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291 - 챕터 1300

1378 챕터

제1291화

온하윤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온지유는 피를 너무 많이 뽑은 탓에 안색이 창백했고 입술에는 혈색이 없었다.그녀는 힘겹게 의자의 손잡이에 의지하며 일어났다. 몸이 잠깐 휘청였지만 그래도 힘을 내서 병실 쪽으로 비틀대며 걸어가려 했다.“앉아서 쉬고 있어요. 저희가 다시 수혈해드릴게요. 지금 이 모습으로는 병실을 돌아가기는커녕 몇 발자국도 못가서 쓰러지게 되실 거예요.”간호사가 얼른 온지유의 팔을 잡으며 부축했다.온지유는 자신의 몸 상태가 어떤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무리하지 않았다. 다시 의자에 앉아 쉬면서 따듯한 차를 마셨다. 어리럼증이 사라지고 나서야 그녀는 딸의 병실로 갈 수 있었다.온하윤의 상태는 처음 병원으로 찾아왔을 때보다 마노이 나아져 있었다. 더는 고열에 시달리지 않았지만 열은 있었다.“아마 세 시간쯤 지나야 정상 체온으로 돌아올 거예요. 만약 그동안 체온이 다시 올라간다면 바로 절 불러주세요.”의사가 세심하게 말해주었다.온지유는 주현도의 말을 전부 머릿속에 새겨듣고 있었다.의사가 나간 후 그녀는 딸 옆에 앉아 손을 뻗어 이마를 쓸어주었다.“아가야, 얼른 나아야 해.”한편 여이현 쪽.시동을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는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당장 김명자 씨 가정 상황까지 전부 조사해서 나한테 보내요.”집안에 사람이라곤 몇 없었다. 별이는 친동생을 해칠 리가 없었기에 남은 가능성은 김명자였다.소미는 아직 어렸고 별이와 비슷한 또래였기에 절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여이현이든 온지유든 누구든 소미가 그랬을 거라곤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빠르게 차는 집 앞에 세워졌다. 여이현은 문을 열고 내렸다. 그가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별이가 초조한 얼굴로 맞이했다.“아빠, 하윤이는 어때요?”“괜찮아. 열이 내렸으니까 곧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야. 별이 먼저 들어가서 자. 아빠는 이모님이랑 할 얘기가 있으니까.”여이현은 별이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그리고 그는 김명자를 뒷마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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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2화

심지어 밤에도 편히 눈을 감지 못했다. 두 시간에 한 번씩 잠자리에서 일어나 온하윤의 상태를 살펴보았다.그녀는 아주 열심히 아기를 돌봤다. 온하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아기에게 분유를 제외한 다른 음식을 먹일 생각도 하지 않았다.“알겠어요. 일단 들어가 보세요.”여이현은 증거가 없는 상태였다. 그랬기에 김명자를 붙들고 모든 책임을 돌릴 수 없었다.만약 전부터 집 안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두었다면 아마 누가 온하윤을 해친 것인지 바로 찾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김명자는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비서가 그에게 연락했다.“대표님, 이미 찾아낸 자료를 전부 전송해 드리겠습니다.”비서가 찾은 자료엔 김명자의 가족 관계는 아주 단일했다.김명자에겐 딸이 한 명 있었다. 몇 년 전에 결혼해 남편과 함께 작은 마트를 운영하고 있었고 아이도 낳았다. 그녀에겐 빚도 없었을 뿐 아니라 통장에 거액의 돈이 오간 흔적도 없었다.업계에서 김명자에 대한 평가는 아주 좋았다. 그녀를 베이비 시터로 고용한 사람들은 대부분 아기에게 정성을 다한다고 말했고 친할머니 같다는 평가도 있었다.자료만 봐도 여이현은 김명자가 아주 좋은 베이비 시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온하윤은 대체 왜 갑자기 중독된 것일까?여이현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러다 그는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온지유가 그에게 전화한 것이다. 그가 병원을 나서기 전보다 온지유의 목소리는 많이 평온해졌다.“이현 씨, 하윤이는 제때 치료받아서 지금 열도 내리고 있어. 많이 괜찮아졌어.”“응, 괜찮아졌다면 다행이야. 내가 지금 갈게.”여이현은 원래 병원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조금 전 별이의 모습이 떠올라 이내 생각을 바꾸었다.별이를 데리고 가기로.“소미야, 나랑 같이 하윤이 보러 가지 않을래?”집을 나서기 전 별이는 고개를 돌려 소미에게 물었다.소미는 급하게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지금 여이현의 두 눈을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아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다만 같은 공간에 있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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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3화

“이미 열이 내렸다고 하지 않았어?”소미는 사람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온하윤을 보며 순간 또 나쁜 마음을 먹게 되었다.‘온하윤은 이미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잖아. 그런데 왜 나한테서 별이 오빠를 빼앗아 가는 거야?'분명 별이와 함께 놀고 싶었으나 별이는 그녀의 작은 요구도 들어주지 않았다.“응, 열은 내렸는데 그래도 좀 걱정돼서.”별이의 인내심은 점점 바닥을 보이었다. 어느새 소미를 보는 시선엔 짜증이 조금 섞여 있었다.“일단 혼자 놀고 있으라니까. 나 좀 그만 찾아와. 하윤이는 내 동생이니까 내가 걱정하는 건 당연한 거잖아!”별이는 전처럼 소미가 귀엽게 느껴지지 않았다.그의 친동생은 온하윤이지 소미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소미를 가족처럼 생각하면서 앞으로도 함께 살아가려고 했다.그런데 지금 온하윤은 아팠다. 언니로서 소미도 자신처럼 걱정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소미는 계속 자신을 찾아오며 놀아달라고 칭얼대고 있었다.“오빠?”소미는 당황하고 말았다.방금 별이는 있는 힘껏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처음이었다. 별이가 이렇게까지 짜증을 낸 적은.순식간에 눈에 눈물이 맺혔다.“미안해. 내가 오빠를 방해하고 있었어. 오빠한테 자꾸 놀아달라고 칭얼거리면 안 되는 건데. 그럼 오빠랑 같이 하윤이를 돌봐도 돼?”“그래. 나도 미안해. 일부러 짜증을 내려던 건 아니었어. 그냥 난 지금 놀 기분이 아니었을 뿐이야.”별이는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온하윤은 아기였기에 아무것도 몰랐다. 그랬기에 소미의 행동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 행동임을 몰랐다.하지만 아기들의 감은 정확했다.소미가 다가온 순산 조용하던 온하윤이 갑자기 큰 소리를 내며 울기 시작했다. 소미가 다가갈수록 더 크게 울어댔다.“하윤아, 뚝. 괜찮아. 오빠가 옆에 있잖아.”별이가 얼른 온하윤을 토닥여주며 달랬다.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소미가 이 자리에 있는 한 온하윤은 울음을 그칠 생각이 없었다.빠르게 집 안의 사람들도 아기의 울음소리에 모여들었다. 소미는 덩그러니 서서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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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4화

“다른 사람들은 다 가까이 다가가도 되는데 왜 나만 안 돼? 지금 날 따돌리고 있는 거잖아. 그런데 어떻게 가족처럼 지내? 애초에 날 진짜 가족으로 받아들일 생각도 없었던 거잖아!”소미는 말을 하면 할수록 괴로웠다.만약 온하윤이 세상에서 완벽하게 사라진다면 별이에게 남은 동생은 자신 한 명뿐이라고 생각했다.앞으로 그녀에게만 잘해줄 것이고 모든 사람들의 관심도 그녀에게만 쏟아질 것이니 온하윤 때문에 누군가 자신에게 짜증을 낼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이럴 줄 알았으면 약을 더 먹이는 거였는데.'‘그래, 어차피 약병은 내 가방에 있어. 그 나쁜 사람들이 그 약의 효과가 엄청나다고 했었어. 반병만 먹어도 어른 한 명은 거뜬히 죽일 수 있다고 했으니까 아기한테는 그 절반을 먹이면 되겠지.'‘기회를 봐서 조금만 더 먹이면 돼. 그러면 온하윤은 이 세상에서 완벽히 사라질 수 있어.'‘그렇게 되면 엄마도 볼 수 있고 별이 오빠도 온전히 내게만 잘해줄 거야.'“이상한 생각하지 마. 우린 가족이 맞아. 우리가 가족이니까 동생을 챙겨야 하는 거고 엄마도 배려해 줘야 하는 거야.”별이는 계속 설명했다.그러나 아무리 설명해도 소미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사이였다.그들은 한 가족이 되었다곤 하지만 온하윤은 유독 그녀만을 보면 울기 시작했다.게다가 다른 사람들이 온하윤에게 다가가는 것은 괜찮았지만 유독 그녀만 다가갈 수 없었다. 가족이라면 차별하지 않는가.“어쨌든 지금은 혼자 놀고 있어. 난 엄마를 도와서 하윤이를 돌봐야 하니까. 하윤이가 나아지면 그때 같이 놀아줄게. 그때 가서 우리 같이 아쿠아리움도 가자.”“그럼 그때 가서 하윤이도 데리고 갈 거야?”소미가 물었다.별이는 곰곰이 생각했다.“아마 당연히 데리고 갈 것 같아.”“그럼 그때 오빠 동생이 방금처럼 울면서 칭얼대면?”“그럼 다음에 가면 되지.”그녀가 한 질문에 별이는 빠르게 대답했다.어쨌든 그들에겐 시간이 많았으니 급할 건 없었다.오늘 갈 수 없다면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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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5화

“그래요. 그럼 내가 가서 작은 케이크라도 만들어올게요. 저녁이니까 간단한 거로 먹을까요?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건 내일 만들어 줄게요.”김명자는 결국 승낙하고 말았다.소미는 아주 기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온하윤에게 약을 먹이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1, 2분이면 충분했다.김명자가 주방으로 간 뒤 소미는 이내 별이에게 찰싹 붙었다.“오빠, 하윤이 애착 인형이 있는 거 기억해? 그 고양이 인형 있잖아. 하윤이는 그 인형을 아주 좋아했었어.”“응, 기억해.”별이는 그 인형을 알고 있었다.그 인형은 별이가 부모님과 함께 외출했을 때 우연히 들어간 장난감 가게에서 직접 고른 온하윤의 선물이었다.그때 그도 온하윤이 그 인형을 아주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역시나 예상대로 온하윤은 그 인형을 끌어안은 후 놓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 인형이 지금 2층 테라스에 걸려 있어. 오빠가 가져다주면 안 돼? 하윤이가 그 인형 없으면 잘 자지 않잖아.”소미는 계속 머리를 굴렸다.지금 소미의 모습은 완전히 동생을 지극히도 생각하는 모습이었다.누구도 모를 것이다. 이런 순진한 얼굴 뒤에 어떤 검은 속마음이 숨겨져 있을지.별이는 자신이 자리를 비우면 동생이 위험해지리라는 것을 몰랐고 순진하게 소미의 말을 믿었다.“그럼 내가 가서 가져올게.”별이가 몸을 돌려 계단을 오르고 있을 때 소미는 소파 위에 있던 쿠션을 치웠다. 그 틈 사이에서 찾은 가방에서 약병을 꺼냈다.약병의 마개를 뽑은 소미는 천천히 온하윤에게 다가갔다.온하윤은 원래 잠들어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들리는 인기척에 바로 놀라 크게 울기 시작했다. 소미는 빠르게 손으로 온하윤의 입을 막아버렸다.“울지 마! 네가 울면 모두가 모일 거라고!”소미는 온하윤이 보면 볼수록 싫었다.들고 있던 약을 어떻게든 빨리 온하윤의 입에 털어 넣으려고 했다.하지만 온지유의 행동이 더 빨랐다. 바로 소미의 팔을 잡으며 차갑게 따져 물었다.“지금 뭐 하는 거야?”“저, 전 아무것도 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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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6화

이 말을 하고 나니 온지유는 등골이 다 서늘해졌다.그녀는 정말로 다른 사람은 의심했어도 소미를 의심한 적 없었다. 심지어 집에 나쁜 사람이 몰래 들어와 온하윤에게 손을 댄 것은 아닌지 의심했었다.그런데 고작 6살 즈음 되는 아이가 그녀의 딸을 독살하려고 했었다니.“뭐?”여이현도 믿어지지 않았다.하지만 현장을 잡아냈고 손에 약병까지 들려있었기에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두 사람이 받은 충격보다 별이가 받은 충격이 더 컸다.별이는 온하윤이 좋아하는 고양이 인형을 들고 계단에서 내려온 뒤 원망 가득한 두 눈으로 소미를 보면서 있는 힘껏 밀쳐 넘어지게 했다.넘어지면서 소미의 손바닥이 바닥에 쓸려 까지게 되었고 서러운 마음에 바로 눈물을 흘렸다.“네가 울긴 왜 울어? 내 동생이 너한테 무슨 짓을 당했는데! 이 작은 하윤이 몸에 주삿바늘 가득 꽂혀 있었던 이유가 전부 너 때문이었다는 거잖아. 대체 왜 그런 짓을 한 거야?”별이는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해할 수도 없었다.그들이 그간 소미에게 얼마나 잘해줬는가.설령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이렇게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온하윤의 목숨까지 앗아갈 정도로 복수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엉엉엉...”소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무릎을 감싸 안으며 고개를 파묻은 채 울기만 했다.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니 온지유는 화가 났지만, 화를 낼 수 없었다.만약 소미가 어린아이가 아니라 성인이었다면 여이현과 온지유는 어떻게든 대가를 치르게 했을 것이다.그런데 온하윤에게 독을 먹인 사람은 하필이면 어린아이였다. 그것도 막 부모를 잃은, 갈 곳이 없는 아이였다.“아니지. 이 약은 어디서 난 거니? 네 아빠가 이미 돌아가시고 네 엄마도 널 버렸으니 의지할 곳이 없는 거잖아. 그런데 이 약은 대체 어디서 구한 거니?”온지유는 중요한 문제를 물었다.아이가 이런 약을 손쉽게 구할 리가 없었다.그렇다는 건 누군가 처음부터 그들에게 소미를 접근하게 하고 화재와 여러 가지 사고를 우연인 것처럼 위장하게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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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7화

별이는 화가 치밀면서도 후회가 되었다.그날 여이현과 온지유는 소미를 보육원에 데리고 가겠다고 했었으나 그가 소미가 마음에 든다며 데리고 가자고 말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동생으로 대했던 소미가 이런 살인범일 줄은 몰랐다.“사라져! 내 앞에서 사라지라고! 다시는 네 얼굴 보고 싶지도 않아!”소미는 별이의 소매를 잡았지만 별이는 가차 없이 쳐냈고 다시 바닥에 쿵 하며 넘어지게 되었다.케이크를 들고 온 김명자가 이 장면을 보고 얼른 소미를 부축하려고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별이의 화가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불쌍한 척하지 마. 너 정말 가식적이다. 정말 역겨워. 내 동생한테 독을 먹이고도 내가 널 불쌍하게 여기리라 생각한 거야?”김명자는 걸음을 멈추었다.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독이라고?'고개를 돌려 소미를 보았다. 이런 어린아이가 독을 탔다니. 기껏해야 자신의 허리까지 오는 아이가 이런 사악한 짓을 했으리라곤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김명자는 그제야 모든 상황을 알게 되고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던 케이크를 보았다.“그러니까 나한테 케이크가 먹고 싶다고 한 것도 전부 거짓말이겠네요? 일부러 날 하윤이 곁에서 떠내려고! 어쩐지 어제 타르트가 먹고 싶다고 해서 기껏 만들어줬더니 몇 입도 안 먹더라니!”김명자는 놀라운 사실에 등에 식은땀이 났다.만약 온지유이 제때 달려와 현장을 잡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정말로 이대로 아무것도 모른 채 잘해줬을 것이다. 그저 소미가 원래부터 먹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이현 씨, 난 이 애를 단 1초도 눈앞에서 보고 싶지 않아. 얼른 어디로 보내버리자.”온지유는 고개를 돌려 여이현에게 말했다.“근데 어디로 보내지?”지금 제일 문제인 것은 소미가 외국인이었다는 점이다.국내에 신분증도 없었기에 불법으로 이곳에 거주해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고 보육원에서도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설령 경찰에 신고한다고 해도 이런 어린아이를 경찰은 어디로 보낼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정말로 감방에 보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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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8화

비록 어리긴 했으나 그동안 평온하게 살았던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었다.혈연관계가 없는 가족이긴 하나 다들 그녀에게 잘해주었고 이곳에 있으면 안전했다. 다른 아이들처럼 평온하고 즐겁게 정원에서 흙장난해도 되었고 언제든 가족들과 함께 도망갈 준비 하면서 불안하게 살지 않아도 되었다.만약 이대로 보내진다면 임무를 완성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가족도 여전히 만날 수 없게 될 것이고 혼자 거리에서 노숙 생활을 해야 한다.소미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절망적이었다.“정말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앞으로 아무도 해치지 않을게요. 제발 여기에 남게 해주세요.”설령 별이가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늦었어. 이젠 널 안 믿어.”별이는 온지유 곁으로 갔다.지난번은 별이가 소미를 데리고 가자고 애원했지만, 지금은 그 반대였다.별이는 온지유와 여이현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아빠, 엄마. 절대 쟤를 여기에 남게 하면 안 돼요. 또 하윤이를 해치려고 할 테니까요.”처음이 있다면 두 번째도 있는 거고 세 번째도 있을 것이다.여이현은 별이를 안아주었다.“지금 바로 대사관으로 데리고 가야겠어. 그 뒤로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우리랑 상관없는 일이야. 누군가 알아서 Y 국으로 보내주겠지.”소미가 살던 나라로 돌아가 어떤 대우를 받든 그들과 상관없는 일이었다.여이현과 온지유는 자선사업가가 아니었다.만약 처음부터 소미가 솔직하게 전부 털어놓았다면 어쩌면 도와주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온하윤이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겨우 살아난 이상 그들은 소미를 용서해줄 리가 없었다. 그건 친딸을 배신하는 일이었으니까.소미는 여전히 우는 것으로 어떻게든 마음을 되돌려보려고 했으나 온지유는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었다. 결국 억지로 질질 끌고 나와 차에 태웠다.소미의 울음소리는 대사관을 향하는 길 따라 점차 멀어졌다....한편 권다솔 쪽.배진호가 몇 번이나 말렸지만, 권다솔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짐은 이미 다 챙겨놨어요. 진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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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9화

배진호의 손은 허공에 멈추었다.그래도 권다솔을 붙잡고 싶었지만, 그녀에게 상처가 될까 봐 두려웠다.“제발, 제발 가지 말아요. 앞으로 절대 그런 곳에 안 갈 거예요. 그 사람들이 무슨 말을 어떻게 하든 신경 쓰지 않을게요. 난 오직 다솔 씨랑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그럼 내 배 속에 있던 아기는요?”권다솔은 그의 손을 잡아 자신의 배에 가져다 댔다.너무도 평평했다.배진호의 두 눈엔 괴로움으로 가득했다.권다솔도 가슴이 아팠지만 할 말은 해야 했다.“말해 봐요. 우리 아기는요? 우리 아기는 돌아올 수 있어요? 그럴 수만 있다면 난 진호 씨가 어떤 여자랑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 설령 내 앞에서 보란 듯이 입을 맞춘다고 해도 난 내 아기만 있으면 상관없어요.”그녀에게 배 속에 있던 아기는 세상이자 전부였다.설령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아기만은 무사하길 바랐다.“다솔 씨, 그런 말 하지 말아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다솔 씨뿐이에요. 만약 아직도 나한테 화가 난 거라면 날 때리고 욕해도 돼요. 그러니까 그런 말은 하지 말아요.”배진호는 알고 있었다. 권다솔이 한 말은 자신뿐만 아니라 권다솔에게도 상처를 주는 말이라는 것을.권다솔은 육체적인 고통과 유산으로 인한 심리적인 고통도 느껴야 했다. 그런데 어떻게 고작 몇 마디 말로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게다가 아이를 잃었다는 충격에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다.이런 상황에 남편으로서 그는 아내를 도와주지 못할망정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했으니 그도 자신이 용서되지 않았다.비록 그 일은 그의 의지대로 한 것은 아니지만 권다솔에게 상처를 준 것은 사실이었다.“난 진호 씨의 사랑에 대해 단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어요. 그래서 난 그때 내가 본 걸 받아들일 수 없는 거예요. 그 집으로 찾아갔을 때 나는 어떻게든 진호 씨를 데리고 나올 생각이었어요. 근데 방 문을 여니까 두 사람이 껴안고 있지 뭐예요.”그때의 기억만 떠올리면 권다솔은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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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0화

박경미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더는 말릴 수가 없었다.여하간에 부부 사이의 일에 다른 사람들이 끼어들 수 없었으니까.그녀는 그저 조급해할 수밖에 없었다.“다솔 씨.”배진호는 성큼성큼 현관 쪽으로 갔다.“나가서 바람이라도 쐬고 와요. 언제 돌아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나한테 연락해요. 내가 데리러 갈 테니까요.”“대표님, 이해 능력이 달리는 거예요, 아니면 날 바보로 취급하는 거예요?”권다솔은 어처구니가 없었다.“말했잖아요. 이 집에서 나가겠다고! 영원히 돌아오지 않겠다고! 나가서 바람 쐬러 가는 게 아니라 영원히 배진호 씨 아내로 살고 싶지 않다고요! 아직 꿈이 덜 깬 거라면 방에 들어가서 잠이나 자요!”두 사람의 사이는 결국 이렇게 끝나고 말았다. 아이가 그들의 곁을 떠난 것처럼 만회할 여지라곤 없었다.권다솔은 혼자 캐리어를 끌며 현관으로 나갔다.배진호는 도와주고 싶었으나 손을 뻗자 그저 그녀의 옷자락에 닿을 뿐이다. 심지어 옷자락도 그의 손아귀에서 스르륵 빠져나갔다.그는 그저 배진호가 혼자 차에 올라타고 이곳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사모님 오늘 화가 엄청 나신 것 같네요. 이렇게 화가 난 모습은 처음이에요. 그래도 여자들은 마음이 약해서 잘 달래주면 다시 돌아오실 거예요.”지켜보던 박경미가 다가와 배진호를 위로해주었다.평소 두 사람이 알콩달콩 지내던 모습을 아주 많이 봐왔기에 만약 정말로 이대로 끝난다면 너무도 안타까울 것 같았다.배진호도 그 사살을 알고 있었으나 두 사람 사이엔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오늘 이 일뿐만이 아니었다.아기와 두 사람의 부모님도 그들이 넘어야 할 산이었다. 너무도 높은 산이라 정상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하지만 그는 이대로 권다솔과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그는 현관에 한참을 서 있었다. 얼마나 서 있었을까, 자동차 밖에서 차 소리가 들렸다.권다솔이 돌아온 줄 알고 고개를 들었지만 차에서 내린 사람은 그의 부모님과 석규리였다.세 사람이 나란히 서 있으니 가족처럼 보였다.“진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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