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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거절의 모든 챕터: 챕터 401 - 챕터 410

488 챕터

제401화

...연성에서는 배지유가 마침 주현정에게 약을 가져다주고 있는데 성대호가 도착했다.“좋은 소식 알려줄게!”성대호가 말했다.“방우진의 재판이 열렸어. 징역 10년이래.”“정말이야?”배지유는 약을 내려놓고 성대호의 품에 안겼다.“대호 오빠가 최고야. 나를 위해 그 쓰레기를 치워줬어!”성대호의 눈에는 그녀를 예뻐하는 게 빤히 보였고 두 손을 높게 들고 있을 뿐 그녀를 안아주지 못했다.“걱정하지 마. 그놈은 안에서 잘 지내지 못할 거야. 다시 나오지 못하게 내가 방법을 찾아볼게.”“대호 오빠, 고마워!”배지유는 너무 기분이 좋아서 그의 얼굴에 입을 맞췄고 성대호의 목은 순식간에 빨개졌다.“음, 어, 화장실 좀 다녀올게.”그가 당황해서 도망가는 모습을 보고 배지유는 숨넘어갈 듯 웃었다.그녀는 자신의 매력을 잘 알고 있었다. 작은 보상 하나로도 상대는 그녀를 위해 뭐든 다 해줄 수 있었다.테이블에 놓인 핸드폰이 울렸다. 배지유는 웃는 얼굴로 확인하다가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그녀는 영상 하나를 받았다. 방우진이 그녀를 협박하던 그 영상이 아니라 더 뚜렷한 다른 영상이었다.방금까지도 기뻐서 날아갈 것만 같던 배지유는 기분이 순식간에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방우진은 감옥에 있지 않은가, 그가 어떻게 영상을 보낼 수 있단 말인가?[당신 누구야?]배지유는 떨리는 손으로 문자를 보냈다.[모건 그룹의 입찰 문서를 갖고 와. 3일 시간 줄게.]배지유는 등에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다.그녀는 나온 후에 모건 그룹이 연달아 프로젝트를 빼앗기고 현재 토지를 입찰하는 것이 위기를 벗어날 최선이며 많은 라이벌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입찰 문서를 상대방에게 준다면 오빠는 아마 자신을 죽이고 싶을지도 모른다. 만약 주지 않는다면 영상은 만천하에 공개될 것이다...“지유야, 왜 그래?”마음을 가다듬고 돌아온 성대호는 창백하게 질린 채 그 자리에 굳어있는 배지유를 보았다. 그녀는 다급하게 전화를 넣었다.“대호 오빠,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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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배지유는 점심에 나가서 날이 어두워져서야 돌아왔다.“아주머니께서 오후에 깨셔서 계속 네 이름을 불렀어.”성대호가 말했다.“테이블에 약이 두 알 있어. 아주머니께서 드셔야 하는 건데 네가 까먹었던 거야?”“...”배지유는 힐끔 쳐다보았다.약을 먹일 때 정신없었던 그녀는 주현정에게 잠에 빠지는 약을 주는 것을 까먹었다.주현정 지금의 몸 상태로는 약을 한번 안 먹었다고 해도 완전히 정신이 들지는 못할 것이다. 배지유는 주현정이 무슨 말을 할까 봐 걱정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주현정은 아무것도 몰랐다.“아니야. 남은 거야.”그녀는 약을 쓰레기통에 버렸다.성대호는 배지유의 기분이 가라앉은 것을 보고 그녀의 앞으로 가서 말했다.“무슨 일 있어? 친구들이 괴롭혔어?”“아니.”배지유는 귀찮다는 듯 말했다.“대호 오빠, 앞으로는 우리 집에 적게 왔으면 좋겠어. 하경 오빠가 오해할까 봐 그래.”성대호는 배지유가 나가기 전에는 멀쩡하더니 돌아와서는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하경이 만나러 갔어? 걔가 듣기 싫은 얘기를 한 거야? 걱정하지 마. 걔는 그저 잠시 도아린에게 홀린 거고 네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언젠가는 알게 될 거야. 걔가 만약 너를 괴롭힌다면 내가 가만 안 둬.”“오빠가 뭘 어떻게 할 건데?”배지유는 참지 못하고 쏘아붙였다.“...”성대호는 주먹을 쥐었고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는 지금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였고 육하경은 세인트존스 호텔의 대표였다. 성대호는 육하경을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친한 친구로서 성대호의 말을 육하경은 들어줄 것이다.“걱정하지 마. 내가 너 계속 보호해 줄 거야.”지금 성대호가 하는 말은 허황한 약속일 뿐이었다. 배지유는 더 들어줄 마음이 없었다. “이제 돌아가. 엄마 병실을 지켜야 하니까 멀리 배웅하지는 못하겠어.”성대호가 오빠의 심기를 건드려서 아버지한테 쫓겨났다는 것을 들은 후부터 배지유는 호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가족까지 등진 사람은 그녀의 짐이 될 것이다.성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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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전미나는 강재희가 무엇을 준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도아린이 강씨 가문에 시집가는 것을 막을 방법이라면 반드시 그녀의 명성과 절개에 관련되었을 것이다.오늘 연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소문이 난다면 도아린은 끝이다. 전미나는 도아린보다 힘이 약해서 결국 열쇠를 빼앗겼다. 그녀는 다급하게 도아린의 손을 잡으면서 문을 열지 말라는 눈짓을 했다.도아린은 그녀에게 웃어 보이고는 단호하게 문을 열었다.손님방이었고 문 앞에 서서 봤을 때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지나가는 척하며 사실은 그들을 주시하러 온 손보미는 두 사람이 모두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나쁜 꿍꿍이를 생각했다.손보미는 슬며시 도아린의 뒤로 가서는 그녀를 안으로 밀려고 했다.도아린은 몸을 피했고 손보미를 방안으로 밀어 넣고는 빠르게 문을 닫았다.“도아린! 이 미친년! 문 열어! 당장 문 열라고!”손보미는 당황에서 문을 세게 두드렸다.도아린은 팔짱을 끼고 밖에서 침착하게 지켜보았다.“...”전미나는 방금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어리둥절했다.소란스러운 소리는 빠르게 부근에 있던 강재희의 귀에 들려왔고 그녀는 사람들을 데리고 왔는데 도아린이 문밖에 서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무슨 일이야?”그녀의 시선은 도아린을 향했지만, 물음은 전미나에게 묻는 것이었다.전미나는 입술을 깨물며 어떻게 대답할지를 몰랐다.“손보미 씨가 저를 모함하려다가 저한테 반격을 당했어요.”도아린은 깔끔하게 대답했다.“건방진 것들! 누가 감히 강씨 가문에서 행패를 부려!”강재희는 전미나한테 열쇠가 있다는 것을 분명 알면서도 집사에게 비상용 열쇠를 가지고 와서 문을 열라고 했다.집사는 빠르게 비상용 열쇠를 가지고 왔고 배건후와 강재민도 소리를 듣고 달려왔다.손보미는 아직도 방안에서 욕을 퍼붓고 있었고 그 욕은 정말 들어줄 수가 없었다.강재민은 비웃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배건후의 잘생긴 얼굴은 차갑게 일그러졌다.“문 열어.”강재희의 명령을 듣고 집사가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자 손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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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건후 씨, 좀 어떻게 해봐. 오늘은 강 회장님의 생일 축하연인데 도아린이 이렇게 난리를 피우면 배씨 가문의 체면은 어떡해!”배건후는 굳은 얼굴로 강재민이 도아린과 함께 난리를 피우는 것을 보며 가슴이 답답해졌다.배건후가 뭐라고 얘기하려던 때 도아린이 커튼을 열었다.커튼 뒤의 장면은 현장의 모든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운동복 바지를 입은 건장한 남자가 윗옷은 입지 않은 채 벽에 붙어서 서 있었고 무척 당황한 표정이었다.도아린은 다가가서 다른 커튼도 열었고 그 안에는 똑같이 건장한 남자가 서 있었다.“이게 바로 손보미 씨가 나한테 준비한 선물이야?”도아린은 쌀쌀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녀는 전미나를 협박한 사람이 손보미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지금은 손보미에게 뒤집어씌울 수밖에 없었다.손보미는 아까부터 자신을 따라다녔으니 이 계획을 진작 알고 있었을 것이다.손보미는 주범이 아니라 공범이었다.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손보미를 쳐다보았고 배건후도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손보미는 강재희를 쳐다보지 못하고 최대한 말을 돌렸다.“이건 내가 한 게 아니야! 내가 어떻게 이런 일을 계획하겠어! 도아린, 네가 한 거지? 나를 모함해서 건후 씨가 나를 싫어하게 만들려고 그런 거지?”도아린은 실소를 터뜨렸다.“너랑 저 사람은 아무 사이 아니라면서 싫어할 게 뭐가 있어?”“...”손보미는 침을 삼키고는 억지를 부리며 말했다.“도아린, 내가 건후 씨한테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는 건 인정할게. 하지만 너랑 결혼한 후로는 마음을 접었어! 전에 내가 드레스를 고치는 것을 네가 방해하고 내가 후원하는 보육원의 아이를 빼앗았어도 나는 너한테 따지지 않았어. 하지만 내 명예를 더럽히면 안 되잖아!”손보미는 울면서 말했고 가녀린 몸이 흔들렸다. 창백한 그녀의 얼굴에는 서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손보미는 화제를 돌리는 것을 제일 잘했다.“나는 그저 손님일 뿐이야. 내가 어떻게 강씨 저택의 열쇠를 가지고 사람을 이렇게 숨겨놓을 수 있겠어...”그녀는 일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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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강재민은 실소를 터뜨리고는 두 명의 경호원을 불렀다.“솔직하게 말해. 누가 지시한 거야. 똑바로 얘기한다면 목숨은 살려줄게. 말하지 않으면 죽일 거야.”두 사람은 연달아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그게... 손보미 씨가 시킨 일입니다.”“말도 안 되는 소리!”손보미는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가려고 했지만, 배건후에게 손목이 잡혔다. 그녀는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정말 나 아니야. 건후 씨, 나 믿어줘!”강재민이 계속 물었다.“손보미 씨가 뭐 하라고 했어.”두 경호원은 눈을 마주치더니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저희한테 저 여자를 취하라고 했습니다.”이때면 손보미가 어떻게 열쇠를 가지고 어떻게 도아린을 여기까지 데리고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죄명이 손보미에게 단단히 씌워졌기 때문이다.“이 사람을 끊어내!”강재희는 변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명령했다.손보미는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미친 듯이 억울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녀에게 손가락질하며 욕하는 것을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손보미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눈이 뒤집히며 정신을 잃었고 그제야 이 사태가 일단락되었다.강재희는 자리를 떠날 때 의미심장하게 도아린을 쳐다보았다.저 여자는 과연 계략이 많은 여자다. 그녀를 강씨 가문에 들이지 못하게 하려면 아마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이다.연회가 끝나고 사람들이 자리를 뜨자 도아린은 그제야 안민아가 안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강재민은 민망한 듯 코를 만졌다.“제가 울렸어요. 아마 먼저 갔을 거예요.”그네를 탈 때 안민아는 그가 팔찌를 끼고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의 마음을 받아준 줄로 생각하고 먼저 마음을 고백했다.사실 그녀는 진작에 강재민을 좋아했고 매년 삼촌 집에 가는 것도 강재민과 가까이 지내기 위함이었다.강재민은 팔찌가 도아린이 만든 것으로 생각해서 착용했다고 솔직하게 말했고 바로 풀어서 안민아에게 돌려주었다. 그리고는 자신은 그녀에게 호감이 없고 안민아가 설렜다는 그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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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오늘 밤에 진짜 유성이 떨어질까?”소유정은 매트 위에 누운 채 풀잎을 입에 물고 있었다. 내일 녹화해야 할 예능 프로그램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그녀를 위해 유진혁이 기분 전환 삼아 데리고 나온 것이었다.“기다려 봐. 보자마자 아무 말도 못 할걸.”유진혁은 손에 든 카메라를 만지작거렸다. 그 순간, 멀지 않은 곳에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려왔다.소유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가 난 쪽을 향해 다가갔다. 자동차 문 옆으로 다리가 보였다.“저 사람...”유진혁은 재빠르게 소유정의 입을 막더니 그녀의 눈까지 가리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괜히 방해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소유정은 그의 손가락을 살짝 벌리더니 낮게 속삭였다.“옆에 봐봐.”누가 야외에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다른 사람이 찍도록 부탁하겠는가?유진혁도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카메라를 소유정에게 건넸다.“혹시 모르니까 넌 여기서 찍고 있어. 내가 가볼게.”안민아는 의식을 잃은 상태라 다루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차 안의 공간도 좁다 보니 도유준은 구도를 잡느라 바빴다. 그때 누군가 소리쳤다.“뭐 하는 놈이야!”깜짝 놀란 도유준은 그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그는 차에서 내리더니 험악한 표정으로 유진혁을 노려보며 말했다.“내 여자 친구랑 놀고 있는데 네가 뭔 상관이야?”“근데...” 유진혁은 고개를 돌리자 촬영하던 여자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는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당신 여자 친구는 그렇게 즐거운 것 같진 않은데.”“다시 한번만 떠들어 봐. 네 머리통을 박살 내 버릴 줄 알아!”도유준은 트렁크에서 커다란 렌치를 꺼내 들고 유진혁을 향해 걸어갔다.유진혁은 황급히 두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여긴 캠핑장이야. 친구가 여기서 환송회를 하고 있거든? 지금 장소를 옮기는 게 좋을 텐데, 아니면 또 분위기 망칠걸.”도유준은 표정이 복잡해졌다.안민아가 깨어나면 난리 날 테니 다른 곳으로 가는 게 안전하겠다 싶었다.도유준은 코웃음을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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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도아린은 옷으로 안민아를 감싸안으며 그녀가 정신 차리도록 애썼다.“민아야, 나야, 아린이.”“...”안민아는 서서히 의식을 되찾았고 도아린을 보자 잠시 멍하니 있더니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짐승보다 못한 새끼.”강재민은 도유준을 향해 한 번 더 걷어찼다.그는 이내 피하려다 다리에 갑자기 힘이 풀리며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작은외삼촌, 안민아가 먼저 저를 찾아온 거라고요! 우린 서로 원했어요!”차 밖에 서 있는 강재민을 본 안민아는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며 더욱 오열했다.도아린은 그녀를 꼭 안으며 등을 쓰다듬었다.“신고해서 감옥에 처넣을까? 아니면 사적으로 해결할래?”안민아는 흐느끼며 고개를 저었다.명문가의 자녀들은 자유롭게 연애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대부분 가문 간의 이익을 위한 정략결혼이 이루어졌다.강재민의 거절은 그녀가 사랑과 결혼을 동시에 이루려던 꿈을 산산조각 냈다.만약 경찰에 신고하면 그녀의 명성은 완전히 무너질 것이고 다른 가문은 더 이상 그녀와 정략결혼을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더 이상 추궁하지 않는 안민아의 태도에 도유준은 더욱 뻔뻔하게 나왔다.“외삼촌, 전 민아와 결혼할 의향이 있어요.”찰싹!도아린은 그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너 같은 놈은 자격 없어!”도유준은 화를 내려다 이내 강재민을 의식하며 억울함을 삼켰다. 그는 얼굴을 감싼 채 실망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누나, 민아가 날 좋아하지 않을 수 있어. 아마 욕구를 풀고 싶었던 거겠지. 난 원래 민아를 데리고 가서 깨끗하게 씻긴 뒤 집에 데려다주려고 했어. 그러면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할 수 있었어. 근데 지금 누나가 여기까지 외삼촌을 데려와선 민아를 나한테 시집보내려 하지도 않잖아. 민아 명성을 망치기라도 하려는 거야?”안민아는 순식간에 몸이 굳었다. 그녀는 앞 유리를 통해 도아린을 바라봤다.그녀는 한쪽 얼굴이 부은 채 놀라움과 혼란이 섞인 표정이었다.그리고 고개를 돌려 무표정인 강재민을 보았다. 그는 반팔 티셔츠만 입고 있었고 자신이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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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도아린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도유준이 풀려났다는 소식을 들었다.진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안민아를 둘러싸고 있었다. 진경수가 가장 먼저 도아린의 기분을 눈치챘다.“풀려났어.” 그는 덤덤하게 말했다.도아린은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진경수는 냉소적으로 말했다.“기다려, 내일쯤 찾아올 거야.”예상대로, 다음 날 강씨 가문에서 찾아왔다.강홍련은 선물을 들고 청혼하러 왔다.진범준과 진수혁 모두 집에 없자 진경수는 아예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강홍련은 문밖에서 한 시간을 넘게 기다리다가 결국 돌아갔다.오후가 되어 도아린은 서대은한테서 소식을 받았다.누군가 캠핑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유출했다는 것이다.비록 안민아의 얼굴은 찍히지 않았지만 자극적인 카테고리가 문제였다.[삼촌에게 고백했다 거절당한 뒤 조카와 야외에서 사랑을 나누다]서대은은 급하게 영상을 막았지만 이미 대규모로 퍼졌다면 되돌리기 힘들었다.이 영상을 누가 유출했는지는 뻔한 일이었다.그들은 안민아와 도유준을 결혼시키려 했다.도아린은 가만히 방관할 수 없었다. 그녀는 운전기사에게 차를 준비시킨 뒤 강씨 가문으로 갈 준비를 하던 중 육하경의 전화를 받았다.유은서가 중요한 정보를 자백했다고 한다.보육원에서 선택된 여자아이들이 만약 임신하게 되면 아이를 지우지 않고 남긴다는 것이다.재산을 물려줄 아들이 필요한 경우 고가에 팔리게 되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다른 곳으로 팔려 간다. 그리고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보육원에 남겨져 정부 보조금을 받게 된다.지금 보육원에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모두 그렇게 생겨난 것이다.도아린은 심장이 순간적으로 조여왔다.“그럼 율이는...”“DNA를 추출해 생모를 찾고 있어요.” 육하경은 부드럽게 말했다.“율이의 친엄마를 찾게 되면 신장 이식 가능성이 높아질 거예요.”하지만 도아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율이가 말한 지희와 지수의 생일로 추측하건대 율이의 어머니는 현재 스물네 살에서 스물다섯 살 정도일 가능성이 높았다.인생에서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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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배건후는 우정윤한테서 성공적으로 구매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자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재희 씨, 계속 말씀하시죠.” 그는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강재희는 커피를 한 모금을 마신 뒤 도우미가 응접실에서 나가기를 기다렸다가 입을 열었다.“배씨 그룹이 입찰 중인 그 땅은 알짜배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리고 있어요. 현재 배씨 그룹의 상황으로는 버티기 어려울 겁니다.”배건후는 손에 들고 있던 라이터를 돌리며 입술을 오므렸다.강씨 가문과 한 외국계 기업 모두 그 땅을 노리고 있었다.반년 전이라면 배씨 그룹이 압도적인 우위로 낙찰받았겠지만 최근 프로젝트들을 연이어 빼앗기면서 업계에서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고 심지어 배씨 그룹이 곧 몰락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배씨 가문에서 은혜를 보답할 수 없다면 강씨 가문 또한 은혜를 베풀지 말아야겠죠.”싸늘하게 식은 공기가 주위를 무겁게 감싸고 돌았다.“스카이 빌딩은 재민 씨 소유에요. 제 고객을 빼앗는 건 정말 치졸하기 짝이 없는 행위죠.”강재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재민이가 유산을 물려받으려 하지 않고 독립을 고집합니다. 어쩌면 건후 씨를 겨냥한 목적이 있겠지만 아버지께서 그렇게 두지는 않을 겁니다.”강재민이 누구를 노리고 있는지는 배건후도 잘 알고 있었다.다만 그가 이해하지 못한 건 강재민이 어떻게 도아린과 연관되었는가였다.강씨 가문에서 도아린과 강재민을 반대한다는 소문을 듣고 나서야 배건후는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재희 씨, 솔직히 말씀하시죠.”강재희는 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더니 느긋하게 소파에 기댄 채 말했다.“강씨 가문은 입찰에서 물러날 수도 있고 건후 씨를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단 건후 씨가 예전에 약속하신 것을 이행한다면 말이죠.”배건후는 라이터를 쥐고 있던 손에 힘을 가했다.차가운 시선은 마침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보미에게 고정되었다.손보미는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머뭇거리더니 배건후 앞으로 걸어갔다.“건후 씨, 어제 일을 보고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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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가져가세요.” 배건후는 무심하게 말했다. 그리고 잔에 남은 술을 한 번에 들이켰다.배석준은 화가 치밀어 오른 채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네 엄마는 병세가 심해서 사람을 못 알아보는 상태다. 나까지 화병으로 죽게 만들고서야 속이 시원하겠니?”“아버님! 진정하세요. 제가 건후 씨를 잘 설득할게요.”갑자기 뒤에서 손보미가 나타나더니 전화에 대고 말했다.배건후는 즉시 전화를 끊고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건후 씨, 이러지 마. 재희 씨한테 예전 일을 말한 건 아니야. 그냥 내가 건후 씨를 많이 좋아한다고만 했어. 재희 씨가 나랑 마음이 잘 맞아서 도와주고 싶어 하는 것뿐이야.”손보미는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아련한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봤다.“엠파이어 빌딩의 고객들을 전부 스카이 빌딩에 빼앗겼잖아. 만약 그 땅마저 강씨 가문에 넘어가면 강재민이 건후 씨 위에 올라설 거야. 그때면 아린 씨는...”그녀는 일부러 말을 멈추며 배건후가 스스로 생각하게 했다. 강재민이 더 많은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도아린이 누구를 선택할지 말이다.“아린 씨를 다시 찾고 싶다면 그 땅을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해. 우선 나랑 약혼하자. 그 땅을 차지하고 배씨 그룹이 다시 돌아오면 아린 씨를 붙잡는 것도 가능할 거야. 그리고 건후 씨가 다시 아린 씨를 잡으면 우리의 약혼은 무효로 해도 괜찮아.”배건후는 그녀의 진심 어린 듯한 눈빛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그리고 입꼬리 끝에 비웃음을 걸쳤다.“...”손보미는 그의 날카로운 시선에 식은땀이 흐르다 못해 다리마저 떨려왔다.갑자기 문밖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손보미는 급히 소파를 잡고 일어섰다.검은색 세단 한 대가 문 앞에서 멈췄다. 강재민은 얼른 뒷좌석 문을 열어주었다.그는 커다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손바닥으로 차 천장을 받치며 조심스레 보호했다.도아린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허리를 숙인 채 차에서 내렸다. 그러나 강재민에게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의를 표했다.거의 동시에 조수석 문이 열리며 일북이 차에서 내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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