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771 - 챕터 780

1392 챕터

제771화

소년은 온지유에게 말하였다.“빨리 가요. 이 숲에 독사가 있어요.”“알았어.”온지유는 감히 방심하지 못했다.그들은 무려 한 시간 이상 걸어서야 숲에서 나왔다.소년의 말처럼 숲의 출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한 마을이 있다.이 마을은 전에 본 것과 달리 모두 토담집이지만 주변에 닭, 오리, 그리고 채소밭이 있었다.문 앞에서 차를 몰고 물건을 파는 사람도 있었다. 소년은 그녀를 데리고 걸어갔다.소년은 은지유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사람과 소통하였다.잠시 후에 소년은 그녀에게 말하였다.“우리 먼저 여기서 안착을 해요. 그런데 난 돈이 없고 손도 다쳤어요. 누나는 마을 사람을 따라서 약재를 캐서 돈을 벌면 돼요.”“나 돈 있어.”온지유는 소년이 이렇게 빨리 자기의 뒤통수를 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나 그녀가 Y국에 올 때 만전의 준비를 하였다. 그녀는 홍혜주에게 부탁해서 이쪽의 화폐로 환전한 다음에 늘 들고 다녔다.“그러면 제일 좋죠.”소년은 온지유에게 이렇게 말하고 나서 눈앞에 길을 묻는 남자와 몇 마디를 주고받았다.“먼저 돈을 내야 해요.”소년의 말을 듣고 온지유는 주머니에서 현지 화폐 100원을 꺼냈다.남자는 만족스럽게 받아 갔다.소년은 이렇게 말했다.“저 남자는 100원이면 열흘을 묶을 수 있대요. 그런데 누나는 법로를 찾으러 갈 때 나도 데려가야 해요.”“법로? 이곳의 신무열 선생은 법로의 사람을 알아. 법로를 찾으려면 신무열 선생을 찾아.”이 남자는 ‘법로’ 두 글자를 알아들었다.이에 소년은 안색이 급변했고 현지의 언어로 물었다.“화국어를 할 줄 아세요? 그리고 당신들은 법로를 위해 목숨을 바쳐서 일하고 있어요?”소년은 주먹을 꽉 쥐었다. 온지유는 그의 변화를 모두 눈여겨봤다.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현지 언어를 모르지만 소년과 남자의 거래가 결렬된 경향이 있는 것을 알아챘다.남자는 현지 언어로 소년과 대화했다.“우린 법로를 위해 목숨을 바쳐 일할 필요가 없어. 법로는 좋은 분이셔.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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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2화

온지유는 묵묵히 사색에 잠겼다.Y국 북부에서 법로의 부하들은 한 마을에서 살인, 방화, 약탈을 진행하였는데 이 마을에서는 법로의 도움을 받았다고 하니 그 차이가 너무나도 뚜렷했다.온지유의 직감에 따르면 여기에 무슨 꿍꿍이가 있을 것이다.그녀는 소년에게 눈짓을 하자 소년은 온지유의 뒤를 따랐다.온지유는 마당의 중심에 있는 할머니와 여자애의 옆에 다가갔다. 땅에 있는 약재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뿌리가 길었다.“이거 어떻게 하죠?”소년도 아주 똑똑해서 온지유의 말을 바로 통역해 주었다. 할머니는 말소리를 듣고 무의식적으로 온지유와 소년을 바라보았다.할머니의 눈에는 20여 살의 여성과 열 몇 살의 소년으로 보였다.“뿌리를 자르고 흙을 깨끗이 털어내. 그리고 20개를 하나로 묶으면 돼.”소년은 할머니의 말을 온지유에게 통역해 주었다.할머니는 그들에게 물었다.“자네들은 어쩐 일로 여기에 온 거야?”그들은 Y국 중부에 있고 여전히 Y국 사람이다. 그러나 이 국가는 내전이 있고 별로 안전하지 않으며 Y국 내부가 심각하게 분열되었다. 주변에 동맹군이 주둔하고 있기에 그들은 Y국의 북부 지역과 일찍이 이미 두 갈래로 갈라졌다. 소년이 말하는 어투는 바로 Y국 북부 지역에 속했다.소년이 멍을 때리고 있을 때 온지유는 그를 한번 끌어당겼다.“우린 도망쳐서 여기로 왔어요.”이곳의 Y국 사람은 마음속으로 법로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그들이 사실을 말하면 할머니는 반드시 믿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온지유는 아직 사건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일단 법로의 부하들이 마을 사람들을 도살하고 추격하는 일을 말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넌 Y국 사람이니 착하니까 우린 괴롭히지 않을 거야. 왔으면 여기에 있어. 당분간 나가지 않는 것이 좋아.”할머니는 약재를 정리하면서 소년에게 말했다.이에 소년은 이해하지 않는 듯이 물었다.“왜요?”할머니는 이렇게 답하였다.“주변에 서로 다른 동맹군이 주둔하고 있으니까. 우리는 법로의 비호를 받아서 살아남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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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여자애들은 고무줄, 머리핀을 받았고 남자애들은 무릎보호대, 축구, 교과서를 받았다...좀 더 큰 여자애는 립스틱과 기초화장품을 받았다.이런 것을 종래로 본 적이 없는 한 여자애는 갈색 눈동자에 깊은 당혹감을 드러냈다.“신무열 선생님, 이건 뭐예요?”“립스틱이야. 피부 톤을 개선할 수 있어. 다른 나라에서 이것으로 피부 톤을 개선해서 더 예뻐 보이게 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을 메이크업이라고 해. 이것은 파운데이션이야. 사용할 줄 모르면 내가 동영상을 찾아줄 테니까 따라 하면 돼.”신무열은 인내심을 가지고 여자애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는 화국어로 말하면서 가끔 Y국 언어도 조금 섞어서 말했다. 그래서 온지유도 알아들었다.“신무열 선생님, 감사합니다!”여자애는 알 듯 말 듯 하지만 립스틱과 기초화장품을 보배로 간주하였다.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것은 인간의 천성이니까. 그리고 아이들은 선물을 받아서 기뻤다.“신무열 선생님, 오늘 밤에 우리 집에 가서 식사하실래요? 오늘 엄마가 약재를 팔아서 계란과 고기를 사온다고 했어요!”“선생님, 우리 집에 가요. 우리 집에 감자가 있어요!”“선생님, 우리 집에 고구마가 있어요!”“선생님, 우리 집에 과자가 있어요!”...아이들은 손을 들고 마치 정답을 맞히려는 듯이 왁자지껄 떠들썩하게 이야기했다.이 마을은 소년의 마을보다 훨씬 나았다. 비록 그들이 무슨 풍성한 식사를 준비한다는 얘기를 못 들었지만 적어도 배를 채울 수 있었다.소년의 그 마을과 달랐다...온지유는 무의식적으로 소년을 바라보니 소년은 주먹을 꽉 움켜잡았고 손등에 핏줄이 불거져 나왔다.소년은 내심 불평불만이 많았다.‘왜 우리 마을은 그렇게 힘들게 살았지? 왜 이 마을은 동맹군의 감시하에 있으면서 배를 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지? 법로를 안다는 신무열의 정체는 뭐지?’온지유는 그의 손을 잡고 한쪽으로 데려갔다. “상황이 명확하기 전에 경거망동하지 마. 나에게 간단한 Y국 언어를 가르쳐줘.”아이들은 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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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온지유는 소년의 팔을 잡아당겼다. 소년의 마을 사람들은 모두 법로의 부하들에 의해 몰살당하였는데 눈앞의 신무열은 법로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였다.온지유는 소년이 마음속의 원한을 억누르지 못하고 진실을 알기도 전에 미리 폭로할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소년이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용건이 없으면 우리 먼저 갈게요.”신무열의 입장에서 그들은 모두 외래인이었다.지금은 아마 그들을 살펴보고 있을 것이다.원래 신무열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려고 찾아온 것인데 신무열에게 들킬 줄은 몰랐다. 이들은 먼저 돌아가서 대책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신무열은 말없이 웃었으나 온지유의 말을 묵인하였다.그들이 떠나자 신무열은 두 사람을 불렀다.그는 Y국 언어로 그들에게 지시했다.“저 두 사람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온지유와 소년은 그들이 구한 집의 마당에 들어섰다. 그리고 집주인이 말했던 그 방으로 들어갔다.“우린 그 사람에게 찍혔어.”신무열과 말할 때 온지유는 신무열의 표정과 떠보려는 말투를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신무열은 틀림없이 그들의 상황을 감시하는 사람을 보낼 것이다.소년은 주먹을 꽉 잡고 뒤어금니를 악물며 화를 냈다.“그럼 먼저 그 놈을 잡어서 법로의 행방을 물을 겁니다!”“이 집의 주인은 그냥 신무열은 법로와 아는 사이라고 했어. 법로의 곁에는 절대로 신무열만 있는 것이 아니야. 그러니까 무모한 짓을 하지 마.”지금 온지유의 심정은 매우 안정적이었다.마음이 급하면 되는 일이 없다고 한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우선 체력을 보존하고 상황을 잘 알아본 다음에 신호가 있는 곳을 찾아서 전화하면 된다.온지유의 말이 효과가 있는지 소년의 살기가 서서히 약해졌다.이에 온지유는 말했다.“이따가 집주인이 돌아오면 핸드폰 충전기를 찾을 수 있냐고 통역 좀 해줘.”“알았어요.”소년은 대답한 후 이렇게 말했다.“누나에게 간단한 Y국 언어를 가르쳐드릴게요. 하지만 지금부터 어디로 가든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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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5화

“알겠어요, 그럼 내일 신무열 선생님 뵈러 갈 때 지유 씨도 같이 가요.”자신도 화국인이라는 온지유에 똑같이 화국 말을 쓰는 신무열 선생님과 만나게 해주는 것도 좋은 일인 것 같아 주인장은 별로 생각하지 않고 허락했다.그리고 온지유가 요리 얘기도 꺼냈는데 만약 그녀가 한 요리가 신무열의 입에 맞다면 그 또한 신무열에게 감사를 표하는 방법일 것 같았다.“고마워요.”Y 국 사람들의 음식이 입에 맞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낯선 곳에서 잘 지내려면 체력은 필수일 것 같아 온지유는 으깬 감자요리를 꾸역꾸역 먹었다.밥을 다 먹은 온지유는 침대도 없는 작은방으로 들어갔다.침대 대신 주인장이 가져다준 종이 판자에 몸을 뉘인 온지유는 홍혜주는 잘 지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때 찰리가 온지유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내일 나도 같이 가요.”비록 온지유와 주인장의 대화에서 찰리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찰리는 반드시 가야만 했다.가서 신무열을 지켜보다가 혹시나 이상한 낌새가 보인다면 바로 행동을 시작해야 했다.“내일 일 해야 할 수도 있는데 너 손 다쳤잖아.”“나 할 수 있어요!”“알았어, 그럼 일찍 자.”당차게 말하는 찰리에 온지유도 더는 말리지 못했다.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그들의 방문을 두드려서 찰리가 빠르게 종이 판자를 걷어내고 문을 열어보니 주인장이 하얀색 충전기를 들고 서 있었다.“네가 필요하다던 충전기.”“고마워요.”찰리는 웃으며 충전기를 온지유에게 건네주었지만 온지유는 충전기와 입구가 맞지 않는 자신의 핸드폰을 보더니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이걸로는 충전 못 해.”“우리 쪽에는 이런 충전기밖에 없어요. 신무열한테는 아마 누나가 필요하다고 한 게 있을 거예요. 내일 가서 물어봐 봐요.”온지유의 실망을 눈치챈 찰리가 그녀를 달래듯 말하자 온지유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부탁 좀 할게.”주인장이 떠나자 온지유는 찰리를 보며 물었다.“근데 넌 아직도 나한테 이름을 알려줄 생각이 없는 거니?”“내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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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화

그때 아이들 중 하나가 신무열을 발견하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무열 쌤!”그 소리에 따라 온지유도 고개를 움직이자 검은색 셔츠의 윗단추는 두 개는 풀어헤치고 옷소매는 걷어 올린 신무열이 보였다.햇빛 아래에 서 있던 신무열은 한 손은 주머니에 꽂아 넣고 다른 손엔 책 몇 권을 들고 있었다.금색 뿔테 안경 안의 검은 눈동자는 보일까말까 했는데 입가에 걸린 옅은 미소만은 선명히 보였다.그러자 신무열을 발견한 다른 아이들도 덩달아 그의 이름을 외치며 말하기 시작했다.“선생님, 이 사람이 이 글자도 읽을 줄 몰라요! 선생님이 저번에 ‘조’라고 말씀하셨잖아요!”“선생님, 우린 선생님 말만 믿어요!”“이 사람은 누구예요 선생님? 모르는 사람인데!”...아이들이 연달아 소리를 지르며 온지유에게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고 그중의 하나는 온지유에게 돌을 던지기까지 했다.다행히 순발력이 좋은 온지유가 바로 피하기는 했지만 그 돌은 달려오느라 미처 피하지 못했던 신무열의 허벅지에 부딪혀버렸다.그에 신무열은 표정을 굳히고 아이를 보며 말했다.“케빈, 내가 평소에 어떻게 가르쳤지?”케빈이라 불린 아이는 고개를 숙이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다른 사람한텐 친절해야 하고 무력으로 일을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고 가르쳤어요...”신무열은 이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뿐만 아니라 당지의 다른 이들에게도 아주 큰 가르침을 주고 있었다.그래서 찰리와 온지유도 그를 보러 여기까지 오게 된 건데 찰리는 Y 국 사람이라 더 오고 싶었던 것 같았다.그때 케빈은 Y 국 말을 쓰며 불만 섞인 소리를 했다.“하지만 저희의 선생님은 무열 쌤 한 분 뿐인데 저 여자가 뭔데 우릴 가르쳐요?”전에 찰리가 간단한 대화나 예의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되라고 온지유에게 Y 국 말을 조금 가르쳐준 적이 있었는데 방금 케빈의 원망스러운 눈빛을 보고 나니 그가 한 말도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 같았다.어젯밤에 혼자 연구한 보람이 있는 것 같았다.온지유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신무열은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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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화

신무열은 곧바로 온지유 옆에 걸터앉으며 챙겨온 치즈케이크를 건넸지만 온지유는 그걸 받지 않고 말했다.“애들이 방금 사과했어요.”“저 때문에 억지로 한 사과죠, 아까 바로 피하지 않으셨으면 돌에도 맞을 뻔했잖아요.”신무열은 계속 온지유의 옆에서 떠나지 않고 말을 걸었다.“근데 그러고 보니까 이름도 모르네요.”“... 온지유예요.”신무열의 집요한 시선을 느낀 온지유가 잠시 고민하다가 이름을 알려주었다.법로의 사람이 저를 찾고 있는데 제 한 몸 희생해서 무언가 좋은 쪽으로 발전할 수만 있다면 이름을 숨기는 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러자 신무열이 또 옅은 미소를 띠며 물어왔다.“어느 ‘유’자예요?”“기유 ‘유’자요.”신무열은 담담하게 대꾸하는 온지유의 손에 치즈케이크를 쥐여주며 또 입을 열었다.“여긴 환경도 별로 좋지 않은데, 어쩌다 여기까지 왔어요?”“아까 보니까 Y 국 말을 할 줄도 알고 듣기도 하는 것 같던데요?”신무열의 목소리는 차분하기 그지없었지만 온지유는 그가 저를 시험하는 걸 알아채고는 웃으며 말했다.“누구한테 팔려온 거예요. 그리고 말은 그냥 건너건너 조금 배운 거고요.”그 순간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에 온지유의 머리카락이 이마에 붙어버리자 온지유는 손을 들어 머리를 뒤로 넘겼다.그때 그녀가 하고 있던 비취 팔찌가 다시 한번 드러났고 햇빛 때문인지 더 반짝반짝 빛을 냈다.그걸 빤히 보고 있던 신무열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애들이 저를 무열 쌤이라고 부르는 건 들으셨죠? 저는 신무열이라고 합니다.”“제가 잠시 이곳을 떠나야 할 일이 생겨서 그동안 지유 씨가 애들 화국어 가르쳐주셔도 돼요. 월급은 화국 표준으로 책정해드릴게요. 그리고 혹시 뭐 필요한 거 있으시면 저한테 다 말씀하시면 되고요.”하지만 온지유는 직감적으로 신무열은 그냥 그의 가짜 이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신무열도 별로 좋은 사람 같진 않았지만 법로가 나쁜 사람인 건 확실했기에 온지유는 티를 내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아까 보셨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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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8화

신무열도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그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충전기를 챙겨 들었다.하지만 바로 가져다주지는 않고 그냥 보고만 있었는데 그때 갑자기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본 신무열은 차가운 표정으로 전화를 받았다.수화기 너머에서는 신무열과는 전혀 다른 온도의 여성이 다정하게 말을 건네왔다.“오빠, 언제 와요?”“당분간 못가.”전화를 받는 신무열은 아까 아이들과 온지유를 대할 때의 그 신사답고 다정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쌀쌀맞은 신무열의 말에 수화기 너머의 여자는 잠시동안 정적을 유지하다가 다시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오빠, 그럼 오기 전에 나한테 전화하거나 사람 시켜서 연락이라도 줘요.”“응, 난 바빠서 먼저 끊을게.”말을 마친 신무열이 전화를 끊어버리자 여자는 “뚜뚜”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전화를 이렇게 빨리 끊은 신무열을 탓하기라도 하듯 화난 표정을 지어 보였다.아무래도 다정하지 않은 신무열이 불만이었던 것 같다....온지유는 찰리에 의해 바닥에 떨어진 케이크를 한번 보고 나서 찰리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다시 케이크를 주워 먼지를 털어내며 기분 나쁜 듯 말했다.“내가 몇 번이나 말했는데 넌 아직도 이렇게 욱하는구나.”온지유도 짜증이라는 게 있는 사람이기에 계속해서 제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찰리를 보며 협업은 이쯤 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그럼 내가 누나처럼 행동했어야 해요? 그래요, 신무열이라는 사람 괜찮아 보여요, 누나랑 말도 잘 통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럼 둘이 여기서 같이 교사나 해요, 아주 잘 되겠네.”이를 악물며 말하는 찰리의 눈에는 그동안 참았던 원한에 대한 분노가 가득 서려 있었다.온지유는 찰리가 자신을 밀치며 뱀을 던지던 것도, 또 시골 주민들이 떼 죽임을 당할 때 보여줬던 그 강인하던 눈빛도 전부 다 기억하고 있었다.복수심은 정말 한 사람을 집어삼킬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이라면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는 법이다.참을 줄도 알아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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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9화

그러자 카키색 치마를 입은 구릿빛 피부의 여자가 먼발치에서 경멸 어린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나 놀래키는 거야 당신?”쥐나 던지는 저급한 방법을 쓰던 여자는 팔짱을 낀 채 온지유에게로 다가갔다.“아니, 경고하는 거야. 우리 무열쌤 한테서 떨어지라고, 어딜 무열 쌤을 꼬셔.”화국어로 말하는 여자의 언어 수준은 그냥 아이들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라 온지유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그럼 상대를 잘못 골랐네. 나는 신무열 선생님한테 그런 쪽으론 전혀 생각이 없거든.”“어디서 거짓말이야!”하지만 여자는 오히려 미간을 찌푸리며 온지유에게 소리쳤다.“넌 우리 마을 사람도 아니잖아, 이상한 짓 하려고 온 거지!”“그리고 무열 선생님이랑 그렇게 가깝게 지내는 게 꼬시는 게 아니면 뭐야?”화를 내는 여자가 웃겨서 온지유는 마음이 가는 대로 웃은 것뿐인데 그게 여자를 더 열 받게 했는지 그녀는 손을 들어 온지유를 밀치려 했다.하지만 온지유는 재빠르게 몸을 피하며 바닥에 있는 뱀을 보고는 대담한 생각이 들어 그 뱀을 여자에게로 집어 던졌다.“아!”그에 놀라서 눈물을 터뜨린 여자는 온지유를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너! 너 미친년! 너 딱 기다려!”말을 마친 여자가 자리를 뜨자 온지유는 계속해서 잡초를 뽑기 시작했다.처음에 여자가 쥐를 뿌렸을 때만 해도 되갚아줄 생각은 없었는데 그 뒤로도 예의 없는 언행을 내뱉고 저를 밀려고까지 했으니 온지유도 호구처럼 가만히 당하고 있을 수는 없어서 뱀을 뿌린 것이다.그런데 온지유의 예상외로 도망갔던 여자는 빠르게 마을 주민들과 함께 돌아왔다.하나같이 나무로 된 몽둥이거나 낫을 든 주민들은 빠르게 온지유를 에워쌌다.그리고 여자는 온지유를 가리키며 마을 주민들에게 Y 국 말로 울분을 토해내고 있었다.“쟤가 신무열 선생님을 꼬시고 또 저한테 뱀까지 던졌어요, 저런 사악한 년을 더는 우리 마을에 머물게 할 수 없어요!”“당장 나가!”여자의 말에 흥분한 마을 주민들이 무기들을 들고 설쳤지만 온지유는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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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온지유의 말에 아린이 할 말을 잃어버리자 그제야 사건의 자초지종을 알게 되고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게 된 마을 주민들도 아린이를 질책하며 온지유에게 사과했다.“미안해요, 우리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이렇게 와서 아가씨를 다치게 할 뻔했네요.”“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마세요. 그리고 앞으로도 아가씨한테 아무 짓도 안 할 테니까 마음 놓고 여기서 지내요.”“아린아, 잘못했으면 사과해야지, 얼른 죄송하다고 말씀드려.”...사실 주민들이 하는 Y 국 말은 절반밖에 알아듣지 못한 온지유였지만 아린이 사과를 하기 싫어한다는 것만을 아주 잘 알 것 같았다.사실 아린은 신무열을 좋아하면서도 고백할 용기가 나지 않아 비밀로 하고 있었는데 그걸 온지유가 다 까발리는 탓에 앞으로 신무열을 어떻게 봐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그리고 다른 주민들도 다 같이 나서서 사과하라고 부추기니 말은 해야 할 것 같은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그때 신무열까지 입을 열었다.“아린아, 사과해.”그에 심장이 철렁한 아린은 신무열이 나섰으니 더 피할 수도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고개를 푹 숙이고 온지유에게 말했다.“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용서해줘요.”“이런 일은 앞으로 없었으면 좋겠어. 복잡한 세상 조용하게 살아가고 싶거든.”“네.”아린은 대답을 하면서도 손톱이 살을 파고 들어갈 정도로 주먹을 꽉 말아쥐며 언젠가는 이 수모를 갚아주겠다고 다짐했다.그때 신무열이 다 모인 마을 주민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내일부터 온지유 씨가 저 대신 아이들의 수업을 맡아줄 겁니다.”“네, 걱정 마세요 선생님, 저희가 애들한테 지유 선생님 말씀 잘 들으라고 할게요.”마을 주민들이 하나같이 온지유에게 우호적으로 대하며 이 소동은 끝이 나버렸다.오늘 신무열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제 말을 믿어주지 않았을 마을 주민들을 알기에 온지유는 그래도 예의상 감사 인사는 해야 할 것 같아 입을 열었다.“고마워요, 무열 씨.”“괜찮아요. 근데 뱀도 손으로 다 잡고, 용기가 대단하신데요?”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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