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32화

작가: 류한나
김혜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푹 숙였다. 가슴 한편에서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예전의 그녀는 일만 마치면 태교에 집중하려고 했지만 이젠 그러지도 못하게 되었다.

“혜연아? 무슨 생각해?”

신무열은 그런 그녀의 상태를 눈치채고 먼저 물었지만 김혜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얼른 가봐요. 병실엔 저 혼자 있어도 되니까요.”

신무열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부정적인 기운을 주고 싶지 않았던 그녀였다.

그가 떠난다면 그녀는 혼자 병실에서 마음 놓고 울 수 있었다.

“아니야. 조금 더 있다가 갈게. 어차피 오늘 그렇게 바쁘진 않거든.”

신무열은 이렇게 떠나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은 부부였고 아기까지 생겼었기에 서로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바로 김혜연의 상태를 눈치채고 있었고 이 상태는 이미 떠나간 아기와 연관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김혜연도 그가 일부러 그녀를 달래주기 위해 남겠다고 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냥 조금 피곤해서 자려고 그래요. 전 정말로 괜찮다니까요. 설마 제가 당신을 속이기라도 하겠어요?”

“난 네가 혼자 속으로 끙끙 앓고 있을까 봐 그래. 나한테 속마음을 말할 엄두가 나지 않는 거잖아. 넌 항상 어떻게든 혼자 감당하려고 하니까. 그러니까 나한테 털어놔도 돼. 해결해줄 수는 없어도 적어도 기분은 나아질 수 있잖아.”

신무열이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자 김혜연은 자연스럽게 그의 품에 기댔다.

고개를 들자 그의 두 눈에 담긴 걱정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는 지금 그녀를 걱정하고 있었다.

“무열 씨.”

그녀는 갑자기 그의 이름을 불렀다.

“당신이 곁에 있으면 전 슬프지 않아요. 전 언젠가 우리의 아이가 다시 우리를 찾아올 거라고 믿거든요.”

방금 그 순간 그녀는 갑자기 마음이 편해진 기분이었다.

아기를 떠나보낸 건 괴로운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일 괴로움 속에서 살 수 없는 노릇이었다. 반드시 앞날만 보며 살아야 한다.

그녀는 곁에 신무열이 있는 것으로도 족했고 이미 떠나간 아이도 자신의 부모가 평생 슬픔에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433화

    연이은 이틀 동안 신무열은 일에만 열중했고 김혜연은 끼니를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잠도 푹 잘 자니 혈색이 전보다 훨씬 나아졌다.그녀의 모습을 본 신무열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짓게 되었다.“지금 모습이 훨씬 더 좋은 것 같네. 보기 좋다.”“그럼 전에 모습은 보기 싫었어요?”김혜연이 일부러 그에게 농담을 던지자 신무열은 더 짙은 미소를 지어버렸다.“그럴 리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너거든. 네가 어떤 모습이든 난 다 좋아. 그래도 네가 건강했으면 좋겠어. 난 너와 오래오래 살고 싶거든.”김혜연도 당연히 같은 생각이었다.특히 법로가 간암 말기라는 사실만 떠올리면 인생에서 돈은 건강보다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역시 먼저 자기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야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아낄 수 있었다.신무열은 미리 대기해 둔 전용기로 법로가 있는 병원으로 갔다. 그들이 마침 도착했을 때 법로는 오늘의 항암 치료를 받고 나왔다.“할아버지, 많이 아파요?”별이는 법로의 곁에 꼭 붙어 걱정 가득한 얼굴로 보았다.“할아버지 머리카락이 없어요.”“할아버지 모습이 많이 추하지?”법로는 손을 올려 아무것도 없는 머리를 만졌다.원래는 조금이라도 남아 있었지만 지금은 한 가닥도 남지 않아 대머리가 되었다.법로의 말에 별이는 고개를 저었다.“할아버지는 저한테 영원히 멋진 할아버지예요. 하나도 추하지 않아요. 머리카락이 없으면 오히려 더 재밌어 보이는걸요. 할아버지, 저 머리 한번 만져봐도 돼요?”“당연하지.”법로는 별이의 작은 손을 잡은 뒤 자신의 머리에 가져다 댔다. 촉감이 신기했던 별이는 저도 모르게 두어 번 쓰다듬게 되었다.“할아버지, 지금 너무 귀여운 것 같아요! 별이는 너무 좋아요!”게다가 아이는 이미 엄마에게서 외할아버지가 병 치료 때문에 대머리가 됐다는 얘기를 들었었다.만약 치료하지 않으면 전처럼 머리카락은 남아있겠지만 빨리 그들의 곁을 떠나게 된다고 했었다.별이는 당연히 그것을 원치 않았고 법로의 곁에 찰싹 붙어 작은 팔로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434화

    “물론이지. 매일 바꿀 것도 없단다. 별이가 원하면 아침저녁으로 바꿀 수도 있어.”법로는 원래 탈모로 되어버린 대머리에 속상해하고 있었지만 별이와 대화를 나누며 눈빛을 반짝이는 아이를 보니 고민거리가 싹 사라지게 되었다.대머리인들 어떠하겠는가.가발이 있었으니 그는 언제든 사람들 속에서 제일 멋진 별이의 할아버지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은가.“와, 할아버지 멋져요! 그럼 저녁에도 별이 데리러 와주실 수 있어요?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싶어요! 별이 할아버지는 패셔니스타라고요!”별이는 상상만 해도 너무 즐겁고 흥분되었다.옆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온지유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 두 사람이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니 사람이 늙으면 아이처럼 변한다고 한 말도 거짓은 아닌 것 같았다.온하윤도 옹알옹알하며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고 싶어 했지만 아직 알아듣지 못했을 뿐 아니라 별이와 법로도 아이의 옹알거림을 알아듣지 못했다.법로는 손을 뻗어 온하윤을 품에 안았다.“아이고, 우리 손녀. 이 할애비가 안아보자꾸나. 이틀 만에 우리 하윤이 포동포동해졌네?”온하윤은 입을 벙긋거리며 침으로 풍선을 만들어냈다.“그래, 그래. 할애비가 더 놀리지 않을게. 우리 하윤이는 하나도 안 통통해. 전보다 조금 더 자랐을 뿐이란다.”법로는 아이가 기분 나빠할까 봐 얼른 말을 바꾸었다. 별이도 곁으로 다가와 온하윤과 놀아주면서 병실의 분위기는 화목해지고 있었다.이때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온지유는 의사가 온 것이라고 생각해 얼른 달려가 문을 열었지만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뜻밖에도 신무열과 김혜연이었다.“두 사람, 이렇게 빨리 온 거예요?”지난번 신무열에게 전화를 했을 때만 해도 그녀는 신무열이 얼마나 바쁜 나날을 보내는지 직접 보게 되었고 책상 위엔 수많은 서류가 있었다.그녀는 신무열이 한참 지난 후에야 올 수 있을 거로 생각했었다.“얼른 들어와요. 아버지가 분명 아주 기뻐하실 거예요.”법로는 고개를 들자마자 신무열과 김혜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435화

    김혜연은 아주 조심스럽게 품에 안으며 나긋하게 동요를 불러주었다.온하윤은 하품을 하더니 그녀의 옷을 꼭 잡은 후 품에 안겨 잠들어 버렸다.온하윤이 잠들어 버렸다는 것을 발견한 김혜연은 그대로 경직되어 버렸다. 행여나 아기가 잠에서 깨기라도 할까 봐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온지유와 말을 할 때도 입만 벙긋거릴 뿐 소리를 내지 않았다.“하윤이가 잠을 자고 있어요!”그 모습을 본 온지유는 웃음이 터져 나오고 말았다.김혜연이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수많은 공부를 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었다. 아기를 잘 달랬을 뿐 아니라 온하윤이 다른 아기들보다 얌전했기에 김혜연은 아기를 키우는 것이 더 좋게만 느껴졌다.그녀는 한참 안고 있고 나서 아쉬운 얼굴로 온하윤을 내려놓았다.법로는 아들과 안부 인사를 한 후 다시 쫓아내기 시작했다.“그래, 얼굴도 봤으니까 저녁까지 함께 먹고 잠시 쉬다가 내일 돌아가거라.”“아니, 저랑 혜연이가 그 먼 곳에서 이렇게 왔는데 반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벌써 쫓아내시려는 거예요?”신무열은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법로는 그들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법로는 두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뭐가 어찌 되었든 제 아버님이시잖아요. 이렇게 큰 병에 걸렸는데 어떻게 바로 떠날 수 있겠어요. 지유 씨가 옆에 있다고 해도 저희가 그냥 갈 수 없는걸요.”김혜연도 다가와 법로를 설득했지만 법로는 고집스러웠다.그는 그 자리에 앉아본 적 있었기에 신무열이 얼마나 바쁜 사람인지 알고 있었고 게다가 신무열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신무열은 전보다 더 바쁘고 힘들어졌을 것이었다. 아버지로서 도와줄 것은 없었지만 적어도 짐이 되진 말자고 생각했다.“게다가 너는 곧 아빠가 될 몸이 아니니. 육아를 하랴, 나라를 돌보랴 시간이 어디 남아돌겠니.”말을 하던 법로는 무의식적으로 김혜연의 복부로 시선을 돌렸다.김혜연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신무열이 얼마나 기뻐했을지 그는 알고 있었다.대충 시간을 계산해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436화

    법로는 결국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어차피 VIP 병실로 옮겼기에 전에 지내던 병실보다 훨씬 더 넓었고 화장실도 따로 있었을 뿐 아니라 자그마한 주방도 있었다. 비록 가스는 없었지만 전기밥솥으로 밥을 지어 먹을 수는 있었다.병실에는 칸막이 방도 있었는데 그곳에 너비가 1.5M인 침대가 있었다. 그것은 환자의 보호자를 위한 공간이었고 개인 프라이버시도 지켜주는 그런 방이었다.김혜연은 가져온 짐을 그곳으로 밀어 넣은 후 며칠 동안 병실에서 지내기로 했다.온지유는 그들을 도와 짐을 정리한 뒤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갈 준비를 했다.법로 쪽에는 신무열과 김혜연이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드디어 조금 마음이 놓였다.이젠 그 조직을 처리할 때가 되었다.사람을 해치는 짓을 많이 한 조직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가정까지 망쳐버렸기에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주리라 생각했다.“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나중에 다시 찾아올게요.”온지유는 품에는 온하윤을 안고 별이의 손을 잡은 채 병실을 나왔다.김혜연은 멍한 얼굴로 세 사람의 뒷모습을 빤히 보았다.아들과 딸을 전부 바라지는 않았다. 심지어 아이의 성별에도 욕심이 없었지만 그저 자신에게도 아이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신무열은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자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았다. 비록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바로 눈치채고 있었다.그들에게도 언제가 분명 아이가 있으리라 말이다....집으로 돌아온 온지유는 온하윤을 아기 침대에 눕혀놓았고 별이는 평소처럼 방으로 올라가 숙제를 했다.거기다 김명자가 옆에서 온하윤을 지켜보고 있었으니 그녀는 소파에 앉아 조금 쉬려고 했다.이때 핸드폰이 번쩍 빛나며 여이현의 문자가 도착했다.[오늘은 좀 늦게 들어갈 것 같아. 아마 8시가 되어야 도착할 것 같아.]온지유는 고개를 돌려 시계를 보았다.6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던지라 그녀는 방으로 올라가 잠을 조금 자두려고 했지만 눈을 뜨니 시계는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주방으로 내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437화

    식탁에 모인 세 사람은 웃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여이현은 일하면서 알게 된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었고 별이는 아주 흥미진진하게 들었다.별이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나중에 별이도 크면 아빠처럼 회사를 운영할 거예요. 그러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줄 수 있잖아요.”“그래. 어느 정도 크면 아빠 회사로 와서 인턴으로 일해 봐도 되겠어.”아들의 꿈에 여이현은 응원하고 있었고 원래부터 회사를 별이와 온하윤에게 물려줄 생각 하고 있었다.회사를 이끌어 갈 사람이 남자이든 여자이든 그는 상관없었다. 어쨌든 그와 온지유의 아기기만 하면 경영도 잘할 수 있고 회사를 물려받을 능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별이는 고개를 저었다.“싫어요. 전 저만의 회사를 만들 거예요. 아빠가 해낸 걸 저도 해내고 싶어요!”별이는 웃는 얼굴로 진지하게 말하는 별이를 향해 엄지를 척 들어주었다.“우리 별이 꿈이 멋지다! 엄마는 우리 별이가 꼭 꿈을 이룰 거라고 믿어!”온지유는 별이가 그녀와 여이현의 아이였으니 당연히 뭐든 잘 해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저녁을 먹고 난 별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알아서 척척 빈 그릇을 정리해주며 거실로 가서 애니메이션을 보았다.온지유와 여이현은 설거지를 하면서 대책을 상의했다.“지금은 오빠랑 혜연 씨가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당신은 언제 출국하려고?”온지유는 수도를 작게 틀며 나직하게 물었다.여이현은 여전히 먼저 움직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빠르면 빠를수록 좋아. 이 문제를 얼른 해결하는 게 그 사람들에게 계속 감시당하면서 사는 것보단 낫지.”그 사람들은 목표에 달성하지 못하면 절대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사람이었다.계속 방어만 하면서 살 바엔 먼저 손을 대서 처리하는 것이 나았다.“그럼 내일 움직이는 건 어때? 그 인간들 본거지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아?”온지유가 몸을 돌리자 원래부터 가까이 있었던 여이현과 거리가 더 좁혀져 버렸다.여이현은 자연스럽게 손을 그녀의 허리에 올리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438화

    “그래도 다 선생님께서 잘 가르쳐준 덕분이죠.”온지유는 선생님과 간단히 대화를 나눈 후 전화를 끊어버렸다.욕실로 들어가 간단히 씻은 뒤 아침을 먹고 별이와 온하윤을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신무열은 법로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었고 온지유를 발견한 김혜연은 얼른 다가가 맞이했다.“하윤이는 저한테 맡겨요.”온지유는 먼저 법로의 상태를 물은 후 신무열에게 눈빛을 보냈다.그 눈빛의 의미를 알고 있는 신무열은 온지유와 함께 칸막이 방으로 들어왔다.문을 닫은 후 온지유는 조직의 일에 관해 말해주었다.“전 이번에 이현 씨랑 함께 출국해서 암영이란 조직을 부숴버릴 생각이에요. 그 나쁜 놈들은 국제 범죄 조직인데 아이들까지 연루되어 일이 더 심각해질 수 있어요.”아이들은 한 나라의 희망이었고 소미처럼 친엄마가 키워주거나 복지원으로 가게 되면 적어도 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다.하지만 그 조직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되면 어린 나이에 나쁜 짓을 배우게 되었고 나중에 어른이 되면 얼마나 더 나쁜 짓을 하고 다니게 될 줄 모른다.“지유야, 난 우리 Y 국에 그런 사악한 조직이 있을 줄은 몰랐어. 정말 괘씸하군.”그녀의 말을 전부 들은 신무열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고 이도 빠득 갈았다.한편으로 어린 나이에 독살당할 뻔한 온하윤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고 다른 한 편으로 Y 국의 아이들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다.아이들도 하나의 살아있는 귀한 생명이었지만 그 조직에서는 대체품으로 사용되고 있었다.“지유야, 나한테 거리낄 것 없단다. 어쨌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도 돼. 아이들도 우리가 대신 돌봐줄 테니까.”신무열은 진지한 어투로 말했다.온지유뿐만 아니라 지금 그도 온지유처럼 그 조직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하고 싶었다.그의 말에 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았어요.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이현 씨가 밖에서 저 기다리고 있거든요. 한 시간 뒤에 출국하는 거니까 시간이 빠듯하네요.”신무열은 직접 온지유를 배웅해주었다.법로는 온지유가 오자마자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439화

    등 뒤에 있던 남자는 가면남이 지시한 대로 케이지의 문을 연 뒤 거칠게 소미를 다루며 끌고 나왔다.소미는 저항하려고 했지만 남자는 손을 들어 뺨을 때려버렸다. 머리가 어질거렸던 소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시끄럽게.”가면남은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암일아,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알아봤어?”“네, 신무열은 이미 경성으로 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온지유와 여이현은 이곳으로 오는 길이라고 합니다.”암일은 알아낸 정보를 전부 말해주자 가면남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내가 준비하라고 하던 여자는 준비됐나?”확신의 답을 들은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앞으로 일어나게 될 일을 기대하고 있었다....한편 온지유는 몇 시간의 비행 끝에 온지유와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게 되었다.짐을 찾으러 가던 도중에 앞에서 소동이 벌어졌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여이현은 얼른 온지유의 손을 꽉 잡았지만 사람은 너무도 많았고 그들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던지라 손을 놓치고 말했다.짐을 든 여이현은 주위를 두리번대며 얼른 온지유를 찾으려고 했지만 눈앞엔 낯선 얼굴들뿐이었고 온지유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온지유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급하게 여이현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등 뒤로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나타났다. 빠르게 그녀의 코와 입을 막으며 제압하면서 무언가가 든 주사기로 그녀의 몸에 찔러넣었다.주사기 안에 있던 약물이 전부 그녀의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약효가 빠른 약이었던지라 그녀는 30초도 되지 않아 정신이 흐릿해지며 쓰러지게 되었다.곧이어 그녀의 몸이 뒤로 넘어가게 되었고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그녀를 데리고 갔다.그들이 공항에서 나왔을 때 갑자기 몰려든 한 무리의 사람들도 흩어지게 되었지만 여이현은 여전히 온지유를 찾지 못했다.전화를 걸자 등 뒤로 익숙한 핸드폰 벨 소리가 들렸다.“이현 씨, 나 여기 있어.”고개를 돌리자 ‘온지유'가 그의 등 뒤에 서 있었지만 여이현은 보자마자 가슴이 덜컥 내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440화

    여이현은 여자가 하자는 대로 전부 해주었다.호텔로 돌아오자마자 별이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고 별은 평소와 같은 신이 난 모습이었지만 화면 속에 있는 여자를 아무리 봐도 온지유로 보이지 않았다.‘이상하다. 오늘따라 엄마가 왜 이렇게 낯설지?'여자는 끊임없이 별이를 걱정하고 있었고 수상한 티가 폴폴 났다.여이현은 간단히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뒤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 호텔은 김혜연의 것이었고 그의 통제구역이기도 했다.방금 그는 이미 몰래 사람을 시켜 호텔 안에 수상한 사람이 없는지 알아보라고 했기에 지금은 일단 연기에 어울려 주는 수밖에 없었다....온지유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의 앞에는 가면을 쓴 남자가 서 있었고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굳이 그딴 헛짓거리를 하면서 나를 여기로 끌고 온 이유는 뭐지? 가면을 쓰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못할 정도로 흉측해서 그런가?”가면남은 그녀의 말에 큰 소리를 내어 웃더니 사진을 온지유에게 보여주었다.“이 여자, 너랑 아주 닮은 것 같지 않아? 지금 이 여자는 네 남편이랑 같은 방에 있어. 남녀가 둘이 한 방에서 뭘 하겠어?”그는 상상만 해도 흥미롭고 즐거웠다.온지유는 주위를 두리번거린 후 눈앞에 있는 남자를 훑어보면서 등 뒤로 묶인 손을 부단히 움직이자 밧줄은 손쉽게 풀려버렸다.다만 그녀는 티를 내지 않았고 이상하리만큼 냉정해 가면남은 결국 참지 못하고 물어보게 되었다.“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 돼? 내가 이 여자를 네 남편 곁에 붙여두었다고. 여이현은 애초에 이 여자가 네가 아니라는 걸 눈치도 못 챘으니까 넌 얌전히 내 곁에 있어.”“고작 그걸로 내 남편을 속일 수 있을 것 같아?”온지유는 대놓고 비웃으며 또박또박 말해주었다.“꿈. 깨!”“하, 그럼 우리 내기 하나 할까? 정말로 못 알아본 거라면 넌 영원히 내 노예로 사는 거고, 눈치챈 거라면 내가 가면을 벗어서 누구인지 밝힐게. 어때?”가면남은 승부욕이 생겨났다.짝퉁 온지유는 그가 3개월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최신 챕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8화

    나도현은 요즘 너무 피곤한 상태였기에 양시은은 더 이상 그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런데도 나도현은 여기까지 찾아왔다.“왔구나. 안 올 줄 알았는데...”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서 손목이 부러질 뻔한 양시은은 왠지 모르게 서운한 마음을 느꼈다.사람은 누구나 그런 듯했다. 어떤 상황에서는 강하게 버티면서도, 누군가에게서 걱정과 관심을 받으면 그 마음을 견디기 힘들었으니 말이다.나도현은 눈시울이 붉어진 양시은을 품에 안으며 어깨를 미세하게 떨렸다.“미안, 늦었어.”양시은은 나도현을 밀어내지 않고 그에게 조용히 기대었다.소란을 일으킨 사람들은 순조롭게 연행되었다.양시은은 나도현의 차에 타려던 찰나, 어떤 수상한 여인이 카메라를 들고 몰래 다가오는 걸 포착했다.“저 여자 파파라치야!”양시은이 소리쳤다.나도현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녀를 노려봤다. 그의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에 파파라치는 깜짝 놀라며 도망치기 시작했다.하지만 결국 도망치지 못하고 붙잡혔다.나도현은 파파라치의 카메라 안에 있는 사진을 확인한 후, 안색이 어두워졌다.양시은도 처음엔 그 이유를 몰랐으나 카메라를 건네받고서야 깨달았다.카메라의 메모리 카드엔 두 사람의 사진이 가득했는데 심지어 지난번에 하민이를 데리고 문구점을 갔을 때 찍힌 사진도 있었다.양시은은 화가 나서 손이 떨렸다. 파파라치 여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그녀는 이 사람이 바로 하민이가 부딪혔던 그 여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지난번 우리가 부딪혔던 그 사람 아니세요?”“아니에요...”양시은은 처음에 확신이 없었다. 겨우 한 번 마주친 사람을 쉽게 기억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파파라치가 급하게 부인하는 태도를 취하자 그녀는 더욱 확신했다.“역시 맞았네... 그러니까 왜 부딪혀 놓고 아무 말도 안 하나 했지.”알고 보니 그때부터 몰래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었던 것이다.양시은은 최근 온라인에서 떠들썩하게 퍼진 사진들을 떠올리며, 그 여자가 한 짓이라는 의혹을 품었다.“혹시 인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7화

    그 남자는 손을 뻗어 양시은을 잡으려 했고 그녀는 급히 피하려 했지만 결국 손목을 잡혔다. 손목에서 느껴지는 아픔에 양시은은 입을 열었다.“뭐 하시는 거예요?”양시은은 다른 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바로 신고 전화를 걸려고 했으나 그 남자는 그녀의 휴대폰을 빼앗아 바닥에 내팽개치는 것이었다.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액정이 깨져버렸다.양시은은 자기가 너무 성급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이 이 사람들을 과소평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경찰에 신고해 보든가.”그 남자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멀리서 차준기가 이 상황을 보고 급하게 달려오려 했다.“시은 씨, 잠깐만요. 제가 갈게요.”“오지 마세요!”양시은이 그를 불러 세웠다.그녀는 자기가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이상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양시은의 급박한 목소리에 차준기는 발걸음을 멈췄다. 하지만 초조함은 여전히 그의 마음속에서 가시질 않았다.그는 한시도 마음 편히 있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했다.그 남자는 양시은이 차준기와 대화하는 걸 보고 실눈을 떴다. 그는 양시은도 나진 그룹의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했다.“역시 너도 그 회사 사람이지? 나도현이 널 보낸 거야? 그놈은 무슨 생각으로 널 보낸 거지?”“예쁜 여자분이 이런 위험한 일에 나서면 안 될 텐데...”그 말이 떨어지자 사람들은 모두 불쾌한 웃음을 터뜨렸다.그 남자가 하는 말을 들은 양시은이 차분하게 물었다.“저희 대표님을 아세요?”그녀는 손목에 느껴지는 통증을 참아가며 여전히 마음속에는 나도현을 떠올리고 있었다.‘나도현을 알고 있는 걸 보면 역시 일부러 나진 그룹을 타깃으로 삼는다는 건데... 배후에서 이 사람들을 조종하는 사람이 누구지?’그 남자의 눈빛이 점점 더 위험하게 변했다. 그는 손에 힘을 더 세게 주면서 말했다.“지금 나를 떠보는 거야?”말로 그 남자를 떠보려는 작전은 실패했지만 양시은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녀는 남은 손으로 가방에서 호신용 스프레이를 꺼내더니 그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6화

    나도현은 차갑고 의심이 많은 사람이었고 한 번 결정한 일은 절대 바꾸지 않는 사람이었다.‘대표님의 결정을 바꿀 수 있었던 사람이 있다니...’양시은은 조금 당황스러웠다.그녀는 택시를 타고 오성 구역으로 갔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녀는 나도현이 왜 가지 말라고 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그쪽 때문에 우리 어머니 병이 엄중해졌잖아요! 빨리 돈이나 갚아요.”“여러분, 저 사람들을 막아야 해요. 저 사람들은 우리 집을 철거하려고 하거든요!”마을 사람들이 몇 명의 힘없는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는 몽둥이와 삽이 들려 있었고 누가 봉기를 일으킨 것만 같았다.하지만 그들은 정의로운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 중앙에 서 있는 중년의 남자는 땀을 흘리며 간절히 말했다.“저희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그저 새집을 지을 뿐이에요. 새집을 짓고 나면 들어와서 사셔도 좋다고 했잖아요. 이사 비용도 드리겠다고 했고요.”“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그까짓 몇 푼 안 되는 돈 때문에 내가 너희들 눈치 보면서 살아야 해?”한 사람이 소리를 질렀다.그 비명을 선두로 비난의 소리가 이어졌다.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양시은은 급히 차준기에게 물었다.“사태가 안 좋게 흘러가는 것 같은데... 차 비서님께서 부른 사람들은 도착했나요? 빨리 가서 막아야 할 것 같아요.”차준기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아직 안 왔어요. 조금만 더 기다려요.”두 사람뿐이었기에 지금 나섰다가는 저 사람들한테 당하기만 할 뿐, 아무 소용 없을 것이었다.차준기는 자신이 위험하지는 건 상관없었다. 하지만 양시은은 달랐다. 만약 그녀에게 만일의 경우라도 생기면 나도현이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었다.그래서 차준기는 양시은을 붙잡고 조심스레 말렸다.“가지 마세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원래 나서려고 했던 양시은은 사람들의 흉악한 모습을 보며 그만두기로 했다.시간은 1분 1초 흘러갔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오지 않았다.그 사람들은 중간에 있는 중년 남자를 잡아가려는 계획을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5화

    양시은은 구석에서 집중한 상태로 회의 내용을 기록하고 있었다.나도현은 겉으로는 회의 내용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은연중에 양시은을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그러다 열정적으로 발표하던 팀장이 물었다.“나 대표님, 이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나도현은 그 말을 듣지 못했다.“나 대표님?”팀장이 다시 한번 부르자 나도현은 그제야 대답했다.“별로예요. 다시 만들어 오세요.”그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미간을 찌푸리고 화면을 한 번 훑어보더니 단번에 판단을 내리며 냉정하게 말했다.열심히 발표하던 팀장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나 대표님이 기분이 별로 안 좋은 것 같은데... 착각인가?’회의는 절반쯤 진행되다가 중단되었다.차준기가 갑작스레 한껏 심각한 표정으로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나 대표님, 급한 일이 생겼습니다.”나도현은 손짓으로 기획팀 사람들에게 돌아가서 다시 방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하고는 홍보팀에게는 여론을 처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양시은은 자신의 노트를 쳐다보다가 잠시 멈추고 회의실을 나섰다.“무슨 일이에요? 표정을 보니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요.”차준기는 나도현을 한 번 보고 나서 대답했다.“오성 구역 쪽에서... 문제가 생겼거든요.”양시은은 짐작이 간다는 듯한 미간을 찌푸렸다.오성 구역은 바로 나진 그룹이 매입한 땅이었다.그곳에는 대부분 오래된 주택들이 밀집해 있었는데 이미 오래전에 철거해야 했던 곳이었다.비록 이번에는 나진 그룹에서 주도했지만 사실 이 프로젝트는 위에서 내려온 공공사업이었다. 그렇기에 반드시 잘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철거 과정이 이렇게 어려울 줄 누가 알았겠는가.오성 구역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첫 번째로 할 일은 그쪽으로 사람을 보내는 것이었다.나도현은 차준기를 보며 말했다.“준기 씨가 한 번 가보세요. 절차에도 익숙하시니까요. 사람을 더 데려가도 좋지만 소란이 일어나는 걸 방지해야 합니다. 특히 기자나 언론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4화

    식사를 마친 후, 양시은은 하민이를 유치원에 데려갔다. 거리는 멀지 않았기에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멀리에서 긴 머리에 목도리를 한 여자 선생님이 유치원 입구에서 부모님과 아이들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양시은은 그 선생님이 바로 공 선생님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다가가서 인사를 했다.공 선생님은 하민이를 보더니 쪼그려 앉아서 말을 걸었다.“네가 하민이야? 참 잘생겼네.”하민이는 얼굴이 빨개져서 부끄러워하며 양시은의 뒤로 숨었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내밀고 선생님을 관찰했다.공 선생님은 그런 하민이를 보고 너무 귀엽다고 생각했다.양시은은 조금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하민이가 좀 낯을 가려서요...”“괜찮아요. 어린아이들이 다 그렇죠. 자, 이제 들어갈게요. 하민이 어머님, 유치원 내부 좀 구경하실래요?”“아니요. 조금만 있으면 출근 시간이라서요. 퇴근하고 구경할게요.”하민이를 선생님에게 맡기고 간단히 인사를 마친 후 양시은은 자리를 떠났다.출근길에 그녀는 깊은숨을 쉬었다.오늘은 하민이의 첫 유치원 등교일 뿐만 아니라 양시은의 첫 출근일이기도 했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그녀는 어느덧 나진 그룹 건물에 도착했고 이미 많은 직원들이 출근해 있었다.오늘이 첫 출근이었기에 그녀는 자신의 업무 자리에 바로 가지 않고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회사와 업무에 대해서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이 모든 건 나진 그룹에서 보낸 비서들이 준비해 주었다.요즘, 나도현은 아버지를 돌보느라, 회사의 여러 일을 해결하느라 바삐 돌아쳤다.물론 나도현은 변호사가 사업에 참여하는 건 규정 위반이라는 변호사로서의 원칙을 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회사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그뿐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하지만 회사의 직원들은 아무도 그의 비밀을 지켜주지 않고 하나같이 그를 대표님이라고 불렀다.“여기가 회의실입니다. 오늘 오전 10시에 중요한 회의가 열릴 거거든요? 비서로서 당신의 업무는 회의 내용을 기록하는 것입니다.”차준기는 양시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3화

    차는 뒤로 돌며 겨우 멈춰 섰다.운전기사조차 왜 멈췄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때 앞길에서 통제 불능 상태의 트럭이 돌진해 왔다.트럭은 너무 빨리 달려서 그대로 몇십 미터를 미끄러지며 여러 대의 차량을 들이받았다. 날카로운 소리가 귀에 들려왔고 운전기사는 마음이 아찔해 났다.‘만약 방금 양시은이 제때 경고하지 않았다면...’나도현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양시은을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려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회전해서 다른 길로 돌아갑시다.”운전기사는 한참 뒤에야 방금의 충격에서 벗어나 차를 다시 운전하기 시작했다.그들이 떠난 뒤, 길은 금세 교통경찰 차량에 의해 둘러싸였고 모든 차는 강제로 에둘러서 가야 했다.차는 안정된 길에서 가고 있었고 운전자도 더욱 긴장하며 운전했다. 사고가 또 일어날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그 후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무사히 집에 도착한 양시은은 잠든 하민이가 그 위험한 장면을 직접 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린아이의 마음에 트라우마라도 남겼을 것이니 말이다.양시은의 가슴은 아직도 두근거리고 있었다.하민이를 침대에 눕힌 다음 방문을 닫고 나온 그녀는 물 한 모금을 마시며 말했다.“방금 사고는 우리를 노린 거였어.”그 말을 들은 나도현은 실눈을 떴다.양시은은 휴대폰을 꺼내서 방금 받은 메시지를 그에게 보여주었다.“아까 우연히 화면 상단에 뜬 메시지를 보게 됐거든. 거기엔 통제 불능의 차 때문에 일어나는 차 사고가 있을 거라고 적혀 있었어.”“그것도 양채은이 보낸 거야?”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잠시 후, 양시은이 먼저 말했다.“응. 채은이 번호였어. 예전에 몇 번 연락을 시도했을 때는 잘 안됐는데 이번에 다시 나타났더라고.”이렇게 말하는 양시은은 가슴 한편이 아파져 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양시은은 지금까지 양채은의 모습도, 양채은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도 전혀 알지 못했다.그녀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2화

    사실은 나도현을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도 조금 있었다.원래는 이렇게 빨리 동의할 생각이 없었지만 피곤한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마음이 바뀌었다.나도현은 그녀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양시은은 거절할 생각이었지만 그의 말이 그녀의 마음을 돌렸다.“입사 축하 선물로 밥 사주는 거야. 꽤 괜찮은 식당이 있거든. 네가 좋아하는 맛일 거야. 우리 돌아가서 하민이도 데리고 가자.”그가 하민이 얘기를 꺼내자 양시은은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다. 하민이는 사실 평소에 외출을 자주 하지 않았기에 그녀는 늘 미안한 마음이 갖고 있었다. 그래서 뭐라도 더 해주고 싶었다.그래서 나도현은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 하민이를 데리고 왔다.마침 아주머니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려 했던 참이었기에 양시은은 그냥 저녁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외식을 하러 나간다는 소식에 하민은 너무 기뻐했다.“엄마, 뭐 먹으러 가요? 저 바비큐 먹고 싶어요!”양시은은 사실대로 이미 레스토랑을 정했놓았다고 하민이를 타일렀지만 그의 반짝이는 눈을 보고 어쩔 수 없이 말을 바꿨다.“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하자.”그 말을 들은 하민은 아주 기뻐했다.그가 웃는 모습을 보니 양시은도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갔다.“미안하지만 아까 말한 그 식당은 못 갈 것 같아...”그녀가 말을 끝내지도 못했을 때 나도현이 운전사에게 말했다.“괜찮은 바비큐집으로 가요.”양시은은 고개를 숙이고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느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바비큐집에 도착했다. 이 바비큐집은 인테리어가 아주 깔끔한 데다가 테이블도 각각 분리되어 있어서 깨끗했다. 그래서인지 양시은은 더욱 안심되었다. 사실 바비큐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지만 하민이도 있는 만큼 위생에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주문한 바비큐가 나왔지만 그들은 별로 먹지 않았고 대부분 하민이가 다 먹었다.하민이가 얼굴에 기름을 잔뜩 묻히며 먹는 모습을 보자 양시은은 휴지를 가져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닦아주었다.“입에 묻은 것 좀 봐.”“엄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1화

    나진 그룹은 여느 때처럼 평온해 보였고 아무리 둘러봐도 큰 논란이 일어난 회사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양시은은 프런트 데스크에 가서 나도현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나도현이라는 이름을 듣고는 살짝 웃었다.“그분은 지금 경성에서 가장 유명한 변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 분이세요. 왜 로펌에 안 가시고 여길 찾아오셨나요?”“안 계시나요? 그럼 언제 돌아오시는지는 아세요?”양시은은 잠시 멍해져서 생각에 잠겼다.‘방금까지도 통화를 했는데 여기 없다고? 그럼 이런 상황에서 어디로 갔을까?’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고개를 저으면서 대답했다.“죄송하지만 저도 나 변호사님의 개인 스케줄까지 알고 있진 않아서요. 궁금하시다면 직접 전화로 연락해 보시는 게 어떠세요?”양시은은 더 이상 직원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돌아가려고 했지만 그때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다시 말을 걸었다.“잠시만요. 양시은님 맞으세요?”직원이 조금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양시은을 보며 물었다. 그제야 직원은 자신이 양시은의 신분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걸 떠올렸다.그 말을 들은 양시은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습니다만... 무슨 일이세요?”“나도현 변호사님께서 떠나시기 전에 당부하셨거든요. 만약 양시은님께서 오신다면 사무실에서 기다리게 하라고 하셨어요.”“그럼 금방 돌아오시는 거죠?”양시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그가 돌아오는 걸 기다리기로 했다.그녀는 나도현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고 혹시나 자기가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양시은은 사무실에서 그를 두 시간 동안이나 기다렸다.나도현이 미팅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소파에 누워서 잠들어 있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은 약간 엉켜 있었는데 표정에서는 피곤이 가득 묻어났다.그 모습을 본 나도현의 눈빛이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양시은은 꿈속에서 누군가가 자기를 어루만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주 가벼운 터치여서 그저 간지럽기만 했다.그녀는 손을 들어 한 번 툭 치고는 이렇게 중얼거렸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80화

    “어떤 일자리를 찾으려고?”“모르겠어. 아직 찾고 있는 중이라...”“그럴 거면 그냥 우리 회사로 오는 건 어때?”나도현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양시은은 잠깐 당황한 듯싶더니 그의 제안을 거절하려 했다.나도현은 마치 그녀의 생각을 예측한 듯 말했다.“결정을 서두르지는 말고. 어느 회사로 가든 월급은 그냥 그 정도일 거야. 우리 회사보다 좋은 대우는 없을 거라는 얘기지.”양시은은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겼다.그녀는 나도현을 바라보며 오랜 시간 고민하더니 말했다.“생각할 시간을 좀 줘요.”나도현은 양시은을 급하게 재촉하지 않았고 그녀에게 3일이라는 시간을 주었다. 세 날 후면 하민이도 유치원에 가게 될 것이니 말이다.그때면 하민을 돌보지 않아도 됐기에 양시은도 마음 편히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그녀는 여러 곳에 이력서를 보냈지만 결과는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다.어떤 곳은 급여가 예상했던 것보다 적었고 어떤 곳은 싱글맘인 그녀를 원하지 않았다. 다들 그녀가 아이에게 집중하느라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양시은은 그러한 차별에 화가 났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나도현이 제시한 조건이 제일 좋아 보이기 시작했다.고민에 빠진 그녀는 온지유에게 전화를 걸었다.“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서 그래요. 제 친구 얘기인데 말이죠.”여기까지 들은 온지유는 바로 양시은의 고민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뭘 물어보고 싶으신데요?”“제 얘기가 아니에요.”“알겠어요. 본론부터 말해보세요.”양시은은 한숨을 깊이 내쉬고 자신의 상황을 그대로 전했다.그러자 온지유는 예상보다 더 단호하게 말했다.“뭘 더 고민할 게 있나요? 조건이 좋은 쪽을 골라야죠. 당연한 거 아닌가요?”“정말 제 얘기가 아니라요...”“알았어요, 알았어요. 아무튼 제 뜻은 그렇게 고민할 필요 없다는 얘기예요. 그저 일자리를 구하는 것뿐이잖아요. 그냥 상사로 생각하면 돼요.”온지유의 생각을 들은 그녀는 잠깐 생각하다가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그래도 양시은은 바로 확답을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