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참 좋은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나를 무척이나 아꼈다.내 말에 어머니는 당연히 아주 기뻐하셨다.[우리 아들 능력자네. 엄마는 참 기뻐.]“엄마, 제가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어머니랑 아버지 꼭 강북에 데려와 부자의 생활을 누리게 해줄게요.”[나랑 니 아버지는 됐다. 네 그 효심만 있으면 만족한다. 우리 같은 촌구석 양반들은 그런 곳에 가도 편히 못 있는다. 수호야, 너만 잘 지내면 나랑 네 아버지는 만족한다.]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성실하고 평범한 농부이며, 농부의 순박하고 진솔한 마음씨를 갖고 있다.한참 수다를 떨다가 대화 주제는 결국 나에게로 왔다.[수호야, 너도 일만 넘 신경 쓰지 말고, 시간 나면 여자 친구도 좀 만들고 그래. 나랑 네 아버지가 지금은 아직 젊으니 내도 봐줄 수 있잖아...]시골 사람들은 결혼을 일찍 한다, 때문에 어머니가 이리도 나를 재촉하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나는 애교 누나의 일을 어머니께 말씀드릴지 말지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말하기로 했다.애교 누나와 결혼하기로 결심했기도 했으니, 일찍 말하든 늦게 말하든 똑같았으니까.“엄마, 사실 저 여자 친구 있어요.”어머니는 그 말에 무척 좋아하셨다.[정말이야? 너무 잘됐네. 어떤 여자야? 몇 살이고?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데?]나는 어머니를 속일 생각이 없었기에 솔직히 대답했다.“제 여자 친구가 저보다 나이 좀 많아요. 이혼도 한 번 했고요. 하지만 사람은 엄청 좋아요. 저도 정말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고요.”[이혼했었다고? 뭐 별거 아니다.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 다 오픈 마인드잖아. 두 사람만 좋으면 우리는 의견 없다. 시간 날 때 여자 친구 데려와 봐. 우리도 좀 보게.]역시 어머니가 이런 일로 나를 나무라지 않을 줄 알았다.나는 너무 기뻤다.“그래요. 며칠 뒤 마침 휴가인데, 그때 데려갈게요.”우리 부모님은 비록 시골 토박이지만 모두 깨어 있는 분들이시고, 나에 대한 태도도 느슨하신 분들이다.어머니와 한참 얘기를 하다 보니 기분이 좋
Last Updated : 2024-11-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