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평서백부는 그야말로 혼비백산이 되었다.옥이가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한 탓에 사람들은 최씨가 돌아와서 자초지종을 얘기해주고 나서야 이 일이 얼마나 심각한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오 부인이 왕청여의 뺨을 몇 번이나 강하게 내리쳤고 이 광경을 약왕당에 있던 환자들만 본 게 아니라 그 앞을 지나가던 사람들도 다들 약왕당으로 들어가 구경하기 바빴다.왕청여를 모시던 시녀의 말에 의하면 난리 난 와중에 누군가가 약왕당 안에 왕비가 계신다고, 이건 큰 실례를 범하는 거라고 외쳤다고 한다.최씨는 시녀의 말에 흠칫 놀랐다가 이내 약왕당 안에 있던 왕비가 송석석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송석석은 평소에도 약왕당에 자주 찾아갔으니까.하지만 다이 약왕당에 있던 왕비가 누구든 이 일에 관한 소문이 퍼지게 되면 평서백부의 체면은 말이 아니게 될 것이 분명했다. 최씨는 외원에 앉아 한참동안 차를 마시다가 그제야 일어서서 일단 노부인을 찾아갔다.노부인은 최씨를 보자마자 그녀의 손을 덥석 잡더니 눈물을 보이면서 말했다.“아가야, 이 일을 어떡하면 좋을까… 아예 소문이 안 나게 막아버리거나 오 부인을 찾아가서 원하는 건 뭐든 줄 테니까 나서서 해명 좀 해달라고 할까? 오 부인이 이 모든 게 오해라고 말해야 이 일이 잠잠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최씨는 노부인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노부인은 화가 많이 난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이 일을 해결해보려고 많은 고민을 한 듯했고 그 중에서 유일하게 통할 것 같은 방법을 최씨에게 얘기한 것이다.최씨는 남희를 힐끔 쳐다보았는데, 그녀는 옆에서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멍하니 앉아있었다. 남희는 남편을 많이 사랑하지만 그녀에겐 자식도 있었다. 가족들 중 한 명 때문에 자신의 가족이 흥하거나 망할 수도 있어 걱정이었다. 더군다나 이건 간통에 관한 예민한 문제는 언급하기도 조심스러운 부분이기에 남희도 어쩔 수가 없었으며 그저 큰형님이 잘 처리해주기를 지켜볼 뿐이었다.이때, 최씨가 입을 열었다.“일단은 그
Last Updated : 2024-12-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