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윤지은의 태도에 자극 받아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았다. 심지어는 주제넘게 덤벼들었다.“윤지은 씨 정말 이상한 거 알아요? 나를 그렇게 무시하면서 왜 계속 나랑 몸은 섞어요? 나를 깎아내리는 거예요? 아니면 본인을 깎아내리는 거예요?”“입 다물어요. 말했죠, 그 일은 다시는 언급하지 말라고!”윤지은은 버럭 소리쳤다.이에 내가 차갑게 반박했다.“나도 일부러 그 얘기 언급한 거 아니에요. 윤지은 씨가 먼저 나를 자극했잖아요. 제발 본인 위치 좀 정확히 해요. 윤지은 씨 입으로 우리 관계를 부인하면, 내 일에 참견할 자격도 없는 거죠.”“그러니 이래라저래라 명령하지 마요. 나 그런 거 딱 질색이니까.”나는 말하면 할수록 열이 올라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윤지은을 저격했다.하지만 윤지은은 이번에는 웬일인지 나에게 맞서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얼마 뒤, 윤지은은 갑자기 일어나 떠나갔다. 그 행동에 나는 오히려 어리둥절했다.왜 그러는지 궁금했지만, 나는 쫓아가지 않았다.이제 겨우 악마 같은 여자가 떠나갔는데, 이건 내가 간절히 바라던 거 아닌가?나는 의자에 앉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속으로는 윤지은이 다시 오지 말라고 빌면서.한참 휴식하다가 기분 전환 겸 물 마시러 로비에 나갔더니 모태진이 쪼르르 달려왔다.“수호 씨, 아까 그 여자는 어떻게 보낸 거예요?”“나도 몰라요.”나는 의자에 기댄 채 힘 빠진 듯 대답했다.그러자 모태진이 놀란 듯 입을 크게 벌렸다.“에? 모른다고요? 그 여성분 분명 수호 씨 마사지룸에서 나왔잖아요.”“하, 묻지 말아 줄래요? 저 휴식하고 싶어요.”나는 맥이 빠져 하루 종일 일한 것보다 힘들었다.앞으로 다시는 이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았다.모태진은 내가 안쓰럽다는 듯 내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그래요. 잘 휴식해요. 방해하지 않을게요.”모태진이 제 할 일 하러 떠나자 나는 그제야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모 선생님.”‘한은솔?’나는
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