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이현은 떠나기 전에 홍혜주에게 모든 일을 미리 지시해 두었다.홍혜주는 여이현의 지시를 따르는 것 외에도, 온지유와의 인연 때문에 그녀를 잘 돌봐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몇 분 후, 배진호가 병실을 떠난 뒤로 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홍혜주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게 병실 분위기는 조용히 가라앉았다.그런 온지유의 모습을 보고 홍혜주는 걱정이 앞섰다.“지유 씨, 말 좀 해봐요. 이렇게 있으면 너무 무서워요.”“괜찮아요.”온지유는 힘들다고 울기만 하는 약한 사람이 아니었다.“잠깐 바람 쐬러 다녀올까요? 아니면 친구들을 부를까요?”홍혜주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온지유는 침대 위에서 옆으로 돌아누우며 나지막이 말했다.“지금은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아요.”“알겠어요... 푹 쉬세요.”홍혜주는 더 이상 그녀를 방해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 안의 작은 소파에 앉았다. 처음에는 잠깐 나갈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온지유가 혹시라도 나쁜 생각을 할까 봐 걱정되었다.그녀와 온지유의 관계를 생각하면, 온지유가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홍혜주는 온지유가 침대에서 일어날 때까지 다섯 시간이나 기다렸다. 어느새 하늘은 어둑해져 있었다.온지유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배가 고파요.”다섯 시간 동안, 온지유는 침대에 누워 자는 듯 마는 듯한 상태였다. 짧은 시간 동안 그녀의 인생이 빠르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고,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과거를 떠올릴 수 없다면, 더 이상 억지로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잊고 흘려보내고 지금부터 현재를 잘 살아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그래! Y국으로 가야 해!’홍혜주가 작은 테이블을 펴고 보온 용기에 담긴 음식을 차례대로 꺼내는 동안, 온지유는 대단한 결심이라도 한 듯 단호하게 말했다.“혜주 언니, 전 Y국으로 가야겠어요. 언니가 반대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언니한테서 호신술을 배워야겠어요. 가르쳐 줄 수 있나요?”‘내 독은 Y국이 관련 있고, 나
Last Updated : 2024-10-1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