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겸은 꾹 참고 듣다가 결국 폭발했고, 전화를 끊은 다음 비행 모드를 켰다.이번에 차 안은 완전히 조용해졌다.집에 들어서자, 도겸은 그제야 마음이 평온해졌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위층으로 올라갈 때, 그는 갑자기 방향을 돌리더니 저도 모르게 주방으로 향했다.주방에는 깨끗하게 정리된 주방기구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는데, 눈앞에 정은이 바삐 움직이는 장면이 아른거렸다.그녀는 전날 저녁에 식재료를 깨끗이 씻고 물에 담가야 했기에, 죽을 끓이려면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이튿날 아침, 다시 식재료와 쌀을 함께 솥에 넣은 다음 삶았다.도겸은 힘드니까 정은에게 하지 말라고 했지만, 다음날 퇴근하고 돌아오면, 항상 따끈따끈한 죽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후에...’그는 더 이상 정은을 설득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그녀가 잘해 주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생각에 잠긴 사이, 밖의 문이 갑자기 열렸다.“도련님?”왕순자는 서영숙의 전화를 받고 달려왔다.도겸이 병원을 떠나자, 그와 말이 통하지 않은 서영숙은 도겸이 혼자 집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되어, 어쩔 수 없이 왕순자에게 전화를 했다.도겸은 담담하게 분부한 다음 위층으로 올라갔다.“이모님, 죽 좀 끓여줘요.”‘왜 또 죽을 끓이라는 거지? 정인 아가씨는 도대체 언제 돌아오시는 거야? 정말 너무 힘들다 힘들어...’마음속으로 불평을 했지만, 왕순자는 여전히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 들어가 죽을 끓이기 시작했다.죽을 다 끓이고 위층으로 올라가니, 도겸은 이미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그의 안색은 여전히 창백했고, 잠들었어도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왕순자는 죽을 내려놓은 다음, 주방에 가서 깨끗이 정리한 후, 조용히 떠났다.한밤중에 도겸은 위가 불에 타는 것만 같았고, 몸은 마치 땡볕을 쬐는 것처럼 무척 더웠다. 차가운 바늘이 혈관을 찌르며 액체를 수송하자, 그는 그 통증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여전히 매우 더웠다.서영숙은 침대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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