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석은 직접 금경루를 찾아 금소주를 만났다.금소주는 비록 상인이지만 사업 수완이 뛰어나고 정직하며 순수한 면모를 겸비한 인물로 사업에서 철저히 이익을 추구했지만 나라에 어려움이 닥치면 거액을 기꺼이 기부하며 애국심을 보여왔다. 금소주는 평소 송석석을 존경하며 친분을 쌓고 싶었지만 신분상의 차이로 그녀를 쉽게 만날 수 없었다. 그런데 송석석이 직접 찾아왔으니 금소주는 자연스레 극진히 그녀를 대접하며 협조를 약속했다.그는 탕천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여러 관료의 비밀이 얽힌 일이라 그가 직접 조사하기는 어려웠고 단지 어떤 여인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송석석이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하니 그는 망설임 없이 돕겠다고 나서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송 대감, 이 일은 제게 맡기십시오. 곧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그로부터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금소주는 경위부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탕천에서 한 귀한 객관이 집안 대대로 전해 내려온 옥패를 잃어버렸으니 순방영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다는 것이었다.대부분 물건을 잃어버리면 관청에 신고해도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엔 잃어버린 사람이 예사롭지 않은 신분을 가진 퇴직 관료였기에 상황이 달랐다. 그의 신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단한 인물이라는 소문은 익히 퍼져 있었다.게다가 이 사건 자체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지만 피해자가 요청했으니 순방영은 충분히 조사에 나설 명분이 있었다. 옥산탕천의 이용료는 상당히 비쌌고 항상 하인들이 객관을 보필하고 있었기에 사건 당일 옥산탕천에 출입했던 사람들을 조사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제상서가 예약했던 곳은 비취탕였지만 그는 사건 당일 절에 머물렀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기에 의심에서 제외되었고, 이는 절의 사미가 증언해 주었다.송석석은 먼저 오진과 함께 탕천 일대를 둘러보며 지형을 파악했다.탕천은 절의 동쪽 모퉁이에 위치해 있으며, 약 3리 정도 떨어져 있었다. 크고 웅장한 정문이 세워져 있고
Last Updated : 2024-12-1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