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팔찌를 만드는 방법을 저한테 가르쳐주면 안 돼요? 친구한테 선물 주고 싶어요.”안민아는 긴장한 듯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그녀는 도아린보다 두 살이 어렸고 한창 타오를 나이였다.도아린은 들어와서 앉으라고 했다.“남자친구한테 선물하려고?”“아니에요!”안민아는 쑥스럽게 고개를 저었다.도아린은 안민아가 준비한 짙은 녹색 끈으로 매듭을 맺고는 간단하고 빠르게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었다. 보기만 하는 건 쉬워 보였으나 정작 하려고 하면 어려웠다. 안민아는 계속 물어보면서 팔찌를 만들다가 도아린의 손을 갑자기 쳐다보았다.“언니, 꽃도 수놓을 줄 알아요? 이건 무슨 그림이에요?”“그냥 손이 가는 대로 만든 거야.”도아린은 웃음을 지었지만, 눈빛에서는 차가운 빛이 맴돌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또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진경수가 새로 나온 드레스와 액세서리를 보내주었다. 연회에 참가하러 가는데 새로운 것들을 장만해야 했다.도아린이 연성에 돌아갔던 며칠 사이에 그녀의 안방도 새롭게 꾸며졌다. 서랍에 있던 공주 치마들은 모두 창고로 보내졌으니 새로운 옷들을 장만할 필요가 있었다.“언니, 먼저 골라요.”안민아는 계속해서 팔찌를 만들었다.아무래도 진경수의 마음이니 도아린은 사양하지 않았다. 그녀는 일상복을 두벌 고르고 검은색 벨벳 긴 치마와 하얀색 숄을 골랐다.해남은 연성보다 기온이 낮아 요즘에는 트렌치코트를 입기 시작했다.안민아는 빨간색과 블랙으로 된 머메이드 스커트를 골랐다. 그녀의 나이에 비해서는 성숙한 스타일이었지만 그녀는 아주 마음에 들어 해서 도아린도 반대하지 않았다.“아, 매듭이 잘못됐어요!”안민아는 조급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언니, 이것 좀 풀어주세요. 저는 화장실에 다녀오겠습니다.”“당황한 모습 좀 봐. 이제 시집가면 어쩌려고 그러니!”진경수는 안민아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말하고는 웃으며 도아린을 바라보았다.“나머지 옷들은 다 마음에 안 들어?”“마음에 든다고 해도 다 가질 수는 없잖아요. 이미 세 벌을 골랐어요
최신 업데이트 : 2024-12-17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