연을 끊고 보미 언니와 결혼할 수 있어요?”“...”배건후는 표정이 굳어지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배지유는 손보미를 자신 앞으로 끌어당기더니 도아린을 매섭게 노려봤다.“만약 도아린이 기회를 틈타지 않았다면 보미 언니가 우리 오빠 와이프가 되었을 거예요. 그랬다면 우리 가족은 아무 일도 없었을 거고 화목했을 거예요! 오빠랑 결혼한 지 3년 동안 약을 그렇게 먹었으면서 아이 하나도 못 가졌잖아요. 이건 하늘이 벌하는 거예요.”손보미는 억울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였다.배지유는 계속해서 말했다.“이미 일어난 일은 바꿀 수 없는 법이니, 만약 가져온 약에 아무 문제가 없다면 앞으로 도아린과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요.”도아린의 눈에는 차가운 비웃음이 번뜩였다.전에 배지유는 배건후를 의식하며 자신에 대한 불만을 억누른 채 얌전한 척 연기했었다.하지만 지금은 연기조차 귀찮은지 본색을 드러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약에 정말로 문제가 있기 때문이었다.도아린이 3년 동안 임신하지 않은 이유를 배건후보다 잘 아는 사람이 없었다.만약 배지유의 말에 휘둘린다면 그야말로 바보 같은 짓이었다.배건후는 새까만 눈동자로 빤히 응시하며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결혼 전에 금방 배씨 그룹을 물려받으면서 모든 게 불안정했기 때문에 우리는 아이를 가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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