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건은 능력 있고, 잘생기고, 집안까지 완벽하며, 시연에게도 잘했다. 시연이 그런 사람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자꾸만 이성을 놓고, 실수를 반복했다. 하지만 이제, 시연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제는 정신 차려야 해.’ ‘그리고 이제 나는, 정말 푹 자야 해...’ 그녀는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더 이상 잘못된 감정에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다. ...밤새 깊은 잠을 잤다. 시연이 눈을 떴을 때, 팔이 묘하게 무거웠다. 아파서가 아니라, 눌린 느낌. 그리고 고개를 숙여보니, 유건이었다. 그가 침대 옆에 앉아, 시연의 손을 꼭 잡은 채, 팔에 머리를 얹고 잠들어 있었다. ‘어쩐지 무겁더라.’ 그녀는 이 남자가 언제 왔는지, 왜 이러고 있는지는 알고 싶지 않았고, 알 필요도 없었다. 시연은 팔을 힘껏 빼보려 했지만, 여자와 남자의 힘 차이는 너무 컸다. “유건 씨.” 시연은 더 이상 뵈는 게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일어나요. 팔 저려서 미치겠으니까.” “응...?” 유건은 곧바로 눈을 떴다. 이어서 고개를 들며, 여자의 팔을 풀어줬다. “여보, 일어났네.” ‘그건 나도 알지.’ 시연은 유건의 의미 없는 말에 대꾸하지 않고, 침착하게 침대 옆 호출 벨을 눌렀다. 곧 간호사가 들어왔다. “사모님, 일어나셨네요. 세수 도와드릴까요?” “아니요.” 시연은 고개를 저으며 부드럽게 웃었다. “몸이 훨씬 나아졌어요. 퇴원하고 싶어요.” “그렇군요. 그럼 주치의한테 여쭤볼게요.” “네, 부탁해요.” 간호사가 나가고, 시연은 곧장 침대에서 내려왔다. 유건이 그 뒤를 따랐다. “벌써 퇴원하게? 하루쯤 더 쉬는 게 낫지 않을까?” 하지만 시연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욕실로 들어가, 철컥-남자의 코앞에서 문을 잠갔다. 유건은 멈칫했다가, 쓴웃음을 지으며 손잡이를 잡아보았지만,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다. 어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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