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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Chapter 1101 - Chapter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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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1화

당나귀의 방울 소리가 관도 위에서 딸랑딸랑 소리를 내며 울려 퍼졌다. 입에 풀 한 가닥을 물고 있던 남자는 흥얼흥얼 콧노래를 불렀다.그는 밤길을 걷는 걸 유난히 좋아했다. 어둠은 항상 묘한 신비로움을 주었다. 어둠 속에서는 마치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을 것만 같았고, 그것은 그에게 더할 나위 없는 자극이 되었다."요괴 한두 마리라도 만나면 좋겠네. 같이 앉아 한 잔 하면 얼마나 즐거울까!"그는 허리에 차고 있는 호리병을 만지작거렸다. 이 호리병 안에는 사숙의 술이 들어 있었다. 이 술을 훔치는 바람에 자신의 말도 타지 못하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말을 빌리러 고월파로 빠르게 향했다.하지만 고월파에 말이 있을 리가 없었다.늙은 장문인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늙은 당나귀 한 마리를 겨우 끌고 나왔다. 그리고는 신신당부하며 그에게 당나귀를 최대한 끌고 다니기만 하고 절대 타지 말라고 말했다. 늙은 당나귀가 그의 체중을 감당하지 못해 과로로 죽을 수도 있으니, 짐만 싣는 걸로 충분하다는 것이었다.‘당나귀를 끌고 내려갈 거라면 차라리 내가 짐을 직접 메고 내려가는 게 낫지. 왜 굳이 당나귀를 데리고 가야 한단 말인가?’하지만 그는 곧 노인의 말을 얕볼 수 없음을 깨달았다. 당나귀는 비록 나이가 들긴 했지만 달릴 때 사람보다 빠르고 지구력도 꽤 괜찮았다. 매산에서 하주까지 오는 동안 숨을 헐떡이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으니 말이다.한 시진 정도만 더 가면 하주에 도착할 듯했다.왕이장은 콧노래를 더욱 크게 흥얼거리며 생각했다."진성은 얼마나 번화한가? 끝내주게 맛있는 술도 많고 게다가 귀여운 사매들도 있으니, 이게 인생의 절정 아니겠어?"그는 들고 있던 막대기를 들어 당나귀 앞에 매달려 있던 당근을 조금 뒤로 움직였다. 드디어 당근에 입을 댈 수 있게 된 당나귀는 아삭아삭거리며 정말 맛있게 먹어댔다.그는 여관에 머물 생각이 없었다. 다만 하주 밖 경치 좋은 곳에서 술병을 열어 요괴 한두 마리라도 만나 함께 술을 마실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하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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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그가 막 눕자마자 어느곳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 들렸다. 매우 가벼운 발소리와 몇 마디 욕설이 섞여 있었다.그는 벌떡 일어나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았는데, 반대편 산에서 한 무리가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무리의 모든 사람이 검은 옷을 입고 있어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다. 단 한 사람만 검은 옷이 아니었는데 무슨 색인지조차 정확히 보이지 않았다. 다만 검은 옷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욕설 소리는 금방 사라졌다. 마치 누군가에 의해 입이 봉인된 듯했다.그와 무리의 거리가 꽤 멀었고, 그곳에 주둔한 사람들과의 거리보다 훨씬 더 멀었기 때문에 그의 시력이 아무리 좋아도 똑똑히 볼 수는 없었다. 다만 그들의 움직임이 굉장히 빠르고 주둔 중인 사람들과 합류하려는 듯 보였다.왕이장은 일어서며 표정에 긴장감을 드러냈다. 요괴는 없었지만 음모가 시작된 듯했다.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자들과 욕설을 내뱉던 여자를 끌고 가는 모습까지……그는 당나귀의 등에 실려 있던 사부가 준 신화기를 꺼내 닦았다. 이 물건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까진 아직 완벽하게 알지는 못했지만, 사부가 이걸 만들어냈을 때 허리에 손을 얹고 산 꼭대기에서 한 시진 동안이나 크게 웃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 웃음에 산속 뱀, 벌레, 쥐, 개미들까지 모두 놀라서 도망쳤다고 했다.그는 소리 없이 아래로 내려갔다. 당연히 이 물건 하나만 믿을 수는 없었기에 항상 몸에 무기를 지니고 다녔다.그는 관도 옆의 풀숲 속에 숨어서 그 두 무리가 합류하려 준비하는 것을 주시했다. 여전히 그들의 얼굴이나 생김새를 분간할 수는 없었지만, 남녀를 구분하는 정도는 가능했다.그가 기어가며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려는 찰나, 멀지 않은 나무 한그루에서 빛이 반사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고개를 들어 나뭇가지를 보았다. 거기엔 한 여자가 서 있었는데, 앞쪽을 긴장한 눈으로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 역시 잘 보이지 않는 상황 때문인지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이 사람…… 사저의 수중에 있던 홍현 같은데?’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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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그는 상대의 머릿수를 굳이 세지 않아도 됐다."너희는 몇 명이냐?""저와 비윤, 둘뿐입니다. 비윤은 저쪽에 있습니다." 홍현이 답하면서 손가락으로 반대쪽을 가리켰다. 관도의 반대편에는 빽빽하게 늘어선 작은 나무들 사이로 한 사람이 천천히 마차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끝났군. 너희 둘에 나까지 합쳐도 셋인데, 저쪽은 백 명이 넘고 게다가 사사까지 포함되어 있지 않나." 왕이장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어쩌다 산을 내려오자마자 이런 큰 문제에 휘말리게 된 걸까?소탈하고 준수한 그의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패였다. 머릿속에서 몇 번이고 계획을 점검했지만 결과는 명백했다. 승산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구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시만자는 이미 천막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듯했고, 약에 취한 듯 보였다. 남아 있던 이성은 아까 했던 욕설 한 마디로 전부였다. 이후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끌려가는 그녀의 온몸엔 힘이 다 빠져 있었다.사람들은 천막을 피해 자리를 떴고, 연왕이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이를 본 왕이장은 온몸의 피가 머리로 몰리는 느낌이었다.아까 세운 계획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기에 홍현이 움직이는 것을 막으려 했던 그였지만, 지금은 이성을 잃은 채 아무 말도 없이 몸을 날렸다.계산된 행동은 아니었지만, 그는 시부귀가 더럽혀지는 것을 두 눈 뜨고 볼 수가 없었다. 시부귀는 하늘보다 높은 자존심을 가진 인물로, 아무리 훌륭한 남자가 있어도 그녀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런 그녀가 연왕 같은 더러운 인간에게 모욕을 당한다면 천지가 무너지는 소동을 일으킬 게 뻔했다. 그녀는 아마 살아갈 의욕조차 잃어버릴지도 모른다.왕이장이 몸을 날리자 홍현과 비윤도 뒤따랐다. 그렇게 셋은 천막 밖에 착지했지만, 곧바로 수십 개의 칼과 검이 그들을 에워싸 버렸다.왕이장은 신화기를 등에 멘 채 피리를 꺼내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고는, 한 바퀴 회전하며 쾅쾅거리는 소리와 함께 홍현과 비윤의 뒤를 봐줬다.그러나 홍현과 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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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왕이장이 소사매를 두고 어떻게 떠날 수 있겠는가? 비록 시만자를 안고 있다 해도 싸움에 나설 수는 있었다.그러나 뒤를 돌아보자 송석석이 채찍으로 연왕의 목을 걸어 당겨 자기 앞으로 끌어와 그의 얼굴 양쪽에 큼지막한 따귀를 몇 차례 날리는 모습을 목격했다.‘그래, 도둑을 잡으려면 우두머리를 잡아야 하는 법이지. 저 놈을 묶어두면 최소한 빠져나갈 수는 있겠어.’그는 시만자를 안은 채 말없이 자리를 떴다. 시만자의 행동과 얼굴에 나타난 홍조로 보아 그녀가 계략에 빠진 걸 알 수 있었다. 은침을 몇 개 놓아 피를 돌게 해야만 해독이 가능할 터였다.한편 송석석은 연왕을 붙잡았지만, 홍현과 비윤은 이미 시위들에게 잡혀 칼날이 목을 겨누고 있는 상태였다. 날이 목살에 살짝 파고들어 피가 맺힐 정도였다.연왕도 더는 꾸미지 않고 냉랭하게 말했다. "네가 정말 능력이 있다면 나를 죽여라. 숙부를 시해했다고 하면 사여묵이 세상 사람들에게 뭐라고 변명할지 두고 보자."송석석은 채찍을 더 바짝 당기며 말했다. 그녀의 눈에서 불길이 치솟는 듯했다.“제가 못할 것 같습니까?”연왕은 목이 하도 세게 졸려 눈이 다 뒤집혀질 지경이였다. 그는 숨이 막혀 어지러움을 느껴 머리를 뒤로 젖혀 간신히 숨을 쉬려 했지만 목에 감긴 채찍이 너무 단단히 조여져 있어서 그럴 수 없었다.그때 측비 김씨가 서둘러 앞으로 나서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북명왕비님, 왕야께서 대체 무슨 죄를 저질렀다고 이러십니까? 이러고도 왕법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까?”“무슨 죄냐고요? 시만자를 더럽히려는 음흉한 의도를 가졌지 않습니까. 당당한 친왕이라는 자가 이런 비열한 짓을 저지르다니…… 그를 죽여도 백성을 위해 해를 제거하는 것 일뿐입니다!"측비 김씨는 눈을 굴리며 대답했다.“그건 오해입니다.”"우리 쪽 사람이 시 소저가 독에 중독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녀가 연왕비의 사촌 여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녀를 여기로 데려와 해독하려 했던 겁니다. 우리 왕야께서는 청렴함으로 이름이 높으신데, 이런 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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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5화

무상은 서서히 머리가 아파왔다. 왕야가 정욕 때문에 판단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는 이 일이 이미 마무리된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하게 떠나기 전 왕야가 굳이 이런 일을 계획하였고, 심지어 일부 사사를 보내 이 일을 실행하게 했으니…… 원래 계획대로라면 그들은 전부 진성에 남아 있어야 했는데 말이다.결국 시만자 한 명 때문에 모든 계획이 뒤틀려 버린 것이다.무상의 눈에 순간 살기가 스쳤다. 이 깊은 밤중에 송석석을 죽이고 시체를 묻었다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었지만, 하필 두 사람이 도망쳤고, 게다가 송석석이 왕야를 협박하고 있는 탓에 일이 더욱 복잡해졌다.다행히 그는 모든 가능성을 미리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마련해 두었다. 원래는 일이 다 끝난 후 시씨 가문에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말이다.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이 일이 아무리 떠들썩해도 크게 번지지는 않을 것이었다. 다만 이제 시씨 가문과의 관계는 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송석석은 가슴속에서 설명할 수 없는 비애와 분노가 치밀었다. 그녀는 마차에 숨어있던 두 명의 현주를 보았다. 이 늙은 쓰레기같은 인간은 자신의 딸들에게조차 숨기지 않고, 바로 이곳에서 만자를 더럽히려 하고 있었다.시민주는 인간 취급할 가치도 없고, 측비 김씨 또한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야말로 쓰레기들이다."왕비님, 오해하지 마시지요. 시 소저는 왕야의 처제 아닙니까. 그러니 왕야께서 그런 부적절한 마음을 품으실 리가 없지요. 게다가 저희는 지금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런 일을 벌일 이유가 대체 어디 있겠습니까? 이는 시씨 가문과의 혼인 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텐데요."측비 김씨는 계속 말했다. 그녀의 말은 하나도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은 변명을 준비해 두었다. 이를 황제 앞에 고한다 해도 고작 몇 마디 꾸지람을 듣는 것으로 끝날 것이고, 결코 죄를 물을 수는 없을 것이다.오히려 송석석이 분노한 나머지 왕야를 진짜 죽여버린다면 문제가 더 커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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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화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무상과 측비 김씨는 동시에 얼굴이 약간 굳어졌다. 마치 송석석이 그 사람이 시만자가 아니라고 부인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 처럼 말이다. 송석석은 측비 김씨를 바라보며 말투를 바꾸어 물었다.“그런데 측비 김씨께서 하신 말씀은 좀 이상하네요. 제가 왜 당신들에게 감사해야 하죠? 그 여자가 저와 무슨 관계라도 되나요?”측비 김씨의 안색이 약간 굳어졌다.“그…… 그렇다면 왕비께서 더더욱 왕야를 위협할 이유가 없습니다. 모두 한 가족인데 이렇게 소란을 피우면 서로 보기 좋지 않잖습니까.”“그렇다면 정말 미안하네요. 오해였던 모양입니다.” 송석석은 웃으면서도 연왕을 놓아주지 않고는 대신 측비 김씨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런데 말이죠. 이 검은옷을 입은 사람들은 왜 서산구의 별장에서 지내고 있었을까요? 이 사람들이 모두 연황실 사람들인가요?”측비 김씨가 대답했다.“맞습니다. 이들은 왕야를 진성으로 호송하던 사람들입니다. 다만 연황실이 워낙 좁아 이들을 성 밖에 배치해둔 것입니다.”무상이 뭔가 말을 하려 했지만 송석석이 말을 끊었다.“항상 성 밖에 머물러 있었다면 그들이 시만자를 본 적이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게다가 이들의 무공이 비범해 보이는데, 혹시 연황실의 부병들인가요? 그런데 왜 이 부병들이 모두 검은 옷을 입고 있는 건가요? 설마 뭔가 부끄러운 짓이라도 한 것은 아니겠지요?”측비 김씨는 말문이 막혔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송석석에게 약점을 잡힌 것이다.무상은 측비 김씨를 원망스럽게 흘겨보았고, 어쩔 수 없이 화제를 돌렸다.“우선 왕야를 놓아주시는 게 어떻겠습니까?”연왕은 목이 여러 차례 졸렸다 풀리기를 반복한 탓에 숨이 점점 막혀오며 두 눈이 흐릿해질 지경까지 되었다.“물론 놓아드려야죠.” 송석석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여전히 놓아주지 않았고, 그저 차분한 눈빛으로 말을 이을 뿐이었다."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야심한 밤에 이곳에 모여 있으면서도 여관에 묵지도 않고 역참에 묵지도 않았으며, 관도 옆이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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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7화

무상은 지금이야말로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왕야께서 부상을 입으셨습니다. 빨리 지혈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왕비님, 얼른 놓아주셔서 의원이 지혈하게 해주십시오!"그는 송석석을 날카롭게 주시하며 연왕을 놓는 순간을 기다렸다. 그녀가 놓기만 하면 곧바로 사사들에게 송석석을 포위하라고 명령을 내리곤 공격할 계획이었다.그리고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그녀들의 지원병이 도착하기 전에 이들을 모두 처치하고 재빨리 떠나야만 했다.하지만 송석석은 여전히 연왕의 목을 붙잡고 있었다. 다만, 이전보다 약간 힘을 풀어주어 숨을 쉴 수는 있게 했다."그냥 작은 상처일 뿐입니다. 단검을 뽑지만 않으면 별 문제는 없을 겁니다."연왕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복부의 고통으로 그의 온몸이 떨렸다. 이 여자는 정말 망설임 없이 행동했으며 아주 잔혹했다.그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몸을 휘청거렸다. 송석석이 경고했다."서 있는 편이 좋을 좋으실 겁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단검이 더 깊이 박힐 테니, 그렇게 되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습니다."연왕이 분노에 차 외쳤다.“감히 친왕을 해치려 하다니! 네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 알고 있느냐!"송석석이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상하군요. 이 단검이 설마 제 것이라도 된단 말입니까?""도대체 목적이 무엇이냐?"연왕은 고통으로 핏줄이 서 이미 궁지에 몰린 듯한 모습이었다. 비록 아직 완전히 끝장난 것은 아니었으나 그의 감정은 이미 한계에 달한 상태였다.송석석은 천천히 대답하며 시간을 끌었다."저는 왕야께서 이곳에 진을 치고 계신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혹시 위소를 기습하시려는 겁니까?"그녀는 연왕을 쉽게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아무리 이번 일이 지금 당장 시만자와 관련 없는 것처럼 보일지더라도, 그녀는 시만자가 해독하고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끌며 연왕을 단단히 붙잡아놓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반드시 시만자와 오사형이 돌아와 연왕을 철저히 혼내야만 이 억울한 분을 풀 수 있을 것 같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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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화

사여묵과 심청화, 그리고 몽동이는 북명황실의 부병들을 이끌고 관도를 따라 급히 달려와 곧바로 도착했다.횃불이 마치 대낮처럼 숲을 밝혔다. 사여묵은 비록 전투복을 입지 않았지만 크고 높은 말 위에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전장을 승리로 이끄는 영웅과도 같았다.그는 주변을 훑어보며 아직 말을 꺼내지도 않고 있었을 때, 시만자가 갑자기 분노에 찬 포효를 내지르며 뛰쳐나왔다."이 짐승 같은 놈! 죽어라!"그녀는 몸에 무기도 지니지 않고 뛰고 있었다. 분노에 사로잡힌 그녀는 마치 맹렬한 사자처럼 연왕의 가슴을 향해 거칠게 들이받았다. 송석석은 그녀가 화를 마음껏 풀 수 있도록 일부러 비켜주며 막아서지 않았다.연왕은 두 장이나 뒤로 날아가 땅에 쓰러졌고, 입에서 피를 토했다.시만자는 그에게 달려들어 그의 얼굴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독이 막 풀려 기운도 아직 제대로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지만, 분노는 사람의 잠재된 힘을 끌어내게 했다. 그녀는 몇 대를 연달아 후려쳤고, 결국 연왕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절하고 말았다."다들 죽은게냐? 얼른 가서 왕야를 구하지 않고 뭣들 하느냐!" 측비 김씨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치자 사사들과 호위병들이 앞으로 나서려 했는데, 사여묵이 말을 몰아 시만자 앞을 막아섰고, 몽동이는 쇠몽둥이로 몸 앞을 가로막았다."어디 한 번 다가와 보시지!"북명황실의 부병들 또한 줄을 서서 검을 뽑아들고 대치했다."오해입니다, 전부 오해입니다! 뭣들 하느냐, 어서 사람들을 풀어주거라!" 무상이 급히 나서며 홍현과 비윤을 풀어주라고 지시했다.두 사람의 목에는 피가 맺혀 있었지만, 다행히 피부만 스쳐 가벼운 상처만 남았다.송석석은 즉시 말했다."저희 경위는 연왕께서 밤중에 이곳에 진을 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위소와 가까운 곳인데, 대체 무슨 의도가 있는 건지 모르겠군요."사여묵은 그녀를 한 번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다소 차가웠다. 사여묵은 곧장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이는 이번 일을 위소에 병력을 주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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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화

측비 김씨는 뺨을 맞아 머리가 헝클어지고 뺨이 붉게 부어올랐다. 게다가 한쪽 발도 걷어차여서 연왕 위로 넘어져 버렸다. 연왕은 고통에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시만자는 그녀를 걷어찬 뒤 바로 시민주를 향해 걸어갔다.시민주는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쳤다."잠시만 동생아, 지금 뭐 하려는 거야? 나는 네 언니야! 나는 널 해치려 하지 않았…… 아악!"시만자는 그녀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나무쪽으로 내던졌다. 시민주는 허리가 부러진 듯한 고통에 눈물을 줄줄 흘리며 소리쳤다."마지막으로 말해봐! 네 몸에 묻은 향기, 그거 네가 내게 뿌린 독이잖아."시만자는 그녀를 들어올리며 살기를 가득 담은 눈빛으로 말했다."시민주, 저 더러운 남자를 도와서 너에게 가는 이득이 무엇이냐? 설마 네가 이 왕비 자리에서 계속 앉아 있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 어리석고 악독하기도 하지."시만자는 옆에 있던 부병의 칼을 빼앗아 시민주의 가슴에 겨누었다. 살기 가득한 눈빛은 여전했다."아니야……"시민주는 겁에 질려 결국 울음을 떠뜨리고 말았다. 그녀의 비명은 진심으로 공포로 가득 찬 비명소리였기에 측비 김씨의 흐름을 망쳐 놓을 정도였다. "나는 정말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 하지만 왕야가 내게 강요했어. 그래, 측비 김씨도 강요했어. 그들은 미친 사람들이라고!"절박한 상황에서 그녀는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그녀는 정말로 두려웠다. 왜냐하면 시만자는 진심으로 그녀를 죽이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상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결과는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세상에 완벽한 계획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치밀하게 준비해도 연왕이 이렇게 조급해하지 않고 관도를 넘어 숲 속으로 들어가기만 했어도 쉽게 발견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그랬다면 계획을 성공할 수는 있었다. 연왕의 두 아들과 두 현주는 마차 안에 숨어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 밤의 사건이 그들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기에 그저 충격에 빠져 있을 뿐이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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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결론적으로, 최소한 그들을 연주로 돌려보내야 하기 때문에 이 일론 큰 소란은 일으켜도 지나치게 확산 되지는 않아야 한다. 시만자는 어느 정도 분이 풀렸지만 아직 억울함이 전부 해소되지는 않았기에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복수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순방영과 경위가 먼저 이곳에 도착했다. 왕정은 금군을 데리고 성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금군은 명령 없이는 진성을 떠날 수 없었다. 그래서 왕정은 몰래 변장을 하고 나왔다.그들은 사건의 전말을 속속히 다 알지는 못했지만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이렇게까지 분노한 적은 생전 처음이었다. 시만자가 어떤 사람인가? 그녀는 그들의 사부이다.사부를 능욕하는 것은 부모를 모욕하는 것과 같았다. 이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홍현이 비밀리에 사건의 전말과 현재 연왕과 왕비의 음모를 그들에게 이야기해주었다. 그들은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나 있었지만 일단 참고 연왕을 때리지 않았다. 대신 순방영과 경위의 현갑군에게 연왕 일행을 포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특히, 중점은 검은 옷을 입은 사사들을 주의하라고 했다. 이들은 사람을 죽이는 데 망설임이 없는 자들인데, 지금이 되어서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사람은 장기문이었다. 그는 자신의 장래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지만, 사건의 전말을 파악한 뒤에는 격노하여 이를 악물고 연왕에게 달려들어 주먹질을 시작했다."너희가 납치한 여자는 내 의동생이다! 구출되긴 했다지만 감히 그녀를 모욕하려 하다니! 이 추잡한 놈아, 내가 내 의동생의 복수를 하겠다!"그는 연왕의 몸에 직접 타격을 가하지는 않았다. 그는 상황의 경중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다리 두 군데를 집중적으로 가격했고, 이어 그의 치욕스러운 부위를 주먹으로 두 번 내리쳤다.이는 사실 시만자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지만, 그녀는 더럽다고 느껴 직접 하지는 않았던 것이다.장기문이 대신 나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해주는 것을 보자 시만자는 이상하게 눈시울이 붉어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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