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는 주한의 친남동생이다. 두 사람은 지난 몇 년간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왔다.그리고 온다연은 하마터면 아이를 잃을 뻔했다.고의는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이걸 용서할 만큼 마음이 너그럽지는 못했다.“주희야,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 이만 나가줘.”주희는 눈빛이 흐려지더니 목소리 톤마저 바뀌었다.“누나,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는 얘기예요?”온다연의 침묵에 주희는 뜬끔없이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형이랑 안 닮아서 그런 거예요? 그래서 보고 싶지 않은 거예요?”“형은 누나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에요. 우리 형은 더러운 인간이라고요.”“닥쳐.”온다연은 손을 들어 뺨 한대를 날리고선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몸을 떨었다.“어렸을 때부터 널 키워준 게 형이야. 어떻게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어?”주희는 맞은 얼굴을 가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온다연을 바라봤다.“누나 지금 나 때렸어요?”“지금껏 때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잖아요. 왜 이제는...”사실 온다연도 자신이 왜 때렸는지 몰랐다.동생인 주희는 이 세상에 남은 주한의 유일한 흔적이나 다름없다.온다연은 마음을 가다듬은 후 진지하게 말했다.“나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주희는 집착하는 눈빛으로 온다연을 바라봤다.“형이 누나한테 잘해준 건 누나가 목숨을 구해줘서 그런 거예요. 형의 죽음이...”주희는 말끝을 흐리더니 슬픔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온다연을 쳐다봤다.“누나, 제가 형이랑 두 살 차이밖에 안 나요. 저도 이제 컸고, 충분히 누나를 지켜줄 수 있어요.”주희는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증오의 눈으로 유강후를 바라봤다.“이 사람은 누나의 감정을 가지고 노는 것뿐이에요. 평생 이 사람 옆에 있을 거예요? 우리 형보다도 더 못한 인간이라고요.”“솔직히 우리 형도 누나랑 만날 자격이 없어요.”“입 닥쳐.”온다연은 참다못해 폭발했다.“정말 미쳤구나? 네가 무슨 자격으로 주한이를 평가해. 걔는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사람이었어. 내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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