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Chapter 741 - Chapter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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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1화

온지유는 붉은 눈으로 여이현을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옆에 간호사들이 있었지만 온지유는 눈치 보지 않았다.“여이현, 도대체 언제쯤이면 솔직해질 수 있어? 언제쯤이면 나를 속이지 않을 수 있냐고! 왜 아이를 잃은 일까지 나를 속인 거야!”“미안해.”온지유는 절규하듯 외쳤다.“미안하면 뭐가 달라져? 아이가 돌아와? 도대체 뭘 한 거야! 어떻게 아이가 죽을 수 있어? 내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고!”여이현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온지유를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눈에는 냉정하고 단호한 빛이 서려 있었다.“그 애는 태어날 때 이미 죽었어.”그 말을 듣는 순간, 온지유의 마음은 산산이 부서졌다. 그녀의 눈빛은 점점 더 깊은 증오로 변해갔고, 여이현을 향한 분노가 들끓었다. 그녀는 충격에 몸을 떨며, 그의 팔을 덥석 물었다.여이현은 저항하지 않았다. 그녀가 자신에게 화를 쏟아내는 것을 묵묵히 받아들였다.온지유는 계속해서 여이현을 노려보았다.여이현의 팔에서 피가 흘렀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무표정한 여이현의 얼굴은 오히려 온지유를 더욱 분노하게 했다.온지유는 이를 악물고 그의 팔을 더 깊게 물었다. 그녀의 입술 사이로 흘러내린 피가 바닥을 적셨지만,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입가에 묻은 피를 닦지도 않은 채, 온지유는 떨리는 목소리로 차갑게 물었다.“여이현, 왜 너는 내게 재앙만 가져다주는 거야? 내가 살아 있는데 내 아이는 왜 죽어야만 했던 거야? 왜 나한테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어? 내 아이는 어디 있어? 살아 있으면 보고 싶고, 죽었으면 그 시신이라도 봐야겠어.”여이현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떨구었다.“이미 묻었어.”온지유는 눈이 휘둥그레져 그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떨리기 시작했다.“어디에 묻었어?”여이현은 그녀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온지유는 그의 손길을 거부했다.“지금은 네 몸이 중요해. 몸조리 먼저 하고, 그때 이야기하자.”그러나 온지유는 그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며 소리쳤다.“내 아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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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2화

온지유는 작은 상자를 품에 안고 울부짖으며 절규했다.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슬픔이 그녀를 덮쳤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목숨을 걸고 아이를 지키려 했던 그녀였지만, 왜 자신만 살아남고 아이는 떠나야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여이현은 그런 온지유를 보며 묵직한 감정이 가슴 깊숙이 뒤엉켰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은 돌이킬 수 없었다. 그는 조용히 온지유를 들어 올리며 무심한 듯 말했다.“아이는 다시 생길 거야. 네가 이겨내야 해.”그러나 온지유는 이성을 잃은 채 그의 말을 받아들이지 못했다.그녀의 슬픔은 너무나도 컸고, 그 슬픔은 그가 무심히 던진 말 한마디로 치유될 수 없었다.그녀가 아이를 기다려온 만큼, 지금 느끼는 고통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으로 느껴졌다.여이현을 본 순간, 그녀의 감정은 폭발하고 말았다. 그녀는 그를 거칠게 밀쳐냈다.“나한테서 떨어져!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무슨 짓을 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냐고! ‘아이는 또 생길 거야’라는 말로 다 덮으려고 하는 거야? 넌 전혀 슬프지 않은 거지? 넌 마음이 없는 거야? 처음부터 넌 우리 아이를 사랑하지 않았던 거야!”여이현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그녀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었다.그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고, 대답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온지유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려 했다. 하지만 온지유는 고개를 홱 돌리며 그의 손길을 거부했다.“너는 나를 만질 자격조차 없어!”여이현의 손은 공중에서 멈췄고, 그 순간 그의 눈에는 잠시 슬픔이 스쳐 지나갔다.온지유는 그가 망설이는 모습을 보며 깊은 실망을 느꼈다. 그가 늘 이토록 망설이며, 한 번도 자신에게 확신을 주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녀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그녀의 실망은 그가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온전히 싸우지 않았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녀는 그의 삶에서 언제나 첫 번째가 아니었다.온지유는 여이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참 대단해. 여이현, 너는 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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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온지유의 얼굴에는 눈물과 흙이 뒤섞여 있었고, 그녀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힘겹게 몸을 일으키려던 순간, 모든 힘이 빠져 결국 그녀는 기절하고 말았다.여이현은 당황하지 않고 재빨리 그녀를 품에 안았다.조용해진 그녀를 보며, 그의 걱정이 깊어졌다.온지유의 눈물이 여전히 그녀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여이현은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소대장님.”주변 사람들이 조용히 그들을 둘러쌌다. 여이현은 온지유를 가로로 안고서 차분하게 명령을 내렸다.“여기를 깨끗하게 정리해 줘요.”홍혜주는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정말 이대로 가는 건가요? 온지유 씨는 분명 엄청난 상처를 받았을 거예요.”여이현은 눈을 감았다 뜨며 단호하게 말했다.“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녀는 죽을 거예요. 살아 있어야 희망이 있을 거잖아요. 비록 아이는 죽었지만, 지유는 반드시 살아남아야 해요.”그에게는 아이의 목숨보다 온지유의 목숨이 더 소중했다. 그녀가 그를 미워하더라도,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홍혜주는 잠시 말을 잃고 침묵했다. 누구도 온지유의 이런 극심한 슬픔을 마주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여이현은 그녀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남은 일은 혜주 씨가 맡아서 처리해 주세요. 지유를 잘 보호해 줘요. 내가 부탁한 일은 잊지 말고...”홍혜주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 실망하게 하지 않겠습니다.”여이현은 고개를 끄덕인 후, 온지유를 안고 침대로 옮겼다. 그녀를 조심스럽게 눕힌 후, 수건을 가져와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흙이 묻은 손을 씻기고, 손톱에 낀 흙까지 세심하게 제거해 주었다.그녀의 상처 난 손을 바라보며, 여이현은 속으로 깊은 아픔을 느꼈다. 물을 몇 번이나 갈아가며, 그는 끈기 있게 그녀의 상처를 보살폈다.마지막으로 그의 눈길은 온지유의 얼굴에 다시 머물렀다.여이현은 몇 시간 동안 온지유 곁에 조용히 머물렀다. 그녀가 아이의 죽음을 알게 된 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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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온지유는 배진호가 찾아오자 잠시 놀랐고, 시선을 문 쪽으로 향하며 물었다.“누가 왔나요?”홍혜주는 문을 열자, 들어온 사람은 배진호였다.온지유는 순간 여이현이 온 것으로 생각해 표정이 잠시 변했다. 하지만 이내 실망한 듯 속으로 생각했다.‘배 비서 혼자 온 것뿐이네...’그녀는 한 번 더 문밖을 힐끗 바라봤지만, 더 이상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배진호는 서류철을 들고 조용히 방으로 들어왔고, 그의 등장은 온지유에게 의아함을 안겨주었다.“사모님, 안녕하세요.”배진호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온지유는 그가 왜 찾아왔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웠다. 머릿속에 가득했던 어두운 생각을 잠시 뒤로하고, 차분하게 물었다.“배 비서님, 왜 오신 거예요? 여이현 씨는요? 이현 씨가 보내서 온 건가요? 무슨 일이죠?”그녀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짜증이 묻어 있었고, 배진호도 그녀와 여이현 사이에 깊은 균열이 생겼음을 알아차렸다. 그만큼 이 상황이 쉽지 않음을 눈치챘다.배진호는 서류철에서 서류를 꺼내며 말했다.“대표님께서 보내신 겁니다. 서류에 서명을 부탁드리려고요.”온지유는 그의 말을 듣고 허탈하게 비웃음을 터뜨렸다.“서명하라고요? 무슨 서류인데요? 이혼 서류도 이미 다 서명했는데, 아직도 나와 관련된 서류가 남아 있나요?”그녀는 당황스러웠다. 이혼할 때 이미 그녀는 별장 한 채와 몇십억 원을 받은 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했다.여이현이 말하길 그들은 이혼 협의서를 작성했지만 법적으로 이혼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했다.그러나 그들이 법적으로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더 이상 자신이 서명할 서류가 있을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다.“이건 재산과 지분을 이전하는 서류입니다.”배진호는 그녀에게 서류를 내밀었다.온지유는 그의 말을 듣고 잠시 멍해졌다. 자신이 잘못 들은 것으로 생각했다. 배진호를 바라본 후, 서류를 집어 들고 한 번 더 확인했다.서류를 훑어본 그녀는 여이현이 자신의 모든 재산을 온지유에게 넘기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온지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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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5화

배진호는 더 이상 강요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서류는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법적으로 효력이 발생했습니다.”온지유는 더 심각한 표정을 짓고 다시 물었다.“이현 씨는 어디에 있죠? 왜 그가 직접 나서지 않고 배 비서님을 보낸 거예요?”그녀는 세 번이나 물었지만, 배진호는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대답하지 않으면 내가 의심하지 않을 것 같아요?”그때 홍혜주는 더 이상 이 사실을 숨길 수 없다는 걸 직감했다. 어차피 온지유는 이 모든 걸 언젠가 알게 될 것이었고, 차라리 지금 말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소대장님은 이미 떠났어요.”온지유는 그 말을 듣고 홍혜주를 바라봤다. 그녀의 마음이 매우 무거워 보였다.“어디로 간 거예요?”홍혜주는 조심스럽게 말했다.“Y국으로 갔어요.”“뭐라고요?”온지유는 충격을 받았다.“그가 왜 거기로 갔죠? 또 해독제를 구하러 간 거예요?”“아니에요.”홍혜주는 고개를 저으며 온지유의 착각을 바로잡기 위해 더 자세히 설명했다.“그런 건 아니에요. 지유 씨, 눈치채지 못했나요? 지유 씨의 몸 상태가 훨씬 나아졌잖아요...”온지유는 잠시 말을 잃었다. 사실 그녀도 몸 상태가 이상하게 좋아진 것을 느끼고 있었지만, 오랫동안 해독제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저 무심코 넘겼었다.그녀는 자기 팔을 바라보았다. 예전의 멍 자국이 사라진 상태였다. 몸 상태는 분명 눈에 띄게 호전되어 있었다.의사들은 그녀가 아이를 낳으면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어 목숨을 잃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런데 그녀는 살아남았다. 이 상황을 설명할 가능성은 한 가지뿐이었다. 독이 해독된 것이었다.“설마 제 몸에 퍼졌던 독이 해독된 건가요?”온지유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네...”홍혜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인명진이 만든 해독제였나요?”“아닙니다.”온지유는 잠시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여이현 씨가 해독제를 구한 거네요...”“맞아요.”그 말을 듣고 온지유는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여이현이 해독제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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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6화

온지유는 목구멍 깊은 곳에서부터 밀려오는 쓰라림을 억누르려 애썼지만, 결국 쓴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녀는 자조하듯 중얼거렸다.“이게 내가 원한 건가?”배진호는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는 온지유와 여이현이 수년간 겪어온 모든 과정을 지켜본 사람이었다. 온지유가 여이현에게 모든 것을 바친 것처럼, 여이현 역시 온지유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하지만 그들이 서로를 향해 선택한 길은 이렇게 엇갈리고 있었다.이 순간, 배진호는 어떤 말이 적절할지 알 수 없었다.온지유는 점점 격앙되었다.그녀는 처음엔 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그 웃음은 이내 자조적인 웃음으로 바뀌었다.“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라고요!”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고, 그 속에 감춰진 분노와 슬픔이 얼굴에 드러났다.배진호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혼란스러웠다.‘대표님이 자신의 모든 것을 그녀에게 주었는데, 그녀는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온지유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이것이 대표님이 그녀를 사랑하는 방식이 아닌가?’그러나 배진호는 알지 못했다. 온지유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여이현의 재산이 아니라 그의 곁에서 함께하는 것이었다.온지유가 바란 것은 그와 함께 고난을 이겨내는 것이지, 그가 모든 것을 남기고 떠나는 것이 아니었다.홍혜주는 그런 온지유를 보며 마음이 아파져 왔다. 그녀는 침대 옆에 있던 휴지를 꺼내 온지유의 눈물을 부드럽게 닦아주며 말했다.“지유 씨, 지금 산후조리 중이잖아요. 울면 안 돼요. 이렇게 흥분해서도 안 되고...”배진호 역시 마음이 무거웠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여이현의 결정이었다. 그 역시 여이현의 모든 생각을 헤아릴 수는 없었다.배진호는 수년 동안 여이현 곁에서 일하며 그를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번만큼은 그의 속마음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었다.다만, 여이현이 매우 위험한 일을 앞두고 있었고, 그 위험이 너무 커서 온지유를 그 고통에서 보호하고 싶었던 것만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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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화

여이현은 떠나기 전에 홍혜주에게 모든 일을 미리 지시해 두었다.홍혜주는 여이현의 지시를 따르는 것 외에도, 온지유와의 인연 때문에 그녀를 잘 돌봐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몇 분 후, 배진호가 병실을 떠난 뒤로 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홍혜주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게 병실 분위기는 조용히 가라앉았다.그런 온지유의 모습을 보고 홍혜주는 걱정이 앞섰다.“지유 씨, 말 좀 해봐요. 이렇게 있으면 너무 무서워요.”“괜찮아요.”온지유는 힘들다고 울기만 하는 약한 사람이 아니었다.“잠깐 바람 쐬러 다녀올까요? 아니면 친구들을 부를까요?”홍혜주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온지유는 침대 위에서 옆으로 돌아누우며 나지막이 말했다.“지금은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아요.”“알겠어요... 푹 쉬세요.”홍혜주는 더 이상 그녀를 방해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 안의 작은 소파에 앉았다. 처음에는 잠깐 나갈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온지유가 혹시라도 나쁜 생각을 할까 봐 걱정되었다.그녀와 온지유의 관계를 생각하면, 온지유가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홍혜주는 온지유가 침대에서 일어날 때까지 다섯 시간이나 기다렸다. 어느새 하늘은 어둑해져 있었다.온지유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배가 고파요.”다섯 시간 동안, 온지유는 침대에 누워 자는 듯 마는 듯한 상태였다. 짧은 시간 동안 그녀의 인생이 빠르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고,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과거를 떠올릴 수 없다면, 더 이상 억지로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잊고 흘려보내고 지금부터 현재를 잘 살아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그래! Y국으로 가야 해!’홍혜주가 작은 테이블을 펴고 보온 용기에 담긴 음식을 차례대로 꺼내는 동안, 온지유는 대단한 결심이라도 한 듯 단호하게 말했다.“혜주 언니, 전 Y국으로 가야겠어요. 언니가 반대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언니한테서 호신술을 배워야겠어요. 가르쳐 줄 수 있나요?”‘내 독은 Y국이 관련 있고, 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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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8화

“대표님께서 연락을 주셨습니다...”배진호는 이 상황에서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온지유는 배진호가 여이현과 연락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잠시 침묵했다.여이현이 배진호에게 연락했으면서도 자신에게는 아무런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는 점이 그녀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그가 자신과의 관계에서 철저히 거리를 두려 한 듯했다.지선율이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지유 씨, 저번에는 못 갔잖아요. 이번에는 우리 드라마가 또 상을 받았어요. 내가 문라이트 레스토랑에 큰 룸을 예약해 뒀으니까, 같이 가요!”온지유가 대답하기도 전에 멀리서 들려오는 가벼운 웃음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제가 좋은 타이밍에 왔네요.”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다.시선을 돌리자, 공아영이 꽃다발을 안고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지선율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같이 가요.”그때, 홍혜주는 눈치 빠르게 배진호가 돌아가려는 것을 보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불러세웠다.“휴대폰 좀 보여줘요.”모두가 놀란 눈으로 홍혜주를 쳐다보았다.배진호와 온지유가 눈을 마주치자, 상황의 흐름이 명확해졌다.배진호는 잠시 당황했지만, 곧 휴대폰을 꺼내 잠금을 해제하고 통화 기록을 온지유에게 보여주었다.온지유는 배진호의 통화 목록을 훑어보았다. 맨 첫 번째에 있는 번호는 여이현의 것이었고, 그와 통화한 기록이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통화 시간은 겨우 몇십 초에 불과했다.온지유는 아무 말 없이 휴대폰을 다시 배진호에게 돌려주며 차갑게 말했다.“꽃은 필요 없으니까, 알아서 처리해요.”배진호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잠시 망설였다.‘이 많은 꽃을 어떻게 처리하라고...’그는 난감한 마음에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지선율이 웃으며 끼어들었다.“꽃 두 다발인데 뭐 어때요? 집에 갖다 놓거나, 아니면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길거리에서 한 송이에 500원씩 팔든가...”배진호는 더욱 당황스러워졌다.‘그래도 사모님의 집에 갖다 놓는 게 낫겠지. 버린 걸 대표님께서 알게 되면 화를 낼 거야..’...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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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9화

온지유는 여이현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오르며 가슴이 미친 듯이 아파져 왔다.그리고 갑자기 떠오른 것은 죽은 아이였다. 아이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다시금 그녀의 가슴을 찢어놓았다. 어떤 기억들은 떠오르는 순간 그녀는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온지유는 장다희 옆에 서 있었고, 장다희는 그녀의 이상함을 가장 먼저 눈치챘다. 온지유의 붉어진 눈을 보고, 그녀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장다희는 재빨리 온지유를 따라갔다. 화장실에 들어서자, 온지유가 세면대에 손을 짚고 흐느끼는 모습을 보았다.온지유의 소리 없는 울음소리는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그녀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는 듯했다. 그 감정이 장다희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지유 씨...”장다희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온지유는 장다희가 따라온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감정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순간에는 도저히 억누를 수 없었다.“다희 씨, 전 지금 모든 걸 가졌잖아요. 명예도 얻고, 여러분의 축하도 받고... 나도 알아요. 기뻐해야 한다는 것을. 그런데... 왜 이렇게 기쁠 수가 없죠? 너무 공허해요. 여기가 너무 텅 빈 것 같아요...”온지유는 가슴을 가리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온지유와 여이현은 모두가 부러워하던 부부였다. 하지만 지금 여이현은 그녀 곁에 없었고, 그가 어디로 갔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장다희는 온지유의 깊은 슬픔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온지유는 여이현뿐만 아니라 나민우를 잃었고, 인명진도 그녀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열 달 동안 품었던 아이를 잃은 것이 가장 큰 고통이었다.온지유의 마음속 빈자리는 단순한 공허함이 아니었다. 그녀는 매일 무감각하게 살아가면서도, 죽을 수 없는 현실이 더욱 답답하게 다가왔다.장다희는 온지유의 어깨를 부드럽게 두드리며 말했다.“지유 씨, 지유 씨가 지금 가진 것은 너무나 많은 사람이 갈망하는 것들이에요. 어떤 이별은 진정한 잠시일 뿐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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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화

온지유는 장다희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그 순간, 마치 목구멍에 날카로운 칼날이 들어있는 듯한 통증이 그녀를 덮쳤다. 모든 것이 그녀 앞에 너무나도 명확하게 펼쳐져 있었다.몸속에 있던 KA48 독약은 더 이상 발병하지 않았고, 여이현이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계획한 이유도 너무나 분명했다.노승아와 그녀의 기억 속 혼란, 그리고 죽은 아이까지... 여이현은 처음에 아이가 자신의 것인지도 몰랐고,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크게 화를 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아이를 받아들이고, 그 아이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려 했다.여이현의 깊은 사랑은 그의 모든 행동에 담겨 있었다.그가 모든 것을 정리하고 떠난 후 다시는 연락을 하지 않은 이유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는 온지유가 안전하길 바랐고, 그녀에게 어떤 해도 끼치지 않기 위해 떠난 것이다.하지만 온지유 또한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고 있었다.장다희는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지유 씨도 잘 알잖아요. 여 대표님이 지유 씨를 위해 얼마나 많은 걸 해냈는지. 지유 씨가 무너지면, 대표님이 모든 걸 바쳐서 해온 일들이 다 헛수고가 될 거예요.”장다희는 그저 방관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온지유에게 큰 은혜를 입었고, 온지유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었다.그래서 온지유가 겪은 어려움들을 모두 알고 있었고, 그녀가 독이 몸에서 사라지기까지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쳤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장다희의 말은 온지유에게 힘을 주려는 의도였다. 그녀는 온지유가 다시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온지유는 장다희의 말에 반응하지 않고 조용히 말했다.“저도 이현 씨가 저를 위해 얼마나 많은 걸 했는지 알아요. 하지만 제가 원하는 건 그가 저에게 직접 말해주는 거예요. 그의 아픔과 고통을 나와 함께 나누는 거라고요!”온지유는 장다희를 부드럽게 밀쳐냈다. 장다희의 따뜻한 포옹은 위로가 되었지만, 온지유는 스스로 알고 있었다. 어떤 일이 닥쳐도 물러설 수는 없다는 사실을...장다희는 온지유의 말을 이해했다.‘온지유가 진정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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