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751 - 챕터 760

1392 챕터

제751화

“언니, 꼭 무사히 돌아와야 해요.”그녀가 울음을 터뜨리자 그 곳에 있던 모두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그러던 중 홍혜주가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안심하세요 여러분, 제가 곁에 있으니까요. 꼭 지유 씨를 지켜 드리도록 할게요.”이는 그녀의 직책이자 여이현이 맡긴 임무이기도, 더군다나 인명진의 바람이기도 했다.장다희, 지선율, 그리고 공아영은 모두 술에 취해 쓰러져 버렸다.백지희만 술을 마시지 않았다.온지유는 술을 못 마셨고 홍혜주도 계속 깨어있을 필요가 있었다.“지희야, 이따가 모두를 집으로 데려다줄 수 있어? 난 이만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온지유는 백지희를 바라보며 말했다.둘 사이에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었다.백지희는 온지유의 말을 이해했다.그녀는 목에 걸고 있던 옥 목걸이를 풀어 온지유의 목에 걸어주며 말했다.“지유야, 몸조심해.”“그래.”둘은 그렇게 헤어졌다.하지만 온지유는 곧바로 Y국으로 떠나지 않았다.위험한 곳으로 떠나기 전 먼저 홍혜주와 호신술을 배우기로 했다.홍혜주는 온지유가 Y국을 가기 위해 준비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온지유의 몸 상태를 생각해 홍혜주는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연습 상대를 맡았다.온지유는 감각이 좋아 배우는 속도가 빨랐다.3일간의 노력 끝에 온지유는 드디어 홍혜주를 매트 위에 넘어뜨릴 수 있었다.홍혜주는 특수 전사급 실력을 갖고 있는데도 말이다.홍혜주가 일부러 양보한 부분도 있지만 적어도 이 정도 실력이면 온지유도 누가 오던 쉽게 당하지 않을 실력은 갖춘 거나 마찬가지였다.“지유 씨, 이렇게 배우는 게 빠를 줄을 몰랐어요. 대단한 각오예요.”홍혜주도 온지유의 노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온지유가 조직을 빠져나오지 않았더라면 이 실력으로는 그곳에 있던 모두를 쉽게 제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다행히도 온지유는 그곳에서 탈출했다.조직의 잔인함과 훈련에서 겪은 고생은 평생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다.홍혜주는 생각을 멈췄다.그 순간, 온지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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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한편 배진호 쪽은...여진 그룹에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여이현의 부재로 그룹의 수많은 일들은 배진호의 몫으로 되었다. 그 덕에 최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 배진호였다.여이현의 번호가 휴대폰 액정에 나타나자 배진호는 번뜩 눈이 뜨이며 급히 전화를 받았다.“대표님!”“삑... 삑... 삑...”미세한 전파 소리가 울렸다. 여이현 쪽의 신호는 좋지 않은 듯 했다.Y국이 있는 곳은 세 나라가 이어진 삼각지대였다. 총격전이 밥 먹듯 일어나는 곳이다.그런 환경 속에서 여이현은 이미 여러 날을 버텨오고 있었다.“배 비서, 수고가 많으십니다. 최근 지유는 잘 지내고 있나요?”휴대폰 안에서 여이현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여이현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은 여전히 온지유였다.배진호는 솔직하게 전달했다.“사모님은 산후조리를 잘 마치시고 퇴원 후에는 친구들과 모임도 가지셨습니다. 지금은 집에서 홍혜주 씨와 호신술을 배우고 계십니다...”홍혜주한테서 전달받은 내용이었다.하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뚜둑’ 하는 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겼다.배진호는 급히 다시 전화를 걸어 봤지만 딱딱한 기계음만 울려 퍼질 뿐이었다.‘지금 거신 전화는 당분간 통화 하실 수 없습니다...’신호가 끊겼다.휴대폰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배진호의 얼굴에는 무거운 표정이 드리웠다.마음속은 불안으로 가득했다.잠시 고민을 한 끝에 결국 배진호는 여이현이 자신에게 내렸던 지시를 따르기로 했다....Y국.여이현 자신도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Y국에 온 지 보름이 넘지만 나민우의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아직 시 중심에 들어서지도 못했다.머지않은 곳에서 미사일과 저격총이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용경호와 성재민은 반쯤 부서진 벽 위에 서 있었다.용경호는 대나무 장대 위에 안테나를 묶어 매달고 있었다.그들이 있는 구역은 이미 물과 전기가 다 끊긴 상태였다.“으악!”용경호가 벽 위에서 미끄러 떨어지며 손에 들고 있던 안테나가 두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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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온지유는 매일 어플을 확인하고 있었다.마음속에 아직도 한치의 기대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똑똑’그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들어오세요.”온지유는 노크 소리에 반사적으로 대답했다.그러자 다음 순간 홍혜주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홍혜주는 물을 마시러 아래층으로 내려오다가 온지유의 방안에 아직 불빛이 켜져 있는 걸 보고 찾아온 것이었다. 혹시 아직도 잠에 들지 못한 건지 걱정이 되어 와 봤더니 과연 온지유는 아직 깨어 있었다.“왜 아직도 안 자는 거예요? B항구에서 Y국까지 가려면 적어도 20시간은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지금 자두지 않으면 못 버틸 거예요.”퍼스트 클래스의 티켓을 사두긴 했지만 아무리 좋은 좌석이라도 푹신하고 널찍한 침대보다는 불편할 것이다.홍혜주는 시종일관 온지유의 몸을 걱정해 주고 있었다.온지유는 가볍게 웃었지만 웃음 속에는 씁쓸함이 가득했다.잠이 오지 않았다.비행시간이 긴 것도, Y국 상황이 안 좋은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이번 여정에서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도 물론 알고 있다.하지만 온지유는 두렵지 않았다. 그곳에는 여이현이 있었기 때문에.홍혜주는 온지유의 휴대폰 액정에 비친 내용을 보았다.순간 심장이 바늘에 찔린 듯이 아파왔다.그 아이는 죽은 지 이미 며칠이나 지났다. 하지만 온지유는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었다. 홍혜주는 어떻게 온지유를 위로해 줘야 할지 몰랐다.“지유 씨.”홍혜주는 온지유를 안고 가볍게 그녀의 등을 어루만져 줬다. 마치 예전에 조직에서 온지유가 자신을 안아줬던것 처럼.“알고 있어요. 그래도 전 물러서지 않을 거예요. 두려워하지 않을 거고요.”그 한마디에는 온지유의 확고한 결심이 담겨 있었다.그날 밤, 홍혜주는 온지유 곁을 지키며 함께 있었다.온지유는 침대에 누웠지만 결국 잠에 들지 못했다.다음 날 아침, 홍혜주는 온지유를 대리고 경성 국제 공항으로 출발했다.두 사람은 체크인을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했다.배진호가 두 사람이 Y국으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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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온지유는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창문 너머를 바라보니 공항의 활주로가 눈에 들어왔다.활주로는 경성 공항의 3분의 1도 채 되지 않았고 작은 콘크리트 바닥에 흰색 선이 그어져 있을 뿐이었다. 그 주변은 간단한 철망으로 둘러져 있었다.비행기는 짧은 착륙 과정으로 내려앉았고 충격에 온지유는 속이 뒤틀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강한 메스꺼움이 밀려 올라왔고 온지유는 참지 못해 헛구역질했다.이 모습을 본 홍혜주는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켜 온지유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지유 씨, 조금만 참아요. 금방 나아질 거예요.”홍혜주는 전문 훈련을 받은 적이 있었다.과거 헬리콥터에 매달린 사다리를 한 손으로 잡고 공중을 오르내리며 훈련을 했던 홍혜주에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홍혜주는 멀쩡한 표정으로 온지유를 다독였다.“우린 일등석이니까 빨리 내릴 수있을 거예요.”“그래요.”온지유는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 불편했지만 아직은 참을 만한 정도였다.일등석에 앉아 있었기에 먼저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었지만 이곳에는 공항 터미널과 연결된 승강교가 없었다. 그들은 직접 계단을 걸어 내려와야 했고 활주로로 바로 나가야 했다.경성 공항의 3분의 1이 안될 뿐만이 아니라 대학 농구장보다도 못한 수준이었다.공항 잔디밭 여기저기에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강한 바람이 불어오자 모래먼지가 섞인 바람이 온지유의 눈을 가렸다.홍혜주는 온지유의 손을 끌고 걸어갔다.“이따가 제가 짐을 찾아올게요. 어디 쉴만한 곳에 앉아서 기다려요. Y국에서 다니려면 통역사도 구해야 할 거예요.”그러지 않으면 말이 통하지 않는 이곳에서 둘은 속수무책이었다.“알겠어요.”온지유는 달리 의견이 없었다.짐을 찾는 과정도 국내와는 달리 수화물 벨트가 아니라 직원이 직접 옮겨 왔다.다행히 짐이 많지 않아 각자 작은 캐리어 하나씩 들고 나가면 됐다.홍혜주는 캐리어를 온지유 앞에 두고 말했다.“어때요? 아직도 불편하면 내가 마실 거라도 사 올까요?”그 말에 온지유는 고개를 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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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안녕.”어색한 화국어에 온지유는 이 사람이 바로 그 전에도 나민우의 휴대폰을 갖고 있던 사람임을 눈치챘다.“제가 바로 이 휴대폰의 주인이 연락하고자 했던 사람입니다. 온지유라고 해요. 지금 Y국에 가고 있으니 주소를 알려줄 수 있나요? 아니면 제게 택배로 휴대폰을 보내주시죠. 제게 휴대폰을 발견한 정확한 장소를 알려주시면 충분한 사례를 드리겠습니다.”온지유는 구체적인 위치를 알 필요가 있었다.나민우는 그토록 어려운 상황에서도 온지유에게 무사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고작 온지유의 해독제를 찾으러 가기 위해서 너무 큰 짐을 짊어졌다.이 은혜를 온지유는 어떻게 갚아야 좋을지 몰랐다.지금 Y국 까지 왔으니 당장 나민우를 찾아내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여이현 쪽은...그와도 연락을 시도해야 했지만 더 이상 여이현에게 모든 책임을 이게 하고는 싶지 않았다. 온지유는 여이현이 모든 것을 준비하게 두고 싶지 않았다.온지유는 어린아이가 아니었고 스스로도 충분히 모든 일을 할 수 있었다.특히 머릿속에서 파편처럼 떠오르는 기억들은 그녀가 ‘네로’라는 조직과 관련이 있음을 상기시켜 주고 있었다.이 모든 것을 온지유는 스스로 밝혀내야 했다.“Y국은 택배 불편해. 하지만 주소는 알려줄 수 있다. 사례 필요 없어. 그냥 가져가라. 이 폰은 쓰레기통 옆에서 주운 거니까.”상대의 말을 들은 온지유의 마음은 무겁게 가라앉았다.쓰레기통 옆에서 발견된 거라면 그곳은 사건 현장이 아닐 가능성이 높았다.이제 추적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그럼 휴대전화를 어디에 둘지 정해주세요. 제가 그쪽으로 가겠습니다.”현재로선 그 방법밖에 없었다.상대방이 계속해서 어색한 화국어로 말했다.“알았어. 새숲거리에 있는 시계 가게에서 찾아가. 주소를 보낼게.”“알겠어요, 감사합니다.”곧바로 위치가 전송되었고, 온지유는 그 위치를 확인했다.현재 있는 곳에서 약 10시간 떨어진 거리였다.해외에서는 모든 일이 국내에서처럼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온지유는 꼭 이 휴대폰을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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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갖고 있어요. 호신용이에요.”홍혜주는 온지유가 망설이는 것을 보고는 거침없이 손에 들고 있던 것을 온지유의 손에 쥐여주었다.차가운 검은색 금속.온지유는 이 물건을 전에도 본 적이 있었다. 주로 TV에서나 봤고 흉터남이 자신과 노승아를 납치했을 때도 본 적 있었다. 그 외에 여이현 주변의 성재민이나 용경호 같은 사람들은 항상 이 물건을 온지유 앞에서 멀리했었다.“전 다룰 줄 몰라요.”온지유는 손안에 들린 그 물건이 천근만근으로 느껴졌다.온지유는 이걸 사용해 본 적이 없었다. 잘못해서 발사되면 누군가 다칠 수도 있었다.홍혜주는 온지유의 우려를 알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은 예전의 안전한 땅이 아니었다. 몸에 호신용 무기가 없으면 현지 주민들이나 폭력 조직이 눈독을 들이게 된다.그럼 그들은 그저 도마 위에 올려진 고기 신세가 될 뿐이었다.“다룰 줄 몰라도 가지고는 있어야 해요. Y국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으면 가르쳐 줄게요.”“그러면 언니가...”온지유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홍혜주는 그녀의 말을 끊었다.“이건 지유 씨가 갖고 있어요. 찾아온 것 중에서 가장 작은 거예요.”“알겠어요.”온지유는 어쩔 수 없이 물건을 받아 들었다.대화가 끝난 후 온지유는 방금 전화로 알아낸 위치에 관한 이야기를 홍혜주에게 전했다.홍혜주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절대 직접 가지는 마세요. 나도 지유 씨를 두고 혼자 가서 휴대전화를 가져올 수는 없어요. 다른 사람을 보내서 대신 찾아오게 해야겠어요.”홍혜주의 말은 옳았다. 이곳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했다. 타국에서 홍혜주는 달리 온지유의 안전을 맡길 사람이 없었다.“그래요.”온지유는 홍혜주의 판단에 동의했다.이윽고 그들은 호텔을 떠나기로 했다.Y국으로 가려면 차를 타야 했다. 홍혜주는 미리 차를 준비해 두었다. 그들이 호텔 로비에 도착하면 차가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을 예정이었다.그러나 차가 도착하기도 전에 둘은 한 무리의 아이들에게 둘러싸였다.아이들은 키가 작았고 옷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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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지역의 일부 사람들은 외국인 관광객을 노려 선심을 이용해 음식이나 돈, 물건을 요구했다. 심지어 일부 과격한 난민들은 관광객을 외딴곳으로 유인한 뒤 기절시켜 장기를 빼내 팔기도 했다.온지유는 이곳에 오기 전에 Y국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했었다. Y국 주변의 작은 나라들은 모두 경제적으로 빈곤했다.지속되는 전쟁으로 인해 난민과 가난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도 온지유는 잘 알고 있었다.지금껏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지 못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눈앞에 놓인 살아있는 생명을 마주하고 나니 온지유는 그들을 모른 척할 수 없었다.보육원에서 자선 활동을 할 때도 국적 상관없이 도움을 줬었다. 이 아이들이 국내 아이들이 아니라고 해서 도와주지 말아야 할 도리는 없었다.온지유는 성녀가 될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아이들이 너무 어리고 불쌍했기 때문이었다.“알아요. 우리도 가지고 온 옷과 음식이 많지 않다는걸요.”온지유는 입술을 꽉 깨물고 홍혜주에게 눈빛을 보냈다.홍혜주는 온지유의 뜻을 이해했다.아이들이 음식을 서로 빼앗을까 봐 홍혜주는 차고 있던 총을 손에 들었다.그러자 아이들은 놀란 듯 순식간에 뿔뿔이 도망쳤다.온지유는 아이들이 마치 놀란 새처럼 흩어지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차는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다.멀리서 조심스레 지켜보는 다 벗은 아이들의 모습이 계속해서 온지유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온지유는 그 아이들을 그저 방관할 수 없었다.홍혜주는 이미 음식과 옷을 꺼내 놓았고 온지유는 그녀에게 다시 눈짓을 했다.홍혜주는 바로 율리와 함께 온지유를 따라갔다. 율리는 아이들에게 통역해 주었다.“이건 먹을 거고 이 옷들은 여자아이들이 입어. 옷을 빨리 새 걸로 갈아입으렴. 하지만 줄 수 있는 건 이것뿐이야. 더는 도와줄 수 없어.”홍혜주가 총을 들고 있는 덕분에 아이들은 질서를 유지했다.하지만 음식을 받자마자 아이들은 방금 전의 일은 다 잊은 듯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그중 한 아이는 너무 급하게 먹다가 목이 막혀 얼굴이 빨갛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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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군용 트럭이 다가오자 여인은 순간적으로 모든 행동을 멈췄다.온지유는 가슴이 무겁게 내려앉았다.멍하니 군용 트억이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며 머릿속에서 여이현의 얼굴을 그렸다. 차에서 나오는 사람이 여이현이기를, 여기서 바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랐다.그러나 소망과는 달리 차에서 내린 사람은 몇몇의 낯선 얼굴을 한 구릿빛 피부의 군인들이었다.그들은 외국군이었다.여인은 그들을 보자마자 구세주를 만난 듯 아이를 안고는 손을 휘저으며 모든 책임을 온지유에게 돌렸다.곧 군인들은 온지유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커다란 몸집은 마치 산처럼 압도적이었고 반면 온지유는 그들 앞에서 매우 작아 보였다.“무기를 갖고 있나?”그중 한 남자가 어설픈 화국어로 말했다.“갖고 있지만 누구도 해치지 않았어요. 저 여자의 아이는 제가 준 빵을 먹다가 목이 막혔을 뿐입니다. 저는 아이를 해치지 않았어요. 저 아이를 살리고 싶다면 막지 마세요.”온지유는 침착하게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그저 가여운 아이를 구하려고 했을 뿐인데 그 여인의 눈에서는 살기가 뿜어 나오고 있었다.아이들이 잘 먹고 옷도 다 갈아입으면 홍혜주에게 돈을 얼마 정도 바꿔오라고 할 예정이었다.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이 싹 가시고 말았다.좋은 마음씨를 갖고 있더라도 지나친 관심은 불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여인은 아이를 더 꽉 끌어안았다.그리고 온지유를 손가락질하며 말했다.“저 여자는 우리를 실험 대상으로 삼으려는 거예요. 그래서 내 아이가 이렇게 고통받는 거예요! 저건 악마예요!”여인의 말을 율리는 온지유의 뒤에서 실시간으로 통역해 주었다.온지유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이곳에서 총기를 소지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들은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난 그 누구도 해치지 않았어요. 아이는 단지 목이 막힌 것뿐이에요. 그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도 결과는 같을 겁니다. 저희가 돕겠다는데도 이렇게 말한다면...”“굳이 도와줄 필요는 없겠네요.”율리는 눈치 빠르게 그 말을 그대로 통역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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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여인은 아직도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온지유도 한때 임신을 했었고 비록 시간은 짧았지만 어머니와 자식 사이의 연결고리는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이 여인 역시 아이를 지키기 위해 그렇게 거세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아이는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결국 온지유는 외면할 수 없어 아이를 안고 하임리히 응급처치법을 사용했다.처음에는 아무런 반응도 없던 아이가 갑자기 심하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목을 막고 있던 빵 조각이 튀어나왔다.여인의 눈에는 기쁨의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그녀는 온지유를 향해 두 손을 모으며 연신 말했다.“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온지유는 그녀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전해지는 마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아이를 위해서일 뿐이에요.”온지유가 차분하게 말하자 율리가 곧바로 통역을 해주었다.하지만 온지유는 자신이 이런 간단한 응급처치를 했다는 이유로 군인들의 눈에 들 줄은 몰랐다.군인들은 급히 다가와 온지유를 둘러싸더니 말했다.“우리와 함께 가야겠소.”방금 전 어설픈 화국어로 말하던 군인이 말했다.“안 돼요! 당신들은 데려갈 수 없어요!”홍혜주가 온지유 앞을 막아서며 소리쳤다. 방금 아이를 안고 있던 여인도 온지유의 앞에 막아섰다.온지유가 도와주었던 아이들까지 앞에 뭉쳐서 막았다.“율리! 통역해 줘요!”홍혜주가 외치자 율리는 곧바로 그녀의 말을 통역하기 시작했다.“우리는 경성에서 온 사람들이고 우리 뒤에는 나라가 뒷받침해주고 있어요. 당신들이 강제로 데려가려 한다면 대사관에 보고를 할겁니다. 우리는 공직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무슨 일이 생기면 당신들도 무사하지 못할 거예요!”군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서로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온지유와 홍혜주의 얼굴을 주의 깊게 살펴보더니 결국 합의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차에 올라 떠났다.하지만 온지유는 그들에게 이미 표적으로 되어있었다.홍혜주는 그들이 떠나자마자 전화를 걸어 기사를 재촉했다.약속했던 차는 아직도 오지 않았고 더 이상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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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차는 조금 전의 군용 트럭이 아닌 한 오프로드 차량이었다.차량 전체가 흙먼지로 뒤덮여 있었고 앞부분은 심하게 부딪혔는지 움푹 들어가 있었다.문이 열리자 용경호가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는 뒷좌석으로 가 문을 열며 말했다.“대장님, K국에 도착했습니다. 호텔을 예약해 뒀으니 먼저 쉬고 계세요. 주소를 보내 이쪽으로 합류 시키겠습니다.”“그래.”여이현이 거의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일어나서 차에서 내리려는 그의 얼굴에는 깊은 주름이 잡혀 있었다.이를 본 용경호가 재빨리 손을 뻗어 그를 부축했다.여이현은 용경호의 부축을 받으며 차에서 내렸다.햇빛 아래에서 그의 얼굴은 거의 백지장에 가까웠고 얼굴에 드러난 혈관이 뚜렷하게 보일 정도였다.성재민은 먼저 차를 제대로 된 곳에 주차했다.그리고 먼저 나간 그들을 따라잡았다.용경호는 프런트 데스크에서 방 카드를 전해 받고, 이에 성재민이 말을 걸었다.“가서 먹거리와 지혈제를 사 오겠습니다. 먼저 방에서 기다리십시오.”이윽고 그들은 흩어졌다.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머무른 방의 이전 숙박 기록에 온지유와 홍혜주의 이름이 적혀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20분 뒤.성재민이 지혈제와 음식들을 들고 왔다.여이현은 침대머리에 기대어 앉아 있었고, 용경호가 그의 상처를 치료해 주고 있었다.여이현은 총상을 입었다.다행히 운이 좋게도 치명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총알은 그의 견갑골을 관통했다.“대장님, 수건을 한 장 드릴까요...”“괜찮아.”여이현은 용경호의 제안을 거절했다.과거 군 복무 시절부터 훈련 중에 마취 없이 부상을 치료받는 일은 흔했다.지금 유일한 걱정은 하나뿐이었다.“빨리 전화에 충전해 둬.”그날 배진호와 연락을 한 이후로 신호가 잡히지 않았고 휴대폰 배터리도 다 나갔다.온지유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물어봐야 했다.성재민이 말했다.“대장님, 안심하십시오. 제가 이미 충전하고 있습니다. 곧 전화를 거실 수 있을 겁니다.”“그래.”용경호가 견갑골에 꽂힌 총알을 제거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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