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Chapter 721 - Chapter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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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1화

온지유가 듣고 싶었던 말은 이런 게 아니었다. 찝찝한 기분이었지만 그녀는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설마 당신 없이는 혼자서 못 살거라고 생각하는 거에요? 당신이 노승아와 있을 때도 난 잘만 살았어요. 아이 때문에 걱정하는 거라면 내겐 친구도 있고 부모님도 있어요.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날 거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요.”온지유는 단호했다.여이현은 온지유와 아이의 이후의 삶이 걱정되었다.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은 행복할지 몰라도 언젠가 자신이 변해 그녀에게 상처를 줄지도 모르는 괴물이 된다면 그때야말로 온지유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게 될 것이다.불편한 진실이어도 현실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온지유의 냉정한 얼굴을 보고 여이현도 자신의 결정이 틀린 건 아닐지 두려웠다.자신의 결정이 온지유를 더 아프게 할까 봐.“본가로 가려는 거야?”여이현이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맞아요.”온지유가 짧게 대답했다.여이현은 온지유의 배를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가고 싶다면 가도 좋아. 하지만 꼭 몸조심해. 다치지 말고. 위험하니까 당분간은 자주 나가 돌아다니지 말고. 아이가 태어날 때 내가 곁에 있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선의 준비를 해둘게.”온지유는 여이현이 더 잡아줄줄 알았다.하지만 정작 그의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마지막 인사처럼 들리는 게 아닌가.온지유는 참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당신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네가 정 가고 싶다면 말리지 않을게.”여이현은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백지희 씨가 너를 데려다줄 거지만 내 사람들도 따라가서 네가 안전하게 집에 도착하는 걸 확인해야겠어.”여이현은 그 이상 아무것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고 달래지도 않았다.그의 태도에 온지유의 화는 더 커졌다.“좋아요, 그럼 비켜 주세요!”온지유의 목소리는 차가웠다.여이현은 눈치있게 한발 물러섰다. 온지유는 그 순간 차 문을 세게 닫아버리고는 쳐다보지도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앞만 바라봤다.백지희는 그 옆에서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었다.그녀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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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게다가 노승아를 풀어주러 나가서는 집에 돌아오지도 않고 말이야. 여기에 내가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하지 않아? 조금 짜증을 내더라도 받아줄 수 있는 부분이잖아. 그런데 이현 씨는 매번 사라지기만 해. 이번엔 따라와서도 본가에 돌아간다는 나를 그냥 보내버리고. 이건 그냥 손을 놓은 거나 마찬가지 아니야?”온지유는 여이현의 뜻을 눈치챘다. 눈에는 눈물이 차올랐다. 다음 순간에는 바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온지유는 애써 흘러나오는 눈물을 참았다. 더 이상 다른 사람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백지희는 아직도 납득 되지 않았다.“일단 돌아가서 며칠 푹 쉬고 그 뒤에 또 어떻게 나올지 보자. 이현 씨가 단순히 지유 네 선택을 존중한 거였을 수도 있지 않아? 혹시 구질구질하게 매달리면 네가 더 싫어할까 봐. 이현 씨도 너의 생각을 읽을 수는 없으니까 엇갈릴 수도 있는 거지. 하지만 서로가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아무 문제 없을 거야.”“그래, 문제없을 거야.”온지유는 살짝 웃음을 떠올렸다.“하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이현 씨가 져줘야겠어.”“아이고, 됐어. 그만 생각해. 돌아가서 자고 내일 아침 일어나면 다 괜찮아 질 거야.”백지희가 온지유를 달랬다.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속상하더라도 생활은 계속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예전 이혼 소동이 있었을 때도 잘 지나오지 않았던가.“대표님, 사모님은 이미 떠나셨습니다.”여이현은 그 자리에 굳은 것처럼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온지유가 떠난 방향을 멍하니 바라보며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그 모습을 견딜 수 없었던 용경호가 다가가 귀띔을 했다.여이현은 그제야 정신이 돌아오고 고개를 돌렸다.“그래, 돌아가자.”여이현의 목소리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았다. 하지만 어딘가 정신이 팔려 있는듯 공허했다.용경호가 그 모습을 눈치채고 말했다.“대장님, 제가 한마디만 할게요. 사모님이 신경 쓰이신다면 한 두 마디라도 더 좋게 말씀해 주시지 그러셨습니까. 조금 기분만 풀어 드리면 사모님도 함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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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이 일에 대해 부모님은 이미 한번 온지유를 나무란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래도 하나뿐인 소중한 딸이었기에 겉으로는 나무란다고 하더라도 속으로는 걱정이 앞섰다.더군다나 둘은 곧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되게 생겼으니 말이다.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모른다. 앞으로 둘이 곁에서 지켜주지 못하더라도 지유가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그랬기에 모두가 흔쾌히 받아들였다.“아니에요, 엄마.”온지유가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그땐 아직 준비가 덜 돼 있어서 말 못 했던 거에요. 저도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온지유가 바로 뒤에 백지희만 따라 나오자 정미리는 바로 눈치를 채고 물었다.“얘, 설마 또 이현이랑 싸운 건 아니지?”정미리의 추측은 맞았다. 하지만 온지유는 그 일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전 집에 들어도 오면 안 되나요 뭐? 자꾸 이상한 추측 하지 마세요. 운수 없게요.”“우리도 걱정돼서 그러는 거지.”정미리가 대답했다.“우리는 네가 잘 지내기만 하면 돼. 배에 아기도 있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었다면 나와 네 아버지가 편히 발 뻗고 잘 수 있겠니? 그러니까 작은 일이라도 캐묻게 되는 거지. 걱정된단 말이야.”“아휴,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집에 와보고 싶었어요.”온지유는 그래도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 이실직고하면 부모님은 꼭 여이현에게 의견이 생길 것이고 사이가 더 어색해질지도 몰랐다.여이현에게도 어느 정도 체면을 남겨주고 싶었다.“그럼 됐다.”정미리는 이미 여이현을 시험해 봤다. 사흘도 안 지나서 지유가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다면 정미리의 안목도 녹슨 것이다.두 사람의 감정과 관련한 물음은 조심스럽게 해야 했다,백지희는 온지유를 바래다주고 그들과 몇마디 나누고는 돌아갔다.모두가 백지희에게도 남으라고 요청했지만 백지희는 따로 할 일이 있다며 사양했다.마지막으로 다들 백지희를 따뜻하게 배웅해 줬다.“야식 먹을래?”정미리가 온지유에게 물었다.“임신하면 배가 자주 고플 테니까 뭐 먹고 싶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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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그래요?”온지유는 쉽사리 긍정할 수 없었다. 기억이 흐릿했기에 지금 생각 나는 것들도 충격을 받아 각인 된 단편기 억일 뿐이니 말이다.온지유는 자신이 대체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온경준은 한숨을 푹 쉬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네 과거를 숨긴 건 정말 미안해. 네가 실종되었을 때 우리도 경찰에 신고했었어. 하지만 경찰도 네가 학교에서 실종된 이후로 행방을 못 찾았다고 했고, 몇 개월을 찾았지만 결국 네가 혼자 집으로 돌아왔지. 우리는 네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 네가 돌아왔을 때 너는 문 앞에 상처투성이인 몸으로 웅크리고 앉아 있었어. 의미 모를 말을 계속 중얼거리면서 말이야. 그리고 곧 쓰러져서는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정상으로 돌아왔었어. 그때의 일은 다 잊고 다른 사람의 기억을 제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지.”그때의 일은 부모님에게도 암흑한 시간이었다.“네가 기억 해 내기 싫어 했고, 우리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어. 네 상처를 다시 긁어 낼까봐.”그들도 마음이 아팠고 자책도 했다. 온지유는 그 기억을 잊어야만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 올 수 있었다. 그렇다면 부모로서는 당연히 딸이 즐겁게 생활 하기를 바랐으리라.최악의 경우도 대비하고 있었지만 밖에서의 온지유의 이미지도 지켜주고 싶었다.온지유가 다시 공포에 빠지지 않도록 그들은 온지유의 말을 다 따르기로 했다.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더 끔찍한 일을 잊을 수만 있다면.온지유의 생활 속에서 잊힌 기억이든, 안 잊힌 기억이든 모두 온지유의 생각대로 맞춰줬다.그리하여 온지유가 생각하고 있는 그 가상의 이야기가 꾸며진 것이다.온지유는 그 말을 듣고도 믿기지 않았다. 구출 당한 기억이 그리도 생생한데 결국 그 모든 게 다 허상이었다니.그럼 진실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중학 생활 중 정말 아무런 걸림돌도 없었단 말인가?부모님은 자신을 위해서라는 걸 잘 알고 있다.어린 여자아이가 오랜 시간 실종되고 또 그렇게 위험한 곳에서 홀로 도망쳐 나오다니. 온몸이 상처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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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5화

아버지로서 딸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비록 정미리 앞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에서는 온지유를 계속 염려하고 있었다. 소중한 딸이 또다시 같은 일을 겪게 될까 봐 두려웠다.정미리는 이 일로 인해 마음이 극도로 불안해져 있었다.온지유는 그녀를 진정시키며 쉬라고 권했다.한참을 진정하고 나서야 정미리는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온경준은 그동안 계속 거실에 앉아 있었다. 그는 온지유를 기다리고 있었다.정미리가 안방으로 들어간 후 온경준은 담담한 표정으로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온지유에게 물었다.“최근에 무슨 일이 있었니?”아빠의 질문을 듣고 온지유는 그에게 다가갔다.“왜요, 아빠?”“너희 엄마도 말했잖니. 오랜만에 돌아와서 배가 이렇게 많이 불러있으니 얼마나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하지 않았는지 너도 생각해 보렴. 그동안 너무 바빴던 거니, 아니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이현이와의 관계는 정말 괜찮은 거지?”온경준이 걱정하는 것은 다름 아닌 온지유의 행복과 안전이었다.“아빠, 정말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잘 해결할 거예요.”온경준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그 사람들이 또 널 찾아온 건 아니고?”온지유는 순간 멈칫했다.“그렇지 않다면 네가 이런 질문을 할 리가 없잖니.”온경준의 얼굴은 더욱 심각해졌다.“경찰에 신고하자. 가장 중요한 건 네 안전이야.”“왜 아빠도 엄마랑 똑같게 구세요.”온지유는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었다.“저는 이렇게 멀쩡히 잘 있잖아요. 진짜 무슨 일이 있었으면 벌써 큰일 났겠죠. 만약 무슨 일이 있다 해도 전 잘 대처할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지금 안전하게 여기까지 살아온 것도 그 사람들에게 제가 가진 무언가가 필요해서겠죠. 그래서 더더욱 함부로 할 수 없는 거고요.”온지유는 과거에 그 조직과 대면한 경험을 떠올렸다.그녀의 특별함은 다른 이들이 가지지 못한 것이었다.노승아조차 그녀가 가진 비밀을 두려워할 정도였다.노승아가 질투해서 자신을 죽이려 했던 것 이외에는 다들 온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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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네, 승아 씨는 며칠째 회사에 나오지도 않고 행방불명 상태예요.”회사 사람들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온지유는 노승아에게 기억을 되찾았다고 겁줘서 정보를 캐내려고 했다.하지만 돌아온 답은 노승아가 며칠째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는 답이었다.뭔가 이상했다.온지유는 노승아가 출소 후 어디 행사에도 참여했다고 기억하고 있었다.물론 그 행사는 한산하게 끝나 노승아의 입지는 바닥을 쳤으며 경력도 완전히 무너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종까지 될 정도는 아니었다.혹시 실종을 빙자해서 다시 한번 화제를 모으려는 건가?전형적인 노승아의 수법이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회사도 모른다면 단순한 홍보 전략은 아닌 듯했다.온지유는 다시 물었다.“그래도 회사 직원인데 신고는 안 하나요?”“우리가 승아 씨 가족도 아니고 회사에도 정해진 규정이 있으니까요. 윗선에서 명령이 내려오지 않으면 함부로 움직일 수 없어요. 말 한마디라도 회사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요.”그 말을 듣고 온지유는 차가운 현실을 느꼈다.여이현이 처음 연예 기획사를 설립했을 때는 그 모든 게 노승아를 위한 것이었다.그런데 지금은 노승아가 실종됐는데도 모두가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니.온지유는 그들의 냉혹함과 무정함에 화가 났지만 생각해 보니 지금 상황이 이상하게 느껴졌다.노승아는 출소하고 나서 다시 연예계에 복귀했다.사람들이 그녀가 출소한 사실을 모르는 만큼 큰 영향은 없어야 했다.문제가 된 건 그 기사 때문이었다.그리고 만약 회사가 나서서 조치를 취했다면 기사는 금세 사라졌을 것이다.그녀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회사가 공세를 펼쳤다면 기사 삭제는 물론이고 여론도 잠잠해졌을 것이다.그런데 지금의 상황은 마치 노승아가 회사에서 버림받은 듯했다.달리 홍보도 없고 네티즌들의 비난도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한때 회사의 대표 연예인이었던 노승아가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여이현이 노승아를 그렇게 아꼈다면 지금쯤 모든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다.그런데 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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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온지유의 목소리에 여이현의 차가운 얼굴이 순간 반응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바라봤다.역시나 온지유가 그곳에 서 있었다.온지유는 서둘러 그에게 다가갔다. 그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버리기 전에 막아야 했다.여이현이 움직이지 않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그녀는 마음을 놓았다.“사모님.”배진호가 공손히 온지유를 불렀다.온지유는 진지한 눈빛으로 여이현을 똑바로 바라봤다.여이현은 별말 없었으나 그 눈길은 온지유에게 왜 여기에 있는지 묻는 듯했다.온지유는 엘리베이터로 다가가며 말했다.“이현 씨만 들어와요. 다른 사람들은 오지 마세요. 할 말이 있어요.”그녀의 단호한 말에 여이현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감히 따라 들어오지 못했다.여이현의 눈에는 의아함이 가득했지만 온지유의 진지함에 못 이겨 그녀의 말을 따랐다.엘리베이터는 위층으로 올라갔다.이윽고 여이현의 사무실이 있는 층에 도착하고 문이 열렸다온지유는 말없이 여이현의 개인 사무실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그녀는 여이현이 따라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여이현이 들어 온 것을 확인하고 온지유는 문을 닫고는 그를 압박하듯 물었다.“이현 씨 설마 노승아를 납치했어요?”여이현은 그녀와 문 사이에 좁은 공간에 갇힌 채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온지유의 눈빛은 그를 추궁하고 있었고 그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뜬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 좁은 공간을 벗어나려 발길을 옮겼다.“이상한 말을 함부로 하지 마.”여이현은 온지유의 뒤에 서서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노승아를 내가 납치했다는 증거라도 있어?”온지유는 돌아서서 그의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녀는 계속해서 말했다.“조금 전에 했던 말 다 들었어요. 노승아를 세상에서 없애겠다는 건가요? 그게 말이 돼요? 노승아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연예인인데 그런 사람이 어떻게 쉽게 사라져요? 대체 무슨 일을 한 거예요? 당신은 단지 여진 그룹의 대표일 뿐이 아니에요. 법을 아는 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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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여이현의 말에 온지유의 얼굴이 굳었다.걱정돼서 여기까지 찾아온 건데 여이현은 무책임한 말만 하고 있었다.“이현 씨,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긴 해요?”그 말에 여이현은 되려 웃음을 터트렸다.“날 한두 번 본 것도 아니잖아. 이게 바로 나야. 그리고 앞으로는 이보다 더한 짓을 할지도 모르고!”여이현의 낯선 표정을 마주한 온지유는 이제껏 자신이 한 걱정도 모두 물거품이 된 것만 같았다.온지유는 여이현을 힘껏 밀치고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제가 괜한 생각을 했나 보네요. 당신 정신은 이젠 고칠 약도 없어 보이네요. 그렇게 내 말이 듣기 싫으면 저도 더 이상 걱정하지 않을거예요.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고 사세요. 상관 안 할 테니까. 당신이 재밌으면 됐어요!”여이현은 뒤로 두발 물러섰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온지유는 그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왜 이 지경까지 오게 됐는지 온지유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모든 것이 예상 밖이었다. 여이현이 갑자기 바뀐 것도.오늘 이 자리에 서 있는 자신이 피에로가 된 것만 같았다.온지유는 바로 자리를 뜨고 싶었다. 하지만 처음 이곳에 오기로 한 목적을 떠올려 다시 발길을 멈췄다.“실은 오늘 노승아를 찾으러 온 거였어요. 전에 조직으로 끌려 들어간 일이 노승아와 연관이 있었는지 확실하게 알고 싶어서요. 노승아의 성격은 당신도 잘 알고 있잖아요. 내 지워진 기억도 바로 조직에 있던 때의 기억이에요. 왜 그 기억에 당신이 끼어 들어온건지 지금도 잘 모르겠거든요. 그리고 전 노승아가 지금 어디에 있던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그 말에 여이현의 눈길이 흔들렸다. 무언가 눈치챈 듯한 기색이었다.온지유는 그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딱히 따로 할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온지유는 그대로 자리를 떴다.여이현은 온지유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듯한 눈길이었다. 그와 온지유의 인연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됐을지도 몰랐다.온지유가 사무실을 떠나려는 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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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나 죽는 거 아니에요? 왜 이렇게 아픈 거예요?”온지유는 살면서 이 정도의 아픔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여이현은 보고만 있어도 같이 식은땀이 흘렀다.“안 죽어, 괜찮을 거야. 아이가 곧 태어날 거니까 조금만 더 참자.”“아악!”온지유는 새어 나오는 비명을 참을 수 없었다. 핏줄을 세우고 여이현을 바라봤다.“이현 씨, 이 아이는 당신 아이니까 꼭 잘 대해줘야 해요. 우리 아이의 인생은 당신에게 맡겼어요.”온지유는 아이를 낳으면 탈진해서 아무 말도 못 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아직 숨 쉴 겨를이 있을 때 꼭 모든 것을 분부 해둬야 했다. 여이현이 두 사람의 아이를 잘 대해주도록.여이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약간의 피비린내를 느꼈다. 눈도 시뻘겋게 충혈되고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온지유는 여이현이 말이 없자 거절당한 줄 알고 계속 말했다.“이 아이는 당신의 첫 아이예요... 이담에... 이담에 다른 아내를 얻게 되더라도... 아이는 홀대하지 마세요... 이 아이에게는 당신밖에 없으니까...”온지유의 눈에서 눈물이 주륵 흘러내렸다.어느새 좌석 시트는 여이현의 힘에 의해 찢어졌다.여이현은 온지유를 감히 쳐다볼 수 없었다. 더 이상 피비린내를 맡을 수도 없었다. 그는 묵묵히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다.“괜찮아, 지유야. 넌 아무 일 없을 거야. 그런 말 하지 마.”“이런 때에도 약속 한번 못 해주는 거예요?”온지유는 여이현의 긍정의 대답이 듣고 싶었다. 그러면 자신도 마음 놓고 죽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여이현은 입안에 고인 침을 꿀꺽 삼키고 더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대답 좀 해봐요!”온지유는 거의 발악하며 눈물을 쏟아냈다.“내가 없어지면 아이는 당신밖에 없단 말이에요. 아이의 아빠라면 가여운 우리 애한테 잘 대해 달라고요!”온지유는 울먹였다.온지유도 아이가 소중했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여이현이 제대로 아빠 노릇을 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그러지 않으면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것 같았다.“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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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곧 배진호에게서 소식이 들려왔다.“여 대표님, 의사를 찾았습니다. 산부인과 전문의고 30년 경력의 베테랑이십니다.”의사는 중년의 여성분이었고 안경을 쓴 모습에서 학사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외모에서부터 충분히 신뢰감을 주었다.“제발 제 아내를 구해 주세요. 아내와 아이 모두 무사히 이겨낼 수 있도록 해주세요! 원하시는 만큼의 보수를 챙겨 드리겠습니다!”여이현은 그저 의사에게 애원할 수밖에 없었다. 전 재산을 바쳐서라도 그녀와 아이를 구해야 했다.“길을 비켜 주세요. 빨리 들어가 봐야 합니다!의사도 긴장된 모습으로 서둘러 온지유를 살펴보기 위해 차 안으로 들어갔다.도로는 교통 체증으로 꽉 막혀 차를 빼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온지유는 이미 하혈을 하고 있었다.원래 제왕절개 수술을 약속해 둔 상태였고 출산 예정일도 바로 이 시기였다.온지유는 이미 담당 의사와 연락을 해둔 상태였다.오늘 노승아를 만나서 일을 마무리 지으면 병원에 가서 출산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아이가 갑자기 나오려고 하는 바람에 자연 분만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온지유는 여이현의 손을 잡고 싶었지만 손이 닿지 않았다.그래서 다른 것들을 손에 쥐어 보려 했지만 손에 잡히는 건 없었고 그저 고통스러워하며 비명을 질렀다.의사는 옆에서 온지유를 위로하며 말했다.“긴장하지 마세요. 힘 빼고 심호흡하며 다리를 벌려 보세요!”온지유는 의식이 거의 희미해질 정도였지만 의사의 목소리를 들으며 최대한 정신을 차리고 다리를 벌렸다.고통은 온몸에 퍼져 나갔고 이렇게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느꼈다.의사는 온지유를 계속해서 다독이며 상태를 살폈다.바깥에서는 여이현이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앞의 상황 좀 보고 오세요. 빨리 지유를 병원으로 데려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지 확인해 봐요!”여이현은 초조하게 지시했다.아이를 낳는 것만으로도 목숨을 위협할 만큼 위험한데 거기에다 독까지 중독된 상태였다.지금 이렇게 교통 체증 속에 갇혀 있는 건 매초 그녀의 생명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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