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301 - 챕터 1310

1371 챕터

제1301화

“그럴 일은 없습니다. 저는 평생 다솔 씨 한 사람만을 사랑할 거예요. 다른 여자는 절대 쳐다보지 않을 겁니다.”배진호는 다시 한번 자신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마음을 전했으니 부모가 계속 자기 뜻을 고집한다 하더라도 석규리는 최소한 자존심을 지킬 거라고 생각했다.아무리 사랑하는 마음을 품었다 해도 한 남자에게 매달리며 스스로를 깎아내리지는 않을 거라 여겼다.그러나 그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석규리의 시선은 여전히 배진호를 따라다녔다. 그녀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진호 씨, 당신이 지금 당장 다솔 씨를 잊지 못해도 상관없어요.우리는 아직 젊고 시간은 충분히 많잖아요. 언젠가 당신이 제 마음을 받아들일 거라고 믿어요.”“그리고 지금 다솔 씨를 잊지 못하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에요. 당신이 정이 깊은 사람이라는 뜻이잖아요. 나중에 저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저에게도 그렇게 깊은 사랑을 줄 거라고 믿어요. 우린 정말 행복한 한 쌍이 될 거예요.”그녀의 말은 배상준과 정미진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정미진은 석규리의 손을 꼭 잡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권다솔이 대단한 집안 딸일지 몰라도 굳이 돈 때문에 아들의 결혼을 희생해야 할 만큼 가난하지는 않았다.정미진은 단지 아들이 진심으로 사랑받으며 살길 바랐다.권다솔?정미진은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늘 행동이 차분하지 않은 것 같았고 유산된 아이가 과연 배진호의 아이였을까 하는 의심까지 하고 있었다.오히려 아이가 유산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만약 아이가 태어났다면 배진호는 평생 속아 남의 아이를 키우며 살아야 했을지도 모른다.어머니로서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게 할 수 없다.“어차피 이제 아이도 없잖아. 둘이 바로 이혼해. 그게 제일 좋고 짐도 없게 되잖아.”정미진은 자신의 속내를 숨기지 않고 말했다.하지만 그녀는 이 말이 배진호의 인내심을 완전히 끊어버렸다는 사실을 몰랐다.배진호는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짐이라고요? 그 아이는 제 첫 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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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2화

배진호가 여전히 부모의 말을 따른다면 정말로 어리석은 짓일 것이다.그는 더 이상 부모가 자신과 권다솔을 해칠 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경미 씨, 손님들을 내보내 주세요.”“진호야! 네 엄마인데 어떻게 네가 나를 내쫓을 수 있어?”정미진의 얼굴빛이 험악해졌다.석규리는 눈물로 가득 찬 눈으로 말했다.“절 보고 싶지 않다면 제가 나가면 돼요. 하지만 저 때문에 아저씨와 아주머니께 화풀이하지 말아요. 두 분이 이렇게 진호 씨의 삶에 간섭하는 건 그만큼 진호 씨를 사랑하고 신경 쓰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어요?”세상 부모 중에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그 말을 부정하지 않지만 약이 든 차를 마신 이후 배진호는 생각을 바꿨다.사랑은커녕 그저 그를 완전히 통제하려는 욕심이 더 컸음을 깨달았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그를 함부로 대할 수 있었겠는가?“경미 씨, 다시 말하지만 손님들을 모시고 나가주세요.”그리고 배진호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남은 건 박경미와 세 사람뿐이었다.박경미는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세 분, 이제 돌아가 주시죠.”그때까지 입을 다물고 있던 배상준이 입을 열었다.“경미 씨, 다솔 씨는 한 달에 얼마를 주고 있죠?”배상준은 지금 이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배진호는 현재 부모보다도 박경미를 더 신뢰하는 것 같았다.그렇다면 박경미를 매수해서 석규리와 배진호를 이어주게 하면 어떨까? 그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나.“제 월급은 배 대표님이 주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액이 많고 적은 건 중요치 않아요. 제게 중요한 건 일을 할 때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 거죠.”박경미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오지랖이 넓으면 제 발목을 잡는다. 돈을 쥐여 준다고 해서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할 수 없었다.정미진은 무언가 말을 더 하려 했지만 석규리가 고개를 저어 제지했다.돌아가는 길 운전석에는 배상준이, 뒷좌석에는 정미진과 석규리가 앉았다.정미진은 가는 길 내내 눈물을 훔치며 하소연했다.“저 여자가 대체 무슨 수를 써서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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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3화

두 사람이 정말로 관계를 맺기만 하면 정미진은 충분히 결혼을 강제로 성사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권다솔과의 아이를 잃은 상황에서 만약 석규리가 임신이라도 하게 된다면 과연 배진호는 계속 무관심할 수 있을까?설령 임신에 실패하더라도 상관없다.최악의 경우 병원에 돈을 좀 쓰면 가짜 건강검진 보고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배진호가 진실을 알게 되더라도 이미 결혼까지 해버린 뒤라면 이런 사소한 일로 이혼을 할 리도 없을 것이다.“아무 일도 없었어요.”석규리는 입술을 꽉 물고 고개를 저었다.약기운이 도는 동안 별의별 수단을 다 써봤지만 그래도 배진호를 꾀어내는 데 실패했다.배진호의 마음에는 분명히 권다솔만 있는 게 틀림없다. 그러지 않았다면 차라리 억지로라도 버티면서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정미진의 얼굴빛이 변했다.“약을 그렇게 많이 넣었는데 효과가 하나도 없다고? 방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석규리는 얼굴을 붉히며 간단히 그때의 상황을 설명했다.정미진은 찬바람을 들이마시며 숨을 멈췄다.정말이지 이상한 여자에게 완전히 정신이 팔려 목숨까지 내던지다니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배진호가 그럴수록 정미진은 자신의 결심을 더욱 굳혔다.길게 늘어질 바에야 차라리 빨리 갈라놓는 편이 낫다. 두 사람을 가능한 빨리 떼어놓아야 한다.“진호가 헤어지길 거부한다 해도 상관없어. 내가 직접 다솔 씨를 찾아갈 거야. 이미 이 집에서 나갔으니 다시는 못 돌아오게 만들면 되지.”정미진의 눈엔 흔들림이 없었다....한편 권다솔 쪽.집을 나온 뒤로 차를 몰고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그녀는 해변에 차를 세웠다. 모래사장 위를 걸어갈수록 점점 시야가 흐려졌다.당장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배진호 쪽 집은 이제 돌아갈 수 없었다. 친정집에 가자니 부모님의 잔소리를 또 듣게 될 게 뻔했다.처음부터 부모는 그녀가 배진호와 함께하는 것을 반대했다. 배진호의 집안이 변변찮아서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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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4화

“난 당신이 참 좋은 사람이란 걸 알아요. 하지만 태건 씨, 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집착하고 있는 거예요?”권다솔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 둘은 절대 함께할 수 없어요.”그녀는 남태건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둘은 그저 친구로만 남을 뿐 그 이상은 있을 수 없었다.“네 마음속에는 아직도 배진호가 남아 있는 거야?”“그런 게 아니에요. 나랑 진호 씨는 이미 완전히 끝났어요.”“이미 끝났다면 왜 날 돌아보지 않는 건데? 다솔아, 넌 아직 젊잖아. 설마 그런 형편없는 사람 때문에 평생 혼자 살겠다고 작정한 거야?”남태건은 더 가까이 다가섰다.그는 어릴 때부터 자신이 원하는 건 반드시 손에 넣었다. 권다솔도 예외는 아니었다.권다솔은 순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냥 내버려두자. 이렇게 오해하도록 놔두자.’그녀는 아무 말 없이 남태건의 말을 인정하는 듯했다.“다솔아, 바보 같은 짓 하지 마. 만약 너희 사이에 아이가 있어서 아이를 위해 재혼하지 않으려는 거라면 이해하겠어. 하지만 지금 너희는 아무것도 없잖아.”남태건의 시선이 그녀의 배로 향했다.시선 속에는 은밀한 기쁨이 넘쳤다.그는 이미 결심했다. 만약 권다솔이 배진호의 아이를 낳더라도 상관없을 것이고 그녀를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하지만 아이가 없다면 훨씬 더 좋은 일이었다.이렇게 하면 그들의 인연은 깔끔하게 끊길 것이다. 그리고 권다솔의 삶에서 배진호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그 자리는 남태건이 차지할 것이다.“그만해요. 저한테 이런 말을 하려고 온 거라면 당장 돌아가세요.”권다솔의 목소리는 격해져 있었다.이 아이는 단순히 배진호만의 아이가 아니었다. 그녀 자신의 아이이기도 했다.설령 배진호가 그의 말대로 한심한 남자라 해도 아이는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남태건은 급히 사과하며 말했다.“미안해 내 잘못이야. 그렇게 말했으면 안 됐어.”“됐어요. 먼저 가세요. 지금은 혼자 있고 싶어요. 아무도 날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권다솔은 뒤돌아 떠나버렸다.남태건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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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5화

“나는 당신 편이지 물론. 진호가 그렇게 고집부리는 걸 그대로 둘 순 없어. 하지만 당신도 건강을 생각해야 해. 정말 화병이라도 나면 우리 가정이 무너지는 거나 다름없잖아?”배상준은 부드럽게 아내를 달랬다.두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아내가 병이 난다는 건 그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게다가 그 병이 아들 때문에 생긴 것이라면 더더욱 용납할 수 없었다.정미진은 뭔가 말하려다 문득 묘안이 떠올랐다.그녀는 남편의 손을 붙잡고 말했다.“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지금 진호가 우리 얼굴을 보려고도 하지 않잖아. 그런데 만약 내가 병원에 입원해서 응급 치료를 받게 되면 그때도 우리를 외면할 수 있을까?”“그래도 몸을 가지고 그런 장난을 하면 안 되지.”배상준은 곧장 고개를 저었다.응급실이 어떤 곳인데, 거긴 중환자만 들어가는 곳이다.아내가 이런 엉뚱한 일을 계획하는 걸 절대 허락할 수 없었다.정미진은 답답한 듯 무릎을 치며 말했다.“당신도 참 답답하네! 왜 그렇게 융통성이 없어? 꼭 병에 걸려야만 응급실에 들어갈 수 있어? 우린 돈이 있는데 어디를 못 들어가겠어?”그녀의 진짜 의도는 단순히 병을 핑계 삼아 아들을 속여 집으로 돌아오게 하고 석규리와 억지로라도 맺어주는 것이었다.그저 하나의 연극일 뿐 실제로 병에 걸릴 필요는 전혀 없었다.“내가 둔했네. 젊었을 때도 당신 머리를 따라갈 수 없었는데 나이 드니 더 상대 못 하겠어.”배상준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당신 말이 맞아. 진호는 착한 아이잖아. 애가 아무리 다솔이를 좋아한다 해도 부모를 외면하진 않을 거야.”이 말은 정미진의 마음에 꼭 드는 말이었다.둘은 단 한 명의 아들만을 위해 모든 사랑과 돈을 쏟아부었다.이런 상황에서 배진호가 부모님을 외면할 리가 있을까?설령 권다솔이 계속 옆에서 방해를 한다 해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 권다솔은 이미 떠난 상태다.이렇게 좋은 기회를 그들이 놓칠 이유는 없었다. 이번 기회에 그 둘의 관계를 단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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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6화

“네가 그렇게 말해주니 마음이 한결 놓이네.”정미진은 웃으며 만족스러운 눈빛을 보였다.그녀는 권다솔이 왜 굳이 자기 아들을 괴롭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권다솔이 아무리 집에서 귀한 딸로서 자라왔더라도 시부모의 반대와 사촌 동생, 거기에 석규리까지 더해진다면 과연 그 고집이 얼마나 버틸지 두고 볼 일이었다....한편, 권다솔은.그녀는 억울한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어차피 그녀는 부모님의 뜻을 거스르고 기어코 배진호와 결혼하려 했던 사람이었다.그때 부모님 앞에서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히 떠오르는데 지금 돌아간다면 자존심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꼴이 아닌가?하지만 그녀는 부모님이 직접 차를 몰고 호텔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다.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을 때 권다솔은 단순히 배달이 도착한 줄로만 알았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마주한 것은 부모님과 그들 뒤에 선 남태건이었다.“여긴 어떻게 오셨어요?”“내가 안 왔으면 우리 딸이 그 못난 녀석에게 얼마나 상처받았는지도 몰랐을 거야!”김영은은 딸을 보며 눈물이 고이는 것을 참지 못했다.“다솔아, 살이 많이 빠졌구나.”그 단순한 몇 마디에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집을 떠난 뒤 그녀는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했다.몇 번이고 악몽에서 깨어나며 귓가에는 누군가가 엄마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그러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은 그녀 자신이 아이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란 사실을. 여자는 남자와는 다르다.남자는 아이를 잃은 뒤에도 쉽게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돌릴 수 있지만 여자는 그 상처 속에 오래도록 갇혀 버린다.특히 깊은 밤 모든 것이 고요해질 때 그 고통은 배가된다.“됐어, 무슨 얘기든 안에서 하자. 복도에서 서 있다가 괜히 사람들 눈에 띄겠어.”권용민은 말을 하며 방으로 들어갔다.권다솔은 서둘러 길을 비켜주었다.지금 이 상황에서 남태건을 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미 부모님과 함께 온 이상 그를 내쫓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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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7화

권다솔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어머니의 말을 거절했다.“엄마, 나 지금 겨우 진호 씨랑 헤어졌고 잠깐 머리 식히러 나온 거예요. 그런데 어떻게 벌써 다른 남자랑 결혼하라고 할 수 있어요? 난 정말 그렇게는 못 해요.”정말로 새로운 인연을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야 가능한 일이었다.더구나 그녀는 지금 애초에 그런 생각 자체가 없었다.그녀는 남태건을 좋아하지 않았고 다시 결혼하고 싶지도 않았다.“다솔아, 엄마도 네 생각과 같았어. 네가 먼저 이 상황에서 벗어난 뒤에 다시 시작해 보자고. 그런데 지금 네가 혼자 호텔에서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걸 보면 엄마랑 아빠가 어떻게 마음을 놓겠니?”김영은은 딸을 계속 설득했다. 차라리 남태건이 곁에 있어 준다면 최소한 서로 의지라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권용민은 더 진지하게 말했다.“태건이는 너에게 정말 진심으로 잘하려고 노력 중이야. 그런데 네가 그 마음을 계속 거부해서 무슨 좋은 점이 있단 말이냐?”집안에서 딸을 평생 부양할 능력은 있었고 그녀를 책임지는 데 문제도 없었다.그러나 부모라는 존재는 언젠가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나는 날이 올 수밖에 없다. 그때가 되면 다솔이는 혼자서 어떻게 살아가겠는가?배진호는 바깥에서 다른 여자들과 마음껏 즐길 수 있는데 그들의 딸은 그런 쓰레기 같은 남자 때문에 평생 고통받아야 한다는 것인가!“아빠, 엄마. 제 감정도 좀 생각해 주세요. 전 방금 아이를 잃었어요. 그런데 바로 다른 남자를 받아들이라고요? 저도 사람이에요. 애완동물 가게의 고양이도 아니잖아요. 봄이 되었다고 아무렇게나 짝지어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요.”권다솔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그녀는 누구도 상처 주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희생하고 싶지도 않았다.권용민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너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권용민은 딸을 억지로 결혼시키려는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권다솔이 배진호를 잊지 못하는 상태라는 점이었다. 만약 두 사람이 다시 이어지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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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8화

권다솔은 확실히 이 일을 부모님들이 벌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녀는 더 이상 남태건에게 나가라고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 대화를 이어가지도 않고 이내 창밖의 지나가는 차들을 바라봤다. 남태건이 뒤에서 무슨 말을 하건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하지만 그가 다시 부모님들을 언급하자 그제야 권다솔은 고개를 돌렸다.“다솔아, 네가 결혼을 했다 하더라도 넌 여전히 두 분의 딸이야. 설마 정말 두 분이 아무 말 없으실 거라고 생각한거야? 너와 진호 씨 일은 이미 다 알고 계셨어. 네가 묵은 이 호텔도 부모님이 지분을 갖고 계시는걸.”권다솔은 멍하니 그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 점은 눈치채지 못했다.권다솔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 검색해 봤다. 아니나 다를까 부모님은 이 호텔 체인의 지분을 1% 갖고 있었다.이 정도 지분으로는 호텔의 경영에는 손을 댈 수 없었지만 투숙인을 찾는것 쯤은 식은 죽 먹기였다.정말 남태건을 오해했던 것이었다.권다솔은 남태건에게 사과했다.“미안해요, 조금 전에는 당연히 태건 씨가 부모님을 데려온 줄 알았어요. 하지만 저희는 정말로 함께 할 수 없어요.”“알아, 우리는 그저 친구일 뿐이라는 거.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부모님은 받아들이시지 않잖아. 예전부터 우리를 이어주려고 했던 분들이시고 지금 배진호와도 이런 꼴이 돼버렸으니 부모님들도 네가 빨리 다시 서길 바라는 거야.”남태건은 자신에게 아무런 사심도 없는듯한 프레임을 씌웠다.하지만 사실 이 모든 일은 그의 계산 아래 이루어진 일이었다.배진호의 일을 부모님에게 과장해 알린 것도, 권다솔이 묵고 있는 호텔을 알아내 직접 찾아온 것도 남태건이었다.그의 부모 역시 아들이 권다솔과 결혼하기를 간절히 원했으니 더는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양쪽 집안의 조건도 비슷했기에 혼사는 완벽한 선택이었다.“그러니까 우리 둘이 잠깐 연기를 하자. 부모님들께 보여주기 위해서 말이야. 당분간 아저씨랑 아주머니가 널 많이 신경 쓰시겠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더는 우리에게 신경 쓰지 않으실 거야.”남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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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9화

여이현이 뒤에서 돕지 않았다면 배진호 혼자 힘으로 무슨 수로 회사를 설립하고 지금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겠는가?예전에는 권다솔이 그를 너무나도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아무리 애를 써도 그 틈을 파고들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배진호의 행동으로 인해 그 사랑에 금이 갔다.지금의 남태건은 자신이 그 금을 점점 더 크게 만들고 결국 완전히 깨트릴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대사관.소미는 울면서 여기까지 왔지만 온지유와 여이현의 결정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차가 멈추자 온지유는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린 뒤 소미를 차에서 데리고 내려오려고 했다.“싫어요! 저 차에서 안 내려요!”소미는 작은 손으로 안전벨트를 꼭 움켜쥐고 놓지 않았다.손등에는 붉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져 볼을 타고 옷 위로 흘러내렸다.“부탁이에요. 저를 집으로 데려가 주세요. 전에는 저를 가족처럼 대해 주겠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왜 저를 버리려는 거예요?”온지유는 그 말을 듣고 황당해서 웃음이 나왔다.지금 이 상황에서 소미는 아직도 도덕적 책임을 들먹이다니.온지유는 더 이상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허리를 숙여 소미의 손을 억지로 떼어냈다.그리고 강제로 그녀를 차에서 끌어내 대사관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직원들 앞에서 온지유는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했다.“저는 안 가요! 저는 당신들 나라 사람이 아니에요. 이분들이 제 아빠, 엄마예요. 우리는 가족이고 별이는 제 오빠라고요!”소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발버둥 쳤다.직원들에게 거짓말을 하면 자신의 운명이 바뀔 거라고 믿고 있었다.하지만 어른들의 세계는 냉혹했다.사실이 아닌 몇 마디 거짓말로 모든 것을 뒤집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직원은 곧바로 소미의 입국 기록을 확인했다.이 기록은 그녀의 신원을 증명할 수 있었다. 직원은 온지유에게 말했다.“우리는 이 아이를 최대한 빨리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가족에게 연락할 것입니다.”가족이 그녀를 데리러 올지 말지는 그들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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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0화

소미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하지만 그녀는 너무 어렸고 직원의 품에 안긴 상태에서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땅에 닿을 수 없었다.그저 온지유 가족 세 사람이 점점 멀어져 가는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소미를 떠나보냈지만 온지유와 가족들의 마음은 여전히 무겁기만 했다.“이미 다 끝난 일이니까 이제 신경 쓰지 말고 음악이나 들으면서 기분을 풀어볼래?”여이현이 침묵을 깨며 말을 꺼냈다.온지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무 노래나 틀어줘.”여이현이 자동차 키를 꽂자 차량 스크린이 켜졌고 그 화면에 검은 옷을 입고 가면을 쓴 남자가 나타났다.그의 얼굴은 온통 가면에 가려져 있었고 오직 두 눈만 보였다.그는 위협적인 눈빛으로 여이현을 응시했다.“당신 누구야?”여이현의 목소리가 차갑게 변했다.왠지 이 남자가 소미와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그의 질문에 즉답하지 않고 한참을 비웃더니 되물었다.“여이현, 아이가 둘 있다며? 그런데 왜 차 안에는 한 명만 있지? 다른 아이는 데리고 나오기 싫었던 거야? 아니면 그럴 능력이 없었던 거야?”“네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능력까지는 없겠지.”여이현은 그 말속에 숨겨진 의미를 즉시 알아차렸다.그의 시선은 점점 더 차가워지며 단호히 말했다.“소미는 네놈이 보낸 거였군.”그의 말은 질문이 아니라 확신이었다.예전부터 그는 소미 뒤에 분명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어린아이가 어떻게 그런 독약을 구할 수 있었겠는가.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았다.그 대신 그는 여전히 여이현을 도발하며 말했다.“알고 싶다면 직접 조사해 보라고. 다만 누가 더 빠를지 지켜보자고.”그 말을 마친 뒤 차량 스크린이 갑자기 꺼졌다.몇 초 뒤 화면이 다시 켜졌을 때는 이미 평소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온지유의 표정 역시 어두웠다.“소미를 대사관에 데려다준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소식을 알고 우리 차까지 해킹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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