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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541 - Chapter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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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온다연이 원하는 건 돈도 아니고 유강후도 아니다.그저 아이가 괜찮아지면 하루라도 빨리 아이와 함께 이곳에서 벗어나는 것이다.유씨 가문의 환경에서 좋은 아이를 키우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무조건 아이와 함께 떠나는 게 답이다.유강후는 진지하게 말했다.“넌 평생 내 곁에만 있어야 돼. 그러니까 비현실적인 이상한 생각 따윈 하지 마.”그러더니 허리를 굽혀 밖으로 드러난 그녀가 발을 담요 안으로 밀어 넣었다.“아무리 여기가 따뜻해도 신발은 신어야지. 그러다가 몸 상해.”온다연은 고민도 없이 유강후를 밀어냈다.“신경 쓰지 마요.”유강후는 알 수 없는 눈빛으로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고선 소파에 고정시켰다.“내가 아니면 누가 신경 써?”온다연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반응에 유강후는 또다시 주한이 떠올랐다.그녀는 자신이 어떤 벌을 받게 될지조차 몰랐지만 한편으로는 유강후가 주희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궁금했다.“주희는 어떻게 했어요?”말이 끝나자마자 경호원이 급히 들어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대표님, 진설아 씨가 문을 열고 뛰쳐나가다가 주행 중인 다른 차에 부딪혀서 병원 입구에 쓰러졌습니다. 피를 많이 흘린 거로 보아 아이를 지키는 건 불가능해 보입니다.”“어떻게 할까요?”유강후는 침묵했다.그런데 이때 이권이 들어왔다.“도련님, 만약 진설아 씨가 다른 곳에서 다쳤다면 살릴지 말지 신경 쓰는 사람이 없을 텐데 병원 입구에 임산부가 쓰러져있는 걸 그냥 지나친다면 여론이 안 좋게 움직일게 분명합니다. 그걸 감당할 수가...”유강후는 온다연을 힐끗 바라보았으나 그녀의 처진 눈매와 냉랭함만이 얼굴에 가득했다.“다른 병원으로 옮겨. 살릴 수 있으면 살리고, 못 살리면 그냥 원래 목숨이 거기까지인 거야.”“그리고 유민준한테 연락해. 아이가 죽든 살든 아빠라는 사람이 처리해야지. 진설아가 운 좋게 살게 된다면 걔네 엄마랑 같이 살게 감옥 들어갈만한 이유 만들어서 처리해.”이권과 경호원이 떠난 후 유강후는 차분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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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유강후가 키스를 하든 말든 온다연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예전이라면 유강후가 지금처럼 키스를 할 때 아프다고 말하던지 아니면 다른 리액션이 있었다. 비록 반응은 미비했지만 유강후는 그것마저도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눈을 감은채 꼼짝하지 않았고 마치 감정 없는 목각인형이나 다름없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 유강후는 그녀의 턱을 잡고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온다연. 왜 아무 반응이 없는 거야.” 온다연은 아픈 듯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지만 그럼에도 눈을 뜨지 않았다. 유강후는 자신에게 물려 빨갛게 부어오른 그녀의 입술을 노려보며 주한과도 이렇게 키스를 했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점점 이성을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유강후는 한 손으로 온다연의 부드러운 허리를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감싼 채 품 안에 꽉 껴안으며 숨 막힐 정도로 키스를 퍼부었다. 그러나 온다연은 소파 시트를 움켜쥘 뿐 그 어떤 리액션도 없었다. 그녀가 이런 행동을 할수록 유강후의 마음에는 더 큰 분노가 밀려왔고 저도 모르게 점점 힘을 주게 되었다. 곧 피비린내가 느껴졌다. 이런 느낌은 유강후로 하여금 더욱 온다연에게 집착하게 만들었다. 그의 손은 습관처럼 천천히 온다연의 아랫배 쪽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불룩하던 튀어나온 부분은 이제 사라졌고 남은 건 평평한 아랫배와 부드러운 살결뿐이었다. 순간 가슴이 욱신거리는 고통에 정신을 번쩍 차린 유강후는 온다연을 품에서 풀어주었다. 눈은 빨갛게 충혈되었고 호흡마저 불안정해졌다. 유강후는 그녀의 입술에 묻은 피를 닦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온다연, 기억해. 넌 영원히 내 거야. 몸이든 마음이든 모두 내 거야.” “넌 평생 내 곁에만 있어야 돼. 아무 데도 갈 수 없을 거야.” 온다연은 눈을 내리깔고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 유강후의 시선에는 가늘게 떨리는 그녀의 속눈썹만 보일뿐 그녀의 감정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유강후는 더 이상 이런 걸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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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주희는 주한의 친남동생이다. 두 사람은 지난 몇 년간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왔다.그리고 온다연은 하마터면 아이를 잃을 뻔했다.고의는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이걸 용서할 만큼 마음이 너그럽지는 못했다.“주희야,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 이만 나가줘.”주희는 눈빛이 흐려지더니 목소리 톤마저 바뀌었다.“누나,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는 얘기예요?”온다연의 침묵에 주희는 뜬끔없이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형이랑 안 닮아서 그런 거예요? 그래서 보고 싶지 않은 거예요?”“형은 누나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에요. 우리 형은 더러운 인간이라고요.”“닥쳐.”온다연은 손을 들어 뺨 한대를 날리고선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몸을 떨었다.“어렸을 때부터 널 키워준 게 형이야. 어떻게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어?”주희는 맞은 얼굴을 가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온다연을 바라봤다.“누나 지금 나 때렸어요?”“지금껏 때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잖아요. 왜 이제는...”사실 온다연도 자신이 왜 때렸는지 몰랐다.동생인 주희는 이 세상에 남은 주한의 유일한 흔적이나 다름없다.온다연은 마음을 가다듬은 후 진지하게 말했다.“나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주희는 집착하는 눈빛으로 온다연을 바라봤다.“형이 누나한테 잘해준 건 누나가 목숨을 구해줘서 그런 거예요. 형의 죽음이...”주희는 말끝을 흐리더니 슬픔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온다연을 쳐다봤다.“누나, 제가 형이랑 두 살 차이밖에 안 나요. 저도 이제 컸고, 충분히 누나를 지켜줄 수 있어요.”주희는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증오의 눈으로 유강후를 바라봤다.“이 사람은 누나의 감정을 가지고 노는 것뿐이에요. 평생 이 사람 옆에 있을 거예요? 우리 형보다도 더 못한 인간이라고요.”“솔직히 우리 형도 누나랑 만날 자격이 없어요.”“입 닥쳐.”온다연은 참다못해 폭발했다.“정말 미쳤구나? 네가 무슨 자격으로 주한이를 평가해. 걔는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사람이었어. 내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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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왜 온다연의 운명은 이렇게 잔인할까?똑같은 장면이 또다시 그녀의 눈앞에서 반복되었다.온다연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서 똑바로 서 있지도 못했다.이때 유강후에 방에서 뛰쳐나와 재빨리 그녀를 품에 안았다.그는 아래층을 힐끗 보고선 온다연의 눈을 가렸다.“눈 감고 보지 마.”온다연은 그의 옷깃을 움켜쥐고 흐느껴 울었다.“제발 살려줘요. 주한이 좀 살려줘요.”아래층을 보니 어느덧 의료진이 튀어나와 주희를 들것으로 옮기고 있었다.바닥을 흥건하게 적신 피를 본 유강후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다연아, 아마 살아남지 못할 거야.”“내가 신도 아니고 무슨 수로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겠어. 그건 나도 못해.”그 말에 다리에 힘이 풀린 온다연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그럼에도 유강후는 품에서 온다연을 놓지 않았다.“다연아...”온다연은 그의 옷깃을 잡고 울먹였다.“싫어하는 거 알아요... 하지만 주한이 동생이잖아요... 제발...”그녀는 유강후의 눈을 바라보며 간절하게 빌었다.“이렇게 빌게요. 제발 살려줘요. 살리기만 한다면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줄게요.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제발 도와줘요...”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에 빠진 온다연은 어느새 눈물범벅이 되었다.지금 그녀의 머릿속에는 주희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하나뿐이었다.주희는 주한이가 가장 사랑하는 동생이고 어려서부터 그들과 함께 자란 가족이나 다름없다.그러니 온다연은 주한이가 남긴 유일한 혈육을 못 지켰다는 죄책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유강후도 온다연이 이렇게까지 우는 건 처음이었다.갈비뼈가 몇 개 부러질 정도로 큰 부상을 입어도 눈물조차 흘리지 않던 강한 사람이 다른 사람 때문에, 그것도 주한의 동생 때문에 이렇게 슬퍼하니 유강후도 기분이 착잡했다.한편으로는 그녀의 인생에 주한이라는 비중이 꽤 크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온다연이 흘리는 눈물 매 한 방울이 강한 염산처럼 그의 심장을 부식시켜고 있었다.화가 나고 충격적인 건 둘째라치고 너무나 상처였다.“주한 때문에 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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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유강후는 고개를 숙여 온다연의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했다. “원하는 대로 해줄게.” 그러고선 몸을 돌려 이권에게 명령했다. “미래 그룹이랑 내 명의로 된 기타 그룹에 지금 당장 긴급 요청을 보내고 일단 희귀 혈액형을 가진 직원들이 몇 명 있는지 알아봐. 헌혈할 의향이 있다면 무조건 병원으로 데려와. 승진이랑 급여 인상이라는 조건도 걸어두고.” “워낙 희귀한 혈액형이라 우리 그룹에도 해당되는 사람이 별로 없을 거야. 그러니까 언론사에 연락해서 기사로 퍼뜨려. 30분 내에 병원에 도착하면 1ml에 2천만 원, 한 시간 내에 도착하면 1ml에 천만 원.” “그리고 이준이랑 현수 씨한테도 연락해. 두 사람 수중에 있는 그룹도 똑같이 할 거야.” “다른 건 다 가능하지만 언론사에 연락하는 건 안됩니다. 사회적 여론이 커져서 분명히 문제가 생길 겁니다.” 유강후는 극도로 냉랭한 모습을 되찾았다. “신경 쓰지 말고 시키는 것부터 처리해.” “기사가 나간다고 해도 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주희 씨는 과다 출혈로 이미 위급한 상황입니다.” 유강후는 매우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희귀 혈액형인걸 잊었어? 나부터 뽑으면 돼.” 이권은 화들짝 놀랐다. “안됩니다. 엄청난 양이 필요한데 고작 대표님 혼자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병원에 혈액 재고가 있다며? 그걸 나한테 수혈하고 다시 내 피를 뽑으면 되잖아. 잔소리 그만하고 얼른 가자.” 이권은 곧바로 답했다. “그래도 이건 안됩니다.” 유강후는 참다못해 버럭 화를 냈다. “왜 내 말에 이렇게 토를 달지?” 이권은 울며 겨자 먹기로 참을 수밖에 없었고 떠나기 전 온다연을 뚫어져라 주시했다. 그 시각 온다연은 혼란스러운 마음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녀 역시 유강후가 곧 주희에게 수혈하러 간다는 걸 들었다. 줄곧 범접할 수 없는 싸늘함과 도도함을 풍기던 남자가 자신을 위해 이렇게 희생하니 온다연은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미묘한 감정이 솟아오른 그녀는 유강후의 손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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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온다연은 요즘 유강후와 지낸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뒤섞인 다양한 사람과 사건을 생각하니 가슴 한구석이 미어졌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유강후와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몰라 막막함에 이런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현재 그들 사이에는 아이가 있고, 유강후도 주희를 구하겠다고 약속까지 했으니 전과 똑같은 태도로 그를 대하는 건 옳지 않은 행동인 게 분명하다. 적어도 더 이상 욕설을 더부으며 안된다. 온다연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미래가 걱정되었다.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에 신경 써야 할 일은 날로 들어가고 있으니 점점 한계치에 다다랐다. 과거도 미래도 생각하지 않는 현재만 살고 싶었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할수록 피곤함이 밀려왔고 약 때문인지 온다연은 천천히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그녀는 영원시로 돌아갔다. 고유정이 단검을 손에 든 채 미친 듯이 달려왔고 곧바로 유강후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으며 지켜줬다. 특수 훈련을 받아 일반인은 접근조차 못하는 날렵함을 가졌음에도 유강후는 피하거나 막기는커녕 오히려 두 손으로 온다연을 꽉 끌어안은 채 온몸으로 단검을 막았다. 그렇게 고유정의 칼부림을 몇 차례나 견뎌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온다연은 잠결에 흘린 눈물로 인해 두 눈이 팅팅 부어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녀와 유강후에게도 짧지만 달콤한 나날들이 있었다. 설레는 느낌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온몸에 와닿는 가슴 벅찬 감정은 진실했다.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른 온다연은 침대에서 내려와 밖으로 뛰쳐나갔다. 입구의 간호사들은 감히 막을 수가 없어 마지못해 그녀의 뒤를 따랐다. 병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덕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채혈실 입구에 도착했다. 그 시각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유강후의 양팔에는 혈액주머니가 걸려있었다. 온다연이 이곳으로 온 걸 보고 유강후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막 입을 열려던 찰나 온다연이 안으로 뛰어갔다. 그녀는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유강후의 허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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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유강후는 두 눈이 빨갛게 부어오른 온다연을 보고선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또 울었어? 눈 부은 것 좀봐.” 온다연은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꿈꾸다가 울었어요.” 유강후는 감정이 요동치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꿈에서 내가 또 다쳤어? 그래서 이렇게 팅팅 부어 오늘 정도로 운 거야?” 온다연은 입술을 깨물고 눈을 내리깐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 “다시 아저씨라고 불러도 돼요?” 유강후는 고개를 숙여 온다연의 이마에 입맞춤했다. “당연하지. 네가 부르고 싶은 대로 맘껏 불러도 돼.” 온다연은 그의 시선을 마주칠 엄두가 나지 않은 듯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하지만 우린...” 이때 입구에서 쭈뼛쭈뼛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표님.” 인기척에 고개를 든 유강후는 그 사람을 힐끗 쳐다보고선 담담하게 말했다. “오늘 도와줘서 고마워요.” 온다연도 입구에 선 사람에게 시선이 갔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난번 전통 한옥에서 피팅할 때 알게 된 임청하라는 모델이었다. 심지어 영원시에서 유강후에게 수혈한 적도 있다. ‘여긴 왜 왔지?’ 온다연을 발견한 임청하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선 재빨리 눈길을 돌렸다. “대표님이 없었다면 전 대학도 다니지 못했을 거예요. 대표님은 제 은인인데 이 정도는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그리고 마침 이 근처에 있었어요.” “차에서 핸드폰 하다가 우연히 기사를 보게 된 거예요. 그래서 고민도 없이 바로 달려왔죠.” 유강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고맙다는 인사는 해야죠.” 말을 이어가던 유강후는 고개를 돌려 이권을 바라봤다. “전에 제시한 금액대로 청하 씨한테 넘겨줘. 제일 먼저 도착했으니까 2억 더 보태.” 임청하는 입술을 깨물며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돈은 필요 없습니다. 염치 불고하고 대표님께 부탁 하나를 드려도 될까요?” 조명 아래 비친 그녀의 얼굴은 유난히 창백했고 얇은 옷 한 장을 걸치고 있어서 그런지 꽤나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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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유강후는 눈을 반짝이며 나지막하게 물었다.“왜?”온다연은 극도로 내성적인 사람이라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을 거의 표현하지 않는다.직설적으로 누군가가 싫다며 말하는 건 유강후도 처음 봤다.더군다나 온다연과 임청하 사이에 그 어떤 교집합도 존재하지 않는다.그러니 온다연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임청하에게 적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온다연이 적대감을 느끼는 이유는 아마도 유강후 때문 일 것이다.유강후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태연하게 물었다.“전에 알던 사이야?”온다연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아니요. 그냥 싫어요.”“싫어하는 이유는 뭐야? 나한테 접근하려는 것 같아서?”온다연은 말없이 그의 어깨에 머리를 파묻었다.방에 들아온 후, 유강후가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물어볼 게 있는데 솔직하게 대답해 줘요.”유강후는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말해봐.”사실 온다연이 어떤 질문을 할지 대충 예상이 갔다.닫혀 있는 그녀의 마음을 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거듭되는 고난 속에서 온다연의 마음에는 족쇄가 겹겹이 채워져 있었는데 그걸 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주한이다.이제 주한이 없으니 온다연은 또다시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겹겹이 방어기제를 쌓았다.그동안에 겪었던 일만큼 하고 싶었던 말도 많았을 텐데 이제야 조금씩 솔직해지는 그녀의 모습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었다.유강후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무도 모른다.온다연은 그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죄책감 때문에 미안해서 이러는 거죠? 그걸 갚으려고 절 잡아두는 거예요?”말을 마친 그녀는 침대 시트를 붙잡고 차마 유강후의 눈을 쳐다보지 못했다.정적이 흘렀다.유강후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온다연이 이해되지 않았다. 진심은 물어보지도 않고 그저 죄책감이라는 단어에 꽂혀 무작정 본인의 생각을 단정 지으니 답답하기도 했다.온다연은 그가 말을 하지 않자 눈을 내리깔고 다시 말을 이었다.“정말 그 이유라면 괜찮으니까 이만 놓아줘요.”유강후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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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그러니 고개를 숙이고 물어볼 수밖에 없다.“예전에...”유강후는 그녀가 나은별에 대해 물어보려는 줄 알고 재빨리 답했다.“말했듯이 나은별이랑은 아무 사이도 아니야. 좋아한 적 단 한 번도 없어.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온다연은 입술을 깨물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과거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묻고 싶지 않아요. 만약 죄책감 때문에 결혼하려는 거면 절대 안 할 거예요.”“만에 하나 우리가 결혼하게 되어도 회장님을 포함한 유씨 가문 그 어떤 가족도 만나지 않을 거예요.”유강후는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우리 아이는 온씨 성으로 짓는 게 어때? 강씨도 괜찮고.”온다연은 어두운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다.“온씨는 안 좋아요.”어려서부터 부모에게 버림받는 것도 모자라 오랜 시간 동안 괴롭힘에 시달렸으니 이제는 온씨 성마저도 불길하게 느껴졌다.“강씨로 해요. 아이 이름은 아저씨가 지었어요?”유강후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듯 멈칫했다.“아직... 외할아버지한테 여쭤보려고. 우리 엄마가 외동딸이시거든. 그러니까 이 아이가 강씨 가문의 유일한 후손인거지. 이름 짓는 것조차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실 거야.”유강후의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가질 비범한 운명이다.그러나 지금은...유강후는 심호흡하며 애써 마음을 진정했다.“아직 무균실에 몇 달은 더 있어야 하니까 나중에 아이 나오면 다시 얘기하자.”아이에 대해 말하자 온다연의 눈빛은 곧바로 부드러워졌다.“딱 한 번 보긴 했지만 정말 괜찮을까요? 너무 작아서 무서워요...”유강후는 몸을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입맞춤했다.“많이 좋아졌으니까 걱정하지 마.”유강후는 그웬을 포함한 모든 의사, 간호사들과 비밀유지 계약서를 체결했다. 그들에게 평생 먹고살 수 있을 만큼의 금액으로 입막음을 했으니 만에 하나 이 비밀이 누설된다면 그들의 목숨이 날아가는 거나 다름없다.그러기에 아이의 일이 새어나갈까 봐 걱정하는 것보다 지금 더 중요한 건 비슷한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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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유강후의 반응을 보니 믿지 않는 게 분명하다. 오랜 세월을 함께 보냈고 목숨을 내어줄 정도로 소중한 사람인데 아무 관계가 아니라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유강후는 기다란 손가락으로 온다연의 부드러운 입술을 쓰다듬어며 물었다. “그 사람이랑 몇 번이나 입맞췄어?” 온다연은 그의 엄지손가락을 잡으며 말했다. “한 번도 없다고 하면 안 믿을 거죠? 아무튼 아저씨가 생각하는 것과 달라요. 주한이는 특별한 사람이거든요.” 그녀의 목소리는 가볍고 부드러우면서도 그 속에 담겨있는 무언의 슬픔이 느껴졌다. “이 세상에서 제일 깨끗하고 따뜻한 사람이에요. 목숨 걸고 저랑 주희를 지켜준 사람이기도 하고요.” 이 세상에서 주한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게 유강후라 해도 불가능하다. 유강후는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 “뭐가 다른데?” 사진 속의 주한은 확실히 청초하고 깔끔하게 잘생겼다. 하지만 외모만으로 봤을 때 유강후는 본인이 주한을 능가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온다연이 주장하는 차이점이 뭔지 이해하지 못했다. 온다연의 눈에는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 무의식적으로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쥔 채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냥 달라요. 이제 그만 물어봐요... 정말 신경 쓰이는 거면 날 이렇게 붙잡아둘 필요가 없잖아요. 차라리 그냥...” 유강후는 입술로 그녀의 말을 막고선 벌을 주듯 세게 깨물었다.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그런데 생각 없이 함부로 말하는 그 버릇 좀 고쳐.” 온다연은 겉보기에 부드럽지만 실제로는 고집이 엄청 세서 말하고 싶지 않은 일은 칼로 입을 비틀어도 절대 들을 수 없다. 하지만 유강후에게는 다른 방법이 있었다. 온다연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호소했다. “아파요. 살살해요.” 유강후의 목소리는 싸늘했다. “또 함부로 말하면 다음에는 이렇게 안 넘어간다?” 그 말을 끝으로 유강후는 온다연에게 입맞춤했다. 이어진 키스는 유강후처럼 격렬했고 온다연이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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