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아, 네 아빠 혹시 밖에 여자 있는 거 아니겠지?”오는 내내 이영미는 이 생각에 사로잡혀 가슴이 답답했다.그 말을 들은 윤지은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세상 남자가 모두 바람을 피워도 아빠는 절대 그럴 분 아니에요.”딸의 말에 이영미는 아주 만족했다. 그와 동시에 행복감이 밀려왔다.하지만 여전히 참지 못하고 미간을 좁혔다.“그럼 왜 나한테 이렇게 쌀쌀맞게 구는 건데? 스무날이나 전화도 안 하고, 내가 먼저 찾아갔는데 열정적으로 맞아주지도 않고. 남자들이 이러는 건 바람피우거나 바람피우기 직전이거나 둘 중 하나야. 지은아, 엄마가 불안해서 그러는데, 네가 네 아빠 좀 조사해 줄 수 없을까?”윤지은은 어머니한테 물 한 컵을 따라 주며 담담하게 말했다.“아까는 아빠랑 이혼한다면서요? 바로 이혼하면 될 건데 뭔 조사를 해요?”이영미는 순간 난감해졌다.그건 솔직히 그냥 해본 소리지, 절대 이혼할 마음이 없었다.“너도 참, 자식들은 부모 이혼을 뜯어말린다고 하던데, 넌 어쩜 아빠랑 엄마를 이혼하라고 부추기냐?”윤지은은 어머니 옆에 앉으며 솔직하게 말했다.“그건 엄마가 아빠랑 절대 이혼하지 않을 걸 아니까 그렇죠. 항상 이런 방식으로 애교 부려 아빠가 엄마를 찾아오게 하려는 거잖아요. 아빠 마음속에 여전히 엄마가 있고 엄마를 사랑한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안 그래요?”이영미는 이내 씩 웃었다.“역시 우리 딸, 아주 엄마 마음을 꿰뚫어 보는구나. 그런데 네 아빠는 아니잖아. 네 아빠가 내 마음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윤지은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아빠가 정말 엄마를 모른다고 생각해요?”“무슨 뜻이야? 네 아빠가 내 마음을 알면서 일부러 찾으러 오지 않는다는 거야? 그러면 더 나쁜 거잖아. 흥! 내가 떠나지 않을 걸 알고 일부러 찾으러 오지 않았다니.”“엄마, 엄마는 본인이 너무 아빠한테 달라붙는다는 생각 안 해봤어요?”윤지은은 참지 못하고 독설을 퍼부었다.이영미는 그런 딸의 말을 반박했다.“내가 언제 달라붙었어?”윤지은
최신 업데이트 : 2024-11-0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