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이방은 온몸이 떨렸다. 그녀는 그 두 마을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이방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양팔로 땅을 짚고 앞으로 기어가며 말했다."아니, 안 돼! 나는 절대로 가지 않을거야! 너희들이 나를 서경으로 데려간다면서!""물론 데려가긴 하지." 안운여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너의 머리만. 그 편이 훨씬 간단하니 말이야."이방의 눈동자가 공포로 흔들렸다. 그녀는 간신히 두 손으로 철창을 붙잡으며 말했다."안 돼, 제발…… 나를 청주촌으로 보내지 말아줘. 서경으로 데려가서 태자릉 앞에서 나를 죽여줘."안운여는 증오에 찬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무슨 자격으로 살아서 태자릉 앞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지? 이방, 네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지 내가 모를 줄 아느냐? 그 비겁한 남편이 와서 널 구할 거라고 생각하겠지? 그런 헛된 희망은 품지 마라. 그는 절대로 오지 않아.""아니, 아니야, 오해다!" 이방은 불안한 듯 눈동자를 굴렸다 ."나는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어. 그렇게 잔인한 방법으로 녹분성 백성들을 해쳐서는 안 됐어. 내가 잘못했어. 내가 너희들에게 빌게. 용서를 바라진 않아. 다만 나를 서경 태자릉 앞으로 데려가줘. 내가 직접 죄를 고백하고 싶어.""정말 우스운 소리군." 안운여는 위에서 내려다보며 냉정하게 그녀의 기만을 조롱했다."우리는 계속 보고를 받았고 전북망은 단 한 번도 진성을 떠난 적 없어. 그러니 네가 청주촌으로 가든, 서경으로 가든 널 구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소리야."안운여는 몸을 살짝 숙여 충격에 가득 찬 이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넌 죽을 거야. 아주 비참하게 말이지."이방은 땅에 엎드린 채 철창을 잡을 힘도 없어 옆으로 쓰러졌다. 그녀의 몸은 움츠러들며 떨고 있었다.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그녀의 온몸을 떨게 했다. 믿을 수 없었다. 전북망은 그렇게 무정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비겁하고 무능할지 몰라도 자신에게 했던 약속은 대부분 지켰었다."겁나지? 겁나는 게 정상이야." 안운여는
최신 업데이트 : 2024-12-0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