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하늘에서 천둥이 울렸고, 곧이어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다.시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빨리 가요. 비가 더 심해지면 사람을 찾기 더 어려워질 거예요.”‘이 여자, 화나지 않았구나. 오히려 나를 걱정하고 있어.’그 순간, 유건은 기뻐해야 할지, 서운해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그럼 난 이만 가볼 테니까 천천히 먹어. 급하게 먹으면 소화 안 돼.”“알겠어요.”시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유건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그리고 기환이 널 데려다 줄 거야.”유건의 곁에는 항상 그를 보호하는 부하가 있었고, 시연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비록 유건이 직접 운전할 때도, 그가 믿는 부하들은 항상 그림자처럼 뒤따랐다.시연은 양갈비를 입에 물고 있었기에 대답 대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았어요.”“집에 도착하면 전화해.”“네.”시연은 웃으며 말했다.“인제 그만 가봐요. 난 애가 아니잖아요.”“간다.”필요한 말을 다 한 유건은 몸을 돌려 걸어 나가려 했지만, 몇 걸음 가지 않아 다시 뒤돌아보았다.시연은 남자의 시선을 느끼지 못한 듯, 조용히 국을 마시고 있었다.알 수 없는 기분이 든 유건이 갑자기 물었다.“여보, 나한테 가라고 한 거, 진심이야?”“네?”시연은 유건이가 무슨 뜻인지 몰라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그게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였나?’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가야죠. 사람이 없어졌다면서요...”여자의 태도는 너무도 담담했다.갑자기 유건은 짜증이 밀려왔고, 묘하게 속이 뒤틀렸다.“알겠어.”그는 짧게 말하고 이번엔 진짜로 떠났다.문이 닫히는 순간, 시연은 제자리에 멍하니 선 채, 손을 가슴에 얹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시연은 더 이상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고, 먹어도 목구멍이 막힌 듯했다.사실, 유건이 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시연은 입맛이 사라졌었다.그녀는 물을 한 모금 들이켜며 숨을 돌렸고, 입을 닦고서야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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