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431 - 챕터 1440

1511 챕터

제1431화

온지유는 당연히 두 사람의 선택을 존중해야 했다. 그녀의 인생이 아니었으니 선택권은 그들에게 있었고 동생으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슬플 때 곁에 있어 주는 것과 위로뿐이었다.그녀는 신무열과 간단히 대화를 나눈 뒤 법로의 상태를 말해주었다.“아버지가 암에 걸렸다고 병원에서 그러더라고요. 그것도 간암 말기래요.”“뭐?”신무열은 멍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법로가 출국하기 전까지만 해도 건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지났다고 간암 말기라니 믿을 수 없었다.온지유도 이 모든 것이 가짜이길 바랐지만 다시 검사를 해봐도 하얀 종잇장엔 간암 말기라는 충격적인 글이 적혀 있었다. 그런데 그게 어떻게 가짜이겠는가.“아버지는 원래 치료를 포기하려고 하셨어요. 그래서 매일 약만 드시면서 버티고 계셨는데 제가 겨우 설득해서 다시 치료받으시기로 했어요.”온지유는 사실 신무열이 자신이 있는 곳으로 와 법로를 만나길 바랐다. 여하간에 신무열은 법로의 아들이었으니까. 비록 법로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분명 신무열이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었다.그러나 신무열의 상황도 좋지 않았기에 그녀는 말을 꺼낼 수 없었고 결국 신무열이 먼저 입을 열었다.“일단 며칠 동안 네가 아버지를 잘 보살펴줘. 난 최대한 빨리 일을 마무리하고 갈 테니까.”“알겠어요. 의사 선생님께 물어봤는데 아직은 별 큰 문제는 없다고 했어요. 치료를 잘 받기만 한다면 무조건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온지유는 그를 재촉하지 않았다.전화를 끊은 후 신무열은 반 시간 만에 손에 쥐고 있던 업무를 마치고 병원으로 달려갔다.김혜연은 혼자 창가에 앉아 밖에서 뛰어다니며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았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도 대체 언제쯤이면 남들처럼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걸까?“혜연아, 나 왔어. 네가 좋아하는 과일 사 왔어.”신무열이 문을 열고 들어오며 과일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깨끗한 그릇을 꺼내 과일을 씻은 뒤 껍질을 까서 그릇에 담아 놓았다.소리를 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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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2화

김혜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푹 숙였다. 가슴 한편에서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예전의 그녀는 일만 마치면 태교에 집중하려고 했지만 이젠 그러지도 못하게 되었다.“혜연아? 무슨 생각해?”신무열은 그런 그녀의 상태를 눈치채고 먼저 물었지만 김혜연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얼른 가봐요. 병실엔 저 혼자 있어도 되니까요.”신무열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부정적인 기운을 주고 싶지 않았던 그녀였다.그가 떠난다면 그녀는 혼자 병실에서 마음 놓고 울 수 있었다.“아니야. 조금 더 있다가 갈게. 어차피 오늘 그렇게 바쁘진 않거든.”신무열은 이렇게 떠나고 싶지 않았다.두 사람은 부부였고 아기까지 생겼었기에 서로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바로 김혜연의 상태를 눈치채고 있었고 이 상태는 이미 떠나간 아기와 연관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김혜연도 그가 일부러 그녀를 달래주기 위해 남겠다고 한 것을 알고 있었다.“그냥 조금 피곤해서 자려고 그래요. 전 정말로 괜찮다니까요. 설마 제가 당신을 속이기라도 하겠어요?”“난 네가 혼자 속으로 끙끙 앓고 있을까 봐 그래. 나한테 속마음을 말할 엄두가 나지 않는 거잖아. 넌 항상 어떻게든 혼자 감당하려고 하니까. 그러니까 나한테 털어놔도 돼. 해결해줄 수는 없어도 적어도 기분은 나아질 수 있잖아.”신무열이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자 김혜연은 자연스럽게 그의 품에 기댔다.고개를 들자 그의 두 눈에 담긴 걱정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는 지금 그녀를 걱정하고 있었다.“무열 씨.”그녀는 갑자기 그의 이름을 불렀다.“당신이 곁에 있으면 전 슬프지 않아요. 전 언젠가 우리의 아이가 다시 우리를 찾아올 거라고 믿거든요.”방금 그 순간 그녀는 갑자기 마음이 편해진 기분이었다.아기를 떠나보낸 건 괴로운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일 괴로움 속에서 살 수 없는 노릇이었다. 반드시 앞날만 보며 살아야 한다.그녀는 곁에 신무열이 있는 것으로도 족했고 이미 떠나간 아이도 자신의 부모가 평생 슬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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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3화

연이은 이틀 동안 신무열은 일에만 열중했고 김혜연은 끼니를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잠도 푹 잘 자니 혈색이 전보다 훨씬 나아졌다.그녀의 모습을 본 신무열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짓게 되었다.“지금 모습이 훨씬 더 좋은 것 같네. 보기 좋다.”“그럼 전에 모습은 보기 싫었어요?”김혜연이 일부러 그에게 농담을 던지자 신무열은 더 짙은 미소를 지어버렸다.“그럴 리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너거든. 네가 어떤 모습이든 난 다 좋아. 그래도 네가 건강했으면 좋겠어. 난 너와 오래오래 살고 싶거든.”김혜연도 당연히 같은 생각이었다.특히 법로가 간암 말기라는 사실만 떠올리면 인생에서 돈은 건강보다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역시 먼저 자기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야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아낄 수 있었다.신무열은 미리 대기해 둔 전용기로 법로가 있는 병원으로 갔다. 그들이 마침 도착했을 때 법로는 오늘의 항암 치료를 받고 나왔다.“할아버지, 많이 아파요?”별이는 법로의 곁에 꼭 붙어 걱정 가득한 얼굴로 보았다.“할아버지 머리카락이 없어요.”“할아버지 모습이 많이 추하지?”법로는 손을 올려 아무것도 없는 머리를 만졌다.원래는 조금이라도 남아 있었지만 지금은 한 가닥도 남지 않아 대머리가 되었다.법로의 말에 별이는 고개를 저었다.“할아버지는 저한테 영원히 멋진 할아버지예요. 하나도 추하지 않아요. 머리카락이 없으면 오히려 더 재밌어 보이는걸요. 할아버지, 저 머리 한번 만져봐도 돼요?”“당연하지.”법로는 별이의 작은 손을 잡은 뒤 자신의 머리에 가져다 댔다. 촉감이 신기했던 별이는 저도 모르게 두어 번 쓰다듬게 되었다.“할아버지, 지금 너무 귀여운 것 같아요! 별이는 너무 좋아요!”게다가 아이는 이미 엄마에게서 외할아버지가 병 치료 때문에 대머리가 됐다는 얘기를 들었었다.만약 치료하지 않으면 전처럼 머리카락은 남아있겠지만 빨리 그들의 곁을 떠나게 된다고 했었다.별이는 당연히 그것을 원치 않았고 법로의 곁에 찰싹 붙어 작은 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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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4화

“물론이지. 매일 바꿀 것도 없단다. 별이가 원하면 아침저녁으로 바꿀 수도 있어.”법로는 원래 탈모로 되어버린 대머리에 속상해하고 있었지만 별이와 대화를 나누며 눈빛을 반짝이는 아이를 보니 고민거리가 싹 사라지게 되었다.대머리인들 어떠하겠는가.가발이 있었으니 그는 언제든 사람들 속에서 제일 멋진 별이의 할아버지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은가.“와, 할아버지 멋져요! 그럼 저녁에도 별이 데리러 와주실 수 있어요?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싶어요! 별이 할아버지는 패셔니스타라고요!”별이는 상상만 해도 너무 즐겁고 흥분되었다.옆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온지유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 두 사람이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니 사람이 늙으면 아이처럼 변한다고 한 말도 거짓은 아닌 것 같았다.온하윤도 옹알옹알하며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고 싶어 했지만 아직 알아듣지 못했을 뿐 아니라 별이와 법로도 아이의 옹알거림을 알아듣지 못했다.법로는 손을 뻗어 온하윤을 품에 안았다.“아이고, 우리 손녀. 이 할애비가 안아보자꾸나. 이틀 만에 우리 하윤이 포동포동해졌네?”온하윤은 입을 벙긋거리며 침으로 풍선을 만들어냈다.“그래, 그래. 할애비가 더 놀리지 않을게. 우리 하윤이는 하나도 안 통통해. 전보다 조금 더 자랐을 뿐이란다.”법로는 아이가 기분 나빠할까 봐 얼른 말을 바꾸었다. 별이도 곁으로 다가와 온하윤과 놀아주면서 병실의 분위기는 화목해지고 있었다.이때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온지유는 의사가 온 것이라고 생각해 얼른 달려가 문을 열었지만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뜻밖에도 신무열과 김혜연이었다.“두 사람, 이렇게 빨리 온 거예요?”지난번 신무열에게 전화를 했을 때만 해도 그녀는 신무열이 얼마나 바쁜 나날을 보내는지 직접 보게 되었고 책상 위엔 수많은 서류가 있었다.그녀는 신무열이 한참 지난 후에야 올 수 있을 거로 생각했었다.“얼른 들어와요. 아버지가 분명 아주 기뻐하실 거예요.”법로는 고개를 들자마자 신무열과 김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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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5화

김혜연은 아주 조심스럽게 품에 안으며 나긋하게 동요를 불러주었다.온하윤은 하품을 하더니 그녀의 옷을 꼭 잡은 후 품에 안겨 잠들어 버렸다.온하윤이 잠들어 버렸다는 것을 발견한 김혜연은 그대로 경직되어 버렸다. 행여나 아기가 잠에서 깨기라도 할까 봐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온지유와 말을 할 때도 입만 벙긋거릴 뿐 소리를 내지 않았다.“하윤이가 잠을 자고 있어요!”그 모습을 본 온지유는 웃음이 터져 나오고 말았다.김혜연이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수많은 공부를 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었다. 아기를 잘 달랬을 뿐 아니라 온하윤이 다른 아기들보다 얌전했기에 김혜연은 아기를 키우는 것이 더 좋게만 느껴졌다.그녀는 한참 안고 있고 나서 아쉬운 얼굴로 온하윤을 내려놓았다.법로는 아들과 안부 인사를 한 후 다시 쫓아내기 시작했다.“그래, 얼굴도 봤으니까 저녁까지 함께 먹고 잠시 쉬다가 내일 돌아가거라.”“아니, 저랑 혜연이가 그 먼 곳에서 이렇게 왔는데 반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벌써 쫓아내시려는 거예요?”신무열은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법로는 그들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법로는 두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뭐가 어찌 되었든 제 아버님이시잖아요. 이렇게 큰 병에 걸렸는데 어떻게 바로 떠날 수 있겠어요. 지유 씨가 옆에 있다고 해도 저희가 그냥 갈 수 없는걸요.”김혜연도 다가와 법로를 설득했지만 법로는 고집스러웠다.그는 그 자리에 앉아본 적 있었기에 신무열이 얼마나 바쁜 사람인지 알고 있었고 게다가 신무열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신무열은 전보다 더 바쁘고 힘들어졌을 것이었다. 아버지로서 도와줄 것은 없었지만 적어도 짐이 되진 말자고 생각했다.“게다가 너는 곧 아빠가 될 몸이 아니니. 육아를 하랴, 나라를 돌보랴 시간이 어디 남아돌겠니.”말을 하던 법로는 무의식적으로 김혜연의 복부로 시선을 돌렸다.김혜연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신무열이 얼마나 기뻐했을지 그는 알고 있었다.대충 시간을 계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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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6화

법로는 결국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어차피 VIP 병실로 옮겼기에 전에 지내던 병실보다 훨씬 더 넓었고 화장실도 따로 있었을 뿐 아니라 자그마한 주방도 있었다. 비록 가스는 없었지만 전기밥솥으로 밥을 지어 먹을 수는 있었다.병실에는 칸막이 방도 있었는데 그곳에 너비가 1.5M인 침대가 있었다. 그것은 환자의 보호자를 위한 공간이었고 개인 프라이버시도 지켜주는 그런 방이었다.김혜연은 가져온 짐을 그곳으로 밀어 넣은 후 며칠 동안 병실에서 지내기로 했다.온지유는 그들을 도와 짐을 정리한 뒤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갈 준비를 했다.법로 쪽에는 신무열과 김혜연이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드디어 조금 마음이 놓였다.이젠 그 조직을 처리할 때가 되었다.사람을 해치는 짓을 많이 한 조직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가정까지 망쳐버렸기에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주리라 생각했다.“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나중에 다시 찾아올게요.”온지유는 품에는 온하윤을 안고 별이의 손을 잡은 채 병실을 나왔다.김혜연은 멍한 얼굴로 세 사람의 뒷모습을 빤히 보았다.아들과 딸을 전부 바라지는 않았다. 심지어 아이의 성별에도 욕심이 없었지만 그저 자신에게도 아이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신무열은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자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았다. 비록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바로 눈치채고 있었다.그들에게도 언제가 분명 아이가 있으리라 말이다....집으로 돌아온 온지유는 온하윤을 아기 침대에 눕혀놓았고 별이는 평소처럼 방으로 올라가 숙제를 했다.거기다 김명자가 옆에서 온하윤을 지켜보고 있었으니 그녀는 소파에 앉아 조금 쉬려고 했다.이때 핸드폰이 번쩍 빛나며 여이현의 문자가 도착했다.[오늘은 좀 늦게 들어갈 것 같아. 아마 8시가 되어야 도착할 것 같아.]온지유는 고개를 돌려 시계를 보았다.6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던지라 그녀는 방으로 올라가 잠을 조금 자두려고 했지만 눈을 뜨니 시계는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주방으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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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7화

식탁에 모인 세 사람은 웃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여이현은 일하면서 알게 된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었고 별이는 아주 흥미진진하게 들었다.별이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나중에 별이도 크면 아빠처럼 회사를 운영할 거예요. 그러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줄 수 있잖아요.”“그래. 어느 정도 크면 아빠 회사로 와서 인턴으로 일해 봐도 되겠어.”아들의 꿈에 여이현은 응원하고 있었고 원래부터 회사를 별이와 온하윤에게 물려줄 생각 하고 있었다.회사를 이끌어 갈 사람이 남자이든 여자이든 그는 상관없었다. 어쨌든 그와 온지유의 아기기만 하면 경영도 잘할 수 있고 회사를 물려받을 능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별이는 고개를 저었다.“싫어요. 전 저만의 회사를 만들 거예요. 아빠가 해낸 걸 저도 해내고 싶어요!”별이는 웃는 얼굴로 진지하게 말하는 별이를 향해 엄지를 척 들어주었다.“우리 별이 꿈이 멋지다! 엄마는 우리 별이가 꼭 꿈을 이룰 거라고 믿어!”온지유는 별이가 그녀와 여이현의 아이였으니 당연히 뭐든 잘 해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저녁을 먹고 난 별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알아서 척척 빈 그릇을 정리해주며 거실로 가서 애니메이션을 보았다.온지유와 여이현은 설거지를 하면서 대책을 상의했다.“지금은 오빠랑 혜연 씨가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당신은 언제 출국하려고?”온지유는 수도를 작게 틀며 나직하게 물었다.여이현은 여전히 먼저 움직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빠르면 빠를수록 좋아. 이 문제를 얼른 해결하는 게 그 사람들에게 계속 감시당하면서 사는 것보단 낫지.”그 사람들은 목표에 달성하지 못하면 절대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사람이었다.계속 방어만 하면서 살 바엔 먼저 손을 대서 처리하는 것이 나았다.“그럼 내일 움직이는 건 어때? 그 인간들 본거지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아?”온지유가 몸을 돌리자 원래부터 가까이 있었던 여이현과 거리가 더 좁혀져 버렸다.여이현은 자연스럽게 손을 그녀의 허리에 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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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8화

“그래도 다 선생님께서 잘 가르쳐준 덕분이죠.”온지유는 선생님과 간단히 대화를 나눈 후 전화를 끊어버렸다.욕실로 들어가 간단히 씻은 뒤 아침을 먹고 별이와 온하윤을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신무열은 법로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었고 온지유를 발견한 김혜연은 얼른 다가가 맞이했다.“하윤이는 저한테 맡겨요.”온지유는 먼저 법로의 상태를 물은 후 신무열에게 눈빛을 보냈다.그 눈빛의 의미를 알고 있는 신무열은 온지유와 함께 칸막이 방으로 들어왔다.문을 닫은 후 온지유는 조직의 일에 관해 말해주었다.“전 이번에 이현 씨랑 함께 출국해서 암영이란 조직을 부숴버릴 생각이에요. 그 나쁜 놈들은 국제 범죄 조직인데 아이들까지 연루되어 일이 더 심각해질 수 있어요.”아이들은 한 나라의 희망이었고 소미처럼 친엄마가 키워주거나 복지원으로 가게 되면 적어도 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다.하지만 그 조직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되면 어린 나이에 나쁜 짓을 배우게 되었고 나중에 어른이 되면 얼마나 더 나쁜 짓을 하고 다니게 될 줄 모른다.“지유야, 난 우리 Y 국에 그런 사악한 조직이 있을 줄은 몰랐어. 정말 괘씸하군.”그녀의 말을 전부 들은 신무열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고 이도 빠득 갈았다.한편으로 어린 나이에 독살당할 뻔한 온하윤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고 다른 한 편으로 Y 국의 아이들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다.아이들도 하나의 살아있는 귀한 생명이었지만 그 조직에서는 대체품으로 사용되고 있었다.“지유야, 나한테 거리낄 것 없단다. 어쨌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도 돼. 아이들도 우리가 대신 돌봐줄 테니까.”신무열은 진지한 어투로 말했다.온지유뿐만 아니라 지금 그도 온지유처럼 그 조직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하고 싶었다.그의 말에 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았어요.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이현 씨가 밖에서 저 기다리고 있거든요. 한 시간 뒤에 출국하는 거니까 시간이 빠듯하네요.”신무열은 직접 온지유를 배웅해주었다.법로는 온지유가 오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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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9화

등 뒤에 있던 남자는 가면남이 지시한 대로 케이지의 문을 연 뒤 거칠게 소미를 다루며 끌고 나왔다.소미는 저항하려고 했지만 남자는 손을 들어 뺨을 때려버렸다. 머리가 어질거렸던 소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시끄럽게.”가면남은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암일아,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알아봤어?”“네, 신무열은 이미 경성으로 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온지유와 여이현은 이곳으로 오는 길이라고 합니다.”암일은 알아낸 정보를 전부 말해주자 가면남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내가 준비하라고 하던 여자는 준비됐나?”확신의 답을 들은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앞으로 일어나게 될 일을 기대하고 있었다....한편 온지유는 몇 시간의 비행 끝에 온지유와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게 되었다.짐을 찾으러 가던 도중에 앞에서 소동이 벌어졌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여이현은 얼른 온지유의 손을 꽉 잡았지만 사람은 너무도 많았고 그들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던지라 손을 놓치고 말했다.짐을 든 여이현은 주위를 두리번대며 얼른 온지유를 찾으려고 했지만 눈앞엔 낯선 얼굴들뿐이었고 온지유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온지유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급하게 여이현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등 뒤로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나타났다. 빠르게 그녀의 코와 입을 막으며 제압하면서 무언가가 든 주사기로 그녀의 몸에 찔러넣었다.주사기 안에 있던 약물이 전부 그녀의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약효가 빠른 약이었던지라 그녀는 30초도 되지 않아 정신이 흐릿해지며 쓰러지게 되었다.곧이어 그녀의 몸이 뒤로 넘어가게 되었고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그녀를 데리고 갔다.그들이 공항에서 나왔을 때 갑자기 몰려든 한 무리의 사람들도 흩어지게 되었지만 여이현은 여전히 온지유를 찾지 못했다.전화를 걸자 등 뒤로 익숙한 핸드폰 벨 소리가 들렸다.“이현 씨, 나 여기 있어.”고개를 돌리자 ‘온지유'가 그의 등 뒤에 서 있었지만 여이현은 보자마자 가슴이 덜컥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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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0화

여이현은 여자가 하자는 대로 전부 해주었다.호텔로 돌아오자마자 별이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고 별은 평소와 같은 신이 난 모습이었지만 화면 속에 있는 여자를 아무리 봐도 온지유로 보이지 않았다.‘이상하다. 오늘따라 엄마가 왜 이렇게 낯설지?'여자는 끊임없이 별이를 걱정하고 있었고 수상한 티가 폴폴 났다.여이현은 간단히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뒤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 호텔은 김혜연의 것이었고 그의 통제구역이기도 했다.방금 그는 이미 몰래 사람을 시켜 호텔 안에 수상한 사람이 없는지 알아보라고 했기에 지금은 일단 연기에 어울려 주는 수밖에 없었다....온지유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의 앞에는 가면을 쓴 남자가 서 있었고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굳이 그딴 헛짓거리를 하면서 나를 여기로 끌고 온 이유는 뭐지? 가면을 쓰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못할 정도로 흉측해서 그런가?”가면남은 그녀의 말에 큰 소리를 내어 웃더니 사진을 온지유에게 보여주었다.“이 여자, 너랑 아주 닮은 것 같지 않아? 지금 이 여자는 네 남편이랑 같은 방에 있어. 남녀가 둘이 한 방에서 뭘 하겠어?”그는 상상만 해도 흥미롭고 즐거웠다.온지유는 주위를 두리번거린 후 눈앞에 있는 남자를 훑어보면서 등 뒤로 묶인 손을 부단히 움직이자 밧줄은 손쉽게 풀려버렸다.다만 그녀는 티를 내지 않았고 이상하리만큼 냉정해 가면남은 결국 참지 못하고 물어보게 되었다.“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 돼? 내가 이 여자를 네 남편 곁에 붙여두었다고. 여이현은 애초에 이 여자가 네가 아니라는 걸 눈치도 못 챘으니까 넌 얌전히 내 곁에 있어.”“고작 그걸로 내 남편을 속일 수 있을 것 같아?”온지유는 대놓고 비웃으며 또박또박 말해주었다.“꿈. 깨!”“하, 그럼 우리 내기 하나 할까? 정말로 못 알아본 거라면 넌 영원히 내 노예로 사는 거고, 눈치챈 거라면 내가 가면을 벗어서 누구인지 밝힐게. 어때?”가면남은 승부욕이 생겨났다.짝퉁 온지유는 그가 3개월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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