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Chapter 631 - Chapter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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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1화

송석석과 시만자는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승은백부인도 단신의에게 안방에서 군주를 치료해 달라고 부탁했다. 바깥사람들이 감히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자 회 왕비가 잠시 망설이다가 딸의 숨결이 미약해진 걸 보고는 곧바로 허락했다. 단신의는 환경에 신경 쓰지 않았다. 이쯤 되면 아이는 지키지 못하고 어른의 목숨을 건질 수 밖에 없으니 침을 대범하게 놓았다. 그는 란이에게 단설환을 먹인 후 출산 촉진약의 용량을 늘리도록 명령했다. 그런 용량은 태의도 두렵게 했지만 그도 단설환의 효능을 들어봤기 때문에 함부로 뭐라 할 수 없었다. 게다가 태의는 계속 병풍 뒤에 있어 단신의가 어떤 혈자리에 침을 놓았는지 알 수 없었다. 만약 어디에 놓았는지 보았다면 더욱 놀랄 것이었다. 이어서 단신의는 사향홍화와 단심을 사용했는데 사향 냄새가 퍼져 모든 사람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러 버렸다. 사향의 양은 엄청 조심스럽게 조절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이번에 아이를 낳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이상 임신하기 어려울 것이었다. 태의는 그가 처방한 약을 듣고 단신의가 최후의 방법까지 사용했다고 생각해 결국 우여곡절 끝에 효과를 본 것이다. 게다가 앞서 복용한 단설환과 고본단약도 모두 효과를 보이자 기진맥진해 있던 란이가 서서히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금침으로 혈자리를 찌르자 자궁이 움츠러들면서 아랫배의 옴을 느꼈다. 산파가 황급히 란이에게 힘을 주라고 했다. 란이가 이를 악물고 힘을 주자 고생 끝에 태아가 마침내 나왔다. 단신의는 돌아서 홍작과 산파에게 뒷수습을 맡겼다. 아이는 남자 태아였는데, 아쉽게도 온몸에 시퍼렇게 멍이 들었고 호흡도 이미 끊긴 상태였다.승은백 부인은 량소를 닮은 아기를 보자 참지 못하고 오열했다.회 왕비도 한 번 쳐다보고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불쌍한 내 외손주.”그러자 단신의가 물었다. “당신 딸부터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니오?”현재 란이에게는 출혈의 징조가 보였는데, 혈액 순환의 약을 너무 많이 사용했기에 바로 지혈단을 사용하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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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승은백 부인이 죽은 아기를 안고 나가려 하자 태부인이 목놓아 울었다. 하지만 승은백부인은 그녀를 신경도 쓰지 않고 곧장 량소에게로 향했다. 량소는 오랫동안 묶여 있어 몸에 피가 통하지 않아 얼굴이 다 자홍색으로 변해 있었다.“이 아이가 네 아들이다. 네가 이 아이를 죽인 것이란 말이다!”승은백 부인은 아기를 번쩍 들어 량소에게 보였다. 그녀의 얼굴엔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이 어려 있었고 처음엔 말투가 차분했지만 갑자기 비분이 가득한 말투로 변해 있었다.“넌 대체 언제 철이 들 것이냐? 어떻게 해야 소란을 피우지 않을 것이냐 말이다! 보아라. 넌 자신의 아들을 죽이고 가문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았다. 뭘 믿고 그러는지 내가 모를 줄 아느냐? 군주가 널 연모한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괴롭히다니. 천하의 불효자 같으니라고. 그녀가 아직도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기나 하느냐?”향소는 시선을 피하며 그 아이를 보지 않았다. 방금 안방에서 전해오는 소리를 그는 모두 들었다. 그는 지금 자신의 기분을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그는 아이를 감히 보지 못했다.‘내가 죽인 게 아니야. 내가 죽인 게 아니야.’“데려가십시오. 데리고.. 가십시오..!”그는 중얼거리며 입가에 피를 흘리며 말했다.“난 보지 않을 것입니다.”하지만 그는 소리 없이 승은백부인의 품에 안겨 있는 아이를 보았다. 원래 울고 보채야 하는 아이가 지금은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아이는 정말 귀여웠다. 그의 아들인데 죽었다.그는 오열하며 소리쳤다.“데려가십시오. 데려가십시오. 나는 보고 싶지 않습니다. 어머니,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러니 란이를 보러 가게 저를 풀어주십시오.”승은백부인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늦었다, 너무 늦었어. 량소야, 세상엔 돌이킬 수 있는 일이 있고,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이 있단다. 네 아이는 다시 살아날 수 없고 모든 것은 되돌릴 수 없단다.”승은백 부인은 화를 낸 후 슬픔으로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어릴 때부터 너는 어머니의 자랑이었다. 여섯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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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승은백부의 여식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아 공기속에서는 침묵만이 흘렀다. 큰 재난을 겪은 후 모두들 표정이 처량해졌다. 이런 일이 벌어지니 아무도 기분이 좋지 않은게 당연했다. 태부인은 승은백부인이 방금 량소에게 한 말들을 마음에 담아두었다. 그렇게 창창했던 앞길이 지금은 모두 사라졌으니 태부인께서는 그들이 이혼하는 것을 동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송석석의 차가운 얼굴을 본 그녀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전에 왕비가 승은백부의 일을 간섭한다고 했는데 군주의 목숨이 위태로울 때 단신의를 불러 목숨을 구한 게 바로 그녀였다. 그래서 태부인은 왕비를 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혼을 하면 두 사람에게 좋을 게 하나도 없소.. 회 왕비, 부디 북명왕비를 설득해서 그들의 인연을 망치지 않게 해 주시오.” 회 왕비가 송석석을 보며 말을 하려고 하자 송석석이 차갑게 말했다. “이모의 입에서 란이를 승은백부에 남겨두라는 말이 나오기라도 한다면 나는 일을 크게 벌일 것입니다. 민지 장공주가 알면 반드시 그녀의 시아버지께 상소문을 올리라고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승은백부의 사람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승은백부는 조사를 받은 적이 있어 가문의 남자들이 모두 자제하고 있었다. 량소 하나 때문에 모두의 앞길이 막막해져 여식들이 잇달아 일어나 군주를 위해 말했다. “군주께서 시집오셔서 좋은 날이 며칠 있었습니까? 임신한 지 9개월이 넘었고, 그중 침대에 누워있는 날이 3개월이나 되지 않습니까? 겨우 위험에서 탈출한 사람인데 더 이상 량소 오라버니에게 괴롭힘을 당할 순 없습니다.” “맞습니다. 내가 보기에도 군주가 승은백부를 떠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슬픈 추억만 가득한 이곳에서 어떻게 살 수 있습니까?”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에 영향을 미칠 때만 올바른 소리를 할 수 있었다. 회 왕비는 하려던 말을 삼키고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그럼 란이는 어떡하란 말이오? 결국 이혼의 길을 걷게 되다니.”그녀는 마음속으로 량소가 미웠지만 그가 란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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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별청에 있던 회왕은 송석석이 란이에게 이혼하라고 했으며 그녀를 데리고 승은백부를 떠나겠다는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는데 그녀가 왜 란이의 결혼생활에 참견하는 것인가!’ 그가 사람을 시켜 송석석을 불러 나오라고 하려고 하는데 그때 사여묵이 왔다. 염 선생이 대리사로 가서 그를 데려온 것인데 그는 상황을 듣고 바로 공무를 버리고 온 것이었다. 남자는 안방으로 들어갈 수 없어 그는 곧장 별청으로 갔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노하여 소리를 지르는 회왕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녀가 어떻게 란이의 인생을 좌지우지한 단 말이오? 이혼을 사주하는 건 사람의 인연을 망치는 일이건만 앙화를 받을까 걱정되지도 않는가? 내가 있는데 감히 누가 이혼시킬 수 있는지 보겠소.” 회왕의 말이 마치자마자 자두색 두루마기를 입은 사여묵이 성큼성큼 걸어왔다. 그가 차가운 시선으로 둘러보자 승은백부의 남자들 모두 벌떡 일어나 서둘러 절을 올렸다. 하지만 그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회왕에게 시선을 돌렸다. “황숙께서 방금 제 왕비를 말씀하신 겁니까? 그녀가 무슨 앙화를 받을 일을 했다는 것입니까? 란이를 구한 일 말씀이십니까? 아니면 그녀가 랴오 같이 아내를 죽이려는 짐승 같은 놈과 이혼하라고 한 일 말씀이십니까? 다른 사람의 인연을 망치다니요? 이게 무슨 인연입니까? 무슨 인연인데 목숨까지 걸어야 한다는 말입니까? 황숙은 원래 말수가 적으니 입을 다무시고 원래 간섭하는 성격이 아니니 아무것도 상관하지 마시고 원래 손해를 보기 좋아하는 사람이니 손해를 보더라도 조카에게 한 마디도 반박하지 마십시오.” 회황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특히 승은백과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어 더욱 당황했다. 승은백은 북명왕을 존경하는 동시에 몹시 두려워했다. 그는 일단 사여묵을 자리에 앉힌 후 천천히 말하면 된다고 생각했다.지금 중요한 건 이혼 문제가 아니라 황제폐하와 태후마마가 죄를 묻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량소의 성격상 군주와 계속 부부로 지낸다면 또 얼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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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그러자 사여묵이 물었다. “그녀는 지금 상황이 어떴소? 아이는 없어진 게 확실하오?” “네. 아이는 확실히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란이는 하마터면 출혈로 인해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 다행히도 단신의 덕분에 목숨만은 건졌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일 년은 몸조리를 해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군주는 현재 혼수상태니 깨어나면 엄청 슬퍼하겠지요.”사여묵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무래도 열 달을 뱃속의 아이와 함께 했는데 란이도 마음이 괴로울 것이오.” 송석석은 얼굴이 창백해서 말했다. “그녀도 하마터면 따라갈 뻔했습니다. 그러니 절대로 량소를 그대로 풀어줄 수 없습니다. 그는 적어도 감옥에서 몇 년은 지내게 해야 합니다.” “그건 내게 맡기시오.” 사여묵은 그녀가 가을바람에서 연약하면서도 강인해 보여 마음이 좀 쓰리고 아파왔다. ‘란이가 출산할 때 석석이 란이를 잃을까 봐 엄청 두려웠을 것이야.’ 생각을 마친 사여묵은 눈이 싸늘해졌다. 그의 눈빛을 본 송석석이 일깨워 주었다. “란이가 떠난 후에 시작하십시오. 지금 량소를 잡아간다면 모든 사람이 란이에게 가서 빌 것입니다. 나는 란이가 방해받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 나는 먼저 대리사로 돌아갈 테니 내일 당신이 란이를 데리고 떠난 후 내가 사람을 보내 량소를 체포하도록 하겠소. 그는 본처에게 상처를 입히고 뱃속의 아이까지 죽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황가인 군주를 살해하려고 했으니 처벌받기에는 충분하오.” “그는 아직 탐화랑이라 공명이 있는데...” “내가 당장 목 승상을 찾아가서 황제에게 아뢰도록 하겠소.”사여묵은 량소가 벼슬이 없어 천자의 문하생이라는 것을 순간 잊을 뻔했다. 그를 처벌하려면 일단 그의 이름을 등과록에서 지워 천자의 체면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해야 했다. 송석석은 손을 뻗어 그의 소매를 잡고 서운한 기색을 보였다. 그녀는 모든 사람 앞에서 강한 척할 수 있었지만 오늘은 정말로 놀랐었다. 그래서 그녀는 사여묵 앞에서 나약함을 드러낸 것이다. 사여묵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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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송석석은 밤새 한숨도 자지 않고 란이를 지키고 있었고, 시만자도 의자를 가져와 문 앞에서 지키고 있어 아무도 들어올 수 없었다. 승은백 부인은 사람을 시켜 그들에게 반찬을 가져다주었지만 송석석은 입맛이 없어 먹지 않았다. 그리고 시만자는 두 입 먹더니 란이가 고통스러워서 온몸을 비틀던 모습이 계속 떠올라 더 이상 먹지 못했다. 그렇게 한밤중이 되서야 란이가 깨어나 잠결에 송석석을 부르자 송석석은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나 여기 있어.” 그녀가 깬 것을 보자마자 홍작은 서둘러 그녀에게 약을 먹였다. 약을 먹은 후에 란이는 더 이상 눈도 뜨지 못하고 계속 잤다. 하지만 그녀의 눈가엔 눈물이 흘렀다. 그 모습을 본 송석석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괜찮다. 제일 힘든 고비를 넘겼으니 앞으로는 괜찮아질 것이다.” 기력을 다 쓴 란이는 메마른 호수와도 같았다. 약을 세 번 먹어야 물을 조금 마실 수 있었지만 그녀는 너무 피곤해서 약을 먹자마자 바로 잠에 들었다. 홍작은 아까전 조금이라도 눈을 붙였기에 송석석에게 속삭였다. “왕비님, 가서 눈 좀 붙이십시오. 제가 지키고 있겠습니다.” “아닙니다. 난 졸리지 않아요.” 송석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낮에 고생했으니 어서 가서 좀 더 주무십시오. 사경이 되면 약을 한 번 더 먹여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자 홍작이 말했다. “예. 회왕께서는 가셨지만 회 왕비께서 아직 승은백부에 계십니다. 바로 옆방에 있으신데 군주를 데리고 떠나는 것을 막으려는 것 같습니다.” “내가 마음먹고 란이를 데리고 가려는 것이니 회 왕비는 날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낮에 사여묵이 여기에서 떠난 후 승상을 찾아갔다. 다음날 아침 조정에서 승상이 황실 서재에 가서 한 마디 하면 숙청제가 크게 노하여 량소의 탐화랑 공명을 제거하고 등과록에서 그의 이름을 지운 후 대리사에 이 사건을 맡길 생각이였다. 그리고 대리사에서 이 사건을 맡은 이상 이혼은 문제없을 것이다.그래서 다음날 송석석이 란이를 업고 떠날 때 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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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란이는 여전히 몸이 허약했다. 그리고 그녀는 출산 전에 단신의가 왔을 때부터 아이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사촌 언니 앞에서 눈물을 꾹 참았지만 별청에 도착해 송석석이 나가자마자 고개를숙이고 울어 버렸다. 시만자가 그 소리를 듣고 위로하려고 가자 송석석이 그녀를 잡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금은 그 어떤 위로도 소용없응 것이다. 스스로 이겨낼 수 밖에.” 어떤 아픔은 위로가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고 더 많은 눈물만 흘리게 할 뿐이었다. 이때 홍시가 와서 연 왕비 시민주와 측비 김 씨가 평서백부에 갔다고 아뢰었는데 시만자는 이를 듣자마자 송석석에게 곧바로 알렸다. 송석석은 멍하니 듣더니 그제서야 어제 평서백부인 최 씨가 왔었다는 게 생각이 났다. 오늘 하루가 너무 길어 송석석은 최 씨가 왔다 간 게 아주 오래전의 일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허락된 범위 내에서 주시하되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하거라.” “걱정 마십시오. 그래도 평 사저가 배양해 낸 사람이니 일 처리를 잘할 것입니다.” 송석석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석소 사저와 라 사저를 찾아갔다. “이제 이혼은 불가피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애초에 제가 란이 출산할 때까지만 돌봐달라고사저들에게 부탁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출산도 했고 승은백부에서도 나왔는데 매산으로 돌아가실 것입니까? 아님 여기에 남아 란이와 좀 더 있을 것입니까?” 석소 사저는 자책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군주를 보호하지 못한 건 우리 책임도 있다. 우린 이미 사부님께 조금 더 있다가 매산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어제 내가 망토를 가지러 들어가지 말았어야 했어. 난 량소 그자가 그렇게 간사할 줄은 몰랐다. 그전에 복직에 관한 일은 말한 적이 없고 매번 군주에게 비위를 맞추려고 하기에 우리는 그가 양심이 찔려 군주에게 잘해주려나보다 했지. 모두 나의 실수다. 그러니까 군주가 힘든 시기를 넘길 때까지 내가 옆에 있으마.” 그러자 송석석이 가벼운 위로를 건넸다. “사저, 자책하지 마십시오. 일은 막을 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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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송석석은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이 들어 말했다. “그럴 수도 있지. 사여묵은 다정다감 한 사람이라 그런 사람이 가장 쉽게 속아 넘어갈 수 있지.” 그러자 시만자는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데 바로 인정하면 어떡해? 반박이라도 해야지, 듣기 불편하지 않니?”송석석은 멍해졌다. “그런 가능성을 분석한 것 아니야? 실제로 일어난 것도 아닌데 내가 왜 괴로워해야 해?” “내가 만약이라고 했잖아. 근데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정말로 여기면 어떡해?” 시만자는 송석석을 보며 참지 못하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툭 때렸다. “어이구. 난 네가 사여묵을 사랑하는지가 의심스러워. 비록 난 누군가를 사랑한 적이 없지만 누군가가 내 것을 노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기분이 나쁠 것 같아.” 그러자 송석석은 그녀를 째려보았다. “쪼잔하기는!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난 후에 화를 내도 늦지 않아. 그런데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상하고 화를 내는 건 자신의 기분도 상하고 부부의 감정도 상하게 해서 수지가 맞지 않은 일이야.” 그녀는 말하며 시만자의 혼담이 실패한 게 순간 떠올랐다. “게다가 넌 결혼도 싫고 경험도 없는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나에게 뭐라는 것이냐?” 그러자 시만자는 화가 나서 말했다. “난 경험이 없지만 사랑을 모르는 건 아니야. 그리고 내가 결혼을 하기 싫은 건 나와 결혼할 만큼 우수한 남자가 없는 것이고. 난 세상에 둘도 없는 시만자야. 너도 세상에 둘도 없는 송석석 이긴 하나 우린 경황이 다르잖아. 넌 결혼을 하지 않으면 입궁해야 했고 그리고 사여묵이 너에게 잘해주기도 하고. 하지만 난 달라. 나에겐 어려서부터 좋아하고 날 기다려준 사람도 없는데 결혼해서 뭐 해? 혼자 살면 이렇게나 자유롭고 신나는데. 아이도 낳을 필요 없고. 란이가 아이를 낳다가 죽을 뻔한 거 너도 두 눈으로 봤잖냐.”그녀는 놀라서 물었다. “넌 아이 낳는 게 무섭지 않니?” 그러자 송석석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무섭지. 내가 홍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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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그러자 송석석이 말했다. “응. 그리고 평서백부인도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 왕청여와 방시원의 사건을 해결할 때 가족 편 들지 않고 이치를 따랐잖아. 세가에서는 영광이 있으면 함께 누리고 망하면 다 함께 망하는 것이라 그녀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건 정말로 대단한 일인 것 같아.” “그래. 네가 대단하다고 하는 사람은 나도 대단하다고 생각해.” 시만자는 얼굴을 송석석한테 비비며 말했다. “우리 사촌 언니가 지금 평서백부에서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왕야를 위해 왕표를 매수하려는 것이겠지.” 평서백부는 오늘 아주 시끌벅적했다. 노부인, 평서백부인 최 씨, 둘째 부인 남희, 그리고 왕가의 어르신들이 모두 함께했다. 시민주와 측비 김 씨는 시녀를 데리고 와 선물을 탁자 위에 쌓아 놓았는데 작은 산처럼 높은 것으로 보아 시민주가 얼마나 큰 결심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시민주는 수완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신분을 드러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래서 측비 김 씨가 말할 때마다 적당히 말을 끊으며 최 씨의 아이에게 선물을 주었다. 그렇게 최 씨가 낳은 1남 2녀는 많은 선물을 받게 되었고 서자와 서녀들은 조금 적게 받았다. 측비 김 씨는 몇 번이고 말이 끊겼지만 화를 내지 않고 여전히 양호한 교양을 유지하며 웃으을 지으며 노부인과 남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점에서 최 씨는 측비 김 씨가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측비 김 씨에게 방어선을 쳤고 그녀의 말에 바로 말을 잇지 않고 생각을 한 후에야 대답을 했다. 어차피 시민주가 있으니 그녀의 실속 없는 질문부터 대답해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았다.측비 김 씨는 평서백부를 둘러보겠다는 제안을 했고 지금 8월이라 계화가 만발할 시기라 멀리서부터 계수나무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백부를 둘러보려면 최 씨가 함께 해야 하는데 최 씨가 일어나자 측비 김 씨가 말했다. ‘내 정신 좀 봐. 제가 며칠 전에 발을 삐끗한 걸 깜박했습니다. 난 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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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저택에서는 오늘 극단까지 배치해 있었다. 친왕비를 대접하는 것이니 격이 낮아서는 안 되니 필요한 것은 모두 불러온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물어보자 아무도 연극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그만두었다. 그들은 저녁까지 남아 있었는데, 측비 김 씨가 비로소 웃으며 말했다. “저희 왕야께서는 줄곧 연주에 계셔서 진성에 온 적이 아주 드뭅니다. 그래서 저희도 진성에 늘 친구가 없었는데, 오늘 부인과 얘기를 나누어 보니 너무 말이 잘 통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 또한 저희의 인연이겠지요. 그러니 며칠 후에 모두들 연황실에 오시는 건 어떻습니까? 마침 우리와 함께 진성으로 온 무상 선생이 상국의 유명한 점쟁이인데 앞날의 길흉을 기가 막히게 알아맞힌답니다.” 그러자 노부인은 깜짝 놀랐다. “무상 선생 말입니까? 상국에 그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인데 왕비가 추천해 주신다면 저희야 감사하지요.” 측비 김 씨가 웃으며 그녀의 말에 응했다. “노부인, 그럼 그렇게 결정합시다.” 하지만 최 씨는 곧이어 얼굴이 굳었다. ‘그렇게 왕래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은 두 집안의 관계가 친밀하다고 생각하겠지. 그렇게 두어서는 절대 안 돼.’ 최 씨는 빠르게 머리를 굴려 가장 서투른 방법으로 이 자리에 남게 되었지만 측비 김 씨의 초대에 시어머니까지 이미 응해버린 마당에 다시 가지 않는다고 하면 미움을 받을 것 같았다. 미음을 사는가? 아님 남의 입에 오르내리겠는가? 그녀는 잠시 고민하고 있었는데 순간 북명왕비의 말이 떠올랐다. ‘북명왕비께서는 될수록 복잡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좋다고 하셨지. 그렇다면 미음을 살까 봐 두려워할 것도 없지.’ “어머님, 측비께서 그저 하는 말씀이십니다. 어떻게 정말 폐를 끼치겠습니까? 지금 영태비가 앓고 있어 왕야님과 왕비님이 모두 입궁해서 시중을 들어야 하니 시간을 낼 수 없을 것입니다. 방문하더라도 영태비가 다 나은 후에 가야지요. 왕야님의 효도를 방해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노부인은 자신의 며느리가 얼마나 예의 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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