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청여는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그녀는 한 번도 최 씨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단정하고 차분하며, 어떤 일이 있어도 침착하게 대처하는 최 씨였는데, 이제는 그저 광기에 휩싸인 여인처럼 느껴졌다.“똑바로 보았느냐? 이 모습이 바로 너다. 모두가 보고 있는 네 모습이다. 단단히 미쳐서 체면도, 예의도 없고, 부끄러움도 모른 채 기본적인 자존심마저 다 버린 너 말이다.” 최 씨가 왕청여의 손목을 잡아끌었다."가자, 어머니 뵈러 간다고 하지 않았느냐? 나랑 같이 가서 어머니가 쓰러지는 꼴을 지켜보고 너도 자결하거라. 그러면 이 집도 평안해지리라."왕청여는 두려움에 질려 뒤로 물러섰고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형수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가지 않을 겁니다."최 씨의 시녀 금숙이 그녀를 의자에 앉히자 최 씨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최 씨는 순간 평서백부에 시집온 이후로 한결같이 최선을 다해온 자신의 모습이 떠오른 것이다. 시부모에게는 지극정성으로, 아랫사람들에게는 공정하게, 심지어는 남편의 첩과 자식들에게조차 한 번도 부당하게 행동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몇 년 전, 첩들이 문제를 일으켰고, 남편이 그 문제를 돕고 있었기에 그녀는 온갖 고생을 다 견뎌야 했다. 남편을 위해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직책을 마련하고, 혹여나 자식들에게까지 해가 가지 않기 위해 명성을 쌓으며 노력했다. 그렇게 평서백부의 모든 식구들이 그녀에게 기대었으나, 모두가 그녀의 말을 따르는 것은 아니었다. 유일하게 지지해 준 사람은 오직 작은 시아주버니 부부뿐이었다. 시어머니도 나쁜 분은 아니었지만, 마음이 약해, 일을 그르칠 때가 많았다.집안일은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누이 왕청여는 언제나 그녀에게 골칫거리였다. 이제는 전 부인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방씨 가문에 찾아가고, 북명왕부에서까지 소란을 피워 버렸다. 비록 왕부가 아랫사람들을 엄하게 다스린다 해도, 손님들이 있고 게다가 방씨 가문쪽 많은 하인 들도 지켜보고 있었으니 쓸데
최신 업데이트 : 2024-10-1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