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예는 얼굴이 얼어붙은 채 마지못해 한 시진 동안 웃었다. 그 후 그녀는 바로 정국태부인에게 고하러 갔다. 국태부인은 인자하고 자상한 사람이다. 처음에 그녀는 예의, 다과, 장부 관리, 사람 부리는 법과 하인을 다스리는 법 등만 가르쳤는데, 이는 이들 학도들의 출신 배경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고귀한 집안에 시집가든 낮은 집안으로 시집가든 가정을 맡아야 할 일이 많을 테니 말이다.예의는 대부분 이미 배웠지만 그래도 가볍게 짚고 넘어가기로 했다. 이것은 그녀가 학생들에게 나중에 손님을 대하거나 타인을 응대할 때 실례가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장부를 읽고 사람을 관리하는 것은 여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본질적인 지식이다.전통상 여성은 집안일을 맡아야 하기에 기본적인 능력을 익혀야만 다른 것을 배울 수 있었다.그녀의 교육 방식은 현실적이었다.여인은 사내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겨우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얻을 수 있었기에 동등한 대화를 나눌 자격조차 없었다.국태부인의 교육은 제자예가 자신과 같은 귀족 출신은 당연히 지위가 다르고 시녀는 누구의 하인이라도 하인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그녀는 국태부인이 그녀의 편들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그러나 국태부인은 천천히 온화한 미소를 거두며 말했다.“그렇다면 훈장의 처벌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냐?”제자예는 깜짝 놀랐다. 국태부인이 자신들의 편들지 않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말했다.“국태부인, 설령 훈장이라 할지라도 제멋대로 학생을 모욕해서는 안 됩니다.”국태부인은 표정이 싸늘해졌다.“모욕? 내가 보기에는 훈육이었다. 학도라면 당연히 선생의 말을 들어야지. 왕비는 아군여학의 훈장이다. 나 역시 그녀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그런데 그녀를 비웃었다지? 이는 선생에 대한 불경이다. 불경이 어떤 죄목인지 너희 조부께 여쭤보거라. 훈장이 오늘 너희들에게 내린 처벌은 가벼운 편이다. 만약 나였다면 오늘 당장 너희들을 떠나게 했을 것이다.”국태부
최신 업데이트 : 2024-12-13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