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Chapter 571 - Chapter 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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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나는 백연우와 하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걱정되었다.“이러다가 사장 사모님과 윤지은 씨가 들어오면 어떡해요?”“걱정하지 마. 당분간은 못 올 거야. 둘을 떼어놨으니까.”“무슨 뜻이에요? 일부러 저를 따라온 거예요?”나는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그러자 백연우가 눈웃음쳤다.“사실 바에서 떠날 때부터 계속 따라왔거든.”“네? 그러면 진작 알았다는 거잖아요?”나는 이 여자가 그때부터 나랑 이런 짓을 하려고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몸매도 이렇게 좋은 데다 잘생기기까지 했는데, 싫어할 여자가 어디 있어?”그러고 보니 누나들이 나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만나는 누나마다 내가 잘 생겼고, 몸매가 좋다고 입 모아 칭찬하니까.물론, 나도 이런 칭찬이 참 기분 좋다.나는 백연우를 끌어안고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그럼 누나를 열심히 모셔야겠는데요.”“누나라고 부르지 마.”“그럼 뭐라고 불러요?”“백 쌤.”“백 쌤, 백 쌤, 백 쌤...”내가 그렇게 부를 때마다 백연우는 몸을 떨었다.그렇게 40분 뒤, 우리는 녹초가 된 채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백연우의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었고, 검은 뿔테 안경도 어느새 옆에 던져 버려 더 이상 엄숙한 모습이 아니었다.“역시 젊은 게 좋긴 좋아. 활기차고 지구력도 좋고.”백연우는 연신 칭찬을 늘어놓았다. 나는 그 사이 얼른 그녀의 안경을 찾아 다시 씌워 주었다.“역시 이 모습이 좋아요.”안경을 끼고 있을 때만 학과장 느낌이 나니까, 그래야만 거이에서 오는 만족감이 배가 되었다.백연우는 눈웃음을 치며 내 몸 위에 엎드렸다.“어때? 좋아?”“엄청 좋아요.”“그럼 앞으로 필요하면 또 찾아와.”백연우는 말하면서 손가락으로 내 코를 쓱 긁어내렸다.욕망을 분출할 때는 상대가 결혼은 했는지, 남편은 있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았는데, 머리를 식히니 이제야 내가 조심성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백 쌤, 혹시 결혼했어요?”“그건 왜 묻지?”“결혼했으면 이러면 안 되잖아요. 백 쌤 가정에도 안 좋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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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백연우가 이렇게 말하자 나는 순간 불끈 솟아 올랐다.백연우는 몸매도 좋고 열정적인 데다 내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신선함을 준다.때문에 더 스릴 있고 중독성 있다.나는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말했다.“좋아요, 백 쌤.”...그 시각, 영화관.영화 한 편이 끝날 때까지 백연우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임유미는 계속 문 쪽을 흘긋거렸다.“뭐야? 유미는 무슨 화장실을 이렇게 오래가? 설마 배탈 난 거 아니겠지?”“배탈 났어도 해결할 방법이 100가지는 될 거니까 걱정하지 마.”윤지은이 덤덤하게 말했다.하지만 속으로는 은근히 불안했다.사실 윤지은을 포함한 네 명은 사이가 아주 좋은 친구다. 심지어 그 인연이 십몇 년을 이어 왔기에 서로를 너무 잘 안다.백연우가 물론 소여정과는 다르지만, 사적으로 얼마나 문란하게 노는지 윤지은은 알고 있다.다만 다른 사람의 정부가 되려고 하지도 않고, 인간관계는 늘 잘 처리해 왔기에 그동안 백연우한테는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았을 뿐.하지만 방금 카드 게임할 때, 백연우가 몇 번이나 나에게 관심을 보였기에 윤지은은 솔직히 불안했다. 백연우가 나를 마음에 들어 할까 봐.게다가 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사라졌으니, 지금쯤 붙어먹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렇다고 그걸 겉으로 드러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윤지은은 속으로 화를 삼키며 영화에 집중하지 못했다.그러던 그때, 계속 백연우를 걱정하던 임유미는 끝내 백연우게게 전화했다. 문제는 백연우가 계속 전화를 받지 않았다.그러다가 임유미가 걱정하다 못해 불안해할 때, 백연우가 모습을 드러냈다.“오래 기다렸지?”남자의 사랑을 듬뿍 받은 백연우는 득의만면한 듯 웃으며 두 친구의 옆에 앉았다.임유미는 친구의 팔짱을 끼며 물었다.“뭐 하러 갔다 왔어? 뭐가 이렇게 오래 걸려?”백연우는 아주 적극적으로 대답했다.“내가 뭘 했겠어? 밖에서 좀 돌아다녔어.”친구 4면 중에, 임유미가 가장 단순하다, 때문에 백연우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하지만 옆에 있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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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하지만 영화관을 나온 뒤에야 윤지은은 자신이 너무 흥분했다는 걸 깨달았다.‘백연우 그 계집애가 정수호랑 정분나든 말든 나랑 뭔 상관인데? 내가 정수호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왜 질투하지?’‘질투?’“내가 왜 이걸 질투라고 생각했지? 상대가 신경 쓰이는 사람이어야 질투도 성립되잖아. 설마 내가 정말 그놈을 좋아하나?”윤지은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다가 이내 자기 생각을 부정했다.“아니야, 그럴 리 없어. 내가 정수호를 좋아하다니. 싫어하면 모를까. 난 절대 정수호를 좋아할 리 없어. 낯선 사람을 좋아하는 한이 있어도 정수호는 절대 아니야.”윤지은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일부러 연락처에서 내가 신분을 숨겼을 때 남겼던 번호를 찾아냈다.그러고는 곧바로 나에게 문자를 보냈다.[오랫동안 연락 안 했는데, 나 보고 싶었어요?]그 시각,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내 방에서 샤워하던 나는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 진동에 얼른 폰을 들었다.그리고 윤지은이 보낸 알 수 없는 문자를 발견했다.사실 나는 전에 자주 쓰는 카톡과 여분 카톡으로 모두 윤지은을 추가했다. 그러고 헷갈리지 않기 위해서 두 번째 ID에는 ‘주변 친구로 알게 된 사람’이라는 설명을 덧붙여서 저장했다.안철수라는 이름으로 윤지은과 이미 한동안 대화를 하지 않았는데 왜 갑자기 문자했는지 의문이었다.나는 살짝 겁도 났지만 윤지은의 생각을 한번 찔러보려고 결국 답장했다.[당연히 보고 싶었죠. 그쪽 얼굴도, 몸매도, 목소리도...]나는 웃으며 윤지은을 희롱했다.지금 이 순간 장난치려는 생각이 더 많았다.'이번에는 그쪽이 나 먼저 찾은 거니까 탓하지 마요.’윤지은은 곧바로 나에게 답장했다.[그럼 내 남자 친구 할래요?]그 문자를 본 순간 나는 멍해졌다.‘무슨 상황이지?’‘우린 분명 단순한 파트너였는데, 왜 갑자기 남녀 친구로 지내려는 거지?’[갑자기 미쳤어요?]윤지은은 아예 나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왔다.그 순간 너무 놀란 나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 상황에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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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윤지은이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으나, 나중에 내 불장난에 내가 타죽지 않으려면 이쯤에서 거리를 두어야 한다.계속 문자를 보내던 윤지은은 문자 전송에 실패하자 그제야 자신이 삭제당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순간 그녀는 화가 치밀었다.“개자식! 역시 남자는 다 똑같아!”윤지은은 화를 참지 못하고 씩씩거리며 어디론가 전화했다.그리고 곧바로 건너편에서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가씨, 무슨 일로 연락하셨습니까?]윤지은은 내 카톡을 캡처해서 보내고 차갑게 말을 이었다.“이 사람 개인 정보 좀 알아봐요. 한 시간 줄 테니까, 그사이에 알아내요.”[네!]윤지은은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고 씩씩거리며 방으로 돌아갔다.그 시각, 호화로운 별장 안.개량 한복을 입은 한 노인이 웬 중년 남자가 다가와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회장님, 아가씨께서 전화로 사람을 조사해달라고 합니다.”중년 남자의 이름은 윤해철, 윤지은의 아버지다.윤해철은 서예를 연습하고 있다가 노 집사의 말에 덤덤하게 말했다.“처음으로 부탁하는 건데 도와주게. 방법이 없어서 그러는 걸 테니까.”“회장님, 아가씨께서 한동안 집에 안 돌아오셨는데, 식사하러 오라고 할까요?”윤해철은 들고 있던 붓을 내려놓았다.“그 말을 들을 것 같나?”답은 당연히 아니다.윤해철은 그 결과를 잘 알고 있었다.자기 핏줄인데, 자기 딸 성격도 모를까?‘정말 제 어미 고집을 아주 똑 닮았네.’‘한 명은 밖에서 돌아다니느라 집에 들어오지 않고, 한 명은 친정에 가서 돌아올 생각이 없고.’윤해철은 오랜만에 한가한지라 모녀가 돌아오는 게 싫었다.물론 조금은 이기적으로 느껴질 테지만, 인간의 본성은 원래 이기적인 것 아닌가?“해달라는 대로 하고 나머지는 신경 쓸 거 없어.”윤해철은 다시 붓을 들고 서예를 시작했다.젊었을 때 윤해철은 처자식이 있는 생활을 갈망했는데, 나이가 드니 오히려 자유가 고팠다.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좋다고 느껴졌다.,그때, 익숙한 목소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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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나 몰래 밖에 나돌아 다니지 않았지? 딴 여자 만나지 않았지?”윤해펄은 다급히 맹세했다.“나 하늘에 대고 맹세해. 난 당신한테 미안한 일 한 적 없어. 이게 거짓이면 천벌 받아 죽을 거야!”이영미는 그래도 남편이 아까운지 얼른 그의 입을 막았다.“당신이 죽으면 나는 어떡하라고? 과부가 되라고?”이영미는 말하면서 남편의 품에 기댔다.두 사람은 벌써 스무 날도 넘게 보지 않아, 이영미는 남편이 무척 그리웠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돌아온 거고.윤해철은 아내의 마음을 알 리 없었다. 다만 요즘 여자는 필요도 없고, 성욕도 없었다. 그저 이렇게 서예나 하는 게 성관계를 하는 것보다 더 재밌었다.때문에 윤해철은 얼른 이영미를 밀어냈다.“여보, 이제 막 돌아와서 피곤하지? 내가 어깨 주물러 줄게.”윤해철은 말하면서 아내를 끌어와 의자에 앉혔다.하지만 남편의 행동에 이영미는 화가 더 치밀었다. 그녀는 입을 삐죽 내밀며 속으로 중얼거렸다.‘내가 용기 내어 먼저 돌아와 이렇게까지 하는데, 손도 안 댄다고?’‘계속 냉전하자는 거야 뭐야?’“누가 당신 마사지나 받겠대? 당신 대체 무슨 뜻이야?”윤해철은 일부러 모르는 척 말을 흐렸다.“내가 무슨 뜻은, 당신 아껴주는 거잖아.”이영미는 씩씩거리며 말했다.“이게 아껴주는 거야? 일부러 나 밀어내는 거지. 지금 당신을 봐, 나를 다시 친정에 보내려고 용쓰는 거잖아.”“아니야!”‘설득력이 하나도 없잖아.’이영미는 화가 나서 벌떡 일어나 눈시울을 붉힌 채 말했다.“지은도 당신이 변했다던데, 역시 맞았네. 이대로 살 거면 이혼해.”말을 마친 이영미는 화를 내며 밖으로 뛰쳐나갔다.아내가 화를 내며 떠나자 윤해철은 얼른 쫓아갔다.“여보, 이제 막 돌아왔으면서 어디 가려고?”이영미는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화를 내며 말했다.“지은이한테 갈 거야. 앞으로 우리 모녀가 같이 살 거니까, 당신은 혼자 살아.”“여보, 안돼. 돌아와...”윤해철은 입으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쫓아갈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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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그 시각, 나는 욕조에 누워 핸드폰으로 쇼츠를 보며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그때 갑자기 밖에서 다급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깜짝 놀란 나는 바로 경계하는 목소리로 물었다.“누구세요?”“나예요, 문 열어요!”윤지은의 목소리였다.나는 순간 마음이 찔려, 윤지은이 내 다른 신분을 눈치챈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섰다.‘정말 따지러 왔으면 어떡하지?’그렇다면 절대 문 열어주면 안 된다.나는 욕조에서 나와 목욕 타월로 몸을 두르고 문 앞에 다가가 물었다.“내 방에는 왜 왔어요?”“할 얘기가 있으니까 문 열어요!”“할 말 있으면 밖에서 해요.”나는 문을 열 배짱도, 마음도 없었다.그러자 윤지은이 싸늘한 경고를 날렸다.“셋 셀 테니까 순순히 열어주는 게 좋을 거예요. 안 그러면 차버릴 태니까.”“미쳤어요? 갑자기 화내면서 찾아와 문 열라고 하는 게 어디 있어요? 그쪽이 나한테 뭐 할 줄 알고? 그리고 할 말 있으면 밖에서 말하라니까, 왜 자꾸 들어오겠다는 거예요? 목적이 뭐예요?”윤지은은 내 설명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카운터를 시작했다.“셋, 둘...”나는 이렇게 가다가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윤지은은 워낙에 막무가내기에 나는 얼른 침대 쪽으로 달려가 프런트에 전화했다.“여보세요? 여기 미친 여자가 자꾸만 내 방문을 차고 있어요. 얼른 와서 데려가요.”‘내가 쫓아내지 못한다고 호텔 직원도 쫓아내지 못하겠어?’나는 전화를 끊은 뒤 방에서 기다렸다.하지만 미친 듯이 쾅쾅거리며 문을 걷어차는 소리에 너무 섬뜩했다.다행히 호텔의 서비스가 좋아 3분도 안 돼서 직원이 도착했다.호텔 직원이 나서니 나는 그제야 안심됐다.‘이제는 함부로 하지 않겠지?’“아가씨, 왜 그러십니까?”“이 문 열어.”나는 문에 바싹 기대 밖의 대화를 들었다. 하지만 밖의 대화에 어리둥절했다.‘여긴 고객님이 아니라 아가씨라고 하나?’‘방금 그게 윤지은 목소리인가?’내가 멍해 있을 때, 삑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그러더니 윤지은이 싸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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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윤지은이 그저 평범한 의사인 줄 알았는데, 배경이 이렇게 빵빵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나는 한순간에 기가 죽어 윤지은을 보며 말까지 더듬었다.“대, 대체 뭐 하자는 거예요?”윤지은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차갑게 물었다.“아까 백연우랑 잤지?”나는 윤지은이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 상황에 거짓을 말해야 할지 솔직하게 말해야 할지도 막막했다.머리가 너무 복잡해 언어 기능도 상실한 기분이었다.내가 계속 대답하지 않자 윤지은은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묻잖아. 왜 멍때리고 있어?”나는 깜짝 놀라 심장이 튀어나올 지경이었다.결국 전전긍긍하며 말했다.“아니요. 계속 방에 있었어요.”나는 고민한 끝에 결국 거짓말을 선택했다.이 여자 목적이 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친구와 잤다는 걸 안 될 것 같았다.사람은 무서운 소유욕을 갖고 있는 데다 쉽게 질투하는 동물이다.이미 본인과 잤는데, 친구와도 잤다는 걸 알면 윤지은은 본인이 백연우보다 못한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때문에 그런 상황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인정하지 않는 거다.윤지은은 믿기지 않는지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정말? 한 시간 넘게 목욕하고 있었다고? 껍질 벗겨질까 걱정도 안 되나?”나는 뻔뻔하게 말했다.“이런 곳에 처음 왔으니 뭐든 잘 누려야 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좀 오래 한 건데, 안 돼요?”윤지은은 내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천천히 의심을 풀었다.하지만 거짓말을 하는 내내, 내 심장은 목구멍까지 튀어 올랐다.윤지은은 탐정처럼 내 방을 한 바퀴 빙 둘러봤다.난 윤지은이 여자 셜록홈즈라 불릴 정도로 관찰력이 뛰어난 걸 알고 있다.그래서 내가 썼던 종이를 방까지 가져오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그러지 않으면 빼도 박도 못할 테니까.하지만 나는 여전히 여자의 치밀함과 논리적 사고 능력을 쉽게 봤다.유지은은 욕조 앞에 다가가 허리를 숙인 채 안을 쓱 만지더니 갑자기 얼굴이 어두워졌다.“거짓말하네.”나는 너무 당황해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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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윤지은의 압박에 나는 심장 박동이 멈춘 것 같았다.특히 나를 꿰뚫어 볼 것 같은 두 눈을 보면 마치 내 모든 치부가 드러난 것처럼 불편해 눈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나는 결국 고개를 돌렸다. 심지어 이마에서 식은땀까지 나기 시작했다.“그런 거 아니에요.”윤지은은 차가운 얼굴로 나한테 걸어왔다. 그녀는 남의 기분을 잘 엿보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내가 대답할 필요도 없이 답을 얻었다.그 시각 윤지은은 마음이 복잡했다.입으로는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자꾸만 부정했지만 내가 자기 친구 백연우랑 잤다는 추측이 들자 너무 괴로웠다. 마음이 복잡해 딱 어떤 기분이라고 정의 내리기도 힘들었다.그런 윤지은의 마음을 알 리 없는 나는 그저 윤지은에게 진실을 들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뿐이었다.그때 윤지은이 갑자기 차갑게 말했다.“고개 돌려서 나 봐.”명령 투인 말투와 부잣집 아가씨라는 신분은 나에게 압박으로 작용했다.솔직히 겁먹었다는 건 나도 인정한다.이 호텔 전체가 윤지은네 건데, 겁먹지 않을 수 있을까?나는 조심스럽게 윤지은을 바라봤다. 이 순간 내가 어떤 표정인지 볼 수 없었지만 아주 엉망이라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나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대체 뭘 원해요? 내가 윤지은 씨한테 잘못한 것도 없잖아요.”“솔직히 말해. 내 친구 백연우랑 무슨 사이냐?”윤지은은 역시나 내가 솔직히 말하는 걸 듣고 싶어 했다.하지만 나는 너무 무서웠다. 윤지은이 나를 계속 몰아붙이는 게 뭐 하자는 건지 모르니까.결국 나는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안 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무슨 일이 벌어질 리가 없잖아요.”윤지은은 내가 끝까지 인정하지 않자 갑자기 내 손을 잡았다.그 순간 나는 심장이 목구멍까지 튀어 올랐다.‘이 여자가 대체 뭐 하자는 거지?’윤지은은 나를 보며 여전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좋아, 그럼 가서 백연우한테 말해. 백연우 같은 스타일 안 좋아한다고.”“미쳤어요? 뜬금없이 가서 그런 말을 왜 해요?”나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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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안 그러면 후회하게 해줄 테니까.”마지막 한 마디는 협박이 아닌 강조였다. 심지어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었다.그 때문에 나는 백연우와 있었던 일을 더 말할 수 없었다.하지만 한편으로 억울하고 답답해 당장이라도 이 여자를 침대에 눕혀 혼내주고 싶었다.“그런데 이렇게 뜬금없이 가서 안 좋아한다고 말하는 거 너무하지 않아요?”나는 윤지은의 위세에 눌려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백연우를 찾아가 뜬금없이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했다.방금 전에 그런 짓을 했는데 이제 와서 안 좋아한다고 하는 건 매너가 아니니까.윤지은이 나한테 자꾸만 그렇게 하라고 강요하는 건 내가 정말 백연우한테 그런 말을 하길 바라 것보다 시험해 보자는 마음이 더 컸다.혹은 내 입으로 직접 솔직한 말을 듣고 싶거나.윤지은은 내가 끝까지 부정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하지만 오히려 이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내가 바로 인정하면 윤지은은 오히려 받아들일 수 없었을 테니까.윤지은은 결국 한 걸음 양보해서 말했다.“그래요, 뭐 이번에는 용서해 줄게요. 하지만 잘 들어요. 앞으로 내 친구 세 명 중 그 누구에게도 손대지 마요!”“만약 상대방이 나를 건드리면요?”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그랬더니 윤지은이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걔네가 어딜 만지면 수호 씨 어딜 망가뜨릴 거예요.”‘헐.’‘카리스마 사장님에 관한 소설을 너무 많이 봤나?’‘어쩜 이리 막무가내지?’나는 바로 반박하고 싶었지만 상대의 신분이 신분이니만큼,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래요. 하라는 대로 할게요. 부잣집 아가씨의 명령이니까.”나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그러자 윤지은이 나를 노려보더니 내 방에서 나가 808호실로 돌아갔다.엉망이 된 방 안을 보니 지은은 마음이 어수선해 바로 담당 부서에 전화했다.“808호실 모든 침구 세트 바꿔. 싹 다!”“네, 아가씨.”호텔 직원의 업무 처리 효율은 대단했다. 30분도 안 되는 사이에 방 안의 모든 것이 새것으로 바뀌었다.심지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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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순간 웃음이 터졌다.‘뭐야? 내가 자기 없으면 못 사는 줄 아나? 어디서 아가씨 성질을 나한테 부려?’‘누가 신경이나 쓰는 줄 아나?’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지만 겉으로 비위를 맞춰야 했다. 안 그러면 희롱하지 못하니까.결국 나는 윤지은에게 답장했다.[내가 설마 그쪽을 차단했겠어요? 전에는 실수로 연락처가 지워진 것뿐이에요.][내가 바보인 줄 아나!]나는 웃는 이모티콘을 쓰며 답장했다.[진짜예요. 그쪽처럼 예쁘고 몸매도 좋은 여자를 내가 왜 차단하겠어요?][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전에 한 말 생각해 봤어요?][생각해 봤는데, 사귀어도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우선 만나지 않을 수 있어요?][만나 보지도 않고 어떻게 연애한다는 거예요?][안될 것도 없죠. 우선 연락하면서 서로 알아가면 되죠. 난 좀 늦게 끓는 성격이라 먼저 만나면 어색할 거예요.][그럼 됐어요. 다른 사람 찾지 뭐.]나는 사실 어장관리를 하려고 이렇게 말한 건데, 윤지은이 이렇게 대답할 줄은 몰랐다.의외의 대답에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이었다.그 시각, 윤지은의 마음은 이미 다른 데로 가버렸다. 오히려 그녀야 말로 나와 사귈 생각이 사라져 나를 자기 어장에 들일 생각이었다.집사 아저씨가 신원 조사를 끝내면 나를 꼬셔내 얼굴을 직접 볼 계획이었으니까.그때, 윤지은의 핸드폰이 윙윙 진동했다.헤드폰을 들어 확인하니 다름 아닌 어머니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윤지은은 미간을 좁혔지만 결국 전화를 받았다. 다만 말투가 쌀쌀맞았다.“엄마,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전화해요?”이영미는 전화 건너편에서 씩씩거렸다.[나 네 아빠랑 못 살겠어. 이혼할 거야. 지은아, 너 지금 어디야? 엄마가 네 집으로 갈게, 앞으로 우리 모녀가 같이 살자.]윤지은 어머니의 말에 어리둥절했다.“무슨 상황이에요? 또 아빠랑 싸웠어요?”‘한 달 전에도 싸우고 친정에 가면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 했으면서.’이영미는 더 이상 설명하고 싶지도 않아 계속 화만 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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