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노승아를 풀어주러 나가서는 집에 돌아오지도 않고 말이야. 여기에 내가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하지 않아? 조금 짜증을 내더라도 받아줄 수 있는 부분이잖아. 그런데 이현 씨는 매번 사라지기만 해. 이번엔 따라와서도 본가에 돌아간다는 나를 그냥 보내버리고. 이건 그냥 손을 놓은 거나 마찬가지 아니야?”온지유는 여이현의 뜻을 눈치챘다. 눈에는 눈물이 차올랐다. 다음 순간에는 바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온지유는 애써 흘러나오는 눈물을 참았다. 더 이상 다른 사람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백지희는 아직도 납득 되지 않았다.“일단 돌아가서 며칠 푹 쉬고 그 뒤에 또 어떻게 나올지 보자. 이현 씨가 단순히 지유 네 선택을 존중한 거였을 수도 있지 않아? 혹시 구질구질하게 매달리면 네가 더 싫어할까 봐. 이현 씨도 너의 생각을 읽을 수는 없으니까 엇갈릴 수도 있는 거지. 하지만 서로가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아무 문제 없을 거야.”“그래, 문제없을 거야.”온지유는 살짝 웃음을 떠올렸다.“하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이현 씨가 져줘야겠어.”“아이고, 됐어. 그만 생각해. 돌아가서 자고 내일 아침 일어나면 다 괜찮아 질 거야.”백지희가 온지유를 달랬다.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속상하더라도 생활은 계속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예전 이혼 소동이 있었을 때도 잘 지나오지 않았던가.“대표님, 사모님은 이미 떠나셨습니다.”여이현은 그 자리에 굳은 것처럼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온지유가 떠난 방향을 멍하니 바라보며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그 모습을 견딜 수 없었던 용경호가 다가가 귀띔을 했다.여이현은 그제야 정신이 돌아오고 고개를 돌렸다.“그래, 돌아가자.”여이현의 목소리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았다. 하지만 어딘가 정신이 팔려 있는듯 공허했다.용경호가 그 모습을 눈치채고 말했다.“대장님, 제가 한마디만 할게요. 사모님이 신경 쓰이신다면 한 두 마디라도 더 좋게 말씀해 주시지 그러셨습니까. 조금 기분만 풀어 드리면 사모님도 함께
Last Updated : 2024-10-0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