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극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 챕터 1121 - 챕터 1130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21 - 챕터 1130

1149 챕터

제1121화

그러나 이덕회에게도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이 육안통이 아직 정식적인 실험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절대로 소문을 내서는 안 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북명왕이 실험을 해보았다고는 하지만 한 번의 실험으로 정확성을 판단할 수 없는 법이니 더 많은 실험을 거쳐 폭파 위험이 적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군대에 투입될 수 있었다. 이덕회는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화통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만지작거렸다. “심지를 사용하지 않는 것만 해도 얼마나 편리한 일입니까? 신궁 진영뿐만 아니라 매복 진영까지 가능하니, 이런 대단한 무기만 있다면 우리가 더 이상 무서울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는 만지며 껴안고 울다가 웃다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집에 있는 제 부인도 이 육안통 앞에서는 첩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제가 첩을 들이지 않는 건 부인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마음속에 항상 이 정실에게 자리를 비워두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사여묵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정실이면 십안통과 대포는 누구란 말인가?” “네?” 이덕회는 입술을 떨며 물었다. “무슨 대포 말입니까? 설마 북당의 그런 대포 말입니까?” 사여묵은 다섯째 사형처럼 느릿느릿 공책을 꺼내 그에게 건네며 말했다. “자, 여기 다 있으니 읽어보게.” 이덕회는 거의 뺏아가 듯 공책을 가져가서는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한 장 한 장 보았다. 끝까지 뒤져도 도면을 발견하지 못해서 실망했지만 그것도 잠시뿐, 제조하는 방법이 있으니 그는 충분히 파고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세상에, 세상에. 이게 내 조상입니다.”이덕회는 공책을 움켜쥐고 사여묵을 그러안고 울기 시작했다.“평화가 더 이상 빈말이 아닙니다. 전쟁만 없다면 우리 상국이 부흥하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사여묵은 이덕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육안통이 50장까지 이르렀을 때 그도 거의 뛰어오를 뻔했기 때문이었다.물론 포차를 제조할 수 있다면 상국의 기세는 더 이상 막을 수 없을 것이었다.사여묵은 사부님이 오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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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화

숙청제는 흥분한 나머지 뒤에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말했다. 임양운의 선조가 이성왕인 임병일이었으나 세습이 끝났으니 섣불리 왕을 봉하려면 천하에 알릴만한 공로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육안통이 아직 대량으로 생산되지 않았고 신화진영도 아직 세워지지 않았기에, 지금 왕을 봉하면 안 되었다. 그렇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매산을 주시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 그래. 맞는 말이군. 그건 급하지 않지.” 숙청제의 눈에서 순간 빛이 났다. 이건 그가 즉위한 후 사여묵이 처음으로 보는 모습이었다. 숙청제는 육안통의 위력을 직접 보고 싶어서 현철위에게 냉궁을 봉쇄하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냉궁은 아주 커서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았다. 선제가 승하했을 때도 은혜를 베풀어 냉궁의 여자들을 모두 황실 암자로 옮겨서 생활하게 했다. 숙청제는 육안통이 냉궁의 벽을 거의 뚫은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해 의아해했다.“쇠구슬도 쓸 수 있나?” 그러자 이덕회가 답했다. “사용할 수는 있지만 아직 가장 큰 위력을 파악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제가 돌아가서 병고주사와 무장을 불러 잘 연구해 보겠습니다.” 이덕회는 그 공책을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었다. 가장 위력이 큰 것은 화약탄이었는데 적에게 맞으면 터져서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었다. “좋아. 그럼 이 일은 당신에게 맡기겠네. 다만 반드시 믿을 만한 사람을 쓰도록.” 숙청제도 긴장했다. 그는 보물을 얻었으니 가장 유용하게 쓰고 싶었는데 또 누군가에게 들킬까 봐 설레고 조마조마했다. “네, 명을 받들겠습니다!”이덕회가 정중히 말했다.숙청제는 다시 공책을 펼쳐 보았다. 공책에는 잘못된 것도 있었고, 수정한 곳도 있었는데 아마 끊임없이 생각을 하며 고쳤을 것이다. 그리고 대포의 구조가 있는 것으로 보아 그는 임양운이 하나도 숨기지 않고 모두 내놓았다고 생각했다. 유일하게 아쉬운 건 대포의 도지가 없다는 것이었다.그는 임양운이 막내제자인 송석석을 가장 아끼고 총애한다는 것을 잘 알았다. 게다가 사여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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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3화

요 며칠 거리에 떠도는 이야기는 모두 연왕 일가의 일이었을 뿐 아무도 시 씨 가문의 아가씨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시만자의 제자들도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어서 아무도 감히 시만자를 비난하지 못했다. 이 일에서 시만자는 시민주의 사촌 자매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조금 들추기만 하면 그들이 바로 찾아가서 욕을 했다. 자매일체는 무슨 부모님도 다른데. 그저 사촌언니, 그것도 시집간 사촌언니일 뿐이고 시댁 식구들의 일인데 시 씨 가문과 무슨 상관이고 시만자와 무슨 상관이냐고 따졌다. 서산구의 일은 방시원도 사람을 보내서 확실히 조사했는데 당시 몇몇 사람이 한 아가씨를 납치하는 것을 본 사람이 있었는데 그 아가씨는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했다. 백성들은 호미를 들고 나와서 도와주었지만 그들은 날이 어두운 데다 여자가 발버둥 쳤는지 머리가 산발이라 얼굴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얼굴을 보지 못했다고 하자 방시원은 마음이 놓였다. 오히려 연황실에서는 백성들의 분노를 그대로 감수할 수 있으니 말이다. 황제가 친히 신칙 명령을 내렸으니 사태가 얼마나 악랄한 지 알 수 있었다. 백성들 또한 욕을 하며 황제가 황숙이라고 감싸주지 않아 영명하다며 칭찬했다. 연왕의 어느 부위의 상처가 악화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가 고집스럽게 책을 보면서 자신이 정말로 다시는 쓸 수 없게 된 것인지 실험해보려고 하다가 결국엔 악화된 것이었다. 그는 진성의 명의를 거의 다 찾았지만 오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궁 안의 태의도 왔다 갔는데 그것도 연왕의 신분에 영태비가 알고 태후에게 태의를 보내달라고 부탁한 것이었다. 하지만 태의들도 모두 같은 의견이었다. 지금은 상처가 생겼으니 회복하기가 어려울 것이었다. 만약 단신의를 불러올 수 있다면 한 가닥의 희망이 있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연왕은 무상과 측비 김 씨에게 단신의를 청해오라고 했다. 그리고 청해오지 못하면 영태비에게 부탁하라고 했다.그런데 공교롭게도 단신의는 어제 성을 나가 백 년 만에 꽃이 피는 약재를 캐러 갔는데 약왕당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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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4화

무상은 진성을 떠날 수 없어 며칠동안 고민하다가 결국 연왕에게 말했다. “지금은 왕야님께서 몸조리를 하느라 연주로 돌아가실 수 없지만. 연주를 떠난 지 오래되어 회왕이 연주에서 왕노릇을 할 수 도 있어 저라도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자 연왕은 약간 놀랍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지금 날 버리고 연주로 돌아가겠다는 것인가?! 이 난장판을 나보고 어떻게 수습하란 말인가!” 무상은 그가 화를 낼 것을 진작에 짐작하고는 침착하게 설명했다. “왕야님, 어차피 왕야님은 움직이질 못하시니 여기에서 상처를 치료하십시오. 백성들은 며칠 동안 얘기하다가 그칠 것입니다. 제가 연주로 돌아가서 회왕과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상의해 보겠습니다. 지금 우리의 사사들이 반은 그들 손에 들어갔으니 다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왕야님께서는 연주를 회왕에게 책임지게 하는 것이 안심이 되십니까?” 연왕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지만 혼자서 이 난장판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 괜히 화를 낸 것이었다. 무상은 계속 말을 이었다. “지금 왕비님께서 시 씨 가문에서 쫓겨났으니 왕야님과 시 씨 가문도 더 이상 혼인을 맺은 관계가 아닙니다. 그러니 그들의 군마도 무기도 불가능할 테고 은전은 더욱 불가능할 테니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지금 다시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기회가 없습니다. 이렇게 많은 병마를 먹여야 하고 매일 돈이 필요하는 와중에 장공주께서도 더 이상 은전을 공급해주지 않으니 제가 돌아가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것이 모두 사실이지만, 더 이상 남자의 도리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이 그의 자신감과 오기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말았다. 그는 바로 무상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며칠 더 머물라고 하고 숙청제가 다른 지시가 있는지 기다려보려고 했다.그가 걱정하는 것은 그들이 아무 여자나 데려와서 그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하면 변명도 하지 못하고 계획 짤 사람조차 없다는 것이었다. 무상은 그의 걱정을 들은 후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왕야님께서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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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5화

전북망은 그의 말을 듣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는 전북망이 울 줄 알았는데 눈물 한 방울 없이 그저 멍하니 앉아 있었다. 사여령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술 한 주전자를 건넸다. 전북망은 단숨에 모든 술을 받아 마시고 취해 버렸다. 그도 전북망을 데려다주지 않고 별장에서 하룻밤을 재웠다. 이튿날, 집사에게서 전북망이 날이 밝기도 전에 돌아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 후에도 몇 번 왔었는데 두 사람은 별로 할 말이 없어 그저 술친구로 지냈다. 사여령은 그의 부인이 친정으로 돌아가서 그와 이혼을 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술에 취한 전북망은 부인의 비밀을 알고 있다고 털어놓았는데 그 비밀은 그의 가슴에 바늘처럼 박혀서 빼내기 힘들었지만 자신과 같은 사람은 빼내든 말든 모른 척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부인이 돌아오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사여령은 그에게 무슨 비밀이냐고 물었지만 그는 말하지 않고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말하면 그녀를 해칠 것입니다. 만약 이혼을 한다면 그녀가 다시 시집을 가야 하지 않습니까? 그녀는 백작부의 아가씨이니 충분히 다시 시집갈 수 있습니다.” 그러자 사여령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말하면 해로운 안방 부인의 비밀이라고 해봤 자 사람의 목숨을 해쳤거나 다른 남자와 바람을 핀 것이겠지. 그들은 술친구일 뿐이고 전북망은 가난해서 매번 그가 술값을 내지만 사여령은 그래도 함께 술 마실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으로 만족했다. 최 씨는 요즘 여러 가지 일로 바빠서 공방에 가지 않았다.하나는 남강 쪽에서 온 편지 때문이었는데 원래 따라갔던 두 여인이 병에 걸려 사망을 해서 지금 부군의 곁에는 첩 한 명만 남았다고 했다. 두 여인이 병에 걸렸을 때 첩이 세심하게 보살폈을 뿐만 아니라 남강의 바쁜 일상생활도 아주 잘 돌보았기에 그녀를 평처로 삼겠다는 내용이었다.편지에서 첩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는데 아마 감히 언급하지 못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는 고청우의 신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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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화

송석석은 약간 의아해하며 말했다. “당신의 아들이 공부를 잘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왜 무예를 익히려는 것입니까? 부인, 나는 좋은 스승이 되는 법을 모릅니다. 게다가 그는 앞으로 작위를 계승할 것 아닙니까? 공부를 해서 벼슬을 따는 것이 가장 좋은 길 아닙니까?” 송석석은 제자를 받기 싫었다. 그녀는 공직이 있어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특히 최 씨의 아들은 이제 열몇 살이라 무공을 가르치는 것 외에 사람 됨됨이를 올바로 가르치기도 해야 했다. 만자에게도 제자가 있지만 그녀의 제자들은 그녀보다도 나이가 많고 모두 관직을 맡고 있었다. “작위 말입니까?” 최 씨는 쓴웃음을 지으며 눈시울을 붉히고 말했다. “왕비님. 작위가 그때까지 남아있을지도 나는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그 작위는 뜨거운 감자와도 같아서 받는 사람이 다칠지도 모릅니다. 꼭 왕비님께서 제자로 받아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나 찾아서 가르쳐도 상관없습니다. 나는 그저 아들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배웠으면 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적어도 강인한 신체와 정신으로 대처해야 하니까요. 며칠 동안 시달리다가 버티지 못하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그러자 송석석은 속으로 놀라서 물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입니까? 부인께서 왜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입니까?” 최 씨는 자신의 마음처럼 차가운 비녀를 만지며 말했다. “나야 모든 것이 평안하기를 바라지만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송석석은 마음속에 의심이 많았지만 그녀가 깊이 얘기하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그녀는 최 씨가 원래 생각이 깊은 사람이니 자식들을 위해 뭔가를 해주고 싶어서 그러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송석석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내가 직접 가르치면 잘 가르치지 못할 것이니 몽교두에게 시간 날 때마다 가르쳐주라고 하겠습니다. 부인은 알아서 그에게 은냥을 조금 주면 어떻겠습니까? 그는 서원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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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7화

이튿날 최 씨가 현이를 데리고 왔을 때 몽동이에게 연봉으로 삼백 냥을 주겠다고 했다. 몽동이가 재물을 좋아하지만 자신이 그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고 급히 거절했다. “안 됩니다. 일 년에 육십 냥도 많은데 삼백 냥이라니요.” 최 씨가 아무리 말해도 몽동이는 삼백 냥을 받지 않고 육십 냥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최 씨가 애원하듯 송석석을 쳐다보며 그녀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러자 송석석이 말했다. “그럼 몽 사부의 말대로 육십 냥으로 합시다. 하지만 육십 냥이든 삼백 냥이든 가르치는 건 똑같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러니 그에게 너무 큰 심리적 부담을 안겨주지 맙시다.” 왕비가 그렇게 말하니 최 씨는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공부를 하든 무술을 배우든, 최 씨는 자신의 감수할 수 있는 범위 내라면 상관없었다. 보통 백성들은 일 년에도 다섯 냥을 쓸 수 없기 때문에 몽동이는 한 달에 다섯 냥도 큰돈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는 단지 무공을 지적해 줄 뿐 전력을 다해 가르치는 것이 아니니 더욱 받을 수 없었다. 현이 같은 경우엔 이미 열 살이 넘었으니 좀 늦은 편이라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현이는 확실히 최 씨 말대로 부지런하고 얌전하며 교양도 있어 예의 바르게 행동했다. 비록 몽동이의 제자는 아니었지만 그를 몽 사부라고 부르며 존경하며 후작자제들의 오기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현이는 첫날 몽동이를 따라 기초 체력 단련을 했다. 그녀는 어렸을 때 잡술이라 기본기도 없었지만 무학에 대해서 그는 고생할 각오가 되어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몽동이가 아무리 엄격하게 가르쳐도 그는 이를 악물고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송석석은 찻잔을 들고 옆에서 지켜봤는데 소년은 체격이 작아 선비 같았는데 이목구비는 어머니를 닮아 부드러웠지만 미간에는 영이가 서려 있었다. 송석석은 최 씨가 왜 아들에게 이런 고생을 시키는지 몰랐지만 왕표가 남강에서 고청우와의 일은 그녀도 들었다. 왜냐하면 남강의 방 장군은 아버지의 휘하이기도 하고 사여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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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8화

사여묵도 사실 다른 부부의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그냥 소문을 듣고 한 말이었다. 현이는 두 시진 동안 연습하고 거의 해시가 되어서야 저택으로 돌아갔다. 연속 며칠 동안 연습해도 그는 피곤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지금 배우는 것이 지루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때론 그는 책을 외우면서 무릎을 구부리고 서있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 송석석은 가끔 그를 보면 왕표의 아들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가 최 씨의 아들이라고 생각하면 또 합리적인 것 같았다. 이때 염 선생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왕야님, 회신이 왔는데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사여묵은 의아해하지 않고 물었다. “누군가가 몰래 호송한다는 것인가?” “네, 고수들이 호송해서 삼 회 싸웠지만 우리에게도 손해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사여묵이 물었다. “사사인가?” 송석석은 옆에서 듣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하다가 그들이 사람을 보내 무상을 암살하려고 했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때 사여묵이 말했다. “그럼 연왕의 사람은 아닌 것 같군. 내 추측이 옳다면 무상의 뒤에 다른 사람이 있어. 그리고 연왕은 그 자의 바둑알일 뿐이야.” “누구일까요? 회왕? 그럴 리가 없는데…” 염 선생은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그가 회왕을 얕잡아보는 것이 아니라 회왕은 독한 사람이지만 요 몇 년 동안 인맥과 능력을 갖추지 못해 사온과 연왕을 도울 수밖에 없었다. 부병도 키우지 못하는 사람이 아무리 독한 들 배후에서 수단을 부릴 뿐 연왕이 연주에서 몇 년 동안 경영한 세력을 물려받을 수 없었다. “우리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했는데 그럼 지금은 아직 쫓고 있는가?” 사여묵이 묻자 염 선생이 대답했다. “네, 아직도 쫓으며 기회를 노리고 있답니다.” 사여묵이 고개를 살짝 들고 말했다. “일단 쫓아가보라고 하게. 누구든지 얼굴을 내미는 때가 있겠지. 지금 연왕이 진성에서의 처지가 예전과 달라서 그 사람이 튀어나올 가능성이 높아.” 원래 연왕은 진성에서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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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9화

시만자는 요즘 바쁘게 돌아다녀야 했기에 매일 날이 밝기도 전에 황실에서 나갔고, 공방에서 한 시진 정도 머물기도 했다. 공방에는 진문숙이라는 여자 한 명이 더 생겼는데, 이혼을 당해 쫓겨난 상황이였다. 그녀의 친정 오라버니는 그녀를 데려가고 싶어 했지만 형수가 허락하지 않아 오라버니가 곤란해하는 것이 싫어서 아예 공방으로 찾아온 것이었다. 그녀들은 함께 자수를 만들며 아무도 과거를 언급하지 않고 미래만 이야기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시만자는 이런 분위기에 큰 감동을 먹어서 바쁜 와중에도 가끔 가서 란이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석소사저와 라사저와의 관계도 부쩍 친해진 것 같았다. 최 씨도 가끔씩 오군 했는데 이날 마침 시만자를 만나 그녀와 잡담을 나누었다. 시만자는 현이가 몽동이에게 무술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듣고 말했다. “현이가 부지런하긴 하지만 천부적인 재능이 부족해서 오히려 공부할 감인 것 같습니다.” 그러자 최 씨는 개의치 않고 웃으면서 말했다. “괜찮습니다. 놀라운 무공을 배우라는 것이 아니라 몸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 배우라고 한 것입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길에서 시달려 죽지 말라고 말입니다.” 최 씨는 웃으면서 말했지만 시만자는 왠지 마음이 씁쓸했다. 사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녀의 걱정을 알 수 있었다. 백작가의 세자는 어디에 가든 시종들이 때를 지어 보호를 할 것이고, 공명을 따서 다른 곳의 관직으로 떠난다고 해도 고생을 하지는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만약 괴롭힘을 받을 일이 생긴다고 하면 아마 유배일 것이었다. ‘평서백부가 비록 가장 절정기는 아니지만 아직도 잘 나가고 있는데 최 씨는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시만자가 물어보려던 참에 최 씨 곁에 있던 시녀인 금숙이 성큼성큼 들어오더니 시만자가 있다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고 급히 보고를 했다. “부인님, 둘째 부인께서 사람을 보내 부인님을 모셔오라고 합니다. 셋째 아가씨께서 자결을 하셨답니다.” 최 씨가 놀라 벌떡 일어나며 물었다. “왜? 사람은 구해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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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0화

왕청여의 일은 송석석도 알고 있었다. 송석석이 마침 그곳을 지나던 참이었기 때문에 왕청여의 일은 송석석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 몰래 순방영의 순시를 주시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최근 몇 가지 항목을 심사하고 있었는데 순시도 그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예전의 나쁜 기풍을 바로잡긴 했지만 많은 상인들이 순시를 보기만 하면 예전처럼 물건을 드려 환심을 사려고 했다. 원래는 사람을 파견해 지켜보도록 했는데 몰수는 하지만 게을러서 순찰을 돈 지 얼마 되지 않아 찻집을 찾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기 일쑤였다. 그래서 송석석은 직접 잡아 본때를 보여줘 다른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려고 했는데 마침 그 일을 목격한 것이었다. 송석석은 약왕당까지 둘러보고 들어가서 물 한 그릇을 얻어 마시고 뒷마당의 푸른 커튼 뒤에서 모든 일의 경과를 목격했다. 처음에 그녀는 왕청여의 목소리를 듣고 그녀와 마주치기 싫어서 뒷마당에 앉아 있었던 것이었다. 그녀가 약을 사고 떠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녀가 사려는 약이 단설환일 줄은 몰랐다. 약왕당의 직원이 그녀에게 없다고 했는데 그녀는 믿지 않았다. 마침 노세진이 약재를 들여와 그녀와 면전에서 마주쳤다. 왕청여는 그들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인지 그에게 인사를 하고 약왕당에 숨겨둔 단설환 몇 개가 있는지 알고 있다며 자기의 체면을 봐서 한 알만 팔아줄 순 없냐고 물었다. 약왕당엔 워낙 사람이 많았는데 그녀가 대중 앞에서 묻자 노세진은 당연히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 말에 왕청여는 억울해서 울며불며 예전엔 친척이지 않았냐며 통곡했다. 마침 노 씨 부인이 오늘 부군이 약재를 운반해 온다는 것을 알고 도시락을 가져다주려고 갔다가 그 장면을 마주친 것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그 자리에서 싸웠고, 노 씨 부인의 입을 통해 송석석은 더 구체적인 사항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육씨 부인은 원래 그 일을 알지 못했지만 부군을 사랑했다. 그녀는 부군이 방 씨 가문에서 머물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왠지 방시원이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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