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합의이혼 후 곧 재혼한 아내: Chapter 81 - Chapter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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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단언컨대 올해 들은 농담 중에 가장 웃긴 농담이었다.새벽쯤, 호텔 문이 활짝 열렸다. 경호원이 반응할 새도 없이 몇몇 검은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들이 들이닥쳤다.그 뒤에는 박시언이 정장을 입은 채 예리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피면서 걸어들어왔다. 정말 깽판 치러올 줄 몰랐다.그는 주위를 쭉 훑어보고는 김하린과 강한나에게 시선을 고정했다.“현장 정리해.”박시언의 심상찮은 분위기에 초대 손님들은 저마다 문리버 호텔에서 도망쳐 나갔다.“박시언 씨, 뭐 하는 짓이에요?”강한나가 따지려고 하자 배주원이 말렸다.남자들끼리의 신경전에 여자가 끼어들면 안 되었다.배주원이 강한나의 앞에 나서면서 말했다.“박시언 씨, 너무 무례한 거 아니에요?”박시언은 배주원의 말을 무시하고 강한나를 쳐다보았다.“당신이 은영이를 쫓아낸 거예요?”“그래요, 제가 쫓아냈어요. 뭐 어쩔 건데요? 불륜녀 때문에 저한테 복수라도 하려고요?”강한나의 불만스러운 말투에 박시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은영이 차 사고 나서 지금 병원에 누워있어요.”강한나는 멈칫하고 말았다.‘차 사고 났다고?’배주원도 미간을 찌푸렸다.그러자 박시언이 냉랭하게 말했다.“만약 은영이한테 무슨 일이 발생하면 당신이 바로 범인이에요!”김하린이 말했다.“내가 쫓아냈어. 할 말이 있으면 나한테 해.”모든 책임을 떠안으려는 김하린의 모습에 박시언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책임을 떠안겠다? 은영이한테 무슨 일이 발생하면 너도 도망 못가!”박시언은 김하린의 체면을 세워줄 생각조차 없었다.“박시언 씨! 말하는 태도가 그게 뭐예요! 하린이야말로 당신의 와이프라고요! 불륜녀 때문에 이렇게 달려와서 따져야겠어요? 당신이 그러고도 남자예요?”강한나가 화가 나서 이를 갈았다.박시언은 전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굳이 잘못을 꼽자면 소은영을 이곳까지 데려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꼭 그녀를 위해 복수하고 싶었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박수 소리가 들려오면서 부츠를 신은 서도겸이 터벅터벅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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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두 사람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을 때, 이도하가 밖에서 걸어들어오면서 박시언의 귓가에 속삭였다.그러자 박시언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갑시다!”“네. 대표님.”박시언의 뒤를 따르던 이도하는 김하린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이때 김하린이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도겸아, 신경 쓰지 마.”무조건 소은영 쪽에 무슨 일이 발생해서 박시언이 급히 떠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만약 소은영이 정말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박시언이 정말 복수할지도 몰랐다.하지만 그녀는 이 일에 아무런 연관도 없는 서도겸에게까지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았다.서도겸이 말했다.“너를 어떻게 하지 못할 거야.”“그러니까! 무슨 자격으로 그래? 내연녀 때문에 이곳에 와서 행패를 부리기나 하고! 정말 자기가 해성에서 대단한 사람인 줄 아나 봐!”강한나는 속에서 분노가 들끓었다.김하린이 말했다.“강한 그룹 부동산 매물이 판매되는 날 이런 상황을 만들어서 죄송해요, 언니.”“네 잘못도 아니잖아. 다 박시언 때문이야!”강한나가 말했다.“차라리 이번 기회에 이혼해. 이런 남자랑 사는 거 아니야.”아직은 이혼하면 안 되었기 때문에 김하린은 고개를 흔들었다.박시언은 아무리 소은영 차 사고 때문에 화가 나 있더라도 홧김에 김하린과 이혼할 사람이 아니었다. 김씨 가문은 아직 박씨 가문에 이용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절대 손해를 보면서까지 김하린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저 병원에 좀 가볼게요. 여긴 부탁드릴게요.”박시언이 모든 사람을 쫓아냈기 때문에 강한나는 아직 이곳에 남아 뒷수습을 해야 했다.이때 서도겸이 김하린의 손목을 잡으면서 말했다.“같이 가.”김하린이 손을 빼면서 말했다.“나 혼자 갈 수 있어.”혼자 가려는 의지가 강해 보이자 강한나는 서도겸을 말리면서 고개를 흔들었다.강한나는 김하린이 떠나서야 말했다.“아무리 그래도 저 둘은 부부 사이인데 무슨 명문으로 하린이를 보호하려고?”서도겸이 입을 삐쭉 내밀었다.그러자 강한나가 계속해서 말했다.“내가 보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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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우리?”박시언은 무슨 우스운 소리를 들은 것처럼 피식 웃었다.“이제는 서도겸 씨랑 우리가 된 거야?”김하린이 미간을 찌푸렸다.박시언은 한 발짝 한 발짝 서서히 김하린에게 접근하면서 심리적 압박을 주었다.“지난번 호텔에서도 서도겸 씨와 배주원 씨랑 함께 있었지? 그리고 강한나 씨가 핑계를 대준 거고. 도대체 서도겸 씨랑 무슨 관계야? 어디까지 갔어?’박시언은 김하린의 손목을 꽉 잡았고, 김하린은 충혈된 박시언의 두 눈을 바라보다 그의 손을 내팽개쳤다.“박시언! 그만해! 난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박시언은 내팽개쳐진 두 손을 바라보며 냉랭하게 말했다.“김하린, 은영이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 좋을 거야. 아니면 내가 김씨 가문을 어떻게 할지 몰라.”이때 병실 안에서 소은영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문을 열고 들어가자 소은영이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컵을 바닥에 던지고 있었다. 김하린이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소은영이 박시언의 팔을 꽉 잡은 채로 그의 품에 안겨있었다.“제 얼굴... 제 얼굴이 망가진 거예요? 망가진 거냐고요...”“아니야. 흥분하지 마. 의사 선생님께서 상처가 다시 벌어질 수 있으니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어.”박시언은 부드럽게 소은영을 위로하고 있었다.이마와 팔에 온통 상처뿐인 소은영은 김하린을 보자마자 분노하면서 삿대질했다.“언니! 제가 언니한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저한테 이러세요? 언니가 한 짓 맞죠? 언니 때문에 이렇게 된 거죠!”김하린은 그저 묵묵히 소은영의 연기를 지켜보고 있었다.우연적인 사고인 줄 알았는데 소은영이 이러는 모습을 보니 어쩌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박시언이 소은영의 손을 잡으면서 달래주었다.“은영이 착하지. 흥분하지 말고 이 일은 내가 해결할 테니까 회복에만 집중해.”“대표님, 저는 그저 강한나 씨한테 사과하고 싶었어요. 제가 하린 언니한테 무슨 잘못을 저지른 것도 없는데 강한나 씨와 함께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저한테 면박을 주더라고요. 저를 모욕하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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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박시언은 화만 낼 뿐이다.“가고싶다면 그냥 가라고 하세요!”박시언의 말에 소은영이 울음을 뚝 그치고 불쌍하게 쳐다보았다.“그러면 정말 더 빌리지에서 상처를 회복해도 되는 거예요?”박시언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이따 도하 씨한테 은영이 숙소 가서 짐 챙기라고 할게. 상처를 회복하는 동안은 불편하게 학교에 있지 말고 우리 집에 있어.”소은영이 코를 훌쩍거리면서 박시언의 품을 파고들었다.“고마워요, 대표님...”이도하는 이 모습에 눈살을 찌푸릴 뿐이다.당사자보다 제삼자가 더 잘 안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소은영이 가식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박시언만은 몰랐다.그날 저녁, 김하린은 이사센터를 불러 모든 짐을 빼내 갔다.저녁, 박시언은 상처를 입은 소은영을 부축하면서 집에 돌아왔다가 집이 텅 빈 것을 보게 되었다.박시언은 기분이 말이 아니었다.소은영이 물었다.“대표님, 제 방이 어디예요?”“2층에 손님방 있어.”소은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저... 다리아파서 못 올라가요.”“내가 부축해 줄게.”박시언의 부드러운 말투에 소은영은 마음이 사르르 녹는 것만 같았다.비록 차 사고 때문에 얼굴에 상처까지 입게 되었지만 박시언이 자신을 위해 김하린과 싸우는 모습을 보고 모든 것이 값지다고 생각했다.2층에 도착한 소은영은 단번에 안방을 알아보았다.“이거 안방이에요?”평소에는 김하린이 쓰던 방이었다. 박시언이 고개를 끄덕이자 소은영이 말했다.“저 대표님이랑 가까운 곳에 있고 싶어요. 저녁에 1층으로 내려가고 싶어도 불편할까 봐서요...”“그래.”박시언은 소은영의 요구가 지나치지만 않다면 모두 다 들어주었다.소은영은 안방을 쳐다보더니 더욱 욕심났다.언젠간 이 집안의 안주인이 되기로 마음먹었다.두 번째 날, 강한 그룹 부동산 매물 판매 현장에서 박시언이 난리를 친 소식이 떠들썩했다.평온하게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고 있던 김하린과는 달리 강한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젠장, 아침부터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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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강한나가 듣더니 손뼉을 쳤다.“대단해! 정말 대단해!”김하린은 살며시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일부러 소은영과 맞서고 싶지 않았지만 소은영이 먼저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에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점심, 소은영이 조심스레 2층에서 걸어 내려왔다. 다리가 불편한지라 내려오는 데 애를 먹었다. 그녀는 거실에서 일하고 있던 유미란을 보더니 왠지 모르게 우월감을 느꼈다.“아줌마, 배고프니까 밥 좀 해줘요.”박시언 품에서 나약한 척하던 모습과는 달리 건방지기 그지없었다.유미란은 소은영의 태도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꼴 보기 싫었지만 박시언이 직접 데려온 사람이라 애써 참아보려고 했다.“사모님의 규정대로 점심은 12시에 먹습니다.”김하린 언급에 소은영은 가슴 한구석이 찔렸다.“도대체 어떻게 일을 하는 거예요! 배가 고프다는데!”소은영의 말투는 별로 상냥하지 않았다.얼굴이 망가진 것 때문에 성격이 그 전보다 더 난폭해졌다.유미란은 하고 싶은 말이 턱밑까지 차올랐지만 그저 순순히 하라는 대로 할 뿐이다.박시언이 아끼는 사람이라 어쩔 수 없었다.소은영은 그제야 만족해하면서 소파에 앉아 TV를 켰다.학교 숙소에는 TV는 물론 이곳만큼 좋은 침대도 없었다. 어제저녁에는 오래간만에 푹 잔것 같았다.‘언젠가 안방에서 잘 수 있는 날이 오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이때, 격렬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소은영이 미간을 찌푸리면서 소리 질렀다.“아줌마, 노크 소리 안 들리세요? 빨리 안 열어주고 뭐 해요!”소은영의 심부름이나 하고 있자니 불만이 많았지만 억지로 문 열어 주러 갈 뿐이다.유미란은 문밖에 있는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큰 사모님.”최미진은 예리한 두 눈으로 방안을 힐긋 쳐다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소파에 기대어 앉아있던 소은영은 다급하게 일어서더니 아까처럼 건방지게 행동하지 못했다.“사... 사모님...”갑자기 최미진이 들이닥칠 줄 몰랐던 소은영은 말까지 더듬거렸다.“또 너야?”최미진의 눈빛이 차갑기만 했다.“사모님, 작은 사모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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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하린이처럼 착한 애가 저년 때문에 집을 뛰쳐나갔는데 너는 어떻게 남편 구실 한 거야?”“할머니. 하린이가 은영이 차 사고를 낸 거예요. 걔가...”“그만해!”최미진이 호통쳤다.“이런 년 때문에 자기 마누라나 탓하고 있고. 네가 그러고도 남자야?”박시언은 최미진의 말을 거역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침묵을 지킬 뿐이다.최미진이 소은영을 관찰하면서 말했다.“우리가 장학금까지 대줬으면 공부나 잘할 것이지. 어디서 감히 사모님 노릇이나 하고 있어!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것 같아? 내가 말해주는데, 꿈 깨! 내가 살아있는 한 너는 절대 우리 집안에 발을 내디딜 수 없어!”박시언이 더는 못 참겠는지 말했다.“할머니, 소영이는 그런 애가 아니에요.”“그런 애가 아니라고?’최미진이 한 웅쿰의 사진을 테이블 위에 뿌리더니 말했다.“이거 잘 봐봐. 장학금까지 대줬는데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사진 속 소은영은 짙은 화장에 노골적인 의상을 입고 클럽에서 춤추고 있었다. 그 밖에도 낯선 남자와 끈적거리는 눈빛을 주고받으면서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박시언은 이 사진들을 보더니 침묵을 지켰다.그러자 소은영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최미진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출세하려고 미친 이 년이 강씨 가문을 건드린 바람에 우리 집안이 얼마나 우습게 된 줄 알아? 시언아, 할머니 너한테 정말 실망이야.”“할머니, 이 일은 제가 처리할게요.”박시언이 유미란을 힐끔 보더니 말했다.“할머니 좀 바래다 주세요.”“네. 도련님.”최미진은 유미란의 부축하에 더 빌리지를 떠났다.소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박시언을 보면서 별안간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대표님... 제가 설명해 드릴게요...”박시언이 말했다.“증거가 여기 다 있는데 무슨 설명?”소은영이 입술을 꽉 깨물면서 말했다.“이거... 제가 아르바이트하면서... 어쩔 수 없이...”“아르바이트?”박시언은 믿어지지 않는 듯했다.소은영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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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하린이한테 전화해서 집으로 돌아오라고 해요.”“네?”이도하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이 시각, 김하린은 한창 강한나와 함께 클럽 룸에서 신나게 즐기고 있었다.기분이 안 좋은 김에 어쩌다 건하게 마셔보기로 했다. 알코올 효과인지 기분 안 좋은 일이 머릿속에서 싹 사라졌다.핸드폰이 울리고, 전화를 받았을 때 전화기 너머에서 이도하의 머뭇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사모님, 대표님께서 집으로 돌아오시라고 합니다.”“네? 뭐라고요? 오라고 하면 가야 해요? 걔가 뭔데요!”김하린의 취한 목소리에 이도하가 이상함을 감지했다.“사모님, 지금 어디 계세요?”“박시언이 없는 곳이요!”그러면서 아예 전화를 끊어버렸다.강한나가 김하린을 안으면서 배시시 웃었다.“우리 둘만 있으니까 심심하네. 언니가 재밌는 거 보여줄게!”“재밌는 거요?”강한나가 벨을 누르자 클럽 매니저가 웃으면서 들어왔다.“강한나 씨, 뭐 필요한 거 있으실까요?”“여기서 제일 잘생긴 남자 모델분들 다 데려오세요!”“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뒤이어 잘생긴 남자들이 줄줄이 들어오자 김하린이 깜짝 놀라고 말았다.늘 착하게만 살았던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어때? 짜릿하지?”강한나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김하린을 쳐다보았고, 김하린은 긴장한 나머지 침을 꿀꺽 삼켰다.‘짜릿하긴 한데 난 유부녀잖아...’“보기만 하면 재미없지.”강한나는 남자 모델들을 두 사람의 옆에 앉혔다.“누나 너무 예쁘세요.”이때 남자 모델 중 한 명이 귓가에 속삭이자 김하린은 순간 얼굴이 발개졌다.한 번도 누나라도 불려본 적이 없었다.이 시각, 이 두 여자의 문자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두 남자가 있었다.서도겸이 미간을 찌푸리면서 물었다.“누나가 하린이를 데리고 어디로 갔지?”배주원이 급하게 타자를 하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지금 인맥을 동원해서 물어보고 있으니까 곧 소식 있을 거야!”얼마 지나지 않아 배주원은 클럽 사장의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배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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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배주원은 입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초조했다. 이 둘은 쏜살같이 집을 나서서 클럽으로 향했다.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클럽 사장은 배주원과 서도겸이 차에서 내리자 냉큼 허리 굽혀 인사했다.“배 도련님, 서 도련님, 아직 안 가셨습니다. 제가 잘 지키고 있었습니다.”배주원이 발걸음을 멈추면서 물었다.“그러면 지금까지 그 남자 모델들이랑 룸에서 안 나왔다는 말씀이세요?”클럽 사장이 머쓱하게 웃었다.바보가 아닌 이상 무슨 상황이 벌어질지 누구나 다 짐작할 수 있었다.“이런 젠장!”배주원이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물었다.“어느 룸인데요?”“여기요!”클럽 사장이 문을 열어주려고 할 때, 배주원이 아예 발로 걷어차 버렸다.룸 안, 김하린과 강한나는 남자 모델들의 중심에 앉아 한껏 흥분된 모습이었다.“어머! 주원이랑 도겸이 아니야!”강한나의 갑작스러운 한마디에 김하린도 이 둘을 발견했다.두 남자는 어두운 표정으로 방안을 쳐다보고 있었다.“누나, 이 두 사람도 부른 거예요?”남자 모델 중 한 명이 김하린에게 끈적하게 물었다.술이 좀 깬 김하린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배주원의 표정은 어둡기 그지없었다.“전부 다 꺼져!”클럽 사장이 눈빛을 보내자 남자 모델들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리고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가지 마! 좀 더 있다가 가! 왜, 안 마셔?”배주원은 어두운 표정으로 남자 모델들을 잡으려는 강한나를 말렸다.“이런 곳에서 뭐 하는 짓이야! 돌았어?”“누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난 너보다 나이가 많아!”강한나는 취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다.배주원은 강한나를 들어서 안으면서 말했다.“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집에 가!”“어머, 동생 팔 힘 좀 봐. 나 이런 거 좋아해!”배주원의 표정은 이보다 더 어두울 수가 없었다.김하린도 따라서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술을 마셔서인지 휘청거리다 서도겸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중심을 못 잡겠어?”서도겸의 중저음 목소리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졌다.김하린은 애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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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이미 쿨쿨 자고 있는 강한나는 배주원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뒷좌석에 앉은 김하린도 따뜻한 에어컨 바람에 해롱해롱해지면서 얼굴도 더 빨개졌다.서도겸은 뒤에 트렁크에서 담요 하나를 꺼내 김하린에게 덮어주었다.“잠깐 자고 있어. 곧 도착할 거야.”김하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피곤했는지 역시나 창가에 기대어 잠들어 버리고 말았다.이 시각, 조용히 서재에서 태양혈을 어루만지던 박시언은 핸드폰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김하린의 문자는 없었다.잠시 후, 이도하의 연락을 받게 되었다.“하린이는요?”“클럽에 있는 것 같습니다.”“클럽이요?”박시언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김하린은 클럽 같은 곳을 가는 사람이 아니었다. 가장 최근에 클럽에 간 것은 한태형과 만났을 때였다.‘지난번 온라인에서 떠들썩했는데 어떻게 또 거기에 갈 생각을 했지?’“아마도요. 너무 시끄러워서 잘 듣지는 못했는데... 사모님께서 술에 취하신 것 같았고... 돌아오기 싫다고 하셨습니다.”이도하의 말에 박시언은 화가 났다.“빨리 찾아서 데려오세요! 한밤중에 혼자서 클럽까지 가고. 미친 거 아니에요?”“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사람을 보냈으니 곧 연락이 올 거예요.”전체 해성에 있는 클럽마다 아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 하나 찾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박시언이 말했다.“하린이를 찾는 대로 저한테 연락주세요.”“네. 대표님.”전화를 끊은 박시언은 왠지 모르게 가슴이 답답했다.이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오면서 소은영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녀는 박시언이 외투를 챙기는 모습에 멈칫하고 말았다.“이 늦은 시간에 어디 가려고요?”“잠깐 나갔다 올게. 시간도 늦었는데 일찍 자.”박시언은 별로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소은영이 커피 한잔을 건네면서 말했다.“업무 처리하러 가시는 거예요? 이거 방금 타온 커피인데 마시고 가요. 그러면 정신이 좀 들 거예요.”“하린이 찾으러 갈 거야.”소은영은 또 멈칫하고 말았다.“하린이 언니 찾으러요?”“응.”박시언은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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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아직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소은영은 박시언이 어두운 표정으로 돌아오자 혹시나하는 마음에 물었다.“하린 언니는... 같이 안 왔어요?”박시언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돌아오기 싫으면 영원히 돌아오지 말라고 해.”박시언의 말에 소은영은 속으로 좋아했다.‘김하린 이년 멍청하긴. 분명 대표님 마음을 얻을 기회가 있었는데 이렇게 놓치다니. 차라리 잘됐어. 그년이 없는 동안 대표님한테 접근해서 마음을 빼앗아야지.’박시언의 옆모습을 보고 있던 소은영은 그의 마음을 빼앗아 올 자신이 있었다.예전부터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다르게 대하는 박시언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다음 날 아침, 몽롱한 상태로 잠에서 깨어난 김하린은 눈을 뜨자마자 어딘가 낯선 천장을 마주하게 되었다.머리가 지끈거리는 와중에 어제저녁 강한나와 함께 클럽에 가서 남자 모델과 함께 놀다 배주원과 서도겸에게 붙잡혀 간 기억은 있었지만 차에서 잠들어 버린 이후로 아무런 기억이 없었다.똑똑.노크 소리가 들려오자 김하린이 말했다.“들어오세요.”문 열고 들어온 사람은 다름아닌 강한나였다. 그녀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하린아, 미안해. 내가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지.”“괜찮아요. 기분만 좋으면 됐죠, 뭐.”“얼른 씻고 일어나 밥 먹어!”배주원이 주방에서 외쳤다.방문을 나서서 거실에 갔더니 서도겸, 배주원이 모두 다 있었다.이 집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단조로웠고 가구도 얼마 없어 깔끔해 보였다. 장식품들은 시중에서 파는 것이 아닌 장인의 손길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보였다.“거기서 멍때리고 뭐해. 얼른 씻어. 밥 이미 차렸으니까.”배주원이 멍때리고 있는 김하린을 재촉했다.김하린은 자신이 입고있는 잠옷을 보고 강한나의 옷깃을 잡아당겼다.강한나는 바로 그녀의 의혹을 알아차리고 귓가에 소곤거렸다.“이집 아주머니가 갈아입혀 준 거야.”“여기가 도겸이 집이에요?”“응.”강한나가 말했다.“도겸이 어릴 때 해성에서 자랐어. 출국하는 바람에 오래 비워둔 집이야.”김하린이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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