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하나 더, 내 딸이랑 한집에 사는 건 안 돼요. 알겠어요?”유강후는 대답하지 않았다. 곁에 있던 진유나는 얼굴이 붉어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너는 진씨 집안 후계자야. 우리가 떠받들며 키운 공주라고. 여기 동남아시아에서는 너한테 함부로 못 하겠지만 북아메리카로 가면 누가 알아? 곁에 믿을 만한 사람이 있어야 해. 알겠어?”유강후는 참지 못해 말했다. “진 회장님, 이번에 제가 돌아가는 이유 중 하나는 저희 할아버지 환갑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유씨 집안 여주인이 누구인지 발표하기 위해서예요. 유나 씨가 안주인인데 누가 감히 함부로 대하겠어요?”진수현은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화를 냈다. “누가 유 씨네 안주인이이에요? 선 넘지 마세요. 난 그저 두 사람의 교제를 동의했을 뿐이지 결혼을 허락한 것은 아니에요.”진유나의 엄마도 덧붙였다. “맞아요, 아직은 일러요. 모두가 동의한다고 해도 박씨 집안과의 파혼을 먼저 해결해야죠.”진유나 부모님의 얘기를 들은 유강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저녁 식사가 끝난 후, 진수현은 유강후를 돌려보냈다.진유나는 장미나무 밑에서 그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다가 차가 서서히 멀어져 시야에서 벗어나자 그제야 뒤돌아 집으로 들어갔다.한 달 동안 거의 매일이다시피 유강후의 옆을 지켰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럴 수 없어 진유나는 괜히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진유나는 일찌감치 샤워를 마치고 주식 뉴스를 조금 들여다봤다. 하지만 머리에 온통 유강후와 며칠 뒤 북아메리카에 가는 생각으로 가득 차 차분히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진유나는 침대에서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들지 못했다.열두 시가 거의 다 되어서 누군가 창문을 똑똑 두드리자 유나는 너무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물었다.“누구세요?”창문 밖에서 중저음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예요.”잠깐 멍하니 있던 진유나가 창문을 열자 유강후가 잽싸게 창문을 통해 방으로 들어왔다.창문을 닫은 진유나는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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