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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배주원은 입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초조했다. 이 둘은 쏜살같이 집을 나서서 클럽으로 향했다.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클럽 사장은 배주원과 서도겸이 차에서 내리자 냉큼 허리 굽혀 인사했다.

“배 도련님, 서 도련님, 아직 안 가셨습니다. 제가 잘 지키고 있었습니다.”

배주원이 발걸음을 멈추면서 물었다.

“그러면 지금까지 그 남자 모델들이랑 룸에서 안 나왔다는 말씀이세요?”

클럽 사장이 머쓱하게 웃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무슨 상황이 벌어질지 누구나 다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런 젠장!”

배주원이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물었다.

“어느 룸인데요?”

“여기요!”

클럽 사장이 문을 열어주려고 할 때, 배주원이 아예 발로 걷어차 버렸다.

룸 안, 김하린과 강한나는 남자 모델들의 중심에 앉아 한껏 흥분된 모습이었다.

“어머! 주원이랑 도겸이 아니야!”

강한나의 갑작스러운 한마디에 김하린도 이 둘을 발견했다.

두 남자는 어두운 표정으로 방안을 쳐다보고 있었다.

“누나, 이 두 사람도 부른 거예요?”

남자 모델 중 한 명이 김하린에게 끈적하게 물었다.

술이 좀 깬 김하린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배주원의 표정은 어둡기 그지없었다.

“전부 다 꺼져!”

클럽 사장이 눈빛을 보내자 남자 모델들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리고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가지 마! 좀 더 있다가 가! 왜, 안 마셔?”

배주원은 어두운 표정으로 남자 모델들을 잡으려는 강한나를 말렸다.

“이런 곳에서 뭐 하는 짓이야! 돌았어?”

“누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난 너보다 나이가 많아!”

강한나는 취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배주원은 강한나를 들어서 안으면서 말했다.

“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집에 가!”

“어머, 동생 팔 힘 좀 봐. 나 이런 거 좋아해!”

배주원의 표정은 이보다 더 어두울 수가 없었다.

김하린도 따라서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술을 마셔서인지 휘청거리다 서도겸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

“중심을 못 잡겠어?”

서도겸의 중저음 목소리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김하린은 애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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