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호가 여전히 부모의 말을 따른다면 정말로 어리석은 짓일 것이다.그는 더 이상 부모가 자신과 권다솔을 해칠 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경미 씨, 손님들을 내보내 주세요.”“진호야! 네 엄마인데 어떻게 네가 나를 내쫓을 수 있어?”정미진의 얼굴빛이 험악해졌다.석규리는 눈물로 가득 찬 눈으로 말했다.“절 보고 싶지 않다면 제가 나가면 돼요. 하지만 저 때문에 아저씨와 아주머니께 화풀이하지 말아요. 두 분이 이렇게 진호 씨의 삶에 간섭하는 건 그만큼 진호 씨를 사랑하고 신경 쓰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어요?”세상 부모 중에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그 말을 부정하지 않지만 약이 든 차를 마신 이후 배진호는 생각을 바꿨다.사랑은커녕 그저 그를 완전히 통제하려는 욕심이 더 컸음을 깨달았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그를 함부로 대할 수 있었겠는가?“경미 씨, 다시 말하지만 손님들을 모시고 나가주세요.”그리고 배진호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남은 건 박경미와 세 사람뿐이었다.박경미는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세 분, 이제 돌아가 주시죠.”그때까지 입을 다물고 있던 배상준이 입을 열었다.“경미 씨, 다솔 씨는 한 달에 얼마를 주고 있죠?”배상준은 지금 이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배진호는 현재 부모보다도 박경미를 더 신뢰하는 것 같았다.그렇다면 박경미를 매수해서 석규리와 배진호를 이어주게 하면 어떨까? 그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나.“제 월급은 배 대표님이 주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액이 많고 적은 건 중요치 않아요. 제게 중요한 건 일을 할 때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 거죠.”박경미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오지랖이 넓으면 제 발목을 잡는다. 돈을 쥐여 준다고 해서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할 수 없었다.정미진은 무언가 말을 더 하려 했지만 석규리가 고개를 저어 제지했다.돌아가는 길 운전석에는 배상준이, 뒷좌석에는 정미진과 석규리가 앉았다.정미진은 가는 길 내내 눈물을 훔치며 하소연했다.“저 여자가 대체 무슨 수를 써서 우
최신 업데이트 : 2024-12-3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