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의 모든 챕터: 챕터 281 - 챕터 290

561 챕터

제281화

선우는 정은이 동건에게 신세를 지고 싶지 않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도 먼저 입을 열어 정은을 대신해서 결정을 내렸다.게다가 선우도 틀린 말을 하지 않았다. 단지 물어보는 것일 뿐, 될지 안 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았다.“그럼 정은 누나, 일찍 쉬어요, 끊을게요.”선우는 통화를 마쳤다.“허, 넌 그러고도사내 자식이야? 소정은이 대체 너에게 무슨 약을 먹였길래, ‘누나’ ‘누나’하면서 다정하게 부르는 건데? 오글거려 죽겠네.” 동건은 참지 못하고 입을 삐죽거렸다.“형이 뭘 알아요? 난 친구를 항상 진심으로 대했으니 눈에 거슬리면 보지 마요.”“친구?” 동건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소정은은 이미 도겸과 헤어졌는데, 두 사람이 어떻게 친구야?”이 말이 나오자, 도겸도 참지 못하고 선우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선우는 이 말을 듣고 갑자기 똑바로 앉더니 표정도 엄숙해졌다.“그렇게 말하면 안 되죠. 정은 누나는 전에 날 도와준 적이 있거든요. 비록 지금 도겸이 형과 헤어졌지만, 나와 누나는 여전히 친한 친구예요.”“널 도와줘?” 동건은 눈을 깜박이며 물었다.“뭘 도와준 적이 있는데?”선우는 가볍게 기침을 했다.“말하자면 얘기가 길어서 오늘은 말하지 않겠어요. 다들 술 마셔요. 참, 동건이 형, 형에게 도움을...”“아, 오줌 쌀 것 같으니까 화장실 좀 다녀올게.” 동건은 토끼보다 더 빨리 달아났다.선우는 동건이 일부러 도망친 것 같다고 느꼈다.물론 그는 확실히 일부러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동건은 룸에서 나오더니 화장실에 가지 않고 테라스로 가서 담배를 피웠다.그는 무슨 난제에 시달렸는지, 눈살을 찌푸리며 걸음을 서성거렸다.그리고 무척 초조해 보였다.담배가 다 타자, 동건은 다른 하나에 불을 붙였다. 가끔 한 모금만 피우면서 나머지가 다 타도록 내버려 두었다.이때 동건은 담배꽁초를 끄더니 마치 무슨 결정이라도 한 듯 누군가에게 전화를 했다.정은은 선우와 전화를 한 뒤, 핸드폰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샤워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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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그때 호텔에서 네가 날 도와줬잖아. 난 그래도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서, 비록 넌 도겸과 헤어졌지만, 그 은혜는 갚아야 하지.]‘방금 난 여기에서 담배를 두 대나 피웠고, 20분 정도 걸렸는데. 소정은은 뜻밖에도 직접 나에게 전화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니? 선우가 분명히 말했잖아, 나에게 자원이 있다고! 그것도 최고급 자원이야! 소정은은 어쩜 이리 둔한 것일까? 날 뭘로 보고?’동건은 입을 삐죽거렸다.[믿을 만한 편집장을 찾고 있다고? 이따가 그 사람 연락처 보낼게.]정은도 엄살을 부리거나 괜한 자존심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었다.동건이 말을 이렇게까지 했으니 거절하는 사람은 그야말로 바보와 다름없었다!“고마워요.”[은혜를 갚은 것뿐이야.]전화를 끊고 동건은 즉시 그 편집장의 톡을 찾아 정은에 보내려 했다.그러나 이 순간, 그는 자신에게 정은의 톡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동건은 다시 전화를 걸었다.[그 뭐지... 톡 친구 요청 좀 통과해. 걱정 마, 난 심현빈과 같은 늑대가 아니니까. 절친의 전 여자친구에게 조금도 분수에 넘치는 생각이 없어. 불편하다고 생각하면, 이따가 명함을 받은 다음 날 삭제해도 돼.]“이미 수락했어요.”[응.]명함을 보낸 다음, 동건은 핸드폰을 접고 다시 룸으로 돌아갔다.선우가 물었다.“화장실을 이렇게 오래 갔다니, 똥구덩이에 빠진 건 아니겠죠?”“꺼져!”여자는 동건이 돌아온 것을 보고 바로 웃으며 다가왔다.“동건 도련님, 방금 저를 두고 떠나셨다니.”“그렇지 않으면 나랑 같이 남자 화장실에 갈 거야?” 동건은 그녀의 얼굴을 두드렸다.여자는 즉시 아양을 떨며 그를 가볍게 노려보았다.“동건 도련님, 오늘 저녁에 제 노래를 주문하시는 건 어때요?”동건은 사악하게 웃으며 그녀를 한 번 훑어보았고,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여자는 멈칫하더니 자기도 모르게 약간의 실망을 드러냈다.‘이 재벌 집 도련님들은 정말 통이 크고 여자를 달래는 수법도 대단하지만, 정말 너무 매정하다니깐. 마음이 너무 딱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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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선우는 대범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난 정은 누나와 자주 연락을 했는데, 왜요?”동건은 두 눈을 가늘게 뜨며 마치 도겸의 마음을 꿰뚫어본 것 같았다.“난 네가 무엇을 묻고 싶은지 알아. 선우가 소정은과 연락을 유지하고 있는 일과 내가 오늘 손을 써서 소정은을 도와준 일에 대해 넌 의혹을 느낄 거야. 우리가 네 체면을 봐서 소정은을 잘 대해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소정은이란 사람 때문인 건지.”동건은 말하면서 잠시 멈칫했다.“난 분명하게 알려줄 수 있어. 소정은이란 사람 때문이야. 너와 상관없어. 선우도 마찬가지일 거고.”도겸은 눈살을 찌푸렸다.“왜?”동건은 흥얼거리며 웃었다.“사람들은 교제를 할 때, ‘거래’를 하기 마련이잖아? 시간이 갈수록 친분을 쌓은 거지. 넌 소정은이 너와 함께 한 6년 동안 단지 네 그림자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우리는 한 달에 적어도 두세 번 모이지 않았어? 그러니 우리도 소정은과 접촉할 기회가 적지 않았어. 선우부터 말하자. 내가 잘못 기억하지 않았다면, 소정은이 네 컴퓨터를 고쳐주었고 또 프로그래밍까지 써줬었지?”“맞아요!” 선우는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정은 누나는 프로그래밍이 아주 대단했어요. 내가 그때 한 프로젝트를 맡았는데, 상대방은 하마터면 장부에 손을 쓸 뻔했어요. 정은 누나가 자동 계산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날 도와 그 장부를 정리했거든요.”“그리고 그때...”선우는 유유히 말했지만, 도겸은 들을수록 막막해졌다.그들이 말하는 그 ‘소정은’과 자신의 기억속에서 매일 집에 틀어박혀 그가 퇴근하기를 기다리고, 그를 위해 모든 것을 안배한 ‘소정은’이 정말 같은 사람인가?“나만 얘기할 순 없죠. 그때 정은 누나가 형을 도와줬잖아요...”“에힘!” 동건은 선우의 말을 끊었다.“그만 해, 나 갈 테니까 너희 둘도 좀 일찍 돌아가.”말이 끝나자 재빨리 택시 안으로 들어갔다.“빨리 좀 가줘요.”...정은은 동건이 보낸 명함을 받고 클릭한 다음 친구 추가 신청을 보냈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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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왕미자가 몸을 돌리자, 연희는 바로 미소를 지었다.“그럼 이모님이 수고하세요. 난 졸려서 먼저 방으로 돌아가 자야겠어요.”말이 끝나자 연희는 나풀나풀 주방을 떠났다.왕미자는 영문을 몰랐다.‘이게 무슨 일이래? 전에는 자기가 해장국 가져다주겠다고 난리를 피우지 않았어? 왜 갑자기 성격이 바뀐 거야?’왕미자는 해장국을 반쯤 그릇에 부은 다음 쟁반에 놓고 안방으로 향했다.도겸은 오늘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지만, 저녁을 먹지 않아 위가 또 은근히 아프기 시작했다.마침 왕미자가 뜨거운 해장국을 들고 올라오자, 그는 거절하지 않고 단숨에 다 마셨다.왕미자는 빈 그릇과 쟁반을 가지고 방에서 물러났고, 또 가볍게 문을 닫아주었다.도겸은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휴식하면서 위의 통증이 점차 사라지기를 기다렸다.얼마나 지났는지, 그는 위가 많이 좋아졌다고 느꼈지만 몸은 갈수록 뜨거워졌다.에어컨 온도를 낮추려고 힐 때, 누군가 갑자기 안방으로 들어왔다.연희는 맨발로 침대 앞으로 걸어왔다. 이미 취한 채로 침대에 쓰러진 남자를 보며 그녀는 저도 모르게 웃었다.도겸은 더워서인지 단추 두 개를 풀었고, 얼굴에 새빨간 홍조가 나타났다.침대 가장자리에 늘어진 팔은 튼튼하고 힘이 있으며 손은 뼈마디가 분명했다. 특히 오늘 짙은 색의 셔츠를 입어 무척 도도해 보였고, 사람으로 하여금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연희는 그들이 처음으로 이곳에서 관계를 가졌을 때를 떠올렸다.그때의 도겸도 이렇게 곤드레만드레 취했고, 입으로는 줄곧 정은의 이름을 불렀다.살짝 열린 셔츠를 통해, 연희는 남자의 볼록한 목젖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마음이 움직이더니 얼른 도겸의 몸에 달라붙었다.손가락으로 남자의 가슴을 가볍게 매만지며 은근히 아래를 향했다.순간, 도겸은 몸을 돌리더니 그녀를 등졌다.연희는 놀라서 벌떡 일어섰고, 등에는 식은땀이 흘렀다.그녀는 고개를 숙여 자신이 입고 있는 잠옷을 보았다. ‘그땐 소정은의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도겸 씨의 욕망을 불러일으켰었지.’연희는 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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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대답해, 정은이의 잠옷을 입은 적이 있냐고 묻잖아.”연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에요... 전... 전 그런 적 없어요... 도겸 씨, 저 너무 아파요...”도겸은 연희가 입고 있는 잠옷 치마를 잡아당기며 차갑게 비웃었다.“그럼 이걸 어떻게 설명한 건데? 만약 해 본 적이 없다면, 어떻게 그렇게 능숙할 수가 있지?”그때 두 사람이 관계를 맺었을 때부터 도겸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분명히 전날 저녁에 껴안은 사람은 정은이었는데, 어떻게 다음날 깨어나자마자 연희로 변했을까?도겸은 단지 자신이 술에 취해서 사람을 잘못 보았다고 생각했을 뿐, 자신이 연희의 꾀에 속았다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 일을 생각하면 도겸은 이가 근질근질했다.“넌 지금 내 인내심을 도전하고 있어!”도겸은 분노를 느끼며 연희를 땅에서 잡아당겼다.“걸레 같은 것, 지금 당장 꺼져! 이 집에서 꺼지라고!”화가 치밀어 오르자, 도겸은 더욱 덥다고 느꼈다.마치 온몸이 불에 타고 있는 것 같았다...그는 몸을 비틀거리며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이상해! 이 반응은 마치...’도겸은 표정이 차가워졌다.“너 나한테 약 먹였어?!”연희는 마음이 찔려서 도겸의 시선을 피했다.“젠장! 넌 정말 겁도 없는 거야?! 감히 나한테 약을 먹여?!”도겸은 거칠게 숨을 헐떡였다. 마음속의 그 불은 점점 더 세차게 타올랐고, 눈도 점점 붉어졌다.연희는 침을 삼키며 마음속의 공포를 억눌렀다. 그리고 땅에서 일어나 눈물을 흘리며 그를 향해 걸어갔다.“도겸 씨, 지금 무척 괴로울 거예요...”도겸은 연희를 차갑게 바라보았다.연희는 입술을 깨물었다.“제가 도와줄 수 있어요, 정말이에요...”말하면서 그녀는 잠옷을 벗기 시작했다.“알잖아요, 제가 도겸 씨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그런 당신을 위해서 뭘 해도 저는 상관없어요. 절 다른 여자라고 생각해도, 제 가슴에 머리를 파묻히며 소정은의 이름을 불러도 전혀 개의치 않아요.”자신까지 감동시켰는지, 연희는 목소리까지 떨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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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연희는 멍해졌다.“당신은... 당신은 분명히 약을...”“왜? 실망했어?”미리 자신의 이상을 감지한 도겸은 얼른 욕실에 달려가서 먹은 해장국을 토해냈다.열이 나는 것은 단지 몸에 남은 약의 약효에 불과했다.“괜찮은 이상, 방금 왜, 왜 그런 척을 한 거죠?”도겸은 웃으며 말했다.“네가 희망에서 실망을 느끼고 또 절망에 빠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재미있지 않아?”연희는 온몸을 떨었다.“넌 정말 겁도 없구나, 감히 나에게 약을 먹이다니. 하지만 넌 그럴 담력이 있어도 머리가 없잖아. 멍청한 것!”“이모님.”“도련님, 무슨 분부라도 있으십니까?” 명을 받은 왕미자는 즉시 문을 밀고 들어왔다.연희는 허둥지둥 잠옷을 입으려 했다. 그러나 어떡해도 잘 입을 수가 없어 낭패를 봤다.“이 여자의 물건을 좀 정리해요. 30분 안으로 사람과 물건을 모두 내 집에서 던져버려요! 그리고 모든 출입문 비밀번호를 바꿔요. 지금부터 난 이 집에서 이 여자와 관련된 그 어떤 것도 보고 싶지 않아요.”“네, 도련님.”연희는 끌려나갔다.멍하니 왕미자가 자신을 잡아당기도록 내버려 두었다.이때 그녀는 꿈에서 깨어난 듯 세게 발버둥 쳤다.“날 건드리지 마요!”왕미자는 멈칫했다.“내 뱃속에 도겸 씨의 아이가 있어요. 당신이 뭐라고, 나에게 손을 댈 자격이 있긴 한 거예요?! 일단 자신의 주제부터 잘 파악해 봐요. 만약 나와 아이를 다치게 한다면, 당신은 배상할 수 있어요?! 내가 아들을 낳고, 도겸 씨에게 시집가면, 제일 먼저 이모님을 해고할 거예요!”왕미자는 웃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빛은 마치 바보라도 보는 것 같았다.“아가씨,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거 아니에요? 임신했다고 재벌 가문에 시집갈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저는 강씨 가문에서 수십 년 동안 일했는데, 회장님이든 사모님이든 도련님이든, 모두 쉽게 남에게 휘둘리는 분이 아니세요. 강씨 가문의 손자는 다른 여자도 낳을 수 있지만, 이를 통해 가문의 여주인으로 되려 하다니. 너무 단순하시네요.”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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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네, 도련님.”연희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배를 안았다.“아파요... 배가 너무 아파요...”도겸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그가 움직이지 않자, 왕미자도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이때 연희는 이미 바닥에 주저앉았고, 이마에도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그녀는 손으로 남자의 바짓가랑이를 잡으며 애원했다.“도겸 씨, 살려줘요, 우리의 아이를 살려줘요. 배가 정말 아파요...”왕미자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도련님, 서연희 아가씨는 지금 엄살을 부리고 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식은땀은 이미 얇은 잠옷 치마를 적셨고, 연희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졌다.“그럼 알아서 처리해요.”도겸은 이 말을 남기고 떠났다.왕미자는 자신이 정말 재수가 없다고 느꼈다.‘우리 같은 가정부가 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새벽 4시, 구급차가 별장에 와서 연희를 싣고 떠났다.그 병원은 마침 서영숙이 지금 입원해 있는 병원이었다.서영숙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왕미자의 전화를 받았다. 당시 연희와 도겸이 집에서 한바탕 소란을 피웠는데, 도겸이 그녀를 쫓아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연희는 버티며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이번에 정말 큰일인 것 같았다.서영숙은 방심하지 못하고, 아이에게 문제가 생길까 봐 즉시 연희의 병실로 찾아갔다.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돼지를 잡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선생님, 제발요! 제가 이렇게 빌게요! 제 아이를 꼭 지켜주세요!”“저는 이 아이가 없으면 안 돼요. 이게 제 전부란 말이에요!”의사는 애써 연희를 위로했다.“진정 좀 하세요! 심호흡 하면서 감정부터 조절해 보세요. 지금 정서가 너무 흥분되어서, 이렇게 하면 환자분에게도, 태아에게도 좋지 않아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진정을 취한 다음 구체적으로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에 대해...”연희는 전혀 듣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의사의 손을 덥석 잡았다.“선생님, 솔직히 말해보세요. 제 아이를 지킬 수 있는 거예요? 제 아이는 멀쩡한 거냐고요? 아이에게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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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서영숙은 연희가 자신을 원망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분명히 네가 소란을 피워서 이렇게 됐는데, 그게 어째서 내 탓인 거야? 한 번만 더 헛소리를 해 봐? 내가 네 입을 찢어버릴 테니까!”“그래요, 오늘 저를 죽이지 않으면 당신이 지는 거예요.”“이모님...” 서영숙은 화가 나서 온몸을 떨었다.“도겸에게 전화를 해서 지금 병원으로 오라고 해요. 당장!”“네, 사모님!”도겸은 전화를 두 번이나 끊었는데, 이제야 겨우 연결되었다.[무슨 일이죠?]“도련님, 사모님께서 병원으로 오시랍니다.”[시간이 없어요.]“그런데... 사모님과 서연희 아가씨가 싸우고 있습니다.”[그래요.]왕미자는 어이가 없었다.[그럼 서 여사님에게 전해줘요. 그때 여사님이 서연희 뱃속에 있는 아이를 지키겠다고 고집을 부리셨잖아요. 지금 이렇게 많은 일이 생긴 것도 다 여사님 때문이죠. 그러니 이를 책임지고 수습을 하셔야 하지 않겠어요? 더 이상 날 귀찮게 하지 마요!]말을 마치자 도겸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왕미자가 다시 전화를 할 때, 그의 전원은 이미 꺼진 상태였다.“사모님, 도련님께서...”“뭐라고 했는데?”왕미자는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도련님께서는 이 일이 사모님께서 스스로 저지른 일이니, 마땅히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도련님과는 상관없는 일이니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이때 연희는 따귀를 맞았을 때보다 더 처량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곧이어 병실도 혼란스러워졌다.의사는 황급히 사람을 내쫓았다.“임산부는 지금 상태가 매우 위험하니, 응급처치를 진행해야 합니다. 가족분은 어서 나가세요!”서영숙은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떨렸다.‘아이가 정말 없어지는 것은 아니겠지? 아까 그렇게 충동적이지 말 걸 그랬어...’30분 후, 병실 문이 안에서 열리자 의사와 간호사들이 줄지어 나왔다.서영숙은 즉시 가서 물었다.“선생님, 우리 손자는 괜찮은 거예요?”의사는 이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말다툼에 머리가 아파서 차갑게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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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우리 큰집은 지금 너와 도겸이 둘뿐이니, 어디 둘째, 셋째와 비교할 수 있겠니? 만약 유언장에 쓴 대로 사람 수에 따라 분배한다면, 틀림없이 우리가 손해를 볼 거야. 그러나 만약 네 오빠나 너에게 아이가 생겨 그 분배에 참여할 수 있다면, 우리도 돈을 조금 건질 수 있잖아. 지금 너한테 기대할 수 없지만, 서연희 뱃속의 아이는 마침 그 요구에 적합하니 당연히 애를 써서 남겨둬야지.”서정은 문득 깨달았다.“이것 때문이었구나.”“이제 알겠지? 서연희 뱃속의 아이가 무사히 태어나기만 하면, 우리는 적어도 이만큼 도 많이 가질 수 있어.”서영숙은 한 손을 내밀었다.“100억이요?”“좀 더 생각해 봐.”“설, 설마 천 억은 아니겠죠?”서영숙이 웃었다.서정은 숨을 한 모금 들이켰다.그리고 병실 안의 연희는 이 말을 더욱 똑똑히 들었다.VIP 병실도 그런 셈이라서, 방음이 전혀 안 됐다.연희는 손으로 아직 평탄한 자신의 배를 어루만졌다. ‘천 억이라니... 그게 대체 얼마야?’...현재 연희는 병원에서 지내도 소용이 없었고, 주로 조용히 휴식을 취해야 했다.그래서 나흘 째 되는 날에 서영숙은 연희에게 퇴원 수속을 밟아줬다.이번에 하마터면 아이를 잃을 뻔했기에, 서영숙 뿐만 아니라 연희도 무척 두려웠다.처음 며칠 집에 있을 때, 연희는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밥도 아무거나 먹지 않고, 너무 흥분하지 못했으며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했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연희는 아이가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서영숙은 집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그녀를 신처럼 모셨다. 하늘의 별을 따지 못한 것 외에, 다른 것은 정말 원하는 대로 해주었다.그동안 도겸은 별장에 한 번도 돌아가지 않았다.서영숙이 직접 그에게 전화해도 소용없었다. 받지 않거나 직접 돌아가는 것을 거절했다.두어 마디 하자마자 바로 끊어버리며 엄청난 짜증을 냈다.도겸은 이제 연희가 싫어서, 한 번 더 보는 것도 구역질이 났다.연희도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어차피 나에게 아이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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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뭐라고?”“임신하지 않으셨는데, 왜 보신탕을 마시는 거죠? 임산부와 음식은 빼앗는 건 너무하지 않아요?”“너 혼자서 그 큰 솥에 있는 것을 다 마실 수 있겠어?” 서영숙은 연희의 머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뜻밖에도 이런 바보 같은 말을 하다니.“다 마실 수 있죠.”“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연희도 엄살을 부리지 않았다.“절 위해 삶으신 이상, 다른 사람들이 마시면 안 되죠. 안 그래요?”“그래.” 서영숙은 화가 나서 그릇을 내려놓더니 냉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너 혼자 천천히 마셔라!”말을 마치고 서영숙은 몸을 돌아섰다.연희는 의기양양하게 눈썹을 치켜세웠고, 식탁 위의 국 두 그릇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시기해하며 입을 삐죽거리더니 마시지도 않고 방으로 돌아갔다.“너 왜 보신탕을 안 마신 거야?!”연희는 낮잠에서 금방 깨어나며 하품을 했다.“갑자기 마시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너--”“아주머니, 번거로우시겠지만 나중에 제 방에 들어올 때 노크 좀 하세요. 이렇게 갑자기 나타나면 제 뱃속의 아이가 놀랄 거예요.”서영숙은 속이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밤이 되자, 연희는 거실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았다.서영숙은 그녀에게 화원에 가서 산책을 해야 태아에게 좋다고 했지만, 그녀는 들은 체 만 체였다.“아주머니가 이렇게 한가하신 이상, 만둣국 좀 사러 가시면 안 될까요? 저 지금 성동의 행복 만둣국이 땡기네요. 그 가게가 맛이 제일 좋거든요.”서영숙은 창밖을 내다보았는데, 날은 벌써 어두워졌다.성동에 가려면 운전을 해도 50분이 걸렸고, 거의 2시간 후에야 돌아올 수 있었으니 또 무슨 만둣국이 있겠는가?설령 있다 하더라도 사 오면 다 식어서 맛이 없을 것이다.“이 시간이라면 이미 문을 닫았겠지? 만둣국 먹고 싶다면, 내가 이모님더러 좀 만들라고 할게...”연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집에서 만드는 게 어떻게 밖의 만둣국보다 맛있을 수 있겠어요? 그 가게는 11시가 되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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