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도착하자마자, 시연은 깨달았다.유건이 여배우를 데리고 온 이유가 있었다.이곳은 술자리였다. 비즈니스 회식이나 연회뿐만 아니라, 남자들은 술자리에서 더 많은 거래를 논의하곤 했다.각양각색의 남자들과 각양각색의 여자들.하지만 차이가 있든 없든, 공통점 하나는 여자들이 다들 분위기를 잘 맞추고, 술도 잘 마신다는 것이었다.그리고 시연은 그 분위기에서 확연히 안 맞았다.‘난 애초에 술을 못 마시는데...’지금은 몸 상태가 안 되지만, 임신 전에도 한 잔이면 끝이었다.유건과 함께 자리에 앉자, 시연은 단숨에 모든 시선의 중심이 되었다.첫째, 그녀는 유건이 데리고 온 여자였고,둘째, 이곳에 온 여자들은 모두 화려하게 화장하고,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만큼은 아무런 치장 없이, 베이지색 롱 원피스를 입고, 심지어 어깨에는 백팩까지 메고 있었다. 그야말로 대학생 같았다. 남자들은 슬쩍 서로의 눈빛을 교환했다. ‘고 대표님, 저런 스타일이 취향인가?’ ‘하지만 확실히 청순하고 예쁘긴 하네.’‘...’“꼬마 아가씨.”누군가 시연에게 술을 따라주며, 장난스럽게 말을 건넸다.“긴장하지 마, 다들 즐기러 온 거잖아? 한잔해.”가득 채워진 술잔을 보며, 시연은 고민에 빠졌다.‘마셔야 하나?’유건이 여배우를 데리고 오지 않은 걸 보면, 시연을 곤란하게 만들 심산인 게 분명했다. ‘그렇다면, 이 술은 피할 수 없는 건가?’시연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예전엔 이러지 않았는데...’‘고유건은 나쁜 놈이긴 해도, 내 배 속의 아이를 배려해 줬어.’‘하지만, 그건 과거의 일이지. 이제 나를 증오하는 건가?’‘아무래도... 나를 장소미와 함께하는 시간을 방해한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야.’ 시연은 유건이 고상훈을 미워할 수 없으니, 그 모든 분노를 자신에게 돌리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지. 그냥 마시고 바로 화장실 가서 토하면 되니까.’시연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손을 뻗어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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