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Chapter 431 - Chapter 440

453 Chapters

제431화

“고 대표님, 너무 긴장하실 필요 없습니다.”오선화는 검사 결과지를 넘기며 말했다.“결과를 보면, 현재 산모와 아이는 모두 건강합니다. 그리고 영양수액의 효과도 좋아서 태아의 성장도 임신 주수에 맞게 진행되고 있습니다.”유건은 눈썹을 살짝 올렸다. ‘그럼 뭐가 문제라는 거지?’“하지만...”오선화가 보고서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아내분께서 임신 초기에 자주 기절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까?”“네.”유건의 가슴이 순간 조여 들었다.“현재까지는 큰 이상이 없지만, 임신 후기가 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의사로서 저는 모든 가능성을 설명해야 합니다. 아내분께 직접 말씀드리면 심리적으로 부담을 줄 수도 있어서, 고 대표님께 먼저 말씀드리는 겁니다.”유건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세심한 배려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최악의 경우, 어떤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까?”“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순간, 오선화의 얼굴이 진지해졌다.“최악의 경우, 산모와 아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그 말을 듣자, 유건의 눈이 번뜩이며 흔들렸다.“물론, 이는 가장 극단적인 경우이고, 반드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오선화는 손을 저으며 안심시켰다.“저희도 최선을 다해 임신 기간 동안 산모와 태아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겁니다. 하지만 가족분들도 함께 협조해 주셔야 합니다.”유건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잠시 후, 어렵게 입을 열었다.“알겠습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습니다.”“함께 힘을 모아 산모와 아이를 지켜냅시다.”...검진이 끝나고, 시연은 기분이 한층 밝아졌다.유건은 아내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그녀를 감싸 안았다.“그렇게 좋아?”“네.”시연은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태아가 임신 주수에 맞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기쁘게 했다.“나도 기뻐.”유건은 여자의 배 위에 손을 얹었다.이제는 확연히 불러온 배의 곡선을 느낄 수 있었다.“우리 아기, 잘 자라고 있네. 착한 아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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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오전 11시, 시연은 병원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내일 수술 스케줄을 정리하고 있었다.핸드폰이 울렸고, 시연이 받았다.“여보세요.”[시연 씨!]다급한 간호사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큰일 났어요! 우주가 없어졌어요!]“뭐라고요?”시연은 벌떡 일어나 책상에 손을 짚었다.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다.“없어졌다니, 어떻게 된 거예요?”[오늘 요양병원에서 가을 소풍을 갔잖아요.]그건 시연도 알고 있었다.[화장실에 갈 때도 선생님들이 같이 있었어요. 인원수까지 다 세면서 챙겼는데, 어떻게 된 건지, 나오고 보니 우주가 없어진 거예요!]“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고요? 허!”너무 다급한 나머지, 시연의 말투가 가시처럼 날카로워졌다.“그게 아이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할 말이에요? 그걸 설명이라고 하는 거냐고요!” [죄송해요! 시연 씨, 정말 죄송해요!]하지만 지금, 사과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경찰에는 신고했어요?”[네, 이미 했어요!]“네, 잘하셨어요.”시연은 최대한 침착하려 애썼다. ‘내가 무너지면 안 돼!’‘우주는 나만 믿고 있을 테니까!’그녀는 우주에게 스마트워치를 사줬다. 핸드폰과 연동되어 있어 위치 추적할 수 있었다.위치를 확인하자, 마지막으로 기록된 장소는 소풍 장소의 화장실이었다.‘난 분명히 우주한테 말했어. 잘 때 빼고는 절대 스마트워치를 벗지 말라고.’‘하물며 밖에 있는 상황인데, 우주가 직접 스마트워치를 벗지는 않았을 거야.’ ‘그렇다면... 누군가 우주의 스마트워치를 강제로 벗기고, 버린 게 분명해!’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그렇다면... 우리 우주는 납치된 건가?’‘말도 안 돼!’시연의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져 왔다. 그리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왜 우리 우주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거지?’‘설마, 고씨 가문의 원수...? CA국 쪽?‘하지만 그 사람들이 왜 우주를?’‘우리 동생은 고유건의 처남일 뿐인데...’‘하지만, 혹시라도...’더는 생각할 틈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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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지씨 집안 사람들!’이 생각이 시연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설마...’그리고 생각할수록 가능성이 커졌다.시연과 지동성 일가의 원한은 목숨을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며 뿌리 깊은 원한이 되었다. 시연은 갑자기 병원에 있는 지동성을 떠올렸고, 그 병약한 얼굴이 눈앞에 스쳐 갔다.그리고 소미가 몇 번이나 간 청한 간 이식...‘혹시, 나에게서 방법을 찾지 못하자 우주에게 손을 뻗은 건 아닐까?’그녀는 단숨에 자리에서 일어섰다.‘백만 분의 일의 가능성이라도 놓칠 수 없어!’...지씨 저택.소미는 급히 집으로 돌아왔고, 장미리가 보이지 않자, 바로 가사도우미를 불렀다.“우리 엄마는 어디 계세요?”“사모님께서는 뒤쪽 창고에 계십니다.”“네, 알았어요.”소미는 곧장 창고로 향했는데, 밖에서도 장미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자, 우주야, 착하지? 조금이라도 먹어야 해. 안 먹으면 힘이 없어진단다.”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소미는 문을 두드렸다.“누구야?” 장미리의 목소리가 순간 긴장했다.“엄마, 저예요. 문 좀 열어주세요.”잠시 후, 문이 열렸고, 장미리가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우리 딸이구나.”그러면서 그녀는 소미의 손을 잡아 안으로 끌어들였다.창고 안은 어두웠고, 낮인데도 불빛이 필요할 정도였다.희미한 주황빛 조명이 공간을 비췄고, 그 분위기는 을씨년스러웠다.소미의 시선이 한 곳으로 꽂혔다.구석에 놓인 작은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우주.소년은 겁에 질려 있었다. 아이는 온몸이 긴장된 채 땅만 바라보고 있었고, 두 손은 꼭 쥔 채 무릎 위에 올려져 있었다.“엄마!”소미는 눈살을 찌푸리며 어머니를 노려보았다.“진짜... 엄마였어요? 대체 왜 그랬어요?”유건에게 우주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녀는 바로 어머니 장미리를 의심했다.“왜냐고?”장미리는 되려 반문했다.“네 간이 안 맞잖니? 지시연 그 계집애는 끝까지 거부하고. 그러면 남은 선택지는 우주뿐이잖아!”“네?”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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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뭐?”장미리는 순간 얼이 빠졌다.“너희, 이미 헤어진 거 아니었어? 설마 아직 가능성이 있는 거야?”“네.”소미는 애매하게 대답했다.“정말?”장미리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딸의 손을 붙잡았다.“어서 말해봐. 어떻게 된 거야? 너, 어떻게 한 거야?”“엄마...”...지씨 저택 앞.시연은 정말 오랜만에 이 집을 찾아왔는데, 이미 오래전부터 문과 비밀번호가 바뀌어 있었다. 그녀는 오늘 길에 자신이 초인종을 눌러도 지동성 일가가 자신을 들여보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정기환이 있었으니까.기환은 시연의 지시에 따라 차를 집 앞에 세웠다.낯익은 대문을 바라보며 그는 당황했다.‘여기... 장소미네 집 아니야?’‘형수님은 여기 온 이유가 대체 뭐지?’“기환 씨.”시연이 저택 대문 너머를 가리켰다.“담 넘을 수 있죠?”‘그건...’솔직히 이 정도 담장은 기환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수고스럽겠지만, 담을 넘어서 문 좀 열어줘요.”“형수님.”기환은 머뭇거렸다.“이거 불법침입 아닌가요? 경찰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시연은 눈썹을 찌푸리며 잠시 생각했다.“아, 기환 씨도 여기가 어딘지 아나 보네요? 여기가 장소미네 집이라서 망설이는 거죠?” 기환이 순간에 말문이 막혔다.‘우리 형수님... 역시나 똑똑하시네.’“그렇다면...”시연이 가볍게 미소 지었다.“억지로 기환 씨를 시킬 필요 없겠네요. 내가 직접 넘을게요.”그러면서 소매를 걷어붙였다.“아이고!”기환이 깜짝 놀라 그녀를 붙잡았다.“형수님! 장난하지 마세요! 어떻게 형수님이 담을 넘어요?”결국 그는 체념한 듯 한숨을 쉬고 말했다.“제가 할게요! 잠깐만 기다리세요.”“고마워요.”기환은 가뿐히 담장을 넘어 문을 열었다. 시연은 아무렇지 않게 발을 들였고, 한순간도 지체하지 않고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아니... 시연 아가씨?”가사도우미가 시연을 보자마자 경악했다.“여길 어떻게...?”시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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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네!”기환은 손쉽게 가사도우미를 제압했다.그녀는 속수무책으로 시연이 창고로 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다급하게 외쳤다.“사모님! 사모님! 사모님! 으읍...!”하지만 가사도우미의 입은 기환에 의해 막혀버렸다....창고 안.장미리는 소미의 말을 듣고 기분 좋게 웃었다.“생각지도 못했는데, 네가 그런 운을 타고났구나.”그리고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보아하니, 하늘의 뜻이야! 하늘이 너랑 고 대표를 갈라놓고 싶지 않으신 거야!”“엄마.”소미는 눈살을 찌푸리며 단호히 말했다.“앞으로는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무슨 일이든 저랑 상의하세요.”“알겠어...”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장미리는 귀를 쫑긋 세웠다.“어라? 방금 가사도우미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진짜요?”소미는 깜짝 놀라며 다급히 물었다.“설마 지시연이 벌써 온 걸까요?”“그럴 리가 있나? 이렇게 빨리?”“저도 빨리 왔는데, 지시연이 못 올 이유가 있겠어요?” “그럼 어쩌지? 시연이 그 계집애, 쉬운 상대가 아닌데!”“그래서 제가 엄마한테 매번 조심하라고 한 거잖아요!”...갑자기 우주가 반응을 보였다.그는 ‘지시연’이라는 이름을 들었다. 자신의 누나 이름. ‘누나가 나를 찾아왔어!! 누나가 나를 구하러 왔어!!’소년은 벌떡 일어섰다.그리고 187cm의 큰 키로 곧장 문 쪽을 향해 달려갔다.이와 동시에 주먹을 꽉 쥔 채, 끊임없이 외쳤다.“누나! 누나!”장미리와 소미는 깜짝 놀라서 뒷걸음질 쳤다.장미리는 급히 우주를 붙잡았다.“우주야, 착하지? 어디 가려고? 네 누나는 여기 있잖아.”그러면서 손가락으로 소미를 가리켰다.하지만 우주는 소미를 보며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그 시선은 낯설고도 두려움이 가득했다.소년은 머리를 세차게 저었다.“아니, 아니야! 우리 누나 아니야!”그는 장미리의 팔을 거칠게 뿌리치고는 소리쳤다.“누나! 누나!”...창고로 향하던 시연은 그 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췄다.“우주다!”그녀는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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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지동성은 간 이식을 기다리며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그리고 그 문제로 인해, 지동성은 이미 장미리와 소미에게 불만이 쌓일 대로 쌓인 상태였다.소미는 더 이상 어머니를 책망할 수 없었다. ‘이젠 정말 돌이킬 수 없게 됐어...’쾅!갑자기 철문이 거세게 두들겨졌다.“문 열어! 당신들, 안에 있는 거 다 알아! 당장 문 열고, 우리 우주를 돌려줘!”장미리와 소미는 깜짝 놀라 서로를 쳐다보았다.“어떡하지?”“일단 우주를 일으켜요!”“그래.”모녀는 힘을 합쳐 우주를 부축했다.“그다음은?”“숨겨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감춰야 해요!”소미가 단호히 말했다.“그리고, 엄마가 나가서 최대한 지시연을 붙잡아 둬요. 절대 안으로 들이지 말고요!”“알았어.”...문밖에서 시연은 한참을 문을 두드렸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더 이상 기다릴 인내심이 바닥났다.그녀는 정기환을 돌아보며 말했다.“문 따요!”“네!”그러나 기환이 움직이기도 전에, 문이 안에서 열렸다.나온 사람은 장미리였다.“어머나.”장미리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비꼬듯 말했다.“이렇게 시끄럽게 구는 게 누구신가 했더니, 너였구나?”시연은 단 한 번도 그녀를 쳐다보지 않고 곧장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어어, 뭐 하는 거야?”장미리가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시연은 차갑게 말했다.“우리 우주를 데려가야겠어요.”“하?”장미리는 코웃음을 쳤다.“그 애가 여기 있다고 누가 그래? 밥도 가려 먹는데, 말도 가려 해야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고 싶어?” “그래요?”시연의 표정은 변함없었다.“좋아요, 만약 오늘 내가 우주를 찾지 못하면, 내 잘못을 인정할게요. 고소하세요.”장미리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이를 악물었다.“이X이...”그러나 시연은 더 이상 장미리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기환 씨.”그녀는 지체 없이 명령했다.“문 부숴요.”“알겠습니다.”“잠깐!”장미리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시연 혼자라면 어떻게든 막을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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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우주야...!!!”무릎이 풀리며, 시연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손을 살며시 뻗었지만, 혹여 우주가 아플까 봐 닿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눈가에 뜨거운 눈물이 차오르고, 목소리조차 떨렸다.“우주야!! 제발 깨어나!! 누나한테 말 좀 해봐!!”그러나, 우주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시연의 이성은 그 순간 완전히 타버렸다.그녀는 벌떡 일어나, 장미리와 소미를 노려보았다. 눈빛이 날카롭게 갈라졌다.“너희들이었어.”추궁이 아니라, 확신이었다.“아, 아니...”장미리는 겁에 질려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시연의 눈빛은 너무나도 무서웠다.장미리의 입술이 덜덜 떨렸다.“내 말 좀 들어봐... 내가 그런 게 아니야...”“허.”시연은 비웃음을 터뜨렸다. ‘당신 말을 믿을 리가 없잖아!!’그녀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더니, 단숨에 장미리의 머리채를 거칠게 움켜쥐었다.“아악!”여자의 비명이 터졌다. 장미리는 고통스러워 몸부림쳤다.그러나 시연은 더욱 세게 머리를 틀어쥐며 나지막하게 말했다.“나이 들어서 기억력이 나빠졌어? 내가 경고했지, 우주는 건드리지 말라고.”시연의 목소리는 차가웠지만, 눈빛에는 분노가 이글거렸다.“너희가 우주한테 어떻게 했는지, 그대로 돌려줄게.”“아야야! 소미야!”“지시연!”소미도 당황하며 다급히 소리쳤다.“당장 놔! 내 말 안 들려?”시연은 단 한 번도 소미를 쳐다보지 않았다.그저 장미리의 머리를 움켜쥐고, 마치 병든 닭이라도 잡듯 머리를 탁자 위로 내리찍었다.쿵!“으아악!”장미리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울부짖었다.“살려줘! 살려달라고! 으아아...”소미는 손을 떨며 기환을 바라보았다.그리고 다급하게 명령했다.“뭐 해요? 그렇게 가만히 있을 거예요? 유건 씨가 지시연을 보호하라고 했지, 우리 엄마를 이렇게 두라고 한 건 아닐 텐데요? 당장 막아요!”기환은 미간을 찌푸렸지만, 움직이지 않았다.소미는 당황했고, 하는 수 없이 직접 나섰다.“지시연! 그만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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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무슨 뜻이야? 제대로 설명해.”“그러니까...”소미는 긴장한 채 연신 침을 삼켰다.“오늘... 나 사실 유건 씨랑 점심 먹기로 했어. 네가 전화했을 때, 마침 같이 있었어...”그 순간.시연은 기억을 되짚었다. 그리고 깨달았다.‘그때, 장소미와 고유건이 같이 있었던 거야?’두 사람은 또 만난 거였다.‘내가 모르는 사이에 대체 몇 번을 만난 거야?’‘아니, 셀 수도 없겠지.’시연은 갑자기 온몸이 차갑게 식어갔다....그때, 문가에서 여러 명의 발소리가 들려왔다.유건이 지한과 민환을 데리고 들어왔다.“여보!”유건은 단번에 시연을 발견했고, 곧바로 그녀가 짓누르고 있던 소미를 보았다.“소미 씨!”이 광경에 깜짝 놀란 그는 급히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고 시연의 손목을 붙잡았다.“놔.”“유건 씨...”소미는 눈물을 글썽이며, 마치 억울함을 참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흥!”시연은 가볍게 비웃었다.“고 대표님, 지금 영웅 구출 작전인가요?”이어서 힘을 풀며 손을 놓았다.“걱정하지 마세요. 아직 손도 못 댔으니까요. 고 대표님의 ‘나비 공주’는 잘 있어요.”유건은 당황했다.“여보?!”시연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물었다.“기환 씨, 아직도 내 지시를 들을 수 있어요?”“당연합니다.”“고마워요.”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곧바로 기환에게 지시했다.“우리 우주 좀 안아줘요.”그녀는 우주를 안을 수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아직 ‘고씨 가문의 안주인’이라는 명목이 있으니, 이를 이용할 수 있을 때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네.”기환이 고개를 끄덕이며 우주에게 다가갔다.그제야 유건은 구석에 쓰러져 있는 우주를 보았다.소년의 머리는 피투성이였다.유건의 표정이 순간 얼어붙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기환, 움직이지 마.”유건이 단호하게 막았다.“예?!”시연은 눈썹을 치켜세웠다.“고 대표님, 약속을 깨겠다는 거예요? 방금 본인도 허락했잖아요.”“그런 게 아니야.”유건은 고개를 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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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시연의 손목이 단단히 잡혔다.유건이 그녀를 붙잡고 말했다.“앉아.”시연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그는 애타고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한마디 했다고 그렇게까지 날 몰아붙여야 해? 내가 우주를 신경 안 쓴다고? 당신, 정말 몰라서 이러는 거야, 아니면 일부러 날 화나게 하려는 거야?”시연은 고개를 돌려 외면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유건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우주 상태는 깨어나야 정확히 알 수 있어. 나도 함께할 거야. 당신 곁에서 우주를 지킬게, 응?”“당신...?”시연이 비웃듯 눈썹을 올렸다.“그럴 시간이나 있어요? 고 대표님은 아주 바쁘신 분이잖아요.”그런 냉소적인 태도에, 유건은 그녀의 기분이 좋지 않음을 이해하고 굳이 신경 쓰지 않았다.“있어,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낼 거야.”그는 시연을 부드럽게 눌러 앉혔다.“그러니까 지금은 일단 밥 좀 먹어. 응?”“싫어요!”유건은 미간을 좁혔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는 분명 잘못한 게 없었고, 도착했을 때 소미와 말을 섞지도 않았다.그런데도 시연은 마치 자신에게 큰 원한이라도 있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대체 뭐가 문제지?’답이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은 달래는 게 우선이었다.“그럼 어떻게 해야 먹을래?”“간단해요.”시연은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내 앞에서 사라져 줘요. 당신 얼굴만 안 보면, 나도 식욕이 생길 거예요.”유건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억눌렀다.두 손을 꼭 쥐고, 결국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래, 갈 테니까 꼭 먹어.”그는 돌아서서 나갔다.그 순간, 시연은 아무렇지도 않게 식기를 들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유건은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다.그러나 동시에 서운함이 밀려왔다.‘내가 그렇게까지 역겨운 존재야?’그는 잘못한 게 없었다.그리고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한 가지가 있었다. ‘우주가 왜 지 사장 집에서 다친 채 발견된 거지?’이런 생각을 하는 동시에 시연의 눈빛을 떠올렸다.‘시연이의 그 눈빛... 단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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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아니에요. 저 혼자 갈 수 있어요.”“그냥 내 말 들어.”유건은 단호했다.“민환이 데려다줄 거야. 이미 충분히 복잡해졌어. 더 걱정하게 만들지 마, 응?”“알겠어요.”소미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를 보내고 나서도, 유건의 미간은 펴지지 않았다.소미의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장 여사가 혼자 있는 우주를 발견했다? 우주는 왜 혼자 있었던 거지?” ‘그 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병실은 고요했다.우주는 약물로 인해 깊이 잠들어 있었고, 시연도 침대 옆에서 고개를 숙인 채 잠들어 있었다.유건은 조용히 다가가 시연을 안아 올려 옆에 있는 보호자 침대에 눕혔다.“으음.”시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흐느적거렸다.순간, 유건은 긴장했다. 시연을 깨운 줄 알고 멈칫했지만, 다행히도 다시 조용해졌다.그러나 그녀의 얼굴에는 여전히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여자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그때, 시연이 희미하게 신음했다.“엄마...”유건의 손길이 멈췄다.그녀는 다시 한번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엄마... 엄마... 으흑...”끝내 억누른 듯한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눈을 감은 채, 시연의 눈가에서 투명한 눈물이 흘러내렸다.‘우리 와이프가... 엄마를 그리워하고 있구나.’사람은 가장 약해지고, 슬프고, 무력할 때 본능적으로 어머니를 찾는다.유건은 여자의 깨끗한 얼굴 위로 흐르는 눈물을 바라보며 가슴이 아렸다.그는 결국 시연 곁에 누워,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았다.그리고 한 손으로 시연의 등을 천천히 토닥였다.아주 부드럽고도 인내심 있는 손길이었다.점차 시연의 떨림이 잦아들었고, 마침내 조용히 눈을 떴다.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고, 그녀는 그 불편함에 손을 올려 닦으려 했다.“손으로 닦지 마.”유건이 시연의 손을 붙잡고,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다.“내가 닦아줄게.”남자의 손길은 조심스러웠다.시연은 훨씬 편안해졌다. 하지만 정신이 또렷해지자, 이 상황이 이상하게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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