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뜻이야, ‘의미 없다'는 게?]유건의 목소리가 한순간 싸늘해졌다.“그걸 모른다고요? 꼭 내가 하나하나 설명해 줘야겠어요?” 시연은 코웃음을 쳤다.“좋아요, 그럼 제대로 설명해 줄게요. 당신은 늘 어디 갔다 오는지 나한테 말해주지 않잖아요.” 그녀가 말하는 건, 유건이 그녀 몰래 소미를 만나러 간 일이었다.결혼 후 지금까지 총 세 번.“나는 이미 3번이나 봐줬어요. 이제 더 이상 당신을 믿지 않을 거예요. 당신한테서 진실을 들을 수 없는 이상, 이런 가식적인 일정 보고도 필요 없어요.”유건은 순간 말문이 막혔지만, 화가 치밀었다.‘내가 아내에게 전화한 게 잘못된 거야?’[마음대로 해!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앞으로 전화 안 할 테니까!]그렇게 말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시연은 핸드폰 내려놓고 피식 웃더니, 아무렇지 않게 다시 저녁을 먹었다.식사를 마친 후, 바로 강울대병원에 가기로 했다.그녀가 집을 나서자마자 기환이 나타났다.“형수님, 이 시간에 어디 가시게요?”“강울대병원 좀 다녀오려고요.”“일 때문에요?”그녀는 숨길 생각 없이 솔직하게 말했다.“아니요, 은범이 좀 만나려고요.”그렇게 말하며 차에 올랐다.기환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녀가 모르는 사이 핸드폰 꺼내 지한에게 문자를 보냈다.[형수님, 노은범을 보러 간대...]차가 달리는 동안, 지한에게서 답장이 왔다.[형님이 그러는데, 절대 못 만나게 하래. 이번에도 못 막으면 고향 내려가서 농사나 지으래.]기환은 이를 악물었다.‘진짜 어렵네...'그는 어쩔 수 없이 결정을 내렸다.차가 병원 앞에 도착하자, 시연은 내리려 했다.하지만 차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기환 씨?”“형수님.”기환은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죄송해요. 형님이 안 된다고 하셔서요.”“뭐라고요?”시연은 순간 어이가 없었다가, 이내 냉소를 지었다.“내가 누구를 만나든 내 자유예요.”그녀는 문을 두드렸다.“기환 씨, 문 열어요.”“형수님,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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